‘계파 갈등?’ 배현진 찍힌 이유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2.23 10:50:30
  • 호수 15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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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노린 정밀 타격?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제명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배현진 의원이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배 의원이 징계를 받은 결정적 이유는 직함 ‘서울시당위원장’에 숨어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지난 13일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인 배현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내렸다. 윤리위가 처분을 내린 근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단식 비방 ▲SNS에 일반인 미성년 아동 사진 게시 등이었다.

서울시당 사당화?

다만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알렸다”는 것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씨에 대해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탈당 권유를 받은 당원은 10일 이내 이의 신청·자진 탈당을 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 의결 없이 자동 제명된다.

이의 신청 시 윤리위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 서울시당 윤리위원회가 고씨를 징계한 이유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전두환·노태우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자 친한계 의원들은 다음날 “고씨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제소했다. 이 위원장의 배 의원 제소는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죽하면 기자들이 그렇게 부르겠느냐”는 전제를 달면서 배 의원에게 ‘여의도 풍향계’란 별명을 붙였다. 이는 배 의원을 안 좋게 보는 유권자들이 배 의원의 계파 이동 전력을 비꼬면서 부르는 호칭이다.

배 의원은 지난 2018년 3월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전 시장에게 ‘영입 인재 1호’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홍 전 시장은 배 의원에게 직접 태극기 배지를 달아줬고, 배 의원은 홍 전 시장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TV’ 제작자로 활동했다.

친한계서 격렬 저항하면서 홍준표와 언쟁까지
도회·이지적 이미지 달리 언더 찐윤·강경 보수

이후 홍 전 시장과 결별한 배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다가 지난 2024년 4월 원내대표 선거 출마설이 돌던 국민의힘 친윤계 일원 이철규 의원에게 불출마를 공개 요구하면서 친윤계를 이탈해 친한계로 옮겼단 평가를 받는다.

윤리위는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를 제명 결정했다. 배 의원은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고씨에 대한 징계 논의를 주도하는 등 격렬하게 장 대표와 강경 보수 성향 당권파를 비판하고 있다.

배 의원이 친한계에서 이탈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배 의원의 평소 정치적 이미지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는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도회적·이지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진행한 당협 당무감사에서도 현역 의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2월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했던 1차 단수공천 명단 25인에 포함됐다. 그해 총선에서 57.2%를 득표해 “평소 이미지와 지역구 관리가 결합한 결과”라는 평가도 받았다.

현재 국민의힘의 세력 구도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토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토착 보수 성향의 언더 찐윤 ▲장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강경 보수 ▲친한계 등으로 삼분돼있다. 배 의원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선 “친한계가 수세로 몰리더라도 언더 찐윤·강경 보수로 이동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언더 찐윤은 특성상 대구·경북·강원 등 지역의 유지들과 강하게 연결돼있다. 언더 찐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지역 유지들과의 연결을 강하게 의식한다. 이 때문에 투박한 토착 이미지가 강하고, 지역구 주민 외엔 의원 이름조차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

배 의원의 정치적 기반 중 하나는 MBC 아나운서 출신이란 인지도로, 언더 찐윤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

강경 보수 진영엔 더불어민주당·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 때문에 보수화된 2030세대 남성이 많이 유입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태초에 형성된 이미지가 노년층 중심으로 형성된 과거 지향적 키치였다. 강경 보수 진영도 도시적·이지적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우는 배 의원이 도저히 가까이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징계 핵심은 서울시당위원장…강남 3구 공천 좌우
‘심리 지지대’ 정성국도 징계 논의·고발 이어져

강경 보수엔 강성 반공 성향 기독교 교단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장 대표도 종교색을 강하게 드러낸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도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지만, 강성 반공 성향을 드러내진 않았다. 지난 2024년 12월엔 자신을 규탄하는 일부 강경 보수 성향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시위를 진행하자, “순진한 부모님들을 혹세무민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일부 장사꾼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 강경 보수들이 배 의원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배 의원이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기 때문”이란 측면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서울시 내 선거 지휘의 핵심이다. 아울러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서울시 내 기초자치단체장·지방의원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인구 50만명 이상인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 공천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맡는다는 취지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서울에서 인구가 50만명 이상인 자치구는 서울 강서·강남·송파구 등이다. 개정된 당헌·당규대로라면, 배 의원을 배척하면 그의 지역구 내 영향력과 서울시 내 전체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 일부를 중앙당이 회수할 수 있다.

나아가 친한계 전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친한계는 배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 직함을 통해 서울시 내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특히 수도권에서 참패하더라도 강남 3구에선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

따라서 장 대표와 강경 보수 집단은 강남 3구에서 친한계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막아야 한다.

배 의원 징계는 친한계의 정치적 영향력 분쇄를 위해 시도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친한계 일원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4일 “정 의원이 지난 2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을 향해 ‘이게 국회의원에게 얻다 대고’라는 막말을 했다”며 “윤리위 제소를 논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친한계 내부에서도 특히 한 전 대표와 밀착이 강한 의원으로 거론된다. 따라서 정 의원을 징계하면 친한계 내부의 심리적 지지대를 부러트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동시다발 공격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9일 “정 의원이 지난 2024년 지역구인 부산 부산진구 내 전·현직 지방의원 7명으로부터 개인 후원 한도인 1인당 5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다”는 취지로 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뇌물수수죄로 고발했다. 한 전 대표·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배 의원과 정 의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친한계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공격이 과연 여기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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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