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배현진 찍힌 이유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2.23 10:50:30
  • 호수 15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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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노린 정밀 타격?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제명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배현진 의원이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배 의원이 징계를 받은 결정적 이유는 직함 ‘서울시당위원장’에 숨어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가 지난 13일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인 배현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내렸다. 윤리위가 처분을 내린 근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단식 비방 ▲SNS에 일반인 미성년 아동 사진 게시 등이었다.

서울시당 사당화?

다만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알렸다”는 것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11일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 고성국씨에 대해 탈당 권유 결정을 내렸다. 탈당 권유를 받은 당원은 10일 이내 이의 신청·자진 탈당을 하지 않으면 윤리위원회 의결 없이 자동 제명된다.

이의 신청 시 윤리위 심의를 다시 거쳐야 한다. 서울시당 윤리위원회가 고씨를 징계한 이유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전두환·노태우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자 친한계 의원들은 다음날 “고씨가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면서 제소했다. 이 위원장의 배 의원 제소는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달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죽하면 기자들이 그렇게 부르겠느냐”는 전제를 달면서 배 의원에게 ‘여의도 풍향계’란 별명을 붙였다. 이는 배 의원을 안 좋게 보는 유권자들이 배 의원의 계파 이동 전력을 비꼬면서 부르는 호칭이다.

배 의원은 지난 2018년 3월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전 시장에게 ‘영입 인재 1호’로 발탁돼 정계에 입문했다. 홍 전 시장은 배 의원에게 직접 태극기 배지를 달아줬고, 배 의원은 홍 전 시장의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 TV’ 제작자로 활동했다.

친한계서 격렬 저항하면서 홍준표와 언쟁까지
도회·이지적 이미지 달리 언더 찐윤·강경 보수

이후 홍 전 시장과 결별한 배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등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다가 지난 2024년 4월 원내대표 선거 출마설이 돌던 국민의힘 친윤계 일원 이철규 의원에게 불출마를 공개 요구하면서 친윤계를 이탈해 친한계로 옮겼단 평가를 받는다.

윤리위는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를 제명 결정했다. 배 의원은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한 고씨에 대한 징계 논의를 주도하는 등 격렬하게 장 대표와 강경 보수 성향 당권파를 비판하고 있다.

배 의원이 친한계에서 이탈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선 “배 의원의 평소 정치적 이미지를 토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는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도회적·이지적인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1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진행한 당협 당무감사에서도 현역 의원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2월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했던 1차 단수공천 명단 25인에 포함됐다. 그해 총선에서 57.2%를 득표해 “평소 이미지와 지역구 관리가 결합한 결과”라는 평가도 받았다.

현재 국민의힘의 세력 구도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을 토대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토착 보수 성향의 언더 찐윤 ▲장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강경 보수 ▲친한계 등으로 삼분돼있다. 배 의원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선 “친한계가 수세로 몰리더라도 언더 찐윤·강경 보수로 이동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있다.

언더 찐윤은 특성상 대구·경북·강원 등 지역의 유지들과 강하게 연결돼있다. 언더 찐윤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지역 유지들과의 연결을 강하게 의식한다. 이 때문에 투박한 토착 이미지가 강하고, 지역구 주민 외엔 의원 이름조차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다.

배 의원의 정치적 기반 중 하나는 MBC 아나운서 출신이란 인지도로, 언더 찐윤과는 결이 맞지 않는다.

강경 보수 진영엔 더불어민주당·진보 진영에 대한 반감 때문에 보수화된 2030세대 남성이 많이 유입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태초에 형성된 이미지가 노년층 중심으로 형성된 과거 지향적 키치였다. 강경 보수 진영도 도시적·이지적 이미지를 강하게 내세우는 배 의원이 도저히 가까이할 수 없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징계 핵심은 서울시당위원장…강남 3구 공천 좌우
‘심리 지지대’ 정성국도 징계 논의·고발 이어져

강경 보수엔 강성 반공 성향 기독교 교단이 많이 참여하고 있고, 장 대표도 종교색을 강하게 드러낸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 의원도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지만, 강성 반공 성향을 드러내진 않았다. 지난 2024년 12월엔 자신을 규탄하는 일부 강경 보수 성향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자신을 비판하는 시위를 진행하자, “순진한 부모님들을 혹세무민하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등 일부 장사꾼들은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 강경 보수들이 배 의원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배 의원이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이기 때문”이란 측면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은 서울시 내 선거 지휘의 핵심이다. 아울러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서울시 내 기초자치단체장·지방의원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인구 50만명 이상인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장 공천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맡는다는 취지로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서울에서 인구가 50만명 이상인 자치구는 서울 강서·강남·송파구 등이다. 개정된 당헌·당규대로라면, 배 의원을 배척하면 그의 지역구 내 영향력과 서울시 내 전체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 일부를 중앙당이 회수할 수 있다.

나아가 친한계 전체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친한계는 배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 직함을 통해 서울시 내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특히 수도권에서 참패하더라도 강남 3구에선 이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있다.

따라서 장 대표와 강경 보수 집단은 강남 3구에서 친한계가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막아야 한다.

배 의원 징계는 친한계의 정치적 영향력 분쇄를 위해 시도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친한계 일원으로 평가받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지난 4일 “정 의원이 지난 2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을 향해 ‘이게 국회의원에게 얻다 대고’라는 막말을 했다”며 “윤리위 제소를 논의하겠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친한계 내부에서도 특히 한 전 대표와 밀착이 강한 의원으로 거론된다. 따라서 정 의원을 징계하면 친한계 내부의 심리적 지지대를 부러트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동시다발 공격

보수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지난 9일 “정 의원이 지난 2024년 지역구인 부산 부산진구 내 전·현직 지방의원 7명으로부터 개인 후원 한도인 1인당 500만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다”는 취지로 정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뇌물수수죄로 고발했다. 한 전 대표·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배 의원과 정 의원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친한계를 겨냥한 동시다발적 공격이 과연 여기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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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2인자’ 김민석 당권 도전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3 지방선거가 몰고 온 ‘책임론 후폭풍’과 당권 경쟁이 맞물린 탓이다.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민석 국무총리가 곧바로 빈틈을 파고들었다. 그의 복귀는 단순한 정치 행보가 아닌 당의 체질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바꾸겠다는 일종의 기획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함에 따라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의 표명도 공식화됐다. 이재명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그는 “제 다음 임무는 기득권의 저항을 돌파하고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실현할 강력하고 유능한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었던 몸 풀기 김 총리는 한 후보자가 청문회 문턱을 넘고 인수인계를 마친 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실상 당권 도전을 시사한 만큼 당원 주권과 민심을 앞세워 존재감 키우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 지명 직후 김 총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당에 돌아가 이재명정부의 시대정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기 위해서 저는 대통령님께 총리직 사임과 민주당 복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으로 ‘대한민국의 황금시대’를 제시했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은 우리 역사의 골든 에이지, 즉 황금시대를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뉴딜 시대, 스웨덴의 복지국가 건설 시대처럼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의 선도 국가로 우뚝 세우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그 첫 문을 열고 있다. K-민주주의 부활, 코스피 1만 임박, 글로벌 AI 허브 추진, 한류 열풍. 이 모두가 K-황금시대의 징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능한 여당, 유능한 민주당’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총리는 “이정부의 시대정신을 확고하게 뒷받침하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자 민주당 백만 당원의 사명”이라며 “국정 성공·총선 승리·연속 집권의 3대 과제를 달성하려면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거머쥔 강력한 실용 연합 민주당이 돼야 한다. 그것이 국민주권과 당원 주권 강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치러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가진 집권 민주당의 각성과 긴장,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며 “김대중에서 노무현, 문재인을 거쳐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 역사의 교훈은, 당정 일체와 민생 실용 확장 노선만이 성공과 연속의 길이란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거대 여당의 고삐는 물론 2028년 총선 공천권까지 쥐게 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오는 8월17일 치러질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김 총리를 민주당에 투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청래 지도부의 지방선거 결과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만큼 차기 총선 또한 정 대표 체제로 치른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다음 목표 유능한 민주당 만들기” 이미 계산 끝난 권력 투쟁 플랜 이 대통령이 직접 김 총리를 언급해 ‘김민석 투입설’을 뒷받침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에 대해 “이제는 또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여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언급한 것.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김 총리의 정말 뛰어난 리더십으로 내각은 잡음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제가 제시하는 방향대로 치열하게 잘 달려왔다. 이제는 또 다른 역할을 해도 적정하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역시 “이정부의 첫 번째 총리로 내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회복을 진두지휘한 김 총리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지난 1년 이정부의 성과는 사실상 김 총리의 성과라 불러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8월 전당대회는 사실상 ‘정청래 심판론’으로 굳어지고 있다. 심판론과 청와대에 맞서는 정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당정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격전지를 탈환하지 못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선거 운동 초반만 하더라도 ‘15대 1 압승’ 등 민주당이 낙관에 젖은 것이 패착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당 역시 책임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 내분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우리 당은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한 나머지 지역별 민심에 부합하는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최고위원직을 내려놨다. 이 전 최고위원은 당청 갈등, 조국혁신당 합당 무산 등 당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정 대표와 각을 세우며 친명(친 이재명) 입장을 대변해 왔던 인물이다. 지방선거 경선에서 탈락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정 대표를 향해 사퇴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호남 지역의) 일반적인 여론을 들어보면 ‘정청래 시대는 끝났다’고 한다”며 “당 대표 연임 반대 운동을 하겠다. 이 시각부터 당 대표에서 끌어내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날을 세웠다. 사면초가 정청래 이 대통령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접 묻는 듯한 발언도 지도부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승패는 판단 주체마다 기준이 다를 것”이라면서도 “이겨야 하는 곳에서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들의 경고”라고 말했다. 그동안 정 대표가 지방선거를 “전국적인 승리”라고 자평한 것과 달리 냉혹한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 대통령이 여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제사가 끝난 뒤 먹고 즐기고 놀 생각만 하면 되겠느냐”며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한 자세로 죽을 힘을 다하는 것과 딴마음 먹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끝나고 2~3일은 저도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결론은 나의 부족함”이라면서도 민주당을 향해 “집권당일 때와 야당일 때는 대응 양상이 달라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음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겠다, 성찰할 것은 성찰하겠다고 공과를 냉철히 진단할 수 있도록 평가위원회를 만들어 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대해선 “대체 불가 대한민국, 대체 불가 대통령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며 “당정청 간 원 팀, 원 보이스를 더욱 강화해서 일 잘하는 지방정부와 함께 일 잘하는 이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정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를 마친 뒤의 한 발언이었다. 그는 “야당이 야당다울 때 지지하고 여당이 여당다울 때 국민은 항상 선택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말해 친명계의 공분을 샀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자신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밝히며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며 정 대표를 겨누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문진석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 언어로는 매우 부적절하다. 우리 당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고 직격했으며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김유정 전 의원은 “이런 이야기는 사실은 야당이 하는 얘기다. ‘해보자는 건가’ 그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기다렸다” 광폭 행보 민주당이 내전을 벌이는 동안 김 총리는 전방위로 보폭을 넓혔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흘간의 유럽 순방을 위해 출국했는데, 통상 환송 행사에 매번 참석하던 정 대표 대신 김 총리가 나타나면서 이목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환송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정부 출범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매번 자리하던 민주당 지도부가 빠지고 김 총리가 등장하면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해당 사안을 정치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중동 전쟁의 장기화와 선거관리위원회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서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 국무총리의 참석은 장기간 순방 일정 수행에 따른 내각 차원의 업무지시 및 당부사항 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호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권리당원 3분의 1이 분포한 호남은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앞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정 대표가 가장 많이 찾은 곳 역시 전북이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포럼을 찾아 “지금은 다시 긴장하고 혁신해야 하는 시기”라며 “호남이 지방 주도 성장과 케이(K) 황금시대를 만드는 데 있어 중심이자 출발점이 돼야 한다는 의미로 ‘약무호남 시무국가’를 다시 해석할 때”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정치 백수 18년 동안 전국을 유람해 보니 전북 익산이 그렇게 좋더라.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얼마 전 익산에 조그마한 집을 하나 구했다”고 말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겠다는 뜻을 은연중에 밝히기도 했다. 거세지는 ‘심판론’ 휘청이는 지도부 “권리당원 잡아라” 앞다퉈 호남으로 김 총리는 ‘유능한 민주당’을 앞세워 여의도 내 스킨십도 늘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을 만나 “정치·경제·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기대만큼 입법의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여당의 입법 추진에 대한 아쉬움 표현했다. 앞서 이 대통령 역시 입법 속도를 지적한 만큼 이정부 하반기에는 당정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 적임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 국회의장은 김 총리에 대해 “이정부의 집권 플랜을 설계하고 1기 내각을 이끌면서 안정감 있는 리더십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풍부한 국정 경험을 갖춘 중진 의원으로서, 향후 국회 복귀 시 우리 국회와 정치가 한발 더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친명계의 환영 속 복귀 준비를 마친 김 총리가 ‘이재명 후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정부 출범 이후 김 총리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덕에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으나 “현재 김 총리의 체급은 이 대통령이 키워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24년 김 총리가 최고위원 도전을 위해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 당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그를 많이 도와줬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민석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냐’는 말 한마디에 1위를 굳히던 정봉주 전 의원을 꺾지 않았나”라며 “이제는 그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일궈낸 결과물로 당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당권 신경전이 날카로운 만큼 정 대표와 김 총리의 표심 끌어안기 행보 역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 대표를 향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압박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당은 일촉즉발의 상태에 접어들었다. 김 전 부원장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간에 지방선거를 패배했다. 사실상 패배하고 나서 거기에 대한 정리를 하는 게 우리 집권여당에서 국정을 운영하는 집행부(행정부)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거기에 대한 괴리감이 있지 않은가. 그런 부분에서는 1년간 열심히 청와대에서 일한 집행부에게 다소의 불만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현 지도부를 저격했다. 친명계 총공격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리더십을 칭찬한 것이 차기 당권에 대한 명심이라는 해석’이라는 질문에는 “(김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 그동안의 수고에 대한 덕담과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며 “지금 김 총리가 확정적으로 대표에 도전하겠다는 결정은 안 하셨지만, 세간에서 그렇게 다 해석하는 모습에서 조금 힘을 실어주기 위한 덕담이 아닌가, 저는 이렇게 저는 볼 수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또 다른 잠룡, 송영길 행보는? 보궐선거를 통해 인천 연수갑에 당선된 송영길 의원의 행보도 주목된다. 국회 입성에 성공한 그는 호남을 돌며 김 총리와 마찬가지로 핵심 인사와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그런 송 의원은 자신의 역할과 관련한 모든 질문에 “정청래 대표의 거취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해석의 여지를 남겨뒀다. 그는 지난 9일 민주당 전현희 의원 주최로 열린 ‘이재명정부 2년 차, 더 과감한 개혁이다’ 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당청 관계는 같이 공동 운명체로 책임지는 것”이라며 “정당은 국민 눈높이나 민심을 잘 반영할 존재로서 민심이 관료 사회에 갇혀있지 않게 대통령을 설득하고 전달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서로 분열과 갈등이 증폭되는 전당대회가 안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저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포용과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과 불필요한 갈등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긴밀한 신뢰로 협력해 개혁을 추동해 나가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며 “모든 개혁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집권여당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