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데⋯” 가정폭력 아내에게 아이 뺏긴 남편 사연

“가해자가 등본 열람 제한”
행정청 “직권 취소 어려워”
주민등록법 사각지대 뚜렷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아내의 허위 가정폭력 피해 주장으로 자녀의 소재조차 확인할 수 없게 됐다는 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피눈물로 호소합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신을 서울에 거주하는 두 아이의 아버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대한민국 법과 행정이 진짜 아빠의 눈을 가리고 범죄 혐의자의 거짓말을 보호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그는 아내 B씨로부터 아동학대범으로 신고당했으나 경찰 및 검찰 조사 결과 최종 ‘혐의없음(무죄)’ 처분을 받았다. 반면 아내 B씨는 경찰 수사 결과 ‘가정폭력 혐의’가 인정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문제는 B씨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간 뒤, 자신의 가정폭력 피의 사실을 숨기고 가정폭력상담소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는 점이다. A씨는 “아내가 거짓 눈물 연기로 ‘상담 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았고, 이 종이 한 장을 주민센터에 제출해 아이들의 주민등록 열람을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가정폭력 피해자가 상담 사실 확인서 등 소명 자료를 제출하면 가해자로 지목된 상대방이 본인과 세대원의 주소를 열람할 수 없도록 제한할 수 있다. 피해자를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한 제도지만, A씨는 이 제도가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이다.


 A씨가 자신의 무혐의를 입증하는 수사결과 통지서와 아내의 기소 의견 송치 사실을 들고 주민센터를 찾아가 호소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는 “공무원들은 ‘규정대로 처리했으니 더 이상 모른다’ ‘직권 취소는 어렵다. 제한을 건 아내가 직접 와서 해제 신청을 해야만 풀 수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수사기관이 밝혀낸 진실보다 가해자가 받아낸 상담 확인서 한 장이 더 강력한 권한을 갖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가정폭력으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아내가 선처를 베풀 리 만무한데, 행정청은 규정 타령만 하며 범죄 혐의자 뒤에 숨어 아빠의 권리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엄마 밑에서 아이들이 안전한지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고 호소했다.

 A씨는 글과 함께 ▲본인의 검찰처분서(혐의없음) ▲경찰 수사결과 통지서 ▲상담소 정정확인서 ▲아내의 수사결과 통지서 등을 증거 자료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보호시설에서도 사실이 발각돼 퇴소당했는데, 주민센터 공무원들만 이를 감싸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응원한다 꼭 이겨내시라”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얼마나 억울할지 짐작도 하기 어렵다” “이게 대한민국 현실이라니” “억장이 무너질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주민등록표 열람 또는 등·초본 교부 제한 제도는 지난 2009년 처음 마련됐다.  피해자가 상담소 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주민센터에 제출하면 가해자의 열람·교부가 제한되는 구조다. 해당 제도는 가정폭력의 급박한 위험으로부터 피해자를 신속히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설계됐으며, 별도의 사실 조사 없이 서류 요건만 갖추면 즉시 처리되는 것이 핵심이다.


 ▲가정폭력 상담 사실 확인서 ▲가정폭력 피해 관련 의료기관 진단서 ▲경찰서장 발급 가정폭력 피해 사실 소명 서류 ▲법원의 임시보호명령 또는 보호명령 결정문 중 단일 서류 한 장만으로도 즉시 신청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상담 사실 확인서와 함께 병원 진단서나 경찰 확인서 등 추가 서류를 같이 제출해야 했으나, 피해자의 신속한 보호를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단일 서류만으로도 즉시 신청할 수 있도록 2022년부터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문제는 사후 구제 절차의 경직성이다. A씨는 경찰과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역으로 아내가 가해자로 기소된 수사 결과를 제시했다. 상식적으로는 즉각 열람 제한이 해제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일선 행정 공무원들은 행정안전부의 운영 지침(매뉴얼)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현행 지침상 열람 제한을 해제하려면 피해자(신청인)가 직접 해제를 신청하거나, 가정폭력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확정 판결문’ 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불기소 결정서나 혐의없음 통지가 있더라도, 공무원 재량으로 제한을 직권 취소하게 되면 사후 책임의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A씨는 검찰 무혐의 통보서가 나와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행정소송이나 가정폭력 관련 소송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기다려야만 아이들의 주소를 알 수 있는 ‘시간의 감옥’에 갇히게 된 셈이다.

당초 기존 주민등록법에는 가정폭력 범죄와 관련한 등·초본 교부 제한 신청에 관한 근거만 있었을 뿐, 해제에 대한 법적 근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일선 민원 현장에서 오랜 기간 혼란이 발생해 왔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교부 제한을 신청한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상속 절차 등에서 사망자의 등·초본을 교부받을 수 없는 문제가 반복됐다. 즉, 잠글 수 있는 법은 있되 열 수 있는 법은 없는 ‘반쪽짜리 제도’가 수년간 운용돼 온 것이다.

이에 2023년 12월 국회에서 주민등록법이 개정돼 교부 제한을 해제할 수 있는 근거가 비로소 신설됐지만, A씨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는 내용이다.

개정법과 시행령이 상정한 해제 사유는 크게 두 가지다. 피해자(신청자) 본인이 직접 해제를 신청하는 경우, 피해자가 사망하는 등 본인이 신청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신청인이 진짜 피해자’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A씨처럼 교부 제한을 신청한 사람 자체가 가정폭력 가해자이고, 오히려 제한 대상자(A씨)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진짜 피해자인 경우는 어디에도 규정돼있지 않다. 즉, 가해자가 피해자를 가장해 제도를 악용한 경우에 대한 직권 해제나 이의신청 절차가 여전히 부재한 것이다.

물론 보호 대상이던 피해자가 가해자로 판명되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다만, 이번처럼 제도의 허점에 갇힌 피해자를 돕기에는 현행법이 가진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법조계에선 최소한의 사후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사 결과가 확정됐거나, 상담소 확인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된 경우에는 행정기관이 직권으로 재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해자 보호 원칙은 유지하되, 수사 결과나 법원 판단이 명확히 나온 사안에 대해선 일정 요건 아래 행정 조치를 재심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요시사>는 9일 A씨에게 사실관계를 질의하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이전에 같은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24년 10월2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지난해 5월 작성글에서 “그날 아내와 말다툼이 있었고, 아내의 전 남편 자녀가 이를 몰래 촬영했다”며 “그러나 영상에는 아내의 욕설은 빠지고 제가 큰소리를 내는 장면만 담겼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근거로 A씨는 아동학대 혐의 피의자로 구청과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으나, 최종적으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자신이 뇌경색으로 인한 편마비 환자임을 강조하며 “저는 가정폭력을 저지를 힘도 능력도 없는 사람”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오히려 B씨가 시어머니에 대한 폭력과 흉기를 이용한 위협, 아이 앞에서의 자해 등 A씨와 자녀에 대한 지속적인 정서적 학대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청 조사에서는 B씨가 ‘피의자’로 분류됐고, 경찰에서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아내는 병든 남편과 살기 싫다며 지속적으로 이혼을 요구해 왔고, 과거 흉기로 위협하거나 아이 앞에서 자해하고, 본인의 어머니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라며 B씨의 여성 쉼터 입소 자격에 대해서도 강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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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