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이자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지난 25일 베트남 출장 중 별세했다. 향년 74세.
민주평통 사무처는 전날 “이 수석부의장이 베트남 호찌민의 한 병원에서 현지시간 오후 2시48분께 영면했다”고 밝혔다.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선봉이자 7선 국회의원,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역임한 그는 ‘민주 개혁 진영의 대부’로 불리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적 인물로 자리매김해 왔다.
고인은 지난 22일 민주평통 아·태지역 운영위원회 참석을 위해 호찌민을 찾았다가 이튿 날, 돌연 쓰러져 현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의료진은 심근경색을 진단하고 스텐트 시술 등 집중 치료를 진행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고인의 시신은 호찌민 인근 군 병원에 임시 안치돼있다. 민주평통에 따르면 이 수석부의장의 주검은 26일 늦은 오후 대한항공 편으로 출국해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될 예정이다. 빈소 역시 서울대병원에 차려진다.
장례 형식은 유족과 민주평통, 관계기관이 협의 중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가와 사회에 남긴 공적을 감안해 사회장 형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민주평통 기관장으로 치르는 방안, 사회장과 기관장을 겸하는 방식, 나아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는 국가장 또는 국회장 추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른 단계로, 유족과 관련 기관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민국은 오늘 민주주의 역사의 큰 스승을 잃었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일생을 바치신 분”이라며 “청년 시절 거리에서의 투쟁을 국정 중심에서의 정교한 정책으로 승화시켰고, 안정과 개혁을 조화시키는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그는 고인이 참여정부 시절 제시한 지역균형발전 구상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놓았고, 통일을 향한 확고한 신념으로 한반도 평화의 길을 모색해 왔다”고 되새겼다.
그는 “남겨주신 정치적 유산을 오래 기억하겠다. 이제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시길 빈다”고 적었다.
국회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해찬이라는 이름 자체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였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으로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뛰어다닌 열정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전 총리님이 운명하셨다는 소식에 가슴이 무너진다”며 “평생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의 명복을 빈다”고 기렸다.
이 수석부의장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978년 26세 청년으로 서울 신림동에 사회과학전문서점인 ‘광장서점’을 열었다”며 “’민주화를 위한 청년연합‘ 기관지인 <민주화의 길> 등 팜플렛을 사러 갔다가 뵌 것이 첫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점 주인과 대학생의 만남. 두꺼운 안경테 안의 눈빛이 강렬한 분이셨다”며 “한참 뒤 나이 들어 술자리에서 즐겁게 옛날 얘기를 나눴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7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오랜 세월 정치 현장에서 소임을 다 하셨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이 수석부의장은 7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정치의 중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분”이라며 “(고인이) 재야에서 시작해 국정 책임을 맡기까지의 길은 우리 정치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며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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