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터지는’ 지역축제 비결

‘물 들어왔다’ 노 젓는 K-분식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지역 먹거리 축제가 성황이다. 매년 지역마다 의례적으로 열리던 행사였지만, 올해만큼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이전 축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문객이 몰리며 “뭔가 달라졌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몇몇 지역에서 시작된 변화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축제의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경북 김천의 김밥축제가 15만명 넘는 인원 방문을 달성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축제에 다녀온 이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 올해 축제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달라진
분위기

2025년 김천시가 개최한 김밥축제는 운영 방식이 기존 지역축제와 확연히 달랐다. 축제에 불필요한 구성은 제외하는 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했다. 김천시는 축제 시작 전 진행하던 내빈 소개, 축사, 환영사 등을 공연으로 대체했다.

행사장을 방문한 관광객을 위한 조치였다. 개막식이 사라지면서 지역축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지역 정치인의 의전도 함께 없앴다. 이번 에는 ‘김밥’ 노래를 부른 자두 등이 공연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전 김천지역의 가을 축제는 주로 시청이 주도하는 문화예술제 형태였다. 당시 행사는 시청과 중심으로 운영됐고, 행사 참여 인원이 대부분이 지역 주민이었다. 김천시는 축제 운영 구조를 과감히 바꿨다. 기존에는 외주 기획사와 행정 부서가 기획을 맡았으나, 이번에는 지역 상인회와 청년 창업인 모임,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청소, 교통, 안내를 분담했다.


제품 가격 면에서는 칼을 뽑아 들었다. 매년 축제 때마다 나오는 바가지 요금 문제를 바로 잡기로 한 것이다. 바가지 요금 방지를 위해 비교적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했다. 이런 방식은 판매 신뢰도를 높이고 상인 간 가격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환경 관리체계도 만들었다. 김밥축제에서는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기를 사용했다. 이에 더해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할인을 해주거나 일회용기 접시 대신 뻥튀기를 접시로 활용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운영했다.

김밥 축제에 이어 지난 7일 구미시에서 진행한 라면축제도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 17만명으로 곱절 가까이 늘어, 올해에는 30만명대에까지 도달했다. 이는 지역 대형 축제 가운데 역대 상위권에 해당한다. 구미시가 라면을 축제 소재로 선택한 배경에는 농심이 있다.

김밥축제부터 라면축제까지
줄줄이 터지는 먹거리 축제

1990년 준공된 농심 구미공장은 국내 라면 생산의 주요 거점으로 자리 잡아 왔다. 시는 이를 축제 콘텐츠로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 결과 등장한 것이 ‘갓 튀긴 라면’ 콘셉트였다. ‘갓 튀긴 라면’이 축제의 핵심 콘텐츠였다.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공장에서 방금 튀긴 라면을 현장에서 구매하고 맛보는 체험은 다른 지역 행사에서는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축제가 진행된 3일간 ‘갓 튀긴 라면’이 약 48만개가 판매됐다. 셰프들이 직접 선보인 25가지의 창의적인 라면 메뉴는 5만4000여그릇이 팔리며 두 매출의 합계액은 10억원을 웃돌았다. 축제 전용 메뉴로 구성된 라면 요리 부스에서는 국물 라면뿐 아니라 볶음류, 튀김류, 퓨전 메뉴 등 라면을 활용한 20여종류 이상의 요리가 제공됐다.


농심은 축제 기간 동안 자사 라면을 공급했고 이를 조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지역 상권 매출 증가 역시 뚜렷했다. 축제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농심 ‘갓튀긴 라면’은 이틀간 32만4000개가 판매돼 지난해 축제 기간 총판매량인 25만8000개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긴 475m ‘라면 레스토랑’은 축제 첫째날에만 2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축제 기간의 총 매출인 2억530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운영 방식의 변화도 올해 축제 특징 중 하나다. 라면축제 현장은 400m가 넘는 라면 거리 형태로 구성했고, 부스별 운영 표준을 통일했다. 결제는 QR 주문 방식을 기본으로 하고 곳곳에 배치된 키오스크가 이를 보조했다. 주문 방식이 동일화되면서 부스별 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고 회전율도 높아졌다.

이 같은 변화는 방문객 편의 체감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환경도
챙기고

가격 정책 역시 축제의 신뢰도를 높인 요소 중 하나다. 구미시와 농심은 축제 준비 과정에서 판매 가격을 사전에 조율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방지했다. 실제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라면이 9000원을 넘지 않게 조치했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 벌어지기 쉬운 가격 혼선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기업과 지자체의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축제를 후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기업이 축제를 새로운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강화됐다. 농심은 올해 축제에서 수출 전용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시식 행사와 팝업 전시가 함께 구성되면서 방문객이 제품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직접 홍보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었고, 시 입장에서는 축제의 독창성을 강화하는 요소로 연결할 수 있었다.

이번 라면 축제는 방문객 중 외국인이 큰 비율을 차지했다. K-푸드 인기와 더불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의 인기가 주효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주인공이 라면을 먹는 장면이 나와 화제였는데, 영화의 흥행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가 증가하자, 일부 관광객들은 축제를 여행 일정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방문객 동선 역시 올해 대폭 개선됐다. 라면 거리 한쪽은 ‘라면 레스토랑’ 콘셉트로 꾸며 지역 식당들이 라면을 활용한 특화 메뉴를 판매했고, 다른 한쪽은 체험존과 전시존으로 구성했다. 라면 제조 과정 소개, 라면 역사관, 퓨전 라면 레시피 체험 등 콘텐츠가 구역별로 나뉘어 방문객이 한곳에 몰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대구 북구의 떡볶이 축제는 지역 먹거리 축제가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특히 올해 5회를 맞은 떡볶이 축제는 단기간에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3만명이었던 방문객 수는 올해 33만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브랜드 참여
기업이 홍보


특히 5월 행사 취소 후 일정이 10월로 옮겨지면서 기온이 안정됐고, 야외에 머무르기 적합한 날씨가 유지됐다. 연기된 축제에 대한 기대감이 누적되면서 주말을 중심으로 외지 방문객이 대폭 늘었다. 축제가 열린 iM뱅크파크 일대는 사흘 내내 붐볐고, 지역 방문객과 외부 관광객이 거의 반반 비율로 나타났다.

서울·경기권에서만 10%가 넘는 인파가 찾아왔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떡볶이라는 음식을 중심으로 한 지자체의 기획 방식 변화에 있었다. 대구 북구는 2021년 처음으로 떡볶이 페스티벌을 시작했는데, 당시만 해도 떡볶이는 지역 특산물이 아니었다. 기존 지역축제가 대부분 특산물이나 고유 문화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일상적이지만 전국적 공감대가 있는 음식’을 주제로 삼은 것이다.

올해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의 운영 방식은 김천과 구미가 보여준 운영 방식과 닮아있다. 북구청은 올해 처음으로 전 테이블에 QR 주문 시스템을 도입했다. 관람객은 줄을 서지 않고 자리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고, 음식 부스마다 실시간 대기 시간과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지난해 혼잡 문제에 대한 개선책이었고, 결과적으로 회전율이 크게 높아졌다. 좌석 수도 지난해 1700석에서 2700석으로 늘렸다. 늘어난 좌석 배치는 공간 혼잡도를 줄였고, 특정 공간에 인파가 몰리는 현상도 줄였다.

운영 방식에서 달라진 점은 또 있다. 김천이 ‘의전·개막식·바가지’를 없앴다면, 대구는 여기에 더해 ‘입점비 폐지’를 단행했다. 축제 초기에 지적됐던 바가지요금 문제는 입점비 부과 구조와 연결돼있었고, 북구청은 이를 없애는 대신 사전 오리엔테이션에서 판매 가격 기준선을 마련했다.


의전·무대·바가지 없애고
‘미니멀리즘’ 체험형 대세

이 방식은 합리적인 가격 체계를 유지하는 데도 효과를 냈다. 축제장 내 음식 가격이 명확하게 공개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 하나의 변화는 브랜드 전략이다. 김천 김밥축제가 지역 이미지를 ‘김천=김밥’으로 재구성했다면,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은 ‘대한민국 떡볶이의 수도(떡볶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도시 이미지를 재정비했다. 전국 28~29개 브랜드가 참여해 각 지역의 떡볶이 조리법을 보여주는 방식, 조선시대 궁중 떡볶이부터 분식집 스타일·퓨전 레시피까지 다양한 조리법을 체험형 콘텐츠로 구성했다.

축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게 늘었다. 대구 북구는 올해 축제가 275억원 이상의 직접 경제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도시 이미지 개선, SNS 노출, 지역 상권 확산 등을 포함하면 간접효과는 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기간에 수십만 명의 외부 인구를 끌어올 수 있는 지역축제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올해 떡볶이 축제가 가장 중점으로 둔 것은 ‘전국 참여형 축제’라는 성격이다. 그동안 지역축제는 지역 내 상인이 운영을 맡는 경우가 많아, 참여 업체 폭이 제한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구 떡볶이 페스티벌에는 전국 각지의 떡볶이 브랜드들이 참여했다.

경기·인천·충청·강원 등 전국 29개 브랜드가 한 곳에 모였고, 이 과정에서 체계적 심사를 통해 입점 기준을 강화했다.

안정적 운영
긍정적 반응

시민 동선도 안정적이었다. 올해 행사에는 명절·연휴 수준에 가까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고, 그에 맞춘 동선 관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 방문객은 “이전 축제보다 즐길 거리가 많아져서 좋다. 지난해보다 사람은 많지만 체감상 혼잡도는 덜한 것 같다. 내년에도 방문 예정”이라고 전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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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