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 수장’ 정청래 100일 성적표

일단 존재감은 키웠는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9일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짧은 시간 안에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3대 개혁을 전광석화처럼 처리하는 등 이룬 성과만큼 뒷말도 많았다. 정치권에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며 예견된 결과라고 입 모아 말한다. 풀액셀을 밟으며 달려온 지난 100일, 정 대표가 걸으며 남긴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서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정 후보가 승기를 거머쥐었다. 최종 득표율은 61.74%, 양 후보간의 득표차는 32.96%p로 당심이 의심을 넘어서는 기록을 보였다. 온건파와 강경파의 프레임 전쟁에서 당원들이 강경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 엇박자
통제 불능?

지난 9일 100일을 맞은 정청래 대표는 개혁 완수를 목표로 쉼 없이 달려왔다.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통과시켜 검찰청을 해체한 민주당은 사법개혁 동력을 얻기 위해 대법원을 정조준했다. 언론개혁 역시 12월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첫째도 개혁, 둘째도 개혁, 셋째도 개혁”이라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민주당 당원 역시 개혁을 빠르게 끝낼 정 대표를 택했고 “정치 효능감을 느낀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그런 정 대표를 따라다닌 꼬리표는 ‘자기 정치’다. 특유의 화법과 강하게 밀어붙이는 불도저 스타일로 대통령보다 여당 대표가 더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통상 여당 대표는 정부를 뒷받침하는 ‘그림자’처럼 움직여왔다. 정 대표는 이 같은 관례를 엎고 정치 1선에 나서 내란 세력 척결과 개혁 완수를 외쳤다.


정 대표는 주저하지 않았다. 당선 나흘 만에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위를 가동하고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며 추석 전 검찰개혁을 마치겠다고 자신했다.

대통령실은 “민감한 쟁점의 공론화 과정 필요하다”며 사실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대통령실을 누르고 투사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고,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은 없다”며 연일 진화에 나섰다.

다음으로 이루어진 사법개혁 역시 잡음이 일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 수석은 KBS라디오에서 “당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해 취지는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속도나 온도의 차이가 날 때가 있지 않느냐”며 “(당에) 대통령의 생각을 잘 전달했을 때 당이 곤혹스러워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각종 개혁 입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이 달랐다는 점을 에둘러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기 내내 이어질 ‘자기 정치’ 프레임
“모든 건 당원의 뜻” 벌써부터 공천 잡음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발표하는 각종 민생 정책보다 정 대표의 강경 발언이 더욱 눈에 띄었다는 점에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경주 APEC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며 정부의 외교 성과가 두드러지나 싶더니 민주당이 ‘재판중지법’을 띄우면서 시선을 빼앗자 또다시 엇박자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 재판중지법인 이른바 ‘국정안정법’을 띄웠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재판에서 핵심 관계자들이 유죄를 받자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재점화했고, 비슷한 시기에 민주당이 사전 차단에 나서면서 ‘이재명 지키기’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국민의힘은 “권력의 범죄를 덮기 위한 맞춤형 입법을 즉시 중단하라”며 이 대통령을 정치판 한가운데로 끌어들였다.

여기에 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실이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간담회를 통해 국정안정법 추진에 대해 추진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관세 협상과 APEC 정상회담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 등 당이 집중해야 할 사안이 많으므로 시선을 분산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아울러 박 대변인은 “(입법을) 미루는 게 아니라, 아예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본회의 부의 상태로만 유지하고 더는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PEC 성과 발표 이후에도 국정안정법 추진 계획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정 대표는 자기 정치할 시간도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치고 나가려는 당 대표와 이를 제지하려는 대통령실의 모습이 반복되면서 뒷말이 나온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강경파인 정 대표의 성향과 그를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를 지지하던 이들은 빠르고 강하게 치고 나가는 정 대표의 스타일을 선호한다. ‘조용한 개혁’으로는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불안감이 있어 잡음이 일더라도 개혁은 완수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정 대표는 자신을 대표로 만들어준 지지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당원을 위한
당원에 의한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누구를 선출하든 위에서 한 명을 골라 뽑는 게 아니고 밑에서 받쳐 올리는 구조”라며 “당원의 힘은 계속해서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정 대표가 당선 후 당권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여야 할 것 없이 앞으로 정치는 더욱 당원 중심 위주로 갈 것”이라고 봤다.

당선 직후 정 대표는 당원권 강화를 위해 당원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특위는 ‘대의원 1인 1표제’ 등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시 정 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 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정 대표와 당원의 권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이번 선거는 권리당원 참여가 100%로 전면 확대되는 선거가 될 것”이라며 “지도부에서 옛날 방식으로 (후보를) 내리꽂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민주당은 당의 방향성과 이에 따르는 부수적 결과를 전적으로 당원에게 맡기겠단 뜻으로 해석된다. 내년 치러질 지방선거 공천 티켓 또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도, 청심(정청래 대표의 의중)도 아닌 당심에 달려 있으므로 “당심을 거스르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가능해진다.


결국 ‘친명(친 이재명) 컷오프’ 논란이 불거지면서 취임 100일을 코앞에 두고 정 대표가 처음으로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정치인들이 앞다퉈 자신을 친명으로 소개했지만 정 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쥐면서 계파 파동이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부산 시당위원장에서 컷오프된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정 대표를 공개적으로 질타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유 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 이 대표가 영입한 인사로 친명계 조직 ‘더민주혁신회의’의 공동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정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는) 당원이 진정 당의 주인인 것을 증명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유 위원장은 “이유도 명분도 없는 컷오프는 독재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결자해지하라”며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싸우다
끝났다

유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후보 면접’이라는 절차가 편파적이고 불공정하게 진행돼 부당한 컷오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면접에서 자질이나 정책은 검증하지 않고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가지고 인신공격성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면접을 주도한 문정복 조직사무부총장(조강특위 부위원장)은 근거 없는 소문을 사실처럼 몰아붙이며 ‘(제가) 선의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말로 불이익을 예고했다”며 “그 소문이라는 것은 특정 인물이 제 당선을 위해 권력을 사용한다는 것이었고, 그 소문을 부산시민 모두가 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당하기에 그지없었다.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이야기였다.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답했다”며 “이튿날인 27일 당으로부터 컷오프됐다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지인들로부터 컷오프 소식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친명계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당했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엔 “지금 주위에 친명계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했다는 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저는 그런 추측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고만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원칙과 규정에 따라 엄밀하게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내에 친명, 비명(비 이재명), 반명(반 이재명) 등으로 언급되는 별도의 그룹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당은 당원 주권 시대를 맞이해 모든 권한을 당원들에게 돌려드리고 있고 부산시당위원장 선출 역시 그런 기조에서 치러졌다”고 강조했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에게서 안정적인 여당 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지난 100일 동안 투사의 면모는 아낌없이 보여줬지만 여당 대표로서 안정감 있게 당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이 대통령이 여당 내부 사정까지 일일이 제어해야겠느냐”며 “알아서 센스 있게 정 대표가 민주당을 돌봐야하는데 자꾸 잡음이 새어 나오고 야당과의 관계도 계속 틀어지고 그러다 보니 불안하다는 평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민의힘이 전쟁을 선포하게 된 배경에도 정 대표가 있다.

안정감 있는 여 대표 기대했지만…
“강성 팬덤과 국민 여론 같지 않아”

정 대표는 지난 8월 당선 직후 정견 발표에서 국민의힘 해산을 공식적으로 말했을 정도로 이를 꾸준히 언급해 왔는데, 최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 내란에 직접 가담한 국민의힘은 10번이고 100번이고 정당 해산감”이라고 말하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추경호 의원은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던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집결 장소를 번복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통합진보당은 내란음모죄만으로도 헌법재판소에서 해산된 만큼 추 의원이 계엄 해제를 방해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이를 정당해산의 정당성으로 삼을 것이란 설명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제 전쟁”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정부를 끌어내리기 위해서 모든 힘을 모을 때”라며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재개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정당해산 역시 ‘명청 갈등’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으로 강성 지지층에게 힘을 과시하기 위한 자기 정치일 뿐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정 대표의 지난 100일간의 리더십은 엉망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제일 섭섭한 건 대통령실”이라며 “이렇게 취임 초기에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아닌 비서실장이 기자회견을 열어서 당 대표에게 ‘제발 대통령을 정쟁에 그만 끌어들여라’라고 얘기를 하는 건 처음 봤다. 대놓고 경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에 의해 민주당이 추진하던 재판중지법에 제동이 걸린 일을 비판한 것이다.

당정 엇박자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정 대표가 고집을 꺾지 않는 이유는 ‘정청래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권력이 정점을 찍은 다음 8월 임기를 마치면서 곧바로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본격적인 ‘이재명의 시간’인 만큼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발판이 사라지게 된다.

묘연한
다음 스텝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 대표가 이재명의 시간을 뺏으면서까지 자기 정치하는 것으로 비치는 상황”이라며 “자신에 열광하는 팬덤의 화력을 이어가기 위해 당 대표 임기 동안 한번씩 강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팬덤의 목소리가 모든 여론을 반영하는 건 아니다. 정 대표뿐만이 아니라 정치인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정 대표가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면 대통령실에서도 더 세게 브레이크를 거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정-김 운명 공동체? 걷어내지 못한 김어준 그림자

민주당이 정청래 대표 체제로 출발하면서 친여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민주당은 선을 그었지만 이번 전당대회서 김어준씨의 영향력이 크게 개입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사실상 당이 정청래-김어준 투톱 체제로 운영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00일이 되던 날 “용산 대통령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 정청래,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삼통 분립’의 시간”이라며 “보이는 한 명의 대통령과 보이지 않는 두 명의 대통령, 세 명의 대통령에 의해 권력이 나눠졌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을 이끄는 동안에는 여당 최대 스피커인 김어준씨와 접촉할 수밖에 없고, 대통령실은 “김어준이 용산을 휘두른다”는 평가가 부담스러운 만큼 세 사람의 미묘한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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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