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교수의 대중범죄학> 암표 거래의 범죄학

  • 이윤호 교수
  • 등록 2025.11.10 14:05:52
  • 호수 1557호
  • 댓글 0개

요즘 세상은 온통 두 가지 이야기로 가득하다. 얼마 전 캄보디아 ‘웬치’로 시끄럽던 사회 분위기에서 APEC과 한국 프로야구의 챔피언을 결정하는 코리안시리즈로 전 국민의 관심이 쏠렸다.

APEC 정상회담이야 국가적 행사이니 마땅히 관심을 가질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코리안시리즈는 어딘가 씁쓸한 구석이 있다. 바로 암표 문제 때문이다. 경기장 입장권 한 장의 가격이 수백만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대중가수들의 콘서트에서도 암표가 기승을 부리기는 마찬가지라고 한다. 물론 암표는 우리만이 아닌, 전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다. 어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세계적 입장권 재판매 시장의 규모가 무려 34억달러나 됐다고 한다.

암표 거래는 스포츠나 연예 등 어떤 행사, 이벤트를 위한 입장권을 사서 원래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것을 말한다. 암표의 존재는 단순하게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한 것이다. 입장권을 사고자 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할 수 있는 입장권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우리 같은 디지털 강국에서는 이런 극심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서 빚어지는 치열한 예약, 구매 경쟁을 기계적으로 대신해 주는 소위 ‘매크로’와 같은 BOTS(Better Online Ticket Sales)라는 문명의 이기가 여기서는 범죄적, 적어도 불공정하게 악용돼 입장권의 원초적 원인, 수단이 도구가 되고 있다.

암표상이 찰나의 순간에 표를 온라인상에서 대량으로 구매하기 위해 ‘매크로’ 같은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티켓을 거의 독점한다. 이는 불공정 거래다.


당연히 이들의 대량 구매로 1차 시장에서의 인위적인 입장권 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2차 시장에서의 수요를 더욱 폭증시키게 된다. 이런 수요와 공급의 극단적인 불균형이라는 인위적 상황이 만들어지면 이제는 수요의 폭등을 지렛대 삼아 폭등한 가격으로 티켓을 2차 시장에서 되파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2차 시장에서의 거래와 가격은 전적으로 수요에 의해서 결정되기 마련이란 점이다. 보고 싶은 가수의 콘서트나 코리안시리즈를 소위 ‘직관’하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야구 팬들은 부르는 게 값인 암표에 매달리고, 이런 소비자·피해자의 간절함을 암표상이 악용하는 것이 바로 암표 거래의 메커니즘이다.

암표 거래의 문제는 다양하다. 우선은 진정한 팬들이 높아진 가격으로 시장에서 밀려나게 되거나 액면가대로 입장권을 구할 수 없게 된다.

정상적으로 입장권에 접근조차 할 수 없게 되는 간절한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고가의 암표라도 구하려는 간절함으로 때로는 허위, 가짜 입장권을 구입하거나 돈만 지불하고 입장권은 받지도 못하는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암표의 성행은 이처럼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뿐 아니라, 높아진 가격의 이익은 고스란히 암표상에게만 돌아감에도 이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는 주체인 행사 주최자나 연예인의 명성에도 손상을 가하게 된다.

암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는데 바로 지하경제의 문제다. 암표의 성행은 시장경제를 어지럽히는 원흉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하경제는 시장경제의 주요 가치이자 존재 이유이자, 전제이기도 한 공정성과 투명성 등을 해친다.

이는 곧 가격담합이라는 불공정 거래 행위로 이어지고 팬들의 참여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 이는 또 사기와 부정부패를 초래하며, 건전한 노동의 가치도 훼손한다. 당연히 위법성 논란도 있기 마련이다. 물론 암표 거래라고 무조건 불법으로 치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입장권을 대량으로 구매할 목적으로 ‘매크로’ 등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것은 대체로 금지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BOTS법으로 입장권을 재판매할 수 있는 정도에 대한 특정한 규정을 두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취적인 입장권, 티켓 재판매 행위로부터 진정한 팬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한다.

공정거래 관련 법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할 것, 반BOTS 법을 엄격하게 집행할 것, 가격 투명성을 입장권 구매 모든 단계에서 확보할 것, 특히 2차 시장에서의 불공정하고 기만적이고 반경쟁적인 입장권 거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때로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어쩔 수 없이 입장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입장권 소지자가 재판매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아서 입장권 재판매의 전면적 금지보다는 최소한 대량 구매 정도라도 제한 또는 금지돼야 하지 않을까?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