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딸 결혼 축의금 논란 최민희

  • 서진 기자 jen9@ilyosisa.co.kr
  • 등록 2025.11.03 11:35:36
  • 호수 155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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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100만원…돌려주면 끝?

[일요시사 취재1팀] 서진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시끌했다. 그 기로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있다. 최 과방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에 자녀의 혼사를 치르고, 회의 도중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 조치해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당내에서도 사퇴엔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렇다고 두둔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도 잇달아 터지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하 과방위원장)의 언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일주일 넘도록 '결혼식 축의금‘ 사태를 지켜보던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달 29일 “국정감사 이후 여러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야권은 이에 질세라 즉각 사퇴 공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슬그머니
비공개로

그야말로 수난 시대다. 지난달 20일, 국회 과방위에서 방송통신미디어심의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화두는 따로 있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에 놓인 수많은 화환 사진을 공개하며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 정치인의 결혼식은 지인만 초대하거나, 화환이나 축의금은 사양한다는 문구를 넣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의 딸은 지난달 18일 국회 사랑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나 식이 올해 국감 기간에 치러진 점이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다수의 피감기관을 두고 있는 국회 과방위원장이 국감 기간에 자녀의 혼사를 치른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피감기관 관계자들이 그의 사회적 지위를 생각해서 과도한 축의금을 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각종 국회의 인사와 과방위 피감기관, 대기업과 언론사 등이 결혼식에 총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속 화환만 100여개 이상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청첩장에는 축의금 송금을 위한 계좌번호와 함께 신용카드 결제 기능도 있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일자 곧바로 삭제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국감 기간 내 결혼식은 '수금 세리머니'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여론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오갔다. 통상적인 경조사 문화에서 현금 전달이나 계좌이체가 아닌 신용카드 결제 방식은 보기 드문 점, 대중에게는 수금 의도로 비칠 수 있는 걸 간과한 점 등이 주로 비판 대상으로 이어졌다. 청렴함이 요구되는 공직자 윤리의 기준에서 벗어난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나왔다.

이름, 기관, 액수 등 메시지 장면 포착
“부적절해 반환 보좌진에 지시” 해명

최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축의금을 낸 인사의 이름, 소속 기관, 액수 등을 정리해 보좌진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됐다. ‘900만원은 입금 완료, 30만원은 김 실장께 전달함’이 그 내용이었다.

최 위원장은 부적절한 축의금을 반환하라고 보좌진에게 지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감에서 딸의 개인 SNS도 공개됐다. 지난해 9월에 올라왔던 웨딩 촬영 사진이 발견되자, 지난달 열렸던 딸의 결혼식과 1년이 넘는 공백을 두고 이해에 혼란을 빚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뿐 아니라 개인 정보 입력란에도 ‘2024년 8월14일부터 결혼’으로 적혀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계정은 조용히 비공개로 바뀌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최 위원장이 국감 기간에 맞춰 결혼식을 치른 것을 두고 ‘권력형 결혼 비리’라며 ‘결혼식을 일부러 미뤘다’는 등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사퇴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최 위원장은 “2024년 국회 사랑재 예약에 실패해 올해 5월 새로 경쟁에 참여했으며, 10월18일 결혼식 날짜를 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즉, 결혼식 날짜는 딸이 직접 정한 것이며, 위원장 임기 시작일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는 “양자역학을 비롯한 난해한 주제들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 준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며 “평소라면 화환 수령을 제한하는 등 꼼꼼히 챙겼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딸이 결혼식 진행을 주도해 결국 본인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딸 결혼식을 위한 국회 사랑재 예약이 최 위원장 명의로 이뤄진 점, 과방위 피감기관과 기업들이 화환과 축의금을 보낸 사실에 잇따르는 비난은 막을 수 없었다.

국감 노린
세리머니?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혼주 본인의 잘못을 딸에게 전가한 후안무치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지난달 29일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이하 미디어특위)는 최 위원장 딸의 결혼 논란을 ‘뇌물죄 및 권력남용’으로 규정하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갑질 의혹’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렇게 주요 공직 인물이 가정의 대소사에 공적 지위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권은 물론 국민 여론도 크게 들끓고 있다.

결국 위원장 측 보좌진은 아래와 같이 공식 SNS을 통한 입장 정리에 돌입했다.

▲첫째, “기업이나 피감기관에 청첩장을 전달한 적이 없다. ‘최민희가 대기업을 상대로 수금한다’는 말은 명백한 사실 왜곡이며 사실무근이다. 딸은 20살 때부터 10년 가까이 홀로 생활하며 결혼식 날짜와 장소 역시 어머니의 관여 없이 스스로 선택했다. 결혼한다는 사실만 인지할 정도로 바쁜 국회 일정과 의정활동을 소화하는 덕에 정확한 날짜는 한 유튜버의 방송을 통해 명백히 인지하게 됐다.”

▲둘째, “결혼식 날짜를 일부러 국정감사 기간에 맞춘 것이 아니다. 2024년 9월7일에 2025년도 사랑재 예약이 처음 열렸을 때 딸은 선착순 경쟁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후 기존 예약자가 2025년 5월18일 예약을 취소했고, 7일 뒤인 5월25일 총 26명이 참여한 선착순 경쟁에서 1위로 선정돼 10월18일을 배정받은 것이다.”


▲셋째, “허위 정보 유포에 단호히 응대하겠다.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공인이 아닌 가족을 향한 허위나 비방에는 무관용으로 대응하겠다. 젊은 부부의 결혼식은 정치의 소재가 아닌 축복받아야 할 지극히 사적인 일이다.”

위원장직
사퇴 촉구

한편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은 위원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감기관으로부터 받은 축의금은 이미 반환한 사실이 있다”며 두둔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한번 받은 축의금을 돌려주면 괜찮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직무 관련 여부를 불문하고 1회에 100만원, 동일한 사람에게 연간 300만원을 초과해 금품을 받으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그러나 직무 관련이 있으면 100만원 이하여도 과태료 혹은 징계의 대상이 된다.

현직 과방위원장이 갑을 관계에 있는 기업들로부터 고가의 축의금을 받은 것은 위법 소지가 크다. 뇌물죄상 뇌물은 나중에 돌려주더라도 수뢰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뢰죄는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수수·요구·약속함으로써 성립한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최민희가 받은 축의금은 ‘슈뢰딩거의 축의금’이라 축의금 상자를 낱낱이 까봐야 그게 뇌물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깔끔하게 수사받자”고 주장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축의금 수수 의혹과 관련한 뇌물죄 고발장을 대부분 작성해 제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박 대변인은 “과방위 국감 도중에 피감기관 대표를 퇴장시킨 것에 대해 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위원장과 직접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위 파악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당 대표가 직접 나서 경위 파악을 위해 전화한 것 자체가 당 지도부의 염려를 표하는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전화로 물은 사안은 지난달 20일 위원장이 MBC의 비공개 업무보고 중 하루 전인 19일에 방송된 MBC의 과방위 국감 관련 보도가 편파적이라며 지적한 것이있다.

이에 MBC 보도본부장이 ‘개별 보도 사안에 관한 질의는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대답하자 위원장은 ‘왜 내 질문에 대해 평가하느냐’며 ‘이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요지로 질책한 뒤 그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이해충돌 논란에 갑질 의혹
김영란법·뇌물죄 수사하나

해당 보도는 '고성·막말에 파행만? ‘막장’ 치닫는 국감'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다. 내용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과방위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언쟁과 위원장이 기자들을 퇴장시킨 내용이 골자였다.

최 위원장은 해당 보도가 공정치 못하다고 생각했고, 위원장으로서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을 명령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MBC 기자회는 “명백한 부적절함을 넘어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MBC 언론노조는 ‘권한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도 개인 SNS에 “MBC의 ‘친 국민의힘’ 편파보도가 언론 자유인가” “국민의힘 행태에 한마디 지적도 못하면서”라며 받아쳤다.

한국기자협회는 “권한을 남용해 언론 자유를 위협했다”며 언론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찾아볼 수 없는 태도를 지적하면서 최 위원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달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최 위원장이 잘못 대처했다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박 의원은 “퇴장시킨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평가했다.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도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이 개인 SNS에 “방송사 간부는 지적당하면 안 되느냐” “MBC 보도본부장은 여전히 특권이며 성역인가” 라며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국회에서든 어디서든 계속 지적할 것”이라는 등 퇴장 명령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후 한차례 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사태를 두고 “면역세포가 적과 나를 구별하듯 사회도 허위 조작 정보를 구별해야 한다”며 “기존의 무차별적인 비판 방식은 오히려 사회를 해칠 수 있다”고 극암 치료 세포를 예로 들었다.그러면서 “시민들이 판단력을 잃지 않고 깨어 있는 조절 T세포처럼 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노무현 정신’을 되새기고 시민의 힘으로 언론을 정상화하고 사회적 건강을 지켜나가자”고 언급했다.

다시 터진
여 리스크

그러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개인 SNS에 “여러 사람이 언론 보도를 보내온다. 노무현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고 반박했다. 곽 의원은 “공동체의 이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며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jen9@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민희의 굴곡진 인생

최민희 의원은 1960년 12월3일 서울특별시 동작구에서 태어났다.

혜화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대학 사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이하 민언협)가 창간한 월간 <말>에 1호 입사한 기자 출신이다.

같은 해 민언협 간사를 맡고 중앙위원과 사무국장을 지냈다.

민언협이 이름을 바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기획관리국장,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이름을 바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에서 상임대표 자리에 올랐다.

최 의원은 언론 개혁에도 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고, 노무현정부 때 여당 몫 방송위원회 위원에 선임돼 2006년 7월14일부터 2008년 2월29일 방송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개편돼 사라질 때까지 부위원장을 역임했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9번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더불어 민주당(이하 민주당) 원내부대표를 역임했다.

2016년 테러방지법 반대 필리버스터에 참여해 2월25일 오후 3시41분부터 9시2분까지 5시간21분 동안 발언했다. 당

시 준비한 자료가 A4용지 박스에 하나 가득 찰 정도로 많은 분량이었는데, 발언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할머니들이 쓰는 장보기용 손수레에 실어서 끌고 나갈 정도였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남양주시 병에 출마해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주광덕 의원에게 패해 2위로 낙선했다.

20대 총선 과정에서 허위 사실 등 인한 선거법 위반으로 2018년에 벌금 150만원이 선고된 원심이 확정돼 2023년까지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였으나, 2021년 12월24일 크리스마스 대사면으로 복권됐다.

복권된 이후 8회 남양주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주 전 의원에게 패했다.

두 번의 여론조사에서는 그보다도 더 큰 격차로 지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2022년 9월23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엔 차기 방통위 야당 추천 상임위원으로 내정됐다.

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안형환 전 방통위 부위원장은 당시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의 추천 인사였기에 미래통합당의 후신인 현 여당 국민의힘 측에서 안 전 부위원장의 후임을 자신들이 추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무시됐다.

2023년 3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최 후보자에 대한 선임안이 가결됐다.

선임안 가결 후 최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지난 3월22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됐다. 방통위 상황이 녹록지 않아 어깨가 무거웠다.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한 데다 MBC 노조위원장과 사장을 지낸 최승호 PD 등도 최 의원 임명을 비판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었다.

결국 2023년 11월6일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에서 사퇴했다.

이후 2023년 12월27일, 22대 총선 남양주시 갑 출마를 선언했다.

조응천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함에 따라 2024년 3월6일 임윤태 당시 후보를 경선에서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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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