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경남지사 재보선 판세분석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24 10: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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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같은 날 한판승부 "대선판 흔들까?"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서울시교육감과 경남도지사 재보궐선거가 오는 12월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선거일에 함께 치러지는 데다 선거지역이 올 대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서울과 경남이라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여야는 이들 선거가 대선판도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오는 12월19일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 대한민국은 운명의 갈림길에 들어서 있다.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사퇴와 지난달 28일 대법원에서 후보자 매수 혐의로 형이 확정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중도하차로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재보궐선거의 후보자는 사실상 대선후보의 러닝메이트 형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서울과 경남지역의 대선 표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에 불리?

특히 이번 재보궐 선거가 모두 야권인사의 하차로 치러지는 만큼 새누리당은 오는 12월 19일이 정권 재창출은 물론 야권에 빼앗긴 서울시교육감과 경남도지사를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전략이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재보궐선거가 대선에서 야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야권으로 분류되는 곽 전 교육감의 경우 비리혐의로 중도하차한 데다 김 전 지사의 경우 "경남이 새누리당의 텃밭임에도 지난 선거에서 야권단일화로 힘들게 당선시켜줬더니 대권욕심에 해놓은 것도 없이 중도하차 했다"는 지역의 원색적인 비판여론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대선주자로 나섰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경우는 당내 인사들이 이러한 대선 악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도지사직 사퇴를 만류해 말 바꾸기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사퇴의사를 번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영향 때문인지 경남지사 보궐선거가 고작 5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야권에서는 뚜렷한 후보군들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반면 여권에서는 벌써부터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경남지사 보궐선거의 경우 당초 새누리당 내에서 자천타천 출마를 거론한 후보만도 20여명에 달했다. 권경석 전 의원을 비롯해 이기우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김현태 전 창원대 총장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참여했으며, 조윤명 특임차관이 출마를 저울질 했었다.

이외에도 김학송·김정권·안상수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행정관료 출신으로 공창석 전 행정부지사, 임채호 도지사 권한대행, 권민호 거제시장 등도 후보로 오르내린다.

새누리당은 치열한 1차 여론조사 컷오프를 통해 일단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 박완수 창원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등 4명을 최종 경선후보로 선정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오는 11월 4일 2(대의원):3(당원):3(국민선거인단):2(여론조사)의 비율로 1만 여명에 이르는 선거인단을 구성해 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최종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에 비해 야권에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인사가 없는 상태다. 전임 야권 도지사의 사퇴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데다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산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허성무 경남도 정무부지사, 허 부지사의 친형인 허성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정현태 남해군수, 공민배 남해대학교 총장 등이 경남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을 뿐이다.

여 "대선 때 서울교육감-경남지사까지 탈환" 공세
사실상 대선후보 러닝메이트, 대선표심 함께 움직이나?

민주당은 심지어 "야권후보 단일화가 어떤 판도로 진행되느냐를 지켜보고 후보를 결정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선후보로 단일화되면 분명 안철수 대선후보와 공동선대위를 구성할 텐데 그럴 경우 시민사회 쪽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보궐선거가 겨우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지만 결국 패색이 확연한 지역에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를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임 야권 교육감의 비리혐의로 치러지는 선거이긴 하지만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의 경우는 야권이 우세한 서울지역이라는 점에서 야권진영에서의 출마움직임도 활발하다. 야권진영에서는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유력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달 18일 에세이집 <다시 학교를 말한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당시 곽 전 교육감의 형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이 전 위원장은 곽 전 교육감의 형이 확정 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출마를 공식화 했을 정도로 이번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밖에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이수일 전 전교조위원장, 이부영 전 서울시교육위원, 최홍이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여권의 주자들도 만만치 않다.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은 출마하지 않고 보수진영 후보단일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현재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 이규석 전 교과부 학교교육지원본부장, 남승희 전 서울시교육기획관 등이 출마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의 경우는 곽 전 교육감의 형이 확정된 지가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예비후보자들도 미처 출마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다. 따라서 확실한 후보자들의 윤곽은 좀 더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법상 교육감선거는 정당공천과 정당개입이 금지되어 있다. 따라서 여야는 교육감후보와는 물밑 연대를 통해 선거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엇갈리는 예측

이들 선거의 판세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 선거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대선후보에 따른 일괄 투표로 전승 또는 전패의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전문가들은 그 반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통상 큰 선거에 가려 정당 패키지 투표로 나타났던 과거 선거와 달리 나름 큰 재보궐선거인 만큼 교차투표, 또는 역투표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다.

일단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되는 새누리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두 선거 모두 판은 좋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래도 자칫 민심을 거스르는 후보를 선정할 경우 대선 표심에까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만큼 후보 선정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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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