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나’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사람들은 불안하지 않은 평안한 상태, 목표를 이룬 모습 등을 떠올릴 것이다. 이 책은 정말 이 요건들이 행복을 가져오는지 하나하나 검증해 나아간다. 첫 번째는 평안한 상태가 행복을 가져오는지에 대한 논증이다.
평안한 상태란 재정적, 관계적, 감정적인 것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인간은 재정적 안전을 추구하지만, 임계 기준을 넘어서면 돈이 더 많아진다고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었다.
또한 재정적으로 빈곤한 나라에서 미래를 더 긍정적으로 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안정적 관계를 위해 지나치게 노력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감정적인 안정도 다르지 않은데, 고통을 피하려고 할수록 사람은 더욱 고통스러워진다는 많은 자료들이 넘쳐난다.
이 책은 말한다. 애초에 안정적인 삶은 불가능하며, 삶은 원래 불안정한 것이라고.
다음은 목표가 행복에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자. 1996년 에베레스트 참사는 지나치게 목표를 추구하고 이를 달성하려고 할 때,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충분한 등반 기술을 가진 이들이 산을 오르던 중 갑작스러운 등반 인원의 증가로 병목현상이 발생해 시간이 점차 지연됐다.
중간에 등정을 포기하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이었으나 ‘목표의 최면’에 걸린 이들은 무리한 등정을 강행했다. 그 결과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비상식적인 참사로 기록되었다.
목표에 집착할수록 목표는 인간의 정체성이 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킨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는 야심찬 목표가 성공한 인생의 핵심이라고 밝히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목표를 설정한다. 이렇게 설정된 비이성적인 목표는 비이성적인 판단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우리는 행복으로부터 더 멀어진다.
<행복 강박>은 20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시점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서 ‘진정한 행복’에 대한 답을 끌어올린다. 기원전 4세기경부터 시작된 스토아 철학자들은 타인이나 상황 때문이 아니라, 타인과 상황에 따른 ‘나의 판단’ 때문에 괴로움이 생긴다고 여겼다.
상대방이 나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고, 그 상황이 나에게 절망적이라고 감정적 판단을 내리는 것에서부터 괴로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생각할 것을 권했다.
특히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나쁜 일을 미리 생각해봄으로써 오히려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 내가 가진 소중한 것을 언제든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그것들을 더욱 사랑하게 됨과 동시에 그것들을 실제로 잃었을 때 겪을 충격이 줄어들게 된다.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려고 하기 보단 그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책은 수많은 자료와 연구를 통해 행복으로 가는 가장 정확한 길을 밝혀냈다. 그 길이 다소 어둡고 낯선 것일지는 모르나 가장 확실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당신이 가장 피하고 싶은 감정과 생각을 대면해보자. 그리고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것을 잃는 모습을 항상 상상해보라. 그러면 어느새 행복이 내 무릎에 올라와 앉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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