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씹히는’ 한동훈·이준석 먹이사슬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7.07 14:07:13
  • 호수 15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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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붙은 ‘보수 적자’ 쟁탈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사이의 입씨름이 다시 시작됐다. 두 사람은 3년 넘게 ‘보수의 젊은 적자’ 입지를 놓고, 상호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쟁탈전은 꽤 길게 이어질지도 모른다.

지난달 21대 대선에서 낙선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최근 다시 활발한 방송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각종 방송에서 정국의 흐름을 짚는 등 평론 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이 의원이 특히 평론 대상으로 자주 거론하는 사람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다. 지난달 24일엔 <TV조선>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한 전 대표에 대한 평론을 제시했다.

평론 대상
자주 거론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충남 아산 ▲재산 축소 신고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상식 의원의 지역구 경기 용인갑 등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선거 중 가장 어려운 게 보궐”이라며 “내년 4월이면 이재명정부 지지율이 꺾이기 전”이라며 “개인 능력 하나로 돌파하는 게 쉽겠느냐”며 “그걸 해낼 수 있다면 영웅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셋 다 어려운 지역구들이기 때문에, 돌파하면 굉장한 정치적 동력을 얻게 되니, 한 전 대표가 욕심을 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낙선하면,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던 황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 대표로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의원은 이 상황을 거론하면서 “한 전 대표가 황 전 대표처럼 낙선하면 ‘수도권에서 안 먹힌다’고 판명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도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의원은 특유의 독설도 아끼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 스스로 무슨 서울시장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보궐선거가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8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과 당선 가능성을 크게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대표로 당선되면 좋겠지만, 한 전 대표가 승리할 확률이 100%”라고 점쳤다.

그러자 친한계(친 한동훈) 일원인 새누리당 신지호 전 의원은 이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신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준석 의원은 국민의힘을 떠난 지 한참 됐는데도, 한동훈 스토커를 하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의 한 전 대표 논평엔 한 전 대표에 대한 미래 보수 정치의 리더 자리와 관련된 라이벌 의식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전 대표를 언급한 이 의원의 논평에 대해서도 “걱정해 주는 건지, 그렇게 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의원의 말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도 말을 잘못해서 굉장한 타격을 입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걱정해서 전당대회 및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거론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엔 친윤(친 윤석열)계를 형성했던 의원들이 여전히 다수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 그들은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좌초시켰고, 송언석 의원을 원내대표로 당선시켰다.

여전히 당내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3년 전부터 ‘으르렁’…또 시작된 갈등
출마 권유 빙자해 서로 차도살인 시도

차기 총선은 약 3년 후 진행된다. 한 전 대표가 다시 대표로 당선되면 이들과의 처절한 싸움을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친한계 내부서도 한 전 대표의 출마 여부를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이 평소 좋아하는 <삼국지연의> 비유대로라면, “이 의원이 한 전 대표를 화로 위에 올려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성립할 수 있다. 오나라 손권은 위나라 조조의 신하를 자처하면서 “한나라를 무너트리고 황제 자리에 오르라”고 권한 적이 있다.

이를 접한 조조는 “이 어린 놈이 나를 추켜세워 화로 위에 앉게 하려고 한다”면서 껄껄 웃었다. 당시 한나라는 오행의 화(火)를 표방했다. 따라서 한나라를 무너트린다는 것은 불 위에 앉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아울러 유비와 손권이 건재한 상황에서 황제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표적이 되는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즉, 이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전당대회 출마 및 당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당 대표가 돼 친윤계와 난투극을 하면서, 지방선거 책임을 뒤집어쓰고 죽으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 전 대표와 이 의원이 딱히 갈등할 만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였을 당시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다. 따라서 당내에서 다툼을 했던 적도 없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함께 반대했고, 강경 보수와 사이가 좋지 않단 공통점도 있다. ▲친서방 외교관 ▲비교적 강경한 대북관 ▲공정성 강조 등 정책관도 큰 틀에선 충돌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따지고 드는 것을 매우 좋아해 적이 많다는 것도 비슷하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작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및 친윤계 의원들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는 이 의원을 한 전 대표로 대체하려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신동아>와의 인터뷰서 “윤 대통령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을 키워서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동훈과 이준석의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을 좋아하는 층은 주부들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며 “보완재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체재?
보완재?

당시 이 의원의 주장은 자신을 한 전 대표로 대체하려는 시도에 대한 거부감과 견제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엔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컸기 때문에, “최소한의 견제” 차원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높은 평가를 한동안 이어나갔다.

지난 2023년 10월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를 일컬어 “제 입장에서 봤을 땐 국민의힘의 다른 의원들에 비하면 천사 같은 존재”라며 “스타성·엘리트성·매너 등의 측면에서 군계일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후엔 평가가 달라졌다. 지난해 1월엔 “한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차원에서 “한 위원장이 세계 최고의 꽁치구이를 한다는 홍보를 토대로 횟집에 손님을 모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부산을 방문하면서 연고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 연도인 1992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부산시민들에겐 조롱의 의미”라며 “부산은 부산의 지도자를 원하겠지만, 한 위원장이 부산 다선 의원들을 다 자를 것”이라면서 내부 투쟁을 부추겼다.

또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을 제시하는 한 전 대표에 대해 “국회의원을 100명만 유지하자던 사람도 있었다”면서 한 전 대표를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에 빗대는 발언을 했다. 자신이 출마하는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함께 출마해 맞붙어보자는 권유도 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집권여당의 촉망받는 차세대 리더이자 당권을 손에 넣고 있던 비상대책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이 의원의 비난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 전 대표에 대한 이 의원의 인식은 이후로도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이 의원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3월 명씨와 통화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김영선 의원 공천 요구를 한 대표가 받지 않으면, 한 대표의 국민의힘 내 입지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공격수
친한 4인방

한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이 의원의 개혁신당 창당을 비판한 이후 틈틈이 이 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당시엔 제3지대 세력이 모여 구성됐던 개혁신당을 일컬어 “정체성이란 게 있느냐”며 “선거에서 배지를 달기 위해 모였고,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과 비슷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5월 대선 정국 당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영부인 토론회’를 제안한 것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이 내 앞에 있었으면 혼냈을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놓고, 한 전 대표는 “구태와 꼰대 짓은 나이와 무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가급적 이 의원을 직접 언급하진 않는다. 친한계 내 이 의원 공격수는 ▲신 전 의원 ▲김 전 최고위원 ▲윤희석 전 대변인 ▲김근식 송파구 병 당협위원장을 거론할 수 있다. 이들은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해 친한계의 입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방송에서 이 의원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가능성은 작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전 대표 측과 이 의원이 갈등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985년생인 이 의원은 스스로 보수의 젊은 적자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1973년생인 한 전 대표가 정치 전면에 등장했고, 친윤 등 기존 보수와 결이 다른 이미지와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이 의원이 한 전 대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보수의 젊은 적자 입지를 한 전 대표에게 빼앗길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하자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란 취지였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제 정치의 원칙은 저를 먼저 때리지 않으면, 그 상대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 택시를 타고 다니니까 신선한 정치인’이란 정신 나간 얘기를 하면서, ‘이준석은 이런 걸 못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카카오 택시를 타고 다니는 대단한 정치인인 양 띄우는 것을 보면, 바보 중에 이런 바보가 있나 싶을 정도”라며 “저는 법인 택시기사를 두 달 동안 하면서 기사용 앱도 써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을 먼저 시작한 사람은 이 의원이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의 가장 취약한 점도 건드렸다.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승리한 경험이 없다.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당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선거를 지휘했고, 곧바로 진행된 지방선거도 승리로 이끌었다.

“보수의 젊은 적자는 누구?”
이기면 대표 지면 황교안?

이를 놓고, 이 의원은 한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중진들을 모두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장수에게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라며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지휘·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당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만 승리 경험이 있다”고 자부했다.

한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지난해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불과 108석만을 얻는 참패를 당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과 당내 혼란을 이겨낼 만한 승부수를 던지지 못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이조심판론’이란 이름으로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당시 대표를 총선 심판 대상으로 올렸다. 이는 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할 수밖에 없어서 제시했던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수장이 야당 대표들에 대한 심판론을 총선 구호로 제시한단 것은 어색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윤 전 대통령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했던 것도 아니었다. 당시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견제조차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진행됐던 혼란으로까지 직결됐다.

친한계 내부에서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말리는 일부 기류도 한 전 대표의 당시 총선 참패 경험으로부터 비롯됐을 개연성이 있다. 지난해 총선 이후 보수층을 제외한 유권자들이 보이는 기류는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이다.

지금은 2년 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비상계엄 사태 관련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도 대선 직전서야 형식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이후 새로 구성된 비대위도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일색이다. 당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가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와 체질 개선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새 보수
공통점

국민의힘 친윤계는 자체 대권주자를 배출하지 못할 공산이 큰데, 이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한 전 대표와 이 의원은 ‘보수의 적자’로서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지향점과 개인적 성향이 국민의힘에서 오랫동안 주류를 구성한 강성 보수층에게 비호감으로 작용한단 공통점이 있다. 하나뿐인 보수의 적자를 자처하는 두 사람의 경쟁이 과연 보수에 어떤 미래를 안겨줄까? 각각 50대 초반과 40대 초반 나이인 두 사람의 경쟁은 꽤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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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