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업계서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들의 성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 과거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등 글로벌 프랜차이즈가 시장의 중심을 장악하던 시기와는 달리, 이제는 국내 브랜드들이 수제버거 시장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며 창업시장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유행이 아닌, 소비자의 식문화 변화와 창업자 중심의 경영 트렌드가 맞물려 나타나는 구조적 전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으며,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맛과 가격을 넘어 ‘경험’과 ‘가치’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히 ‘맛있는 햄버거’에 그치지 않고, 각자의 개성과 철학을 담은 ‘스토리가 있는 브랜드’를 찾는 흐름은 수제버거 창업시장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창업자 또한 본인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공간을 꿈꾸며, 브랜드의 시스템과 철학에 깊이 있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구조적 전환
현재 시장에 등장한 다양한 수제버거 브랜드들을 유형별로 구분해보면, 대체로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가성비와 대중성’을 앞세운 브랜드군이다. 대표적으로 프랭크버거, 맘스터치, 노브랜드버거, 버거리가 있다. 이들은 패스트푸드의 효율성과 수제버거의 품질을 접목한 모델로, 가격 부담을 낮춘 대신 맛과 운영 효율성을 높인 전략을 추구한다.
프랭크버거는 자체 공장서 번, 소스, 패티를 직접 생산하며 단가를 낮추고, 표준화된 매장 운영으로 빠르게 750호점을 돌파했다. 맘스터치는 치킨버거라는 특화 메뉴를 중심으로 13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하며 시장의 지형을 바꿨고, 노브랜드버거는 유통 대기업의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저가 수제버거’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했다.
버거리는 작은 평수의 가맹점서도 운영이 가능한 효율적 모델로 소자본 창업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번째는 ‘프리미엄 수제버거’를 추구하는 브랜드군이다. OG버거, GTS버거, 브루클린버거, 왓더버거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원재료, 조리 방식, 매장 인테리어까지 고급화된 요소로 구성해 소비자들에게 ‘한 끼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
OG버거는 오븐과 그릴을 활용해 담백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살린 버거를 제공하며, GTS버거는 30종 이상의 메뉴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프리미엄 고객층을 겨냥한 전략을 구사한다. 브루클린버거는 뉴욕 감성을 담은 비주얼과 맛, 분위기를 겸비한 도시형 매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왓더버거는 SNS서 높은 바이럴 효과를 자랑하는 비주얼 중심 브랜드로, MZ세대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세 번째는 콘셉트와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다. 삼진어묵버거, 버킹후스, 버거옥, 마미쿡치즈버거 등이 해당된다.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눈부신 성장
차별화 전략으로 창업시장 흔든다
삼진어묵버거는 부산의 전통 어묵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어묵 패티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지역성과 제품성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으며, 버킹후스는 1953년 전쟁 직후의 음식 문화를 오마주한 메뉴로 레트로 감성을 극대화한 점이 특징이다.
버거옥은 한식 요소를 접목하여 전통적인 맛과 현대적인 조리법을 결합한 퓨전 수제버거로 색다른 입맛을 추구하며, 마미쿡치즈버거는 ‘엄마의 집밥’이라는 따뜻한 콘셉트로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네 번째는 캐주얼 다이닝 요소를 강화한 복합 콘셉트 브랜드들이다. 버거앤프라이즈, 바스버거, 움버거, 뉴욕버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바스버거는 ‘버맥(버거+맥주)’ 트렌드를 선도하며 저녁 술안주 시장까지 점유율을 넓히고 있고, 버거앤프라이즈는 프렌치프라이 등 사이드 메뉴 강화로 버거 외식의 폭을 확장하고 있다. 움버거는 푸라닭의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치킨패티와 윙 메뉴의 조합으로 차별화된 식사 구성을 선보이며, 뉴욕버거는 제주 출신이라는 특이한 출발점을 무기로 삼아 정통 미국식 수제버거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한다.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들이 경쟁하면서 국내 수제버거 창업시장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정교한 사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창업자들은 단순히 브랜드의 인지도만을 보고 가맹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창업 지원 시스템, 브랜드 스토리, 운영 노하우, 고객 충성도 등 다층적인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버거와 맥주, 사이드 메뉴가 함께 어우러지는 복합형 매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즐길 수 있는 한 끼’를 찾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경험 소비’와 ‘콘셉트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맞물리며, 점점 더 차별화된 브랜드와 공간 연출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수제버거 시장이 무한히 확장되지는 않는다. 과도한 가맹점 확장과 수익 부풀리기, 본사의 지원 미흡 등은 장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동일 브랜드의 과도한 상권 집중은 점주 간 출혈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
예비 창업자는 브랜드의 홍보 이미지보다 실제 운영 구조와 수익 구조, 본사의 지원 시스템을 철저히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다층적 요소
결국 수제버거 창업의 성공 열쇠는 콘셉트의 차별성, 시스템의 안정성, 고객과의 감성 연결, 그리고 무엇보다 창업자의 의지와 준비 정도에 달려 있다. 변화하는 외식업시장 속에서 ‘토종 수제버거’는 그 어떤 창업 아이템보다 브랜드 파워와 스토리텔링, 실질적인 수익 모델이 잘 결합된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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