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는 안티팬’ 이재명 악마화 막전막후

몽땅 달라붙어 사정없이 흔든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국을 돌며 순회 경선 당원 투표서 표를 싹쓸이하니, 막아낼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층, 반 이재명 세력이 한데 모여 오직 한 사람을 끌어내리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집회 현장은 ‘윤석열’ ‘이재명’ 두 사람의 이름이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탄핵 찬성파는 “윤석열을 파면하라” 피켓을, 탄핵 반대파는 “이재명을 감옥으로” 피켓을 흔들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나라가 발칵 뒤집혔지만, 어째서인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이자 대선 예비후보를 향한 비난의 수위도 덩달아 높아졌다.

‘170석’
자리의 무게

유력 대선후보의 비호감도가 높게 측정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지난 2017년 치러진 제19대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당시 후보 역시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대세론에 오른 후보에게 견제 심리가 발생해 그만큼 부정적 여론이 따르는 것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인지도가 낮은 후보가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1위로 우뚝 서면 나름의 서사지만, 이 전 대표 같은 경우에는 팬 만큼이나 안티팬도 많다”며 “(이 전 대표는)이상하리만치 유명세를 혹독하게 치른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에게 안티팬이 생긴 건 이재명이라는 인간의 삶 그 자체서 시작됐다. 그가 정치권에 들어서자 그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악마화 작업은 더욱 촘촘히 이루어졌다.”


정치권 잔뼈가 굵은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난한 어린 시절 변호사로 시작해 민주당과 연이 없는 성남시장을 거쳐 제1야당의 수장으로 우뚝 서는 과정마다 어깃장을 놓는 세력이 빠짐없이 존재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진영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유일한 성과는 이 전 대표의 악마화”라며 “이것이 여당 의원들에게 먹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악마화에 따른 증오와 혐오가 불러 일으킨 ‘정치인 테러’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국민의힘 인사의 ‘이재명 때리기’를 언급하며 “여기서 나오는 정서는 증오에 가깝다. ‘이재명을 때려야 우리에게 도움된다’는 정치공학적 측면이 아닌 심경은 어떻느냐”고 묻자 정 의원은 “참 안타깝다”며 “윤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유일한 성과는 이 전 대표를 수사해서 기소하고 그 과정서 이 대표를 악마화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재명이 나쁜 사람’이라는 게 국민의힘 의원에게 어느 정도 먹힌 것 같다”며 “(이 전 대표가)전과 4범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확정된 판결은 하나도 없고, 그중에 하나는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은 기소된 사실을 확정된 사실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때 보여줬던 추진력과 당 대표로서 신속히 당을 정비해 지난 총선서 승리한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국민의힘은) ‘정권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굉장히 커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손바닥 뒤집듯” 번복에 번복
먹잇감에 달려드는 반이 세력

민주당이 방어에 나서면 곧바로 반대편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며 이 전 대표의 과거 발언을 다시 끄집어냈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거짓말’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당시 집권 중이던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다. 국민께서 이미 간파하고 계신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 휘드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여당의 유일한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을 다시 포토 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다. 저를 향한 저들의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다.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사법 리스크라는 족쇄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어떤 행동을 하든 범죄자 프레임, 방탄 논리에 갇혔고, 이를 흔들려는 민주당 내 비명(비 이재명)계의 압박 수위도 최고조에 달했다. 지난 20대 대선 때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한 데 이어 다시 한번 못 박으면서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를 택했다.

그러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두 번째 체포동의안이 국회서 표결되기 하루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명백히 불법부당한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그럼에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친명계에서는 “가결파를 색출해야 한다”며 분노했고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대표가 국민 앞에서 한 약손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었다고 쏘아붙였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공약으로 걸었던 ‘위성정당 금지’를 번복하며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총선의 비례대표제 선출 방식으로 현행 준연동형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약속드린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결국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반이재명 세력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을 통해 ‘드럼통’ ‘혜경궁 김씨’ ‘김부선 스캔들’ 등 가십성 루머를 꾸준히 회자시키면서 화력을 더했다. 이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모여 “이재명만은 안 된다”는 표어처럼 굳어졌다.

자승자박
꼬인 스텝

탄핵 정국에 들어선 뒤 국민의힘에서는 이 전 대표의 악마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냈다. 국민의힘이 매일같이 작성하는 논평 역시 이 대표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이재명 악마화를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오히려 국민의힘만 되치기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달 21일 이 전 대표의 발언을 엮은 ‘이재명 망언집’을 공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제가 오늘로 원내대표직을 맡은 지 100일이 됐지만, 이 전 대표가 쌓아온 표리부동한 언행과 정치 행태를 뒤쫓기엔 역부족”이라며 “이제 모두 함께 그의 발언 하나하나를 정확히 기록하고 국민을 속이고 기만해온 실체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발행 취지를 설명했다.


200페이지 조금 안 되는 분량의 초판본에는 이 전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7년부터 지금까지의 발언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망언집이라 하기에는 “누군가는 정치보복을 끊어야 하고, 기회가 되면 당연히 내 단계서 끊겠다” “외국인 혐오 조장으로 득표하는 극우 포퓰리즘은 나라와 국민에 유해하다” 등 이야기가 포함돼 오히려 ‘이재명 명언집’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게다가 최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4.5일제’를 대선 공약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공교롭게도 이재명 망언집 44페이지에 같은 내용이 실렸다. “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의 억지 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 첨단기술 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는 게 이 전 대표의 주장이다.

민주당은 보수 지지층이 이 전 대표를 깎아내리기 위해 첨단기술까지 동원했다는 점에 분노했다. 한 유튜버가 ‘이 전 대표가 배우자인 김혜경씨에게 욕설하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유포를 시도한다’는 제보가 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에 접수된 것이다.

모두가
한쪽으로

박수현 선대위 공보단장에 따르면 “과거 수사기관 조사를 받고 귀가한 김씨에게 이 전 대표가 험악한 호칭을 쓰며 나무라는 것으로 상황이 설정돼있다”며 “과거 공개된 다른 영상의 이 전 대표의 음성을 다른 영상과 딥페이크로 합성해 마치 욕을 하는 것처럼 믿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문제의 영상을 유포한 유튜버 17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현재까지 민주당이 딥페이크 영상으로 이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한 사건은 9건이다.

선대위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주 이재명 예비후보 선대위는 딥페이크 등 허위 조작 정보 유포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며 “그럼에도 악의적 의도로 제작한 딥페이크 영상에 후보자를 비방하는 내용을 담은 허위 조작 정보 등이 지속 유포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들은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이 전 대표에게 ‘친중 반미’ 프레임을 덧씌우고 악마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해 이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건이 다수 발견돼 딥페이크 영상 유포자 김모씨 및 허위 사실을 유포한 성창경 등 17명에 대해 법적 조치를 진행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간의 기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누가 누가 이재명을 더 잘 때리나” 식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보니, 이 과정서 네거티브 공세 수위가 끝도 없이 높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는 이 전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드럼통에 들어갈지언정 굴복하지 않는다”는 팻말을 든 채 드럼통 안에서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드럼통은 이 전 대표를 비꼬는 물건이다.

‘드럼통’ ‘김부선’ 네거티브 공세
더 커지는 몸집…오히려 동정론도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사건’의 제보자 이씨와 ‘대장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던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그리고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조사를 받던 김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일부 커뮤니티 사용자들은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적을 드럼통에 묻어버린다”라는 식으로 공격해 왔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나 의원이 ‘비정상적 사회를 바로잡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내란을 옹호할 게 아니라 위법, 위헌적 계엄을 막으려고 한겨울에 국회로 달려온 시민과 함께 장갑차를 막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70∼80년대 반공교육이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떠올리게 하려는 것 같다”며 “민주당에 대한 악마화가 인내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후보 역시 “이재명정권의 종착역은 포퓰리즘과 국민 매수의 나라, 남미 최빈국 베네수엘라다. 반대로 홍준표정권의 미래는 자유와 번영의 선진 대국”이라며 “(이번 조기 대선은)홍준표정권이냐 이재명정권이냐의 양자택일 선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과 4범에 비리 혐의로 5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자 화려한 전과자 이재명 후보와 풍부한 경륜과 검증된 능력을 갖춘 준비된 대통령 홍준표 후보의 대결”이라며 “비양심과 패륜으로 얼룩진 나라, 청년이 짊어져야 할 빚투성이 나라, 반칙과 불공정이 판치는 나라, 바로 이것이 이재명정권의 미래”라고도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대권주자와 반이재명 세력으로 뭉친 이들까지 몽땅 이 전 대표에게 날을 세우면 오히려 이 전 대표의 지지층이 강하게 결집하는 효과가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지지층뿐만이 아닌 중도층 사이에서도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동정론이 형성될 것이란 점에서다.

지난달 27일 이 전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서 무죄가 선고되자 국민의힘은 또다른 사법 리스크를 꺼내 들었다. 이날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2심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국민적 여론마저 나아질 거란 기대는 하지 말라”며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의미 없는
손가락질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한 라디오서 ‘본질은 정치보복, 이재명 죽이기라고 보는가’에 대한 진행자의 질문에 “이재명 전 대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다. 국민의힘도 ‘이재명 전 대표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잘못에 대해서는 대답을 안 하고 있고 정치 공세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악마화하는 순간 모든 사람이 지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에서 해왔던 그 정치 공세는 결국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 후원금 보니…기죽는 안티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대선 예비후보 후원금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29억4000만원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명 후원회는 지난 16일 “4월15일 오전 10시 모금 개시 당일 법정 한도인 29억4000만원을 모두 채웠다”며 “6만3000여명이 후원에 참여했고 이 중 99%가 10만원 미만의 소액 후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은행의 입금액 한도 설정에도 불구하고 입금이 몰려 2억5000여만원이 초과 입금되는 일도 있었다”며 “소액 다수의 후원으로 하루 만에 한도를 채운 것은 내란 종식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국민의 뜨거운 마음이 모인 기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입금액 한도를 넘긴 초과 입금분은 반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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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