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너지 1.3조 에어로스페이스로 이전 검토

김동관 부회장 등 ‘3형제 대주주의 희생’
승계 자금 불식 및 주주친화 정책 강화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하 한화에어로)는 8일,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통해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 등 3개사(이하 한화에너지)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이 확정, 실행되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의 1.3조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할인 없이 참여하게 된다. 이달 내에 시가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방안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이는 한화에너지 대주주가 희생하고, 한화에어로 소액주주가 이득을 보게 되는 조치다. 시가로 주식 매수에 나서는 점은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 요소다. 이렇게 되면 지난 2월 한화에어로가 한화에너지에 주식(한화오션) 매각 대금으로 지급한 1.3조원이 다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는 ‘1.3조원이 한화에너지 대주주의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의미가 있다.

또 지난달 김 회장이 김동관 부회장 등 세 아들에게 ㈜한화 지분 11.32%를 증여하기로 결정하고, 김 부회장 등이 법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겠다면서 강조한 ‘정도 경영’ ‘투명 승계’ 원칙과 같은 맥락이다.

한화에어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공시에 앞서 이사들을 상대로 사전 설명회를 갖고 오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3.6조원에서 2.3조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한화에너지서 한화에어로에 되돌아갈 수 있는 1.3조원 만큼 축소한 것이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는 이사회 등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의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한화에어로 손재일 대표는 1.3조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필요성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할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완화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부작용을 감소시키면서 필요한 자금 3.6조원을 모두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3.6조→2.3조
한화에어로, 소액주주 부담 완화

시급하고 절실한 해외투자를 위해 필수적인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달 유럽 방산 블록화와 선진국 경쟁 방산, 조선, 에너지 업체들의 견제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 ‘투자 실기는 곧 도태’라는 생존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초일류 육해공 종합 방산업체’로 입지를 다지면서 한화오션과 함께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한화에너지는 최근 이사들 대상 사전 설명회를 열어 ‘승계 자금’이라는 억측이 제기된 한화오션 지분 매각 대금 1.3조원을 한화에어로에 되돌려 놓기 위한 조치를 논의했다. 여기에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 등이 포함돼있다.

한화에너지 이재규 대표는 “1.3조원 조달 목적은 승계와 무관한 재무구조 개선 및 투자 재원 확보였고, 실제 자금 일부가 차입금 상환과 투자에 쓰였다”며 “불필요한 승계 논란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한화에어로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는 그동안 해외 현지 생산기지 확보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초일류 육해공 종합방산업체’의 입지를 다지는 데 사업 초점을 맞춰왔다. 또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해 나가는 ‘글로벌 톱티어 조선-해양-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화에너지, ‘승계 무관’ 1.3조
한화에어로 원상복귀 추진

한화에어로는 방산사업 확대를 위해 2016년 두산DST를 인수, 자주포뿐 아니라 장갑차, 대공체계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2022년엔 ㈜한화의 방산 분야 합병을 통해 탄약, 유도탄 사업의 시너지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함정, 잠수함 등 해양방산 사업 역량을 확보하는 등 ‘육해공 종합방산업체’로 성장했다.

폴란드서 K9 자주포 수출 등 25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고, 유럽에 유도탄과 탄약을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으며 사우디와 현지 국가방위부 지상 장비 공급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해외 방산 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오고 있다. 미국 법인 설립(2021년), 폴란드 법인 설립(2023년), 호주의 자주포 및 장갑차 공장 완공·루마니아 법인 설립(2024년) 등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선-해양-에너지 부문 성장의 기폭제는 2023년 한화오션의 인수였다. 당시 한화에어로는 자회사인 한화시스템 등과 2조원 상당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만으로는 자금 여력이 부족해 한화에너지가 5000억원을 투입했다.

한화에어로, 에너지 참여 1.3조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검토
한화에너지, 시가로 주식 매수·에어로 소액주주들은 15% 할인

또 한화에어로와 한화시스템, 한화에너지 등 한화오션 지분 보유 계열사들이 기존 지분율(42.28%)에 따라 1.5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후 한화오션은 꾸준히 사업 성과를 내 시장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매출 10조원 돌파,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기록하며 경영 정상화를 이뤄냈다.

한화에어로는 꾸준히 해외 유력 방산-조선-해양-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왔다. 미국 LNG 터미널 넥스트디케이드에 지분 투자를 했고, 해양플랜트 건조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싱가포르 다이나맥 홀딩스를 인수했다.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으며 미국과 호주의 함정을 건조하는 호주의 오스탈 지분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가 지난달 3.6조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더 큰 사업 성과를 내기 위해 필수적이고 시급한 해외 투자가 목적이었다.

한화에어로, 한화오션 지분 인수 
‘패키지 영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한화에어로와 한화오션은 글로벌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모회사-자회사 간 강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육해공 패키지 영업’을 하는 게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입찰 규모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폴란드, 사우디,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서 한화오션은 모회사 한화에어로의 방산 무기체계를 포함하는 육해공 통합 솔루션으로 경쟁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의 탄탄한 재무구조와 글로벌 네트워크는 자회사 한화오션의 수주 경쟁력 향상에 큰 보탬이 된다.

한화에어로도 육상 위주 포트폴리오에 해양 방산 자회사의 역량이 더해져야 경쟁 입찰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통합 방산 시스템 구축으로 해외 경쟁 업체들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호주 호위함 사업 수주전(신형 호위함 11척, 약 10조원 규모)서 실패한 이유에 대해 육해공 통합 패키지 솔루션 시너지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제기됐던 바 있다.

이에 한화에어로는 모회사-자회사간 결속력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한화오션 지분 추가 취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 1월 한화오션 경영 정상화에 따른 이익 증대, 글로벌 조선 경기 회복,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후 조선 및 해양 방산 분야 한미 협업 기대감 확대 등을 고려해 지난 2월 한화오션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것.

한화에어로는 지난 2월10일 당일 종가(주당 5만8100원) 기준으로 한화에너지 등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 인수를 결정했다. 이후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 한화에어로는 55.6%(41만3000원→64만2000원), 한화오션은 7.6%(5만8100원→6만2500원) 상승했다.


이는 한화에어로의 한화오션 지분 인수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게 모회사-자회사 간 패키지 영업을 강화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순수한 사업 목적이었다는 점을 시장이 인정하는 근거로 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 과감한 대규모 투자
지속·생존 전략 차원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매출 11.2조원)을 달성했으며, 처음으로 해외 수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섰다. ‘10년 후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신속하게 해외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안보 위협 증가로 전 세계 국방비 지출은 지난해 3595조원에서 2035년까지 4315조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며, 각국의 방위산업 자국화 추세가 전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방산시장 변화는 한화에어로 같은 기업에겐 기회이자 위협이 되고 있다.

조선-해양-에너지 사업 시장도 큰 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의 트럼프 관세 정책 및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에 따른 해상 물류 재편과 미국의 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한국 건조 선박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또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해양플랜트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탈탄소화 및 전력수요 증가에 따라 LNG 분야는 오는 2040년까지 60% 성장, 해상풍력 분야는 2030년까지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는 ▲폴란드 등 유럽 현지 생산 거점 확보 및 중동지역 조인트벤처 설립, 해외 조선소와 친환경 해운 사업(6조2700억원) ▲신규 시장 진출 위한 연구개발(1조5600억원) ▲지상 방산 인프라 투자(2조2900억원) ▲항공우주사업 인프라 구축(9500억원) 등에 중장기적으로 약 1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 중 유상증자로 3.6조원을 조달하고 나머지 7.4조원은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은 향후 1~2년 내 영업 현금흐름을 훨씬 초과하는 대규모 투자 소요가 예상되는 상황서 뒤처지지 않고 생존하기 위한, 회사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시점이다. 유럽의 방산 블록화가 완성되는 시점보다 빨리 폴란드를 포함한 유럽 여러 국가에 현지 생산시설을 단독 또는 합작으로 구축하지 않으면 유럽 시장 진입 자체가 차단될 위험이 분명하다.

한화에어로는 실기하면 도태될 수 있는 시급하고 필수적인 사업활동을 위해 앞으로도 생존 전략 차원서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