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주식 부자 1위 정조준

이재용 회장 턱 밑 추격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메리츠금융지주가 주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괄목할 만한 실적 상승세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덕분에 일종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모양새다. 덕분에 조정호 회장의 대외 위상은 눈에 띄게 올랐다. 조만간 국내 최고 주식 부호 자리를 꿰찰 거란 예상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지난달 23일 한국CXO연구소는 조정호 메리츠 회장의 주식 재산이 1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23년 4월 중순경부터 현재까지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9774만7034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유 있는 반전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 주식의 평가액은 지난달 21일 기준 12조2183억원이다. 12조228억원으로 개인 첫 주식평가액 12조원을 넘긴 지 하루 만에 주식평가액이 1955억원가량 불어났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조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 주식 가치는 두 배 이상 폭등한 상태다. 2023년 말 기준 5조원대였던 조 회장 주식은 지난해 초부터 평가액이 급격히 올랐다. 지난해 1월23일 6조원대를 찍더니, 지난해 2월2일 7조원, 같은 달 23일 8조원을 넘기는 등 급격히 우상향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후에도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몸값이 꾸준히 높아졌다. 주식평가액은 지난해 8월20일 9조원, 지난해 10월14일 1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4일부로 11조원대로 진입했다.


이처럼 주식평가액이 크게 뛰어오른 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1년 새 가파르게 상승한 덕분이다. 최근 1년 사이 메리츠금융지주 주가는 66.22% 급등했으며, 7만원대였던 주가는 12만5000원으로 치솟았다.

주가 상승세가 조 회장의 주식평가액을 끌어올렸다면, 남부러울 것 없는 실적은 주가 상승을 이끈 배경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 2조33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9.8%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실적 상승세에 부합하는 현금배당은 주주들이 메리츠금융지주를 투자할 만한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인식하게끔 만들었다. 2021년 264억원, 2022년 127억원을 현금배당하는 데 그쳤던 메리츠금융지주는 2023년부터 주주 친화적인 배당 정책을 본격화했다. 실제로 당해 배당금 총액은 44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배 커졌다.

지분 가치 두 배 급등
실적·배당 선순환 제대로

지난해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을 현금배당으로 책정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6일 2024 회계연도 배당금 총액을 2400억원(보통주 1주당 135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현금배당 확대는 지난해 7월 발표한 국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5년까지 순이익 50% 이상을 주주환원하고, 내부 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한 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최적의 자본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를 충실히 수행했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소각과 현금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율은 53.1%로 전년(51.2%)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언급한 주주환원 약속을 지킨 셈이다.


조 회장은 주가 고공행진에 힘입어 국내 기업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주식평가액 2위 자리를 꿰찬 상태다. 또 최근 공시된 내용에 따라 총 1319억원을 현금배당 명목으로 수령하게 될 예정이다.

1위인 이 회장의 경우 지난달 21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12조92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으로 하루 만에 2600억원 넘게 감소했지만, 1위를 수성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당장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조 회장보다 7027억원 높다.

초읽기 진입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이 회장을 제치고 주식 부호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식평가액 격차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이 회장의 38.7% 수준이었다. 이후 메리츠금융지주 주가가 상승한 영향으로 두 사람 간 격차는 눈에 띄게 좁혀졌고, 급기야 지난달 21일 기준 조 회장과 이 회장 간 주식평가액 격차는 5.4%에 불과하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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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