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 5인 5색 출사표

꽉 막힌 창구 누가 뚫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2·3 비상계엄은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정부 정책에 따른 후폭풍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은 상황서 의료계의 내홍까지 불거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다. 누가 이 상황을 수습할 수 있을까. 차기 의협 회장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이슈로 시작된 의정 갈등이 올 한 해 사회를 뒤흔들었다. 지난 2월 윤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 전공의는 병원을, 의대생은 학교를 떠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10개월 이상 지속된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는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강경 노선

정부와 의료계의 견해차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백약이 무효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첨예하게 갈린 상태다. 윤정부는 법원의 판단을 등에 업고 의대 증원을 밀어붙였다. 의료계는 부정적인 국민 여론에도 ‘의대 증원 백지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정부가 ‘당근과 채찍’이라는 두 가지 방안으로 의료계를 달래고 윽박질렀지만 변화는 없었다. 

1년 가까이 계속된 갈등은 사상 초유의 의료 공백으로 이어졌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거듭 일어났고 병원에 남은 의료진은 과부하를 호소했다. 대학 입시도 맞물려 교육계까지 의정 갈등의 영향을 받았다. 시간이 갈수록 재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의료 붕괴’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정치권서도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방법이나 방향은 둘째 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을 계속 이어갈 수 없다는 의견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치권은 정부, 의료계와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서도 일부 단체만 참여하는 등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일단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이후 모든 게 멈춰 섰다. 여기에 비상계엄 포고령서 전공의가 언급되면서 정부와 의료계 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당시 계엄사령부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조항을 포고령에 담았다. 

포고령의 여러 조항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전공의 언급 부분은 ‘뜬금없고 황당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또 ‘처단’이라는 표현에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윤 대통령이 의정 갈등의 선봉에 선 전공의를 이른바 ‘손보려는’ 목적으로 해당 조항을 넣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되면서 상황은 더욱 시계 제로(0) 상태가 됐다. 의료계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윤정부와는 더 이상 의대 증원 등 현안 논의를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 동시에 윤정부의 의료개혁은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제43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선거는 이런 상황서 치러지게 됐다.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는 내년 1월2~4일 전자투표 방식으로 치러진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를 기록한 후보 2명을 대상으로 1월7~8일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2차 투표까지 가게 되면 당선인은 8일 확정된다. 

의협은 지난달 10일 임현택 전 회장이 탄핵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막말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임 전 회장은 취임 5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이번 선거는 ‘회장이 공석일 경우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이면 60일 이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의협 정관에 따라 열리게 됐다.

임현택 탄핵 이후 비대위 체제
전공의 지지받는 쪽이 이긴다?


의협 회장 선거에는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김택우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강희경 서울의대병원 교수,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기호 순)이다. 후보들 가운데 대다수가 ‘투쟁’에 중점을 둔 강경파여서 누가 당선되든 대화의 물꼬를 트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서 열린 후보자 합동 설명회서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의료개혁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의 의료 공백 사태가 일방적인 정책 강행 탓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 의대 증원 등 의료 정책과 비상계엄 포고령 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김택우 후보는 의료계의 대표는 의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현안과 정책을 의료계와 제대로 논의해야 하는데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서 정부 정책이 나오면 저항의 선봉에 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강희경 후보는 의료개혁을 멈추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의료체계가 가장 좋을지 원점서 재검토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주수호 후보는 획일·강제적 건강보험제도로 의료가 왜곡된 점이 의대 증원,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지역·필수 의료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계의 일치된 의견을 어떻게 제대로 전달하고 정치권, 정부가 알도록 만들어 해결할 것이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동욱 후보는 지역·필수 의료가 붕괴한 원인으로 적절한 보상 없이 의사에게 희생과 사명감만을 강조한 것을 들었다. 이어 “미국처럼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수가 지불 방법을 완전히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최안나 후보는 “(정부가) 2020년 의정 합의를 깨고 의대 증원을 발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의협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책임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공의 처단’ 문구가 들어간 포고령 작성자 공개, 책임 등이 선행돼야 현안 논의가 가능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흥미로운 대목은 의정 갈등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들이 어떤 후보를 지지할지다. 전공의들은 이미 지난 비대위원장 선거서 힘을 보여준 바 있다. 지난달 13일 진행된 의협 비대위원장 선거서 박형욱 후보가 대의원 과반(52.79%)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박 위원장의 당선에는 전공의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72명의 전공의 대표들은 “정치적 행보가 없으며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며 박 위원장을 추천했다. 

최근 박 위원장과 강 후보가 설전을 벌이면서 의협 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윤 대통령이)계엄령을 선포하고 전공의를 언급하며 처단하겠다고 하는데 강희경 당신은 교수로서 무엇을 했느냐”고 비판했다. 

출구전략

강 후보가 전날 단체 대화방서 “박단이 무슨 활동을 했는지? 정책을 제안했나? 전공의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했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박 차원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의료계의 내분이 감지된다는 해석에 대해 “의료계는 워낙 목소리가 다양하다”며 “사태가 이렇게까지 진행 중인 가운데 교수들도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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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