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헌재 선고에 따라 달라지는 개헌 시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조기 대선의 가능성과 그 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변수는 헌법재판소의 선고 시기다.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전에 선고를 마쳐야 한다. 탄핵 인용 시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24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최근 헌재 분위기로 봐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가적 혼란을 막기 위해 180일 전에 선고를 마칠 확률이 높다. 헌재는 과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 만에 선고했다.    

만약 헌재가 노 전 대통령 심리처럼 신속하게 진행하면, 앞으로 120일(헌재 심리 60일, 대선 준비 60일) 후 4월 중순쯤 벚꽃 대선이 열리게 되고, 박 전 대통령 심리 기간과 비슷하게 진행하면 5월 중순 이후로 장미 대선이 된다.

헌재 선고에 따라 벚꽃 대선이나 장미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윤 대통령의 임기 약 2년은 자동 반납된다.  

필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 3개월 전인 지난 11월 윤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과 탄핵, 그리고 명태균씨 폭로로 궁지에 몰렸을 때, 임기 1년을 반납하고,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되, 2년마다 번갈아가며 대통령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묶고, 국회의원 선거, 지방의원 선거를 묶어,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각각 동시에 뽑자고 주장한 바 있다.


그래야 당시 불안했던 윤 대통령이 입지를 살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고, 또한 한 정당이 행정권력을 잡더라도 2년 후 치러지는 국회의원과 지방 의원을 뽑는 선거서 중간평가 받고, 한 정당이 입법권력을 잡더라도 2년 후 치러지는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선거서 중간평가 받아, 균형과 견제를 통해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필자가 주장하는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1년과 4년 중임제 및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각각 동시에 뽑는 개헌이 물건너갔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벚꽃 대선이나 장미 대선 모두 대통령 임기가 2년이나 단축되기 때문이다. 만약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고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되찾게 되더라도 임기 1년을 반납하면 필자가 주장하는 개헌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로선 예상하기도 어렵다.

지선과 같은 해 치러진 2022년 대선서 탄생한 윤 대통령의 임기 1년 반납도 불발됐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총선과 같은 해 치르는 2032년 대선서 당선된 대통령이 임기 초에 1년 임기를 단축하는 4년 중임제 및 대통령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묶고, 국회의원 선거, 지방 의원 선거를 묶는 개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필자가 주장하는 4년 중임제 개헌 및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각각 동시에 뽑는 개헌은 차기 국회와 차차기 정부에서나 가능하게 된 셈이다. 

윤 대통령이 임기 초 언급했듯이, 자신이 개인적으로 손해(임기 1년 단축?)를 보더라도 대통령 4년 중임제를 관철시키고, 10차 개헌을 성사시켰다면, 윤 대통령은 1987년 헌법 체제를 종식하고 새로운 미래의 헌법 체제를 만든 대통령으로 역사에 길이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탄핵으로 임기 2년이나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최근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통과된 이후 윤 대통령의 대응을 보면 탄핵 기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 현재 국민 정서론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만약 윤 대통령 주장대로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윤 대통령은 임기 1년을 반납해야 한다. 


그래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불식시키고, 차기 정권서 필자가 주장하는 4년 중임제 및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각각 동시에 뽑는 개헌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개헌은 정당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양대 정당도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정권 임기 초에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국민 앞에 확실한 공약을 해야 한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 개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시기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의힘은 2025년 상반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위증교사 사건 상급심 선고에 의한 사법 리스크를 최대한 부각해야 하니 장미 대선을 선호하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상급심 선고 전에 대선을 치러야 하니 벚꽃 대선을 선호하고 있다. 그리고 여야 모두 얼마 전까진 비상계엄 사태의 벽에 갇혀 개헌은 아예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 19일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함께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며 갑자기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민주당은 “여당이 개헌 카드를 탄핵 국면 타개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여야가 개헌의 방법론과 시기 등을 놓고 셈법을 달리 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만약 윤 대통령이 헌재 선고 전에 임기 1년 단축 카드를 꺼내들면 헌재가 개헌을 바라는 국민의 마음을 읽고 탄핵 기각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국민의힘이 계산하고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는지도 모른다. 

결론적으로 필자가 주장하는 4년 중임제 및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각각 동시에 뽑는 개헌은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차기 국회와 차차기 정부서 해야 하고, 실현 가능성이 적지만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고 윤 대통령 임기가 1년 단축되면 현 국회와 차기 정부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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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