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태균-코바나 행정관 여론조작 공모 의혹

김과 봉화마을 비밀 회동
아크로비스타 수차례 접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비선 실세 논란의 중심에 선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 비밀리에 접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코바나컨텐츠 직원을 통해 김 여사와 접촉한 이후 다이렉트로 김 여사와 공천 및 여론조사와 관련해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김 여사 또는 코바나컨텐츠 출신 대통령실 직원들과 여론조작을 공모한 것이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여론조작 논란은 2년 전 사건의 연장선이다.” 대통령실 출신 한 인사의 말이다. 해당 논란을 두고 명태균씨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진실공방을 벌인 바 있다. 홍 시장을 깎아내리려 한 정황은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이자 코바나컨텐츠 출신 관계자들의 여론조작 의혹과 유사하다. 김 여사가 봉화마을을 찾았을 때 명씨를 조용히 만난 정황은 이들의 공모 의혹에 무게를 더하는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수차례 방문

김 여사와 명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6월 두 차례 경남 창원 등지서 만났다. 이달 13일은 김 여사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던 날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단독 공식 행보였다. 김 여사는 당시 KTX 특별열차로 경남 김해시 진영역까지 이동한 뒤, 차량에 탑승해서 10분 거리에 있는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은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 인터뷰서 “KTX 특별열차가 일명 ‘트레인 원(Train One)’으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 열차였고, 이날 김 여사가 대통령 열차 안에서 명태균과 김영선을 비밀리에 만났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의원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씨도 “명씨가 직접 특급열차를 탔다고 했다. 자랑삼아 얘기하고 다녔던 만큼 들은 사람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캠프 출신의 한 여권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직원들이 있었는데 명씨가 온다는 내용을 김 여사에게 직접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여러 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함께 찾아갔고 본인이 두 사람의 사진도 찍어줬다고 창원지검 수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정에 밝은 명씨의 한 측근은 “2021년 말부터 서초동에 자주 갔다. 왜 가냐고 물어봤더니 여러 문건을 들고 갔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단순 방문 아닌 회의 자리?
“문건 존재” 측근들 증언

명씨가 김 여사에게 여론조사 관련 내용을 보고하러 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명씨는 현재 공천 개입 및 여론조작 혐의를 부인 중이다. 다만 강씨를 비롯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인사들이 수사팀에 명씨가 김 여사와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진술한 만큼 검찰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명씨가 실제 운영자로 있었던 좋은날리서치가 인터넷 매체 <시사경남> 의뢰로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발표한 공표 여론조사 중 일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표불가 처분을 받았다.

과거의 잘못은 지금까지 이어졌다. 윤 대통령을 위해 조사 전화 자체를 걸지 않고서 ‘가짜 응답 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내는 수법으로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홍 시장보다 3%p 앞서게 하는 등 여론조사 결괏값을 조작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명씨는 지난 2021년 9월29일 말 국민의힘 대선후보 당내 경선이 한창일 당시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명씨가 강씨와 통화했던 전화 녹취가 공개됐는데, 명씨가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하는 듯한 대화 내용이 담겨있다.

이날 통화에서 명씨는 “홍준표 후보보다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높게 나와야 한다”며 조작해야 하는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김 여사의 최측근들도 여론조작 의혹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현재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근무 중인 코바나컨텐츠 출신 정모씨는 김 여사의 일정과 각종 계획을 도맡아 관리해 왔다. 지난해 2021년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가 김 여사와 접촉할 때도 정씨를 통해 일정을 확인했다.

정씨는 프리랜서 신분으로 김 여사와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회사에 자주 출입하며 사실상 김 여사 ‘비서’ 역할을 자임해 왔다.

정씨는 ‘김건희 녹취록’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했던 해당 녹취록서 정씨는 다른 코바나컨텐츠 직원과 건진법사의 제자인 심 박사와 함께 ‘댓글 작업’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김 여사는 댓글 작업을 말했고, 정씨는 어둠의 세계에 대해 언급했다.

여론 조작과 명 행위 시기 겹쳐
‘500만원’ 지지율 높인 수고비?

정씨가 다른 직원에게 “어디까지 올렸냐”고 묻자, 심 박사는 “특정 주제에 대한 게시물 수백개를 올렸는데 뒤로 밀렸다. 다른 걸 빨리 올려라”라는 식으로 답했다. 김 여사도 심 박사와 정씨의 말에 크게 공감하는 듯한 뉘앙스로 말했다.

정씨는 심 박사에게 “특정 워딩을 한번만 더 올려달라”며 “아무것도 없는 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들은 홍 시장과 커뮤니티 명까지 언급하면서 논의를 이어갔다. 당시 홍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윤 대통령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다. 에펨XXX는 2030 남성이 주축으로 활동하는 커뮤니티로, 대선후보 경선 때 홍 시장의 지지세가 두드러진 곳이었다.

정씨는 해당 커뮤니티를 코바나컨텐츠 직원들과 함께 살펴보면서 홍 시장 지지자들의 분위기를 살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대통령실 출신 여권 인사는 “대선 직전까지 논란이 많았던 건 맞다. 정씨를 포함해 소위 말해 ‘김건희 라인’이라고 불렸던 인물들이 여론조작까진 모르겠으나 일부 커뮤니티에 타 후보들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거나 김 여사에게 보고했던 건 사실”이라며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서 주로 있었던 일이고 명씨도 코바나컨텐츠에 방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명 지시?

윤석열 캠프 출신 한 관계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받은 돈이 수백만원이라고 이미 언론을 통해 드러났는데 여론조작 수고비였을 수 있다. 명씨가 여론조사했을 때와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이 타 후보를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리던 시기가 겹친다”며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이 미래한국연구소의 하청 역할을 했는지 검찰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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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