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발 두 국가론 후폭풍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09.30 11:14:56
  • 호수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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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갈라진 민심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임종석의 ‘1민족 2국가론’의 주장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개헌·북한 붕괴 시 대응·역사 인식·탈북자 대우 등 여러 논점이 발생할 수 있다. 정치권도 다양한 찬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서 “통일, 하지 맙시다”라며, ‘1민족 2국가론’을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통일을 꼭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객관적 현실을 받아들여 2개의 국가를 수용하자”며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이제 그만 접어두고,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어 제3조 영토조항의 삭제 등 개헌을 주장하면서 “모든 법과 제도, 정책서 통일을 들어내자”고 강조했다.

통일 반대론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로,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 정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3조와 제4조는 상호모순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지만, 남·북한이 특수관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의 이중적 지위를 인정한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임 전 실장의 주장이 헌법에 반영되려면, 스스로 인정하듯이 개헌을 해야 한다. 북한을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것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도 거셀 수밖에 없다.


통일 반대론은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 ▲옅어지는 민족주의 ▲통일 비용 우려 ▲남·북한의 상호 이질감 ▲중국·러시아와 국경이 맞닿는다는 우려 등을 이유로 제기됐다.

통일연구원이 2020년 6월 발표한 ‘KINU 통일 의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4.9%는 “남·북한이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다면 통일은 필요없다”고 응답했다. 남북통일의 이익에 대한 물음서도 “국가에 이익이 된다”고 응답한 경우(64.8%)가 “나에게 이익이 된다”고 응답한 경우(31.0%)의 2배를 넘었다.

북한 자체에 대한 관심도도 “무관심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61.1%였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붕괴나 남한의 흡수통일 상황서 중국의 반응에 대한 여러 시나리오가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됐던 시나리오는 “북한 급변 발생 시 중국 인민해방군이 청천강 일대를 점령한 후 재차 남진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고조선·고구려·발해는 세계사?
2국가 체제 북한 붕괴 시 어떻게?

참여정부 외교안보비서관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2010년 11월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면 중국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신의주나 나선 등 북한 영토 일부를 중국에 떼줘야 한다’는 스티븐슨 주한미국대사의 발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했던 각종 기밀 문건에도 “북한이 붕괴하면, 한국 정부가 중국에 경제적 유인책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갑작스러운 붕괴와 남한의 흡수통일 상황 모두 중국의 무력 개입이나 선제적인 영토 할양 등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거론된 상황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 2국가 체제가 정착된 상황서 북한이 붕괴해 중국이 무력 개입을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짚어봐야 한다.

해킹조직 원전반대그룹이 2015년 7~8월 2회에 걸쳐 공개했던 문건에는 중국이 원하는 ‘북한 4개국 분할안’이 담겨있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남한은 평안남도·황해도를 담당하고, 중국은 평안북도·함경남도·양강도·자강도를 담당하며, 미국은 강원도를, 러시아는 함경북도를, 평양은 4개국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역사 교육과 관련해서도 모호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국사에 포함되는 고대 국가 중 영토가 남한의 영역에 소재하지 않았던 국가는 고조선·부여·옥저·발해가 있다.

고구려는 한강 유역 점령을 위해 남진했던 일부 시기에만 남한 영역에 진출했다. 2국가 체제가 확정되면, 위에 언급한 고대 국가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시각과 상황에 따라서는 저 고대 국가들은 세계사에 포함될 수도 있다.

현재 영토가 타이완섬에 국한된 중화민국 정부는 명목상으로는 중국 대륙 전토와 몽골을 주권강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도 타이완섬을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 ‘2개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세현·이종석 ‘찬’
문재인·박지원 ‘반’

임 전 실장에게 제기되는 일각의 비판 근거 중 하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서 “조선반도에 병존하는 2개 국가를 인정한 기초 위에서 우리 공화국의 대남정책을 새롭게 법화했다”는 발언을 했던 것과 맞물린다.

이어 “북남은 동족·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고, 전쟁 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 관계”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 전 실장은 “적대적 2개의 국가관계는 있을 수 없고, 평화적인 두 국가, 민족적인 두 국가여야 한다”며 “평화 공존과 화해 협력을 전제로 하는 새로운 정책이 제시되기를 바란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임 전 실장의 발언은 김정은의 주장과 같고, 이것이 주체사상파의 실체”라고 주장하는 등 국민의힘 인사들은 김 위원장의 1월 발언과 연결지어 비판했다. 아울러 탈북자들이 남한에 오더라도 ‘외국인’으로 규정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남·북한은 1991년 동시에 유엔 가입을 했으니, 사실은 그때부터 두 개 국가”라며, “결국 남북관계는 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임 전 실장의 주장에 찬성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월에 “2개의 국가를 향한 원심화 경향을 막기 어렵다. 현재 상황은 2개의 정상적인 국가로 있을 때만 못하다”며 “정상적인 2개의 국가가 됐다가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좋고, 통일은 후대로 넘기자”고 강조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정은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주장에 대해 “평화와 통일이라는 겨레의 염원에 역행하는 반민족적 처사”라고 비판하는 등 임 전 실장의 주장과 상반된 견해를 밝혔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학자는 그렇게 주장할 수 있지만, 현역 정치인의 발언으로는 성급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도 지난 25일 부산 금정구서 진행된 현장 최고위원회 직후 “임 전 실장의 메시지는 당의 강령과도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선을 긋는 등 당 차원서도 거리를 두는 기색이다.

적대적 국가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임 전 실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 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후에 그때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하냐”며 “상황을 바꾸려는 전략적인 노력 없이는 지금의 상태는 악화될 것이고, 윤석열정부 임기 말쯤에는 적대적인 두 국가가 상당히 완성돼있을 것”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개헌과 가치관의 변화를 포괄하는 주제인 만큼 당분간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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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