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 대선후보 연쇄대담>‘국민선생님’ 강지원 무소속 후보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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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손잡을 수 있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빅3'로 굳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박빙의 지지율 전쟁으로 누가 대권의 주인공이 될지 어느 때보다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여기에 강지원 무소속 대선후보가 5%에 육박하는 지지율로 4위권에 진입해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7년간 정책 중심의 선거운동을 주장해온 강 후보. 그가 이번에는 '국민선생님'이란 별명으로 정치권 전면에 등장했다.


'매니페스토 전도사'로 알려진 강지원 후보는 빅3와 상당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지지율로만 보면 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어 강 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감히 대권 출사표를 던지고 본격 행보에 나서 이번 대선의 또 다른 변수로 주목받고 있는 강 후보의 속내를 <일요시사>가 들어봤다.
다음은 강 후보와의 일문일답.

- 대선 출마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언제부터 출마를 결심했나?

▲ 지난 6월 책을 출판하고 나서 우리사회 원로 한 분을 만나 진흙탕 정치와 제 적성에 대해 얘기하고, 이틀간 이불을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고민하고 결심했다.

- 대선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 '정치권에서 많은 유혹이 있었는데도 다 거절하더니 왜 하필 지금 가망도 없어 보이는 무소속으로 대통령 출마를 하느냐'라는 식으로 다들 말렸다. 그래서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 대선 출마 후 가족은 많이 도와주는가?


▲ (아내인 김영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의) 사표 수리를 안 해준다. 아직도 (아내가) 출근한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웃음) 그만 두겠다는데 왜 못 그만두게 하는지.

- 사표수리가 지체되는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 그야 모르지. 나중에 쳐들어가려고.(웃음) 그래서 내조는 못 받고 있다. 장관급 위원장이 날 도와주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만두겠다는데 왜 사표수리를 안 해주는지 원.

- 대선후보 아내로서 해야 할 역할은 하나도 못한다는 얘긴데?

▲ 선거 때 후보자들의 아내나 가족들이 얼마나 역할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아내는 아내 역할을 하고 나는 내 역할을 하는 거다.

-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아내들은 경선과정에서 인터뷰를 하며 여러 매체에도 출연했다. 남편과 함께 시장에 가서 사진도 찍으며 보폭을 맞춘 대선후보 아내도 있다.

▲ 그러니까 왜 시장엘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 나는 날마다 욕하고 다닌다. 후보들에 대해서 개인적인 비난은 일절 안 하기로 선언했다.


그런데 매니페스토정책 선거에 어긋나는 사례, 이것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왜냐하면 내가 가르치지 않으면 그분들은 못 배운다. 왜 자꾸 시장에 다니는지 모르겠다.

- 그런 대선후보들의 행보가 어떤 이유로 비판받아야 하나?

▲ 시장에 가서 정황을 알고 한다면 일찍 다녀서 다 파악을 하고 이제는 정책을 내놓을 때지, 이제 민심 파악하고 다니면 어쩌자는 거냐.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준비 하나도 없이 그러면 안 된다는 얘기다.

- 대선후보들의 민심행보가 너무 늦었다는 말인가?

▲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을 두고 '이미지선거'라고 한다. '생쇼' '쇼비지니스' '이벤트선거'라고 매니페스토 운동가들이 그동안 비판해 온 것이다.

그거 하지 말라고 날마다 야단치는 거다. 내가 그러니 변화가 있다. 시장에 가서도 정책이야기를 하는 시늉은 한다. 내가 요새 많이 가르쳤다. 안보와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많이 가르치고 있다.

- 대선에 출마한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것으로 봐도 되나?

▲ 그렇다. 지금 내가 선생님이다.

- 대선후보 중 누가 제일 많이 배워야 하는지?

▲ 다 배워야 한다. 다 똑같다. 다 가르쳐야 한다.

- 위기돌파용으로 카메라를 잘 이용하는 후보가 있다면.

▲ 잘 모르겠다.


"이틀간 이불 안고 눈물 흘리며 출마 결심"
"지지율, 순수성으로 접근하면 더 오를 것"

- 예를 들어 대선후보가 이외수 작가를 방문한 것이나 6·25 참전 병사 유골 발굴 현장에 찾아간 것을 평가한다면.

▲ 이외수를 찾아가서 만난 것을 보고 박근혜 후보의 어떤 정책을 알 수 있나. 그것이 이미지를 위한 것이다. 유해를 발굴하는데 미국은 온 투자를 다 한다. 북한에서도 (미국은 자국 병사의 유해를) 다 찾아갔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죽은 사람 내팽개치고 모른 척하는 나라는 없다. 국민이 몇 십만 명이 죽었다. 죽은 사람만 억울한 거다.

유해발굴단은 늦어도 너무 늦었다. 만일에 이런 것을 방치하면 어떤 젊은이가 전쟁터에 나가서 목숨을 걸고 싸울 수가 있겠는가.

- 매니페스토 선거 정신에 입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전사한 사람을 영웅으로 생각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펴겠다는 그런 이야기를 해야지. 예산을 몇 백억을 투자하겠다든지 말을 그렇게 확실하게 해야지.

그래야 젊은이들이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쟁터에 나갈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거기 가서 쇼만 하면 되느냐 말이다.

선거방식에 대한 비판이므로 이런 비판은 막 한다. 개인적으로 상대방 후보의 정책이니 뭐니 이런 것은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야 하고 구체적인 자기 정책을 내놔야지.

- 매니페스토 정신을 기준으로 대선후보 한 명씩 진단한다면.

▲ 나는 국민에게도 호소하고 싶다. 7년 동안 매니페스 토운동을 했는데 정치인으로서는 변하지 않고 유권자들도 변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아직도 전라도·경상도는 말뚝만 박으면 몰표를 준다. 나도 호남 출신이지만 뭐라고 말하나. ‘호남출신들 저한테 몰표 주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나의 이런 마음가짐을 두고 진정성이 전달되면 우리 국민이 누굴 찍겠는가. 우리 국민들도 자신들의 선택을 자신하게 된다. 전달해보겠다 이거다. 하지만 아직은 강지원이란 사람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 국민이 왜 강 후보의 출마 사실을 모른다고 보는가?

▲ 나는 아직도 택시를 타고 다닌다. 경호상의 문제도 있다고 주변에서 말이 많지만 나는 들은 척도 안 한다.

나는 지하철, 기차 타고 다닌다. 택시를 타면 "강지원 변호사님 아니세요"하고 대부분 알아본다. 그런데 확인된 다음에는 한마디 물어봐 줘야 하는데. "이번에 대통령 선거 출마하셨어요"라고. 그 말이 없는 거야. 그걸 모르는 거다.

-  언론은 삼파전에 쏠려 있어 강 후보를 비중있게 다루지 않는데.

▲ 그래서 국민이 다른 대선후보들을 잘 모르고 있다. 나중에 선거벽보가 붙으면 희한한 사람이 나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 모르는 중에도 지지율이 5%가 나오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는데. 

▲ 더 알려지는 데까지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순수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이 국민에게 전달되면 국민이 선택하지 않겠나.

진정성 있는 정책에 공감하면 강남스타일의 싸이처럼 하루아침에 부각될지 누가 알겠나. 우리의 슬로건은 이거다. '하늘이 내린 선거, 위대한 기적'(웃음). 이런 선거 슬로건은 처음 봤을 것이다.

- 슬로건이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 그래서 나보고 꿈을 찾는 소년 같다고들 말한다. 나는 이렇게 말한다.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상상해 보셨습니까" 무지개 꿈을 꾸었던 한 소년이 나중에 나폴레옹이 된다.

예를 들면 요셉이 17세 팔려 나갈 때 꿈을 갖고 나라를 구한다. 소년의 꿈을 우습게 보면 안 된다.

- 인지도가 높고 확장력은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강 후보는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아니면 중도인가. 어느 쪽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는가.

▲ 그래서 무소속으로 나가는 것이다. 여냐 야냐, 보수냐 진보냐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이런 획일적인 잣대를 가지고 사람을 재단하려고 한다.

나는 안보국방문제에는 철저하게 보수주의자다. 국방문제는 어떤 나라든지 튼튼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방을 약화시키면 나라는 망한다.

- 그렇다면 어떤 부분에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나.

▲ 여성·아동문제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진보주의자다. 왜냐? 여성들의 지위가 약하다. 아직도 고위층에서 여성이 일할 기회가 없다.

여성들의 권한을 더 신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진보적인 여성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사람을 두고 '보수냐 진보냐'라고 획일적으로 진단하지 말라고 내가 그동안 오래전부터 주장해왔다.

"호남 출신 알려지면 민주당 타격받아"
"야합 아닌 정책연대로 손잡을 수 있어"

- 주장하는 정책은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떤 후보의 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부는 중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해 강 후보의 '캐스팅 보트'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 제가 호남 출신인데 호남사람들은 그걸 모른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호남에서 다니다 왔다. 많이 알려지면 민주당이 타격받을지도 모른다.

일부라도 나에게 쏠리면 문재인 후보도 타격받을 수 있다. 지금 새누리당 표를 잠식했다는데 모르겠다. 나로선 알 수가 없다.

- 그렇게 되면 양측 지지자에게 사퇴압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 나는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니다. 누구의 입장에 맞춰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는다.

- 독자체제로 완주를 약속할 수 있나?

▲ 완주가 가능한 체제로 캠프를 구성했다. 극소수 비정치인 중심으로 끝까지 돈 안 드는 선거, 쇼 안 하는 선거가 가능하도록 독자체제를 구성했으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지율이 올라갈수록 사퇴압박이 심해져 언론에서도 이를 주요 이슈로 거론할 것으로 보이는데.

▲ 나도 모른다. 압박은 무슨 압박. 내가 압박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다. 단일화 하자는 제안이 오면 모를까.

- 단일화 가능성은 있나?

▲ 과거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는 야합이다. 하나는 재벌타도, 하나는 재벌주의다. 우리 매니페스토 정책에 입각해서 보면 정책의 공통성과 유사성에 주목해 단일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정책의 공통성이 단일화의 조건인가?

▲ 정책의 관점에서는 단일화든 연대든 어떤 것이든 좋다. 그런데 정책이 다른 사람들끼리 정치공학적인 숫자계산을 가지고 손을 잡는 것. 그것은 야합이다.

과거에 DJP도 그랬다. 그것은 정치를 혼탁하게 만든다. 눈앞에 꿀단지를 두고 손을 잡는 것 그건 안 된다. 그걸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어디든 정책연대로 단일화가 가능하단 말인가?

▲ 그렇다. 그러니까 초당적 화합정부가 필요하다. 대통령 당선되면 탈당해야 한다. 탈당을 못 하겠으면 탈당에 준하는 조치를 취하고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선언해라.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복잡하니까 무소속인 내가 제일 낫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겠다고 하면 어려가지 정책을 살펴보고 단일화 하겠다.

- 만약 안철수 후보가 손을 내민다면?

▲ 내게 말인가? 고맙긴 하겠는데, 그건 아마 정책적 연대 즉 내 공약들과 지향점이 같은지에 달려 있다.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이다.

- 대통령 당선에 실패한다면 차기 대권에도 출마할 계획이 있는가?

▲ 나이도 있고, 이번 선거에서 좋은 사례들과 살아있는 매니페스토 선거 자료들을 만들어내겠다.

선거가 끝나면 선관위에 문제점들을 찾아내고 고쳐야 할 점들은 입법 청원하는 등 새로운 선거로 바꾸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차기 대권에 대한 생각은 현재는 없다. 이번 선거에 올인할 계획이다.

- 그렇다면 이후 정당에 입당할 계획은?

▲ 없다.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 대선 이후에도 정치활동을 계속 할 계획인가?

▲ 앞으로 일은 가봐야 알겠지만 정치개혁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 지지율로 보자면 이후 국회의원에 출마해도 당선이 가능해 보이는데.

▲ 국회의원은 30년 전에 나섰어도 충분히 했을 것이다. 권력적인 야망이 있다면 이미 다했다. 하지만 안 했다. 앞으로도 안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강지원이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 달라.

▲ 2012년 한국 정치판에 신(新)개벽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은 권력을 상징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봉사를 상징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하여 대통령은 권력적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이번 선거 시작부터 깨끗하고 모범적으로 끝내 '하늘이 내린 선거에서 위대한 기적'을 만들겠다.

국민에게 기대해주시고 지켜봐 달라고 말하고 싶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한국 최초의 매니페스토 대통령이 되겠다.

 

<강지원 후보 프로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제12회 행정고시 합격
▲제18회 사법고시 수석 합격
▲서울 고등검찰청 검사
▲서울 보호관찰소 소장
▲청소년보호위원회 위원장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상임대표
▲자살예방대책추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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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