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 수용에 이은 공관위의 공천 배제 결정을 기꺼이 수용하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 윤석열정권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준열하게 심판하자”고 호소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도 지난 16일, 경선 상대 후보가 부정행위를 했다며 제기했던 이의신청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기각하자 이를 수용한다며 “미력이나마 당을 위해 힘 보탤 일이 있다면 기꺼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엔 국민의힘 공천 1차 서류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성태 전 의원은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금번 22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불만을 품은 많은 후보들이 탈당하거나 소속 정당을 비방하는 상황서 위 4명 정치인의 결단에 우리 사회가 박수를 보내는 분위기다. 자신의 정치 목표보다 당의 총선 목표가 더 크다는 걸 잘 아는 결단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모 종편 채널서 14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라는 프로에 탈북자들이 나와 북한의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이만갑’ 프로만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린다.

탈북자들이 방송서 아무리 옳은 말을 하더라도 한때는 조국이었고 자신을 지켜줬던 나라인데, 비웃으면서 조롱 섞인 어투로 비방한다는 자체가 싫고, 또 탈북자를 동원해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려는 방송국의 편집 의도도 불쾌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개인이나 다수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할 수 없고 설령 전체 속에 있는 모든 개인의 의견의 합이라 할지라도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전국 8도를 다 합쳐도 대한민국보다 크지 않고, 광역, 기초단체 235개를 모두 합쳐도 대한민국보다 크지 않다. 그리고 대한민국 모든 부처를 합쳐도 대한민국 정부보다는 작고, 모든 국민을 다 합쳐도 한국인보다는 크지 않다.

대한민국 영토 안에 아무리 아름다운 금수강산과 튼튼한 조직, 그리고 뛰어난 사람이 모여 있다 할지라도 대한민국이 주권을 잃으면 모두 무의미해진다. 전체집합 속의 부분집합은 전체집합의 운명에 따라 존재할 뿐이다.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The whole is more than the sum of its parts)”고 주장했다.

이는 전체를 부분으로 설명할 수 없고, 부분의 합으로도 전체를 올바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다. 수학서도 부분의 합은 전체의 진부분집합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전체에 속해 있는 부분이나 부분의 합으로도 전체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데, 전체에 속해 있지 않는 부분으로 전체를 정확히 설명한다는 게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우리는 쉽게 알 수 있다.

총선 정국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광경 중 하나가 공천서 배제된 후보가 자신이 속해 있던 정당을 떠나 반대 진영의 정당으로 가거나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기존 정당을 비난하는 것이다. 


정당이라는 전체의 가치가 정당원 개인의 가치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모르고, 정당의 성공보다 자신의 국회 입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을 쉽게 옮기거나 떠나는 것이다.

더 안타까운 건 기존 정당의 지지자들이 다 보고 있는데 TV 토론회에 나와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을 공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는 이런 정치인을 볼 때마다 차라리 한쪽에 치우쳐 강성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속해 있는 정당의 가치가 자신의 가치보다 크다는 점을 알고, 변함없이 자신이 속해 있는 정당을 지키는 정치인이 훨씬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 사회가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했던 대중사회를 지나, 지금은 개인을 위해 전체의 희생이 요구되는 다중사회라고 하지만 그래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명제를 망각해선 안 된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속해 있는 전체라는 단체나 조직을 떠난다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명제를 부정하는 것이다.

전체의 대표 격인 수장이나 상위 그룹이 잘못하더라도, 그들 역시 전체가 아닌 하나의 부분이라는 걸 알고, 건전한 비판은 하되 전체를 떠나거나 비방하지 않아야 한다. 

공천서 탈락한 후보가 공천 과정서 잘못된 부분을 밝혀 본선 후보가 되는 것이 개인적으론 필요할지 몰라도, 공천 과정의 잘못된 부분이 밝혀져 소속 정당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을 때 정당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을 외치는 강성 진보세력이나, 국정안정을 외치는 강성 보수세력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온몸을 바친 독립운동가와 닮은 것 같다. 부분의 가치나 부분의 합의 가치보다 전체의 가치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 말이다.

지난 16일, 민주당 이 대표가 양문석 후보의 과거 발언에 대해 ‘표현의 자유’라며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공천 철회 요구를 일축하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이 대표를 향해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며 “바로 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지적한 것처럼, 공천 배제도 수용하며 당에 끝까지 남아 당의 가치를 바로 잡아가는 정치인이 영웅으로 보이는 요즘이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