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삼각 스캔들 류준열

전·현 여친 치고받고 ‘응답하라 진실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잘나가던 배우 류준열이 최근 수렁에 빠졌다. 대세 배우 한소희와의 연애를 인정한 게 환승 연애 논란으로 이어진 것. 류준열의 전 연인인 걸스데이 소속 가수 혜리가 이들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SNS에 남기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류준열은 환승 연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환승 연애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어느 한쪽서 일방적으로 결별을 요구한 게 아니다. 작년에 한번 만났다.” 류준열과 혜리의 측근들의 말이다. 지난해 초부터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별한 이후 한소희와의 연애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혜리와
한소희

류준열과 혜리는 오랜 고민 끝에 결별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로 남기로 했다는 내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언급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커플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던 커플이었던 데다 교제 기간 또한 길었던 만큼, 연예계 관계자들과 동료들도 함께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많았다.

혜리는 지난해 초 ‘혜리의 감성 제주여행. 힐링하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서 혜리는 7개월여의 촬영을 마치고 제주도에 왔다가 일행들이 먼저 떠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사실 별 생각 없이 평소와 똑같이 살았는데 이 시점에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면 좋을지, 나를 되돌아볼만한 일들이 몇 가지 있어 제주도에 왔을 때 혼자 다짐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은 사람으로 지내보려 한다”며 “2022년 나의 키워드가 부지런하기였다면 2023년은 씩씩하게로 정했다. 상처받은 순간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나를 갉아먹는다. 탓하지 않고 씩씩하게 마주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당시 혜리의 행보를 두고 류준열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1월 종영한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당시 18.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전 국민적인 사랑과 화제성을 누렸다.

혜리는 성덕선역으로, 류준열은 김정환역으로 출연, 극에서 최종 커플은 불발됐으나 현실서 커플이 이뤄졌다. 드라마 출연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8월 열애 중인 사실을 인정한 뒤 공개 열애를 이어오며 연예계 공식 커플로도 많은 응원을 받아왔다.

혜리는 지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혜리는 최근 영화 <열대야> 촬영 차 태국 방콕에 머물러왔다. <열대야>는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도시, 방콕서 살아남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이들의 가장 뜨거운 24시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로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 중이다.

혜리는 귀국 이후 국내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15일, 하와이의 한 여행지를 머물던 일본인이 “한국의 유명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가 호텔 수영장 옆자리서 꽁냥대고 있다. 수위가 세서 사진은 올릴 수 없다. #응팔, #알고 있지만”이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고, 이것이 확산되면서 한소희와 류준열 간의 열애설이 터졌다.


드라마서 만나 지난해 초부터 시들
결별 언급 기사 수개월 지나서 언급

당초 양측의 소속사들은 ‘해당 배우들이 하와이에 체류 중인 것은 맞지만 사생활 문제는 확인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혜리가 ‘현재 촬영 차 체류 중인 태국 리조트 사진’을 배경으로 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재밌네”라고 써서 올리고, 뒤이어 류준열 인스타그램 계정을 끊었다.

혜리의 이 행동 이후 온갖 추측성 기사들이 나오게 됐다.

같은 날 오후 한소희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말풍선에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봐”라는 글이 써진 칼 든 강아지 사진’을 배경 이미지로 설정 후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습니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저도 재미있네요”라는 글을 써서 혜리의 “재밌네”라는 말에 맞대응하면서 상황은 더 커져 갔다.

다음 날 한소희는 블로그 입장문을 직접 써서 류준열과의 열애를 인정했다. 류준열은 소속사 공식 보도 기사를 통해 인정해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알렸다.

혜리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혜리는 “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오게 될 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1월, 8년간의 연애를 마친다는 기사가 났다. 짧은 기간에 이뤄진 판단도 아니었고, 결별 기사가 난 직후에도 저희는 더 이야기를 해 보자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 이후로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4개월 뒤 새로운 기사를 접하고 나서 배우 이혜리가 아닌 이혜리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순간의 감정으로 피해를 끼치게 되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이라 오히려 (대중의)피로도가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분들이 계셨다면 그것 또한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저의 말과 행동에 좀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7년 열애
마침표

한소희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류준열과)좋은 감정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이는 맞다”면서도 “’환승’이라는 단어는 배제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한소희는 “류준열의 사진전을 방문하며 처음 만났고, 사진작가인 제 친구를 통해 전시,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했고, 같이 작품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어 인사드리게 됐다”며 “2024년부터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고, 그분(혜리)과의 이별은 2023년 초 마무리가 됐지만, 결별 기사가 2023년 11월에 나왔다고 들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제 마음을 확인하고 관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적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대해서는 “지질하고 구차했다”며 “가만히 있으면 됐을 걸 환승했다는 각종 루머와 이야기들이 보기 싫어도 들리고, 보여 잠시 이성을 잃고 결례를 범했다”고 혜리에게 사과했다.

또 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들고 와도 모자란 마당에 잠 못 자고 계속 제 상황을 보고 듣고 속상해 한 제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제가 나이 서른 먹고 이렇게나마 칠칠치 못하고 또 이런 걱정 아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있어서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열애와는 무관한 류준열의 과거 행보들까지 소환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연출한 나영석 PD의 “(류준열은)누구 밑에서 짐을 들기엔 자아가 강하다”는 발언, 또 2016년 MBC <운빨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황정음이 제작발표회 현장서 “여기선 착한 척 하는데 현장에선 나를 가르치려 하고 반말을 한다”고 한 발언을 끄집어냈다.

<응답하라 1988>에 류준열의 엄마로 출연했던 라미란이 한 예능프로그램서 류준열을 향해 “스타병을 빨리 치료하라”고 말했던 발언도 앞뒤 맥락없이 잘라 비난하고 있다. 당시엔 친분으로 인한 농담처럼 흘려 지나간 것들이 류준열의 ‘환승 연애’ 의혹과 함께 인성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졌다.

특히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 영상에 참여하는 등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류준열이 환경파괴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골프 마니아라는 점도 문제되고 있다.


골프는 골프장 조성에 수많은 부지가 파괴되고, 유지를 위해 많은 양의 농약과 물을 사용하는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류준열은 인터뷰서 직접 골프 마니아라고 밝히고 환경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골프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누리꾼들은 “류준열을 골프를 사랑하는 환경운동가다” “앰버서더는 단순 이미지 메이킹용이었나”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

하와이
데이트

그린피스 측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한 후원자분들의 문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을 기회로 홍보대사 관련 내규를 검토 및 논의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그린피스 측은 이와 함께 류준열을 그린피스의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된 자세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류준열 홍보대사는 2016년부터 그린피스의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함께 활동해 왔으며 그린피스의 후원자이기도 하다”며 “향후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함께 해나가고자 하는 뜻을 바탕으로 2023년 4월, 류 배우를 그린피스 동아시아 최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홍보대사 활동 역시 류준열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인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그린피스는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개인과 독립재단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단체”라며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들의 더 강력하고 큰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그린피스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류준열은 대중에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의 최초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 한소희와의 열애 인정 후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과열되면서, 열애와 상관없는 그의 과거 행적들까지 재조명되며 그린워싱(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들을 하지만, 친환경적 이미지를 표방하는 행위) 논란 등 또 다른 구설수들을 낳고 있다.

“재밌네” 화근으로…환승 연애 의혹
새 연애 시기 안 알려져 논란 점화

심지어 그가 취미로 즐기던 골프까지 표적이 됐다. 류준열이 평소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기후재난을 알리는 활동들을 해왔지만,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골프애호가라는 점이 모순된다는 것.

간접적 형태이지만, 골프를 통해 환경파괴 행위에 일조하는 그가 그린피스 홍보대사가 될 자격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이어졌다. 또 송아지 가죽으로 된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질타까지 이어져 그린피스에도 불똥이 튀었다.

사람들의 후원 취소 움직임이 확산되며 류준열의 홍보대사 위촉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까지 생겨났다.

한소희도 최근 여러 브랜드의 광고 계약 만료 사실이 밝혀지며, 공교롭게 맞물린 열애 공개와 광고 종료 소식에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초 한소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계약 만료 후 재계약하지 않았다. ‘처음처럼’이 광고모델을 1년 만에 종료한 것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광고주가 둘의 열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지난 8일 NH농협은행 역시 한소희와의 계약 만료를 알린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한소희를 2021년부터 3년간 모델로 기용했다.

한소희 측은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한소희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대중의 관심은 감사한 것이라 여기며 많은 분들께서 보내 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하지만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무분별하게 작성되고 있는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소희 소속사는 이날 “악성 내용의 경중을 떠나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작성자·유포자에게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며 “추가 제보는 공식 메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열애 발표 과정에 있어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한다”며 “소속 배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아티스트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문제된 행보

류준열은 지난 19일 공개석상서 모습을 나타냈다. 류준열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서 열린 한 글로벌 패션브랜드 포토 행사에 참석했다. 류준열은 한소희보다 먼저 귀국한 가운데 안경, 마스크에 후드티를 뒤집어쓴 채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으며 고개까지 푹 숙였다.

류준열은 한소희와의 시작부터 시끄러운 공개 열애를 의식한 듯 취재진 앞에 서기 전에 꽤 긴장한 모습이었다.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가볍게 손만 들어 올렸다. 브이는 물론 하트 포즈 요청 쇄도에도 안 들린다는 듯 손인사 포즈만 취했다. 혹시나 했던 발언 역시 하지 않았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