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삼각 스캔들 류준열

전·현 여친 치고받고 ‘응답하라 진실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잘나가던 배우 류준열이 최근 수렁에 빠졌다. 대세 배우 한소희와의 연애를 인정한 게 환승 연애 논란으로 이어진 것. 류준열의 전 연인인 걸스데이 소속 가수 혜리가 이들을 저격하는 듯한 글을 SNS에 남기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류준열은 환승 연애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다.

“환승 연애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어느 한쪽서 일방적으로 결별을 요구한 게 아니다. 작년에 한번 만났다.” 류준열과 혜리의 측근들의 말이다. 지난해 초부터 둘 사이가 소원해졌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이별한 이후 한소희와의 연애가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혜리와
한소희

류준열과 혜리는 오랜 고민 끝에 결별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동료로 남기로 했다는 내용은 지난해 11월부터 언급되기 시작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커플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았던 커플이었던 데다 교제 기간 또한 길었던 만큼, 연예계 관계자들과 동료들도 함께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많았다.

혜리는 지난해 초 ‘혜리의 감성 제주여행. 힐링하고 왔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서 혜리는 7개월여의 촬영을 마치고 제주도에 왔다가 일행들이 먼저 떠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다. 사실 별 생각 없이 평소와 똑같이 살았는데 이 시점에 앞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살면 좋을지, 나를 되돌아볼만한 일들이 몇 가지 있어 제주도에 왔을 때 혼자 다짐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나은 사람으로 지내보려 한다”며 “2022년 나의 키워드가 부지런하기였다면 2023년은 씩씩하게로 정했다. 상처받은 순간은 당연히 존재하지만 나를 갉아먹는다. 탓하지 않고 씩씩하게 마주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당시 혜리의 행보를 두고 류준열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추측이 무성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6년 1월 종영한 <응답하라 1988>에서 연기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맺었다. <응답하라 1988>은 쌍팔년도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당시 18.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는 등 전 국민적인 사랑과 화제성을 누렸다.

혜리는 성덕선역으로, 류준열은 김정환역으로 출연, 극에서 최종 커플은 불발됐으나 현실서 커플이 이뤄졌다. 드라마 출연 이후 연인 사이로 발전한 두 사람은 지난 2017년 8월 열애 중인 사실을 인정한 뒤 공개 열애를 이어오며 연예계 공식 커플로도 많은 응원을 받아왔다.

혜리는 지난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혜리는 최근 영화 <열대야> 촬영 차 태국 방콕에 머물러왔다. <열대야>는 한밤중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도시, 방콕서 살아남기 위해 온 몸을 던진 이들의 가장 뜨거운 24시간을 그린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로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 중이다.

혜리는 귀국 이후 국내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15일, 하와이의 한 여행지를 머물던 일본인이 “한국의 유명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가 호텔 수영장 옆자리서 꽁냥대고 있다. 수위가 세서 사진은 올릴 수 없다. #응팔, #알고 있지만”이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올렸고, 이것이 확산되면서 한소희와 류준열 간의 열애설이 터졌다.


드라마서 만나 지난해 초부터 시들
결별 언급 기사 수개월 지나서 언급

당초 양측의 소속사들은 ‘해당 배우들이 하와이에 체류 중인 것은 맞지만 사생활 문제는 확인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혜리가 ‘현재 촬영 차 체류 중인 태국 리조트 사진’을 배경으로 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재밌네”라고 써서 올리고, 뒤이어 류준열 인스타그램 계정을 끊었다.

혜리의 이 행동 이후 온갖 추측성 기사들이 나오게 됐다.

같은 날 오후 한소희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말풍선에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봐”라는 글이 써진 칼 든 강아지 사진’을 배경 이미지로 설정 후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습니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저도 재미있네요”라는 글을 써서 혜리의 “재밌네”라는 말에 맞대응하면서 상황은 더 커져 갔다.

다음 날 한소희는 블로그 입장문을 직접 써서 류준열과의 열애를 인정했다. 류준열은 소속사 공식 보도 기사를 통해 인정해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연인 사이임을 알렸다.

혜리는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저의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생긴 억측과 논란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게재했다.

혜리는 “제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어떤 파장을 가져오게 될 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11월, 8년간의 연애를 마친다는 기사가 났다. 짧은 기간에 이뤄진 판단도 아니었고, 결별 기사가 난 직후에도 저희는 더 이야기를 해 보자는 대화를 나눴지만 그 이후로 어떠한 연락과 만남을 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4개월 뒤 새로운 기사를 접하고 나서 배우 이혜리가 아닌 이혜리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순간의 감정으로 피해를 끼치게 되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자신의 입장을 밝히게 된 것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이라 오히려 (대중의)피로도가 높아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로 인해 혼란스러운 분들이 계셨다면 그것 또한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저의 말과 행동에 좀 더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7년 열애
마침표

한소희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류준열과)좋은 감정을 가지고 관계를 이어나가는 사이는 맞다”면서도 “’환승’이라는 단어는 배제해 주셨으면 한다”면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한소희는 “류준열의 사진전을 방문하며 처음 만났고, 사진작가인 제 친구를 통해 전시,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했고, 같이 작품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들어 인사드리게 됐다”며 “2024년부터 서로 마음을 주고받았고, 그분(혜리)과의 이별은 2023년 초 마무리가 됐지만, 결별 기사가 2023년 11월에 나왔다고 들었다. 이 사실을 토대로 제 마음을 확인하고 관계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적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대해서는 “지질하고 구차했다”며 “가만히 있으면 됐을 걸 환승했다는 각종 루머와 이야기들이 보기 싫어도 들리고, 보여 잠시 이성을 잃고 결례를 범했다”고 혜리에게 사과했다.

또 팬들에게도 “좋은 소식을 들고 와도 모자란 마당에 잠 못 자고 계속 제 상황을 보고 듣고 속상해 한 제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싶다”며 “제가 나이 서른 먹고 이렇게나마 칠칠치 못하고 또 이런 걱정 아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있어서 저는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고 미안함을 전했다.

열애와는 무관한 류준열의 과거 행보들까지 소환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과거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를 연출한 나영석 PD의 “(류준열은)누구 밑에서 짐을 들기엔 자아가 강하다”는 발언, 또 2016년 MBC <운빨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황정음이 제작발표회 현장서 “여기선 착한 척 하는데 현장에선 나를 가르치려 하고 반말을 한다”고 한 발언을 끄집어냈다.

<응답하라 1988>에 류준열의 엄마로 출연했던 라미란이 한 예능프로그램서 류준열을 향해 “스타병을 빨리 치료하라”고 말했던 발언도 앞뒤 맥락없이 잘라 비난하고 있다. 당시엔 친분으로 인한 농담처럼 흘려 지나간 것들이 류준열의 ‘환승 연애’ 의혹과 함께 인성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졌다.

특히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 영상에 참여하는 등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앰버서더로 활동 중인 류준열이 환경파괴의 주역으로 손꼽히는 골프 마니아라는 점도 문제되고 있다.


골프는 골프장 조성에 수많은 부지가 파괴되고, 유지를 위해 많은 양의 농약과 물을 사용하는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류준열은 인터뷰서 직접 골프 마니아라고 밝히고 환경운동을 시작한 이후에도 골프에 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누리꾼들은 “류준열을 골프를 사랑하는 환경운동가다” “앰버서더는 단순 이미지 메이킹용이었나” 등의 의견을 이어갔다.

하와이
데이트

그린피스 측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한 후원자분들의 문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번을 기회로 홍보대사 관련 내규를 검토 및 논의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전했다.

그린피스 측은 이와 함께 류준열을 그린피스의 홍보대사로 위촉하게 된 자세한 과정을 설명했다.

그린피스는 “류준열 홍보대사는 2016년부터 그린피스의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함께 활동해 왔으며 그린피스의 후원자이기도 하다”며 “향후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함께 해나가고자 하는 뜻을 바탕으로 2023년 4월, 류 배우를 그린피스 동아시아 최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홍보대사 활동 역시 류준열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인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그린피스는 정부나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개인과 독립재단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단체”라며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시민들의 더 강력하고 큰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그린피스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류준열은 대중에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의 최초 홍보대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최근 한소희와의 열애 인정 후 그를 향한 비난 여론이 과열되면서, 열애와 상관없는 그의 과거 행적들까지 재조명되며 그린워싱(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들을 하지만, 친환경적 이미지를 표방하는 행위) 논란 등 또 다른 구설수들을 낳고 있다.

“재밌네” 화근으로…환승 연애 의혹
새 연애 시기 안 알려져 논란 점화

심지어 그가 취미로 즐기던 골프까지 표적이 됐다. 류준열이 평소 ‘나는 북극곰입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기후재난을 알리는 활동들을 해왔지만,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골프애호가라는 점이 모순된다는 것.

간접적 형태이지만, 골프를 통해 환경파괴 행위에 일조하는 그가 그린피스 홍보대사가 될 자격이 없다는 일각의 지적도 이어졌다. 또 송아지 가죽으로 된 가방을 들고 다닌다는 질타까지 이어져 그린피스에도 불똥이 튀었다.

사람들의 후원 취소 움직임이 확산되며 류준열의 홍보대사 위촉을 취소하라는 목소리까지 생겨났다.

한소희도 최근 여러 브랜드의 광고 계약 만료 사실이 밝혀지며, 공교롭게 맞물린 열애 공개와 광고 종료 소식에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초 한소희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계약 만료 후 재계약하지 않았다. ‘처음처럼’이 광고모델을 1년 만에 종료한 것은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광고주가 둘의 열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지난 8일 NH농협은행 역시 한소희와의 계약 만료를 알린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한소희를 2021년부터 3년간 모델로 기용했다.

한소희 측은 악성 댓글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소속사 9아토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8일 “한소희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대중의 관심은 감사한 것이라 여기며 많은 분들께서 보내 주시는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하지만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무분별하게 작성되고 있는 추측성 게시글과 악의적인 댓글에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한소희 소속사는 이날 “악성 내용의 경중을 떠나 아티스트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훼손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작성자·유포자에게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며 “추가 제보는 공식 메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열애 발표 과정에 있어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깊이 반성한다”며 “소속 배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고 아티스트 보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
문제된 행보

류준열은 지난 19일 공개석상서 모습을 나타냈다. 류준열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서 열린 한 글로벌 패션브랜드 포토 행사에 참석했다. 류준열은 한소희보다 먼저 귀국한 가운데 안경, 마스크에 후드티를 뒤집어쓴 채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으며 고개까지 푹 숙였다.

류준열은 한소희와의 시작부터 시끄러운 공개 열애를 의식한 듯 취재진 앞에 서기 전에 꽤 긴장한 모습이었다.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고, 가볍게 손만 들어 올렸다. 브이는 물론 하트 포즈 요청 쇄도에도 안 들린다는 듯 손인사 포즈만 취했다. 혹시나 했던 발언 역시 하지 않았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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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