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식 부대원 미스터리’ 대통령실 묵인 의혹

40년 전 사건 알고도 임명?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부대원 사인 조작 의혹’을 알고도 임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 종료 후 종합보고서가 대통령실에 접수된 사실을 감안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신 장관 임명을 밀어붙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게 사실입니까?” 고상만 전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진상규명위) 사무국장이 진상규명위 활동 종료 보고서가 대통령실에 보고된 지난 9월,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들은 말이다. 당시 후보자 신분이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부대원 사인 조작 의혹이 보고서에 담겼기 때문이다. 당시 파장은 일파만파였다고 한다. 

사인이
뭐길래…

대통령실서 수차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여느 때처럼 임명을 밀어붙였다.

고 전 사무국장은 2023년 말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에 출연해 신 장관에 관한 의혹을 제기했다. 1985년에 일어났던 이른바 ‘이 일병 사망사고’ 원인을 은폐하려 했다는 게 골자다. 이 사건은 신 장관이 약 40년 전, 중대장으로 있던 부대서 발생했던 사망사고다.

1985년 10월 당시 훈련 도중 이 일병이 불발탄을 밟고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진상규명위는 2022년 10월 재조사 끝에 훈련 중 발사된 60mm 박격포 포탄을 맞아 숨졌고, 신 장관을 포함한 부대 지휘관 및 간부들이 사고 원인을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고 전 사무국장은 이 사건을 상세하게 조사했다. 정확한 날짜는 1985년 10월24일 경기도 포천 훈련장서 육군 8사단 공지합동훈련이 있을 때였다. 신 장관은 화기 소대장에게 무전으로 박격포 발포 명령을 내리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고 전 사무국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서 “신 장관이 화기 소대장에게 무전 명령으로 사거리를 전달했다면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장관이 화기 소대장에게 정확한 사거리를 알리지 않고 막연하게 멀리 한 발 쏘라고 했다는 주장이다.

1985년 중대장 시절 이 일병 사망 은폐?
대대장과 참고인 진술 달라…책임 전가?

또 화기 소대장이 있는 위치에서는 중대원의 위치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포는 목표지점을 넘어갔고 신 장관은 화기 소대장에게 짧게 쏘라고 재차 지시했다고 했다.

결국 두 번째 박격포 탄이 건너편 산 중턱에 대기하고 있던 이 일병의 발밑에 떨어지면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 사건을 목격한 당시 전우들의 증언이다. 당시 중대원들은 이 일병이 사망하자 신 장관을 비롯한 부대 간부들이 이를 불발탄 폭사로 왜곡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장관은 진상규명위의 참고인 조사에 석 달 만에 응하기도 했다. 신 장관이 진상규명위로부터 처음 공문을 받은 것은 2022년 8월22일이지만 조사에 응한 것은 같은 해 11월28일이다. 신 장관 측은 진상규명위의 조사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진상규명위 조사보고서에는 “A 보좌관은 ‘명백한 사건을 조사하는 이유가 뭐냐’면서 ‘과거 군 수사기록이 있을 텐데 그것에 다 기록이 돼있지 않느냐’고 주장함”이라고 적혀있다.


또 “A 보좌관은 ‘(먼저 조사받은)대대장으로부터 담당 조사관이 진술을 들으려 하지 않는 태도였다고 들었다’고 하며, 다른 주장을 하는 부대원의 명단을 요청함”이라고 나와 있다.

진상규명위는 2022년 9월14일과 9월22일 신 장관 측에 연락해 ‘조사 기한이 임박했다’ ‘서면조사도 가능하다’고 알렸으나 신 장관 측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25일 이후 직접 대면조사가 가능하다”며 일정을 미뤘다. 약속한 기한이 지난 11월8일과 11월10일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고 11월16일 통화에서는 “바쁘다. 시간이 없다”고 답변했다.

“바쁘다”
미루기

신 장관은 군사망위 조사 당시 “중대 지휘관측소(OP)에 위치해 있었다”며 “그 자리에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망 현장이나 환자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불발탄 사망’을 주장한 지휘관의 말은 달랐다. 당시 대대장이었던 김모씨는 “뻥 소리를 듣고 중대장과 대대장이 현장에 달려갔다. 현장서 가까운 중대장이 먼저 와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이 일병이)‘소대장님 다리가 아픕니다’라고 얘기했고, 군의관과 소대장이 지혈하면서 ‘조금만 참아라, 괜찮다’고 답했다”며 “나와 중대장 신원식은 그 소리를 듣고 그동안 자부심을 갖고 근무해왔는데 우리를 찾지 않고 소대장만 찾아 섭섭했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신원식도 했다. 그래서 사고 상황을 기억한다”며 “(이후) 엠뷸런스가 왔다”고도 했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병사 이모씨도 “곧 중대장과 포반장 등도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그 자리서 중대장이 포반장에게 고함을 지르며 질책했다”고 했다.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대대장은 중대장을, 중대장은 대대장을 최초 발화자로 지목했다.

신 장관은 “사망 원인은 헌병대 수사 결과를 확인하신 대대장님 설명에 따라 인지했다”며 “대대장님이 ‘망인이 돌격 사격하던 중 엎드려 있다가 불발탄을 밟고 죽었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병대서 조사받지 않았다”고 했다.

“용산 차원
조사 없었다”

하지만 김씨는 “헌병대서 나에게 (사건에 대해)물었겠지만 설명한 기억은 없고, 중대장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신 후보자가 먼저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판초에 구멍이 뽕뽕 난 것을 보니 203 유발탄(불발탄)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며 “‘누가 봤겠나. 지가 걸어가다 불발탄을 찬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그 상황이 맞는 것 같았다”고 했다.

헌병대 수사보고서에는 이 일병의 사체를 검안한 결과가 기록으로 남아있다. 그의 사망 원인은 ‘양대퇴부 및 흉부 파편창에 의한 과다출혈’이었다. 문제는 이 기록지를 작성한 사단의무대 군의관 대위 전모씨는 진상규명위 조사에서 사체 검안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는 것이다.


이 일병 사인을 밝힐 핵심 증거인 탄 파편은 조사조차 되지 않았다. 진상규명위는 당시 현장 사진, 기록 등 탄 파편 종류를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를 국방부에 요청했으나 군은 ‘해당 자료가 없다’고 회신했다. 국방부의 설명대로 사인을 공식 확인하기 위한 부검도 진행되지 않았다.

진상위 종료 후 직보
행정관도 수차례 확인

진상규명위가 활동을 종료한 건 2023년 9월13일이다. 5년간 활동을 이어왔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의문사는 수두룩하다.

앞서 송기춘 전 진상규명위원장은 “군 복무 중 사망했지만 순직자로 인정되지 않은 분이 약 3만9000명에 달한다”며 “이분들에 대한 예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서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옳은지 말씀드리고 싶다”며 활동 기한 연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진상규명위는 1787건의 진정사건과 66건의 직권사건을 조사해 63.7%에 달하는 1180건의 진상을 규명했다. 217건은 취하, 151건 각하, 203건 기각, 진상규명 불능 89건 등 결정을 내렸다.

위원회가 진상규명을 통해 국방부에 전사·순직 여부를 재심사할 것을 요청한 사건 중 94.7%가 전사·순직으로 인정됐고, 경찰청과 법무부에 재심사를 요청한 사건도 각각 94.6%와 100% 순직으로 인정됐다.


위원회 활동 연장을 위해선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개정돼야 했다. 2023년 5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위원회 조사 기간을 3년 연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활동 종료 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반된 진술
여전한 의문

진상규명위 활동 종료 후 결론이 종합된 보고서는 대통령실로 넘어갔다. 종합보고서가 넘어간 시점은 윤 대통령이 신 장관을 임명하기 이전이다. 윤 대통령이 보고서를 상세하게 보지 않았거나 알고도 신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고 전 사무국장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서 이 사건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 인사청문회 당시 신원식씨가 사실 여부를 부인한 것과 관련해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차원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북 도발에 참수 훈련?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023년 12월18일 MBN <뉴스7>에 출연해 참수작전 훈련이나 전략자산 추가 전개를 옵션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특수전 부대는 공중기동, 핵심시설에 대한 습격, 내부소탕 훈련을 하고 있다”며 “참수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전략자산 추가 전개에 대해서는 “수일 이내로 협의하고 있다”며 “전략자산 전개에 따른 한미, 한미일 훈련까지 염두에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8시 24분쯤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km를 비행한 뒤 동해에 떨어졌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최고 고도는 약 6000km다.

전형적인 ICBM의 고각발사 궤도다. 이번에 쏜 미사일이 화성-18형이 맞다면, 지난 4월과 7월 이후 3번째 발사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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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닻 올린 이재명호 눈앞 암초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앞길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지난 3일 치러진 6·3 조기 대선서 이재명 신임 대통령은 득표율 49.42%로 역대 대통령 중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41.15%,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8.34%,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0.98%를 각각 기록했다. 넘지 못한 과반의 벽 잠정 집계된 이번 대선 투표율은 지난 20대 대선보다 2.3%p 높은 79.4%였다. 이는 지난 1997년 투표율 80.7%를 기록한 15대 대선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대선 투표율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심판하기 위한 국민의 뜨거운 의지”라고 입 모아 말했다. 지난 20대 대선서 양 후보 간의 득표율 차이는 0.7%p이었던 만큼 이번 역시 두 후보 간의 격차가 관전 포인트로 제시됐다. 지난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한국방송협회와 함께 실시한 대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1.7%, 김문수 후보는 39.3%로 두 후보간의 격차는 두 자릿수로 크게 벌어졌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대통령의 과반이 예상됐지만, 실제 투표함을 열자 김 후보가 40%대로 진입한 반면 이 대통령은 50%를 넘지 못했다. 두 사람 간의 격차는 289만표인 8.27%p였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역시 출구조사 발표 직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4%만 더 얻어서 55%로 안정 궤도를 유지하면 좋았을 것”이라며 내심 아쉬움을 비쳤다. 민주당은 선거 기간 동안 공을 들인 TK(대구·경북)서도 약세를 보였다.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마감 결과 대구서 김 후보가 67.62% 득표한 반면, 이 대통령은 23.22%에 그쳤다. 경북서도 김 후보는 66.87%, 이 대통령은 25.52%로 지난 20대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초유의 사태인 비상계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임에도 격차가 크지 않고 보수 지역서 30%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점이 제시된다. 40% 지지율을 등에 업은 국민의힘과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전까지는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리는 방식이었지만, ‘찐명’으로 꼽히는 김민석 전 최고위원이 국무총리로 내정된 마당에 더는 국민의힘이 손쓸 방법이 없다. 빗나간 출구조사…TK도 20%대 ‘뚝’ 여대야소 정국 ‘동물 국회’ 재연? 이번 하반기 국회가 역대급 ‘혐오 정치’로 얼룩질까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취임 선서식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서 누구를 지지했든 크게 통합하라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 대통합을 위해 대통령 취임 후 첫 오찬 메뉴를 비빔밥으로 준비했다. 우 의장은 “지역과 세대, 계층, 다양한 의견이 모두 대한민국이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화합하도록 이끄는 통합력이 도약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머뭇거릴 새도 없이 이 대통령은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함께 국정을 운영할 내각 구성도 시급하다. 당분간은 윤석열 전 정부 출신인 각료들과 한 지붕 밑에서 일을 해야 한다. 조기 대선서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 또한 정부 출범 76일 만에 전원 ‘문재인의 사람들’로 불리는 국무위원과 국무회의를 진행했다. 이날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진행했는데, 이때 통일·외교·안보 기조가 다른 박근혜정부 인사가 함께였던 만큼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이 어려웠다는 푸념도 들려왔다.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새 내각 구성 전까지는 ‘윤석열의 사람들’과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검증하기 위한 인사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어 내각 전부를 임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어수선한 여의도 안팎 국무위원 선출을 위한 인사청문회 과정도 험난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동관·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 박장범 KBS 사장 후보까지 피 튀기는 청문회가 밤낮으로 이어졌다. 공수교대가 이뤄진 이번 청문회서 국민의힘이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다섯 건의 재판도 주목된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과 대선 정국서 불거진 아들 도박 의혹도 논란이지만, 아직 털어내지 못한 본인의 재판들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파기환송심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 1심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혐의 1심 ▲불법 대북송금 혐의 1심 ▲위증교사 혐의 항소심 등 총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 하루 전날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꼬집으며 “설사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재판이 예정대로 열리고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벌금형 100만원 이상의 판결을 받을 경우, 두 달 안에 대선을 또다시 치러야 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예정된 재판은 오는 18일에 열리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다. 이는 지난달 1일 대법원이 1심의 무죄 판결을 엎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안이다. 만일 재판부가 예정대로 사건을 처리한다면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데, 이때 대통령직 유지가 가능한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아울러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다루는 헌법 제84조의 해석 논란도 다시 불붙을 예정이다. 막 내리는 용산 시대 민주당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다. 대선 전부터 민주당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구성 요건서 ‘행위’를 삭제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입법 독재’ 프레임을 우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이 개방한 청와대도 풀어야 할 숙제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며 영빈관과 녹지원, 상춘재 등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하는 만큼 우선은 청와대 수리를 기다리며 용산 대통령실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면 용산으로 가는 게 맞다. 대통령실 이전은 큰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생도 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빨리 청와대를 수리해서 그 (수리) 기간만 (용산에) 있다가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예비 후보이던 시절에도 대통령 집무실에 대한 질문에 “상당히 고민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보안 문제가 매우 심각해 대책이 있어야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금 당장 어디 딴 데로 가기가 마땅치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혈세를 들여 미리 준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보안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일단 용산을 쓰면서 다음 단계로 청와대를 신속하게 보수해 그 길로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용산 집무실 환경에 “황당무계하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서 가진 첫 기자회견서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며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 컴퓨터도 없고 프린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업 공무원 전원을 복귀시켜버린 모양”이라며 “곧바로 다시 원대복귀 명령을 해서 제자리로 복귀시켜야 할 듯싶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보수가 끝나는 대로 이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파기환송 선거법, 재판부 의지에 달려 청와대 복구, 극우 반격…험난한 여정 대통령 집무실이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만큼 보안과 경호 등이 늘 지적 대상이 됐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100% 개방된 건 아니기 때문에 빠르게 보안 작업을 거친다면 올해 안에는 (청와대를) 집무실로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종합청사 등 제3의 장소에 임시로 집무실을 마련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서 “국정 책임자의 불편함 또는 찝찝함 때문에 수백억, 수천억을 날리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잠깐 (용산서) 조심해서 쓰든지 하고 청와대를 최대한 빨리 보수해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극우와의 싸움과 테러 위협도 현재 진행형이다. 계엄 옹호, 탄핵 반대 그리고 부정선거를 주장해 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중심의 극우 성향 단체는 이번 대선 결과에 불복해 선동을 이어갔다. 광화문서 지지자들과 개표를 기다리던 전 목사는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되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쳐들어가자” “불법 선거, 부정 투표”라고 소리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역시 부정선거론에 다시 불을 지피고 있어 대선이 끝난 후에도 잡음은 이어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용인의 한 사전투표소의 관외 회송용 봉투서 이미 기표된 용지가 나온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 대선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고 문자 그대로 부정선거의 스모킹 건”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자의 자작극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시스템이 얼마든지 조작 가능해서 투표 안 한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들고 한 사람을 안 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 국가정보원 조사 결과와 정확히 일치한다. 이런 선관위를 도저히 믿을 수 있겠나”라며 “선거가 아니라 사기”라고 말했다. 현실 부정 테러 위협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망상에 불과하다. 갈라치기 정치의 원인”이라고 일축하며 “정치 성향이 맞지 않는 분들께선 지금 시국이 어수선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을 심판한 국민의 선택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