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라 땅 40년이나…’ 현대약품 불법 점용 논란

허가 없이 내 것처럼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토지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허가 없는 국토 개발 및 이용은 법으로 엄격히 제한된다. 그럼에도 행정당국의 눈을 피해 토지를 본래의 용도와 상관없이 사용하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포착되곤 한다. 

‘공유수면’은 국가 소유로 하천·호수·도랑, 바다, 바닷가 등 공용으로 사용되는 수면이나 수류 등을 의미한다. 이를 사용하려면 다양한 검토 과정을 거쳐 점용·사용 허가를 받은 경우에나 가능하다. 허가를 받고 공유수면을 사용한다면 다행이다. 진짜 문제는 점용·사용허가를 건너뛴 채 공유수면을 내 것처럼 사용할 때 발생한다. 현대약품 천안공장에서 포착된 공유수면 무단 점용 사례가 대표적이다.

건너뛴 절차

중견 제약업체인 현대약품은 충남 천안, 경남 합천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이 가운데 천안공장의 중요도가 남다르다. 1985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한 천안공장은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남관리’ 일대 ‘공장용지’로 등록된 필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는 탈모 치료제, 고혈압 치료제, 기침 진정약, 물파스 등 완제 의약품 및 의약외품을 생산하고 있다.

천안공장이 자리 잡은 필지는 현대약품 소유로 등록돼있으며, 필지 면적은 2만69㎡에 달한다. 그러나 공간이 그리 넉넉한 건 아니다. 항공사진으로 보면 해당 필지는 공장시설과 부대시설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천안공장은 현대약품 소유의 공장용지를 넘어 인접한 토지 일부를 점유 중이다. ‘풍세면 남관리 646번지(면적 5616㎡)’와 ‘풍세면 남관리 646-1번지(면적 100㎡)’가 여기에 해당된다.

두 곳 모두 국가 소유의 ‘구거’로 분류된다. 공유수면 중 하나인 구거는 용수 또는 배수를 위해 일정한 형태를 갖춘 인공적인 수로·둑 및 그 부속시설물의 부지와 자연의 유수가 있거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로 부지를 뜻한다.

문제는 구거로 분류된 두 필지를 현대약품 측이 지금껏 점용 허가 없이 사용해왔다는 데 있다. 

646-1번지의 경우 면적의 2/3가량을 천안공장에서 점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해당 필지 일부 면적에 펜스·철문를 설치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해놓은 상태다. 

풍세면 남관리 646번지는 심각성이 한층 더 부각된다. 해당 필지(면적 5616㎡)에서 천안공장이 사용하는 면적은 100~200㎡ 규모에 그치지만, 이 작은 면적은 공장의 물동량을 책임지는 출입문으로 쓰이고 있다. 국가 땅에 허가 없이 출입문을 만들고, 사람 및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천안공장이 공유수면을 불법 점용한 사실은 지난해 말 공익신고자가 민원을 제기하면서 수면위로 부각됐다. 당시 천안시청 측은 현대약품이 점용 허가를 받지 못했고, 점용 허가 절차 미이행 시 원상복구를 비롯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출입구 만들어 사용
뒤늦게 사태 파악


현행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유수면 무단 점용·사용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물론 공유수면 불법 점용은 경우에 따라 의도치 않은 결과물로 비춰지기도 한다. 특히 천안공장 최초 가동 시기를 감안하면 측량 오류 가능성도 따져봐야 한다.

다만 점용으로 이득을 누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공유수면을 점용·사용하려면 구조물의 경우 통상 인접 토지 시세의 3%를 점용·사용비로 내야 한다. 천안공장 준공 시기를 감안하면 40년 가깝게 무단 사용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일각에서는 행정당국의 미비한 대응 의지가 불법적인 토지 사용을 부채질한다고 보기도 한다. 불법이 발견될 시 원상복구를 비롯한 강도 높은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현대약품 측은 공유수면 무단 점유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해당 내용을 이번 기회에 인지하게 됐고, 사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한 행위가 절대 아니며, 명확한 사실 확인 후 적법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뜻을 내비친 상태다.

오랫동안

현대약품 관계자는 “천안공장 준공 당시(1985년) 관할청에서 사용승인이 완료됐고, 당시 도로를 불법으로 점용해 사용했다면 사용승인이 불가했을 것”이라며 “일단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고 행정당국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646번지와 646-1번지 구역은 차량 진입로로서 한국국토정보공사에 경계측량을 신청 예정이고, 측량 완료 후 시청 관계자와 협의 후 사실관계에 따라 도로점용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안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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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