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대선주자 3인 현미경 검증 ?슬로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10.04 17: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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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슬로건 하나가 열 정책보다 낫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치열한 대권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상대를 이겨야 웃을 수 있는 레이스에서 최후에 웃게 될 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요시사>는 새누리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대통령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 비정치권 주자로 안철수 후보를 유력 대선주자로 선정해 세세히 검증하고 있다. 앞서 출생과 정치입문·병역·정치권 지지기반·배우자·재산·화법·학력·롤모델·취미·별명·저서·친구·고향·건강까지 살펴본데 이어 열일곱 번째로 그들의 '슬로건'을 살펴봤다.

정치권에서는 오래전부터 '잘 만든 슬로건 하나가 열 정책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회자된다.
단 한 줄의 메시지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도 자신의 정책적 방향은 물론이고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까지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슬로건은 '단 한 줄의 승부'로 불리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 단 한 줄의 승부 슬로건 대결에서 승리하게 될 후보는 누구일까? <일요시사>는 각 후보의 슬로건을 살펴봤다.


박근혜 <박근혜가 바꾸네>
"무엇보다 쇄신이 중요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선 슬로건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다. 박 후보는 슬로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침대는 과학'이라는 카피로 유명한 조동원씨를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영입하는 등 눈에 띄는 슬로건을 만들기 위해 무척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4·11총선 때는 국민통합의 메시지를 '100% 대한민국'으로 정해 큰 효과를 얻은 경험이 있다. '1% 대 99%의 대결'을 내세운 민주당을 역으로 겨냥한 슬로건이었다.

민생에 방점

박 후보 측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에 대해 "시대적 과제인 '변화', 박 후보의 정치철학을 상징하는 '민생', 유권자가 원하는 '개인화' 등을 키워드로 슬로건을 만들었다"며 "기다려온 변화 박근혜, 국민의 삶과 함께 가는 박근혜, 내 삶을 위한 선택 박근혜 등이 더해져 깔때기 원리에 의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지난 7월1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가진 대선출정식에서도 '국민' '행복' '꿈'을 수십 차례 언급하며 "우리 정치는 민생과 상관없는 정쟁과 비방에만 몰두해있다"며 "이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 국민 모두가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박 후보를 상징하는 이모티콘은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의 말풍선 안에 '박근혜' 이름의 초성인 'ㅂㄱㅎ'과 함께 '스마일'을 한데 모아 시각적으로 형상화했다. 박 후보 측은 "그동안 지도자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사진, 이름, 캐리커처 등이 사용됐지만 디지털문화를 상징하고 젊은 층에 다가가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후보의 슬로건과 PI(Presidential Identity)는 나오자마자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박 후보의 'ㅂㄱㅎ' PI가 경선상대였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PI인 'ㅇㅌㅎ'을 따라한 것이라는 표절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또 시민단체인 '내가 꿈꾸는 나라'는 박 후보의 슬로건에 대해 자신들의 단체명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박 후보 측은 "'꿈'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슬로건은 우리나라에 500개가 넘고, 사람이름 초성을 사용하는 것은 최근의 트렌드"라며 일축했다.

한편 슬로건인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그 뜻이 모호해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박 후보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례적 슬로건 추가

이러한 논란 때문인지 박 후보 측은 지난 7월20일경 '박근혜가 바꾸네'란 대선 슬로건을 이례적으로 새로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경선 선거운동기간에는 당초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발표한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보다 이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이었다.

이 슬로건은 "국민 여러분 저 박근혜가 바꾸겠습니다"라는 발언에서 나온 것으로, 박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문, 또 뒤이은 정책발표를 통해 자주 나왔던 문구다. 이를 '박근혜' 발음과 비슷하게 표현해 '슬로건화'한 것으로 보인다.

변추석 미디어홍보본부장을 비롯해 실무진 다수가 이 슬로건을 제안했고, 박 후보도 제안에 흡족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는 박 후보의 철학과 정책을 표현하는 것이라면, 박근혜가 바꾸네는 쇄신과 실천의지를 강조하겠다는 의지로 다가온다. 캠프 측은 이를 통해 친근감을 높이면서도 '박근혜=쇄신·개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문재인 <사람이 먼저다>
"슬로건 정하기 힘들다 힘들어"

"슬로건 좋던데, 좀 빌릴까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손학규 당시 경선후보는 지난 7월23일 방송토론회에서 슬로건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후보가 자신이 대선후보가 된다면 손 후보의 슬로건 '저녁이 있는 삶'을 빌려 써도 되겠냐고 물은 것이다. 그러나 손 후보는 자신이 대선후보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소 도발적인 질문이지만 그만큼 손 후보의 슬로건이 탐난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한 것이다.

손 후보는 비록 경선에서 패했지만 저녁이 있는 삶이란 슬로건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건배사로 쓰일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문 후보는 당초 여성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겨냥해 헌신·용기·원칙을 키워드로 한 '대한민국 남자'를 슬로건으로 내세웠으나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연상된다는 이유로 중도 폐기됐다.

중도폐기 아픔도

문 후보는 SNS를 통해 "대한민국 남자 PI를 사용도 안 했는데 걱정이 들려왔다. 페북(페이스북)과 트윗(트위터)으로 의견을 물었는데 반대의견이 많았다"면서 "(폐기를) 받아들인다. 의견을 여쭤보길 잘했다"고 적었다.

 후보는 슬로건을 놓고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 후보는 출마선언을 통해 "소수특권층의 나라가 아니라 보통사람들이 주인인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마선언을 했다. 하지만 출마선언 때의 슬로건인 '우리나라 대통령' 또한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메시지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문재인 캠프에서는 "아직 메인 슬로건으로 확정 된 것이 아니다"라며 급히 발을 뺐다.

즉각 캠프에서는 '노무현의 카피라이터'로 불린 정철 사무국장과 시인이자 캠프 대변인인 도종환 의원,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정만호 메시지팀장이 참여해 슬로건을 새롭게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이다. 이에 따라 문 후보의 최종 슬로건은 사람이 먼저다가 됐다.

이 슬로건은 현 정부, 여당이 민생을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 경선 승리 후 다음 날 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에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썼다. 같은 날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는 '일자리가 먼저입니다'라는 주제로 정책간담회를 연 것도 슬로건에 입각한 행보로 풀이된다.

드림팀 구성

하지만 문 후보의 슬로건 역시 표절시비를 겪었다. 사람이 먼저다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992년 대선 때 내걸었던 슬로건 'Putting People First(국민이 먼저)'를 표절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2년 7월 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된 뒤 'Putting People First'(PPF)로 명명된 집권 비전과 미래를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실업자 증가, 빈부격차 확대 등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행정부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재정운용 방안과 관련한 정책 대안들을 내놨고, 결국 선거에서 이겼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은 "클린턴 전 대통령 슬로건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인간의 존엄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담은 것이다. 굳이 따지자면 '홍익인간'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후보의 심벌은 황록색의 담쟁이를 형상화 했다. 문 후보 측은 "담쟁이 잎 하나가 수백, 수천 개의 담쟁이 잎과 손잡고 결국 벽을 넘는 것처럼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의 벽을 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정치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철수 <새로운 변화의 시작>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지난 19일 정식으로 출마선언을 한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아직 슬로건과 PI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 안 후보 측은 선대위 인선이 마무리 되면 슬로건과 PI도 곧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홍보팀이 꾸려지면 그곳에서 담당해 슬로건과 PI를 만들고 박선숙 총괄선대본부장이 최종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출마선언 당시 단상 플래카드에 새겨져 있던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문구가 사실상의 슬로건이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 줬다"며 "저는 18대 대선에 출마해 국민들의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히며 특히 '변화'를 강조했다.

무엇보다 '변화'

안 후보 측은 일단 이 문구가 슬로건이라고 보면 되지만 이를 계속 가져갈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출마선언 다음 날인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서도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때문에 안 후보의 슬로건은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는 분석이다.

안 후보가 이렇게 변화를 강조하는 것은 제도권 정치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해 3자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변화에 초점을 맞춘 슬로건은 안 후보의 차별화 된 집권 플랜과 국민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전혀 새로운 방식의 대선출마과정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의 향후 대선 행보 또한 새로운 변화라는 슬로건에 맞춰 파격적인 정치실험을 거듭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안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정당에 기반하지 않은 선거운동, 독자출마, 네거티브 없는 선거운동 등의 새로운 정치를 표방했다. 또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라는 문구에서 '국민이 선택하는'이라는 부분은 정치적 이득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민심만을 따르겠다는 안 후보의 정치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해당 문구가 적혀있던 플래카드의 바탕색깔인 '흰색'이 안 후보의 상징색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고 있다. 흰색은 안 후보의 깨끗한 이미지와도 잘 맞고, 박 후보의 상징색인 빨간색이나 문 후보의 상징색인 초록색과도 겹치지 않는다. 또 안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국민' '정치' '미래' '변화'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향후 PI에는 이러한 개념이 반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대와 우려 동시에

한편 정치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추구하는 새로운 변화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보내고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정당 배경을 가지지 않은 후보가 대선에서 이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면서 "새로운 정치실험임은 분명하지만 때문에 여러가지로 위험스러운 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네거티브 없는 선거운동 제안 등의 참신한 행보는 정치권의 발전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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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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