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대담> ‘건희사랑’ 김건희 호위무사 강신업 변호사 직문직답

“윤 주변 갈아엎을 때 됐다”

[일요시사 취재 1팀·정치팀] 오혁진·박희영 기자 = “저기 강신업 변호사, 출마 좀 자제시킬 수 없을까?”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국민의힘 관계자와 나눈 대화 녹취록 중 일부다. 대통령실서 총선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강 변호사는 지난 3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단박에 컷오프됐다.

강신업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으로 알려졌다. 총선 당시 김 여사가 언론에 거론되는 것을 사전에 막고자 대통령실서 미리 수를 썼다는 게 일부 정치권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사건의 전말을 마주한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 만나 “정치에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발 뒤로 물러설지언정 절대 꺾이지 않겠다는 의지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8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V(윤석열 대통령) 얼굴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며 출마 자제를 부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를 접하고 어떤 기분이었나?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출마를 자제해달라고 했는데, 내가 들을 사람은 아니다. 어림도 없다는 걸 강 수석도 알았을 것이다. 그 녹취록을 듣고 다음 날 내 유튜브 계정에 영상을 하나 올렸다. “대통령을 모시니까 고소는 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하지 말아라”라고. 공개 경고를 한 셈이다.

-서운하진 않았나?

▲서운함은 없다. 내가 워낙 기가 세다. 나한테 직접 전화하지 않고 한 다리 건너 전화 온 것도 그 이유라고 본다.다만 최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보면 아쉽다는 마음은 든다. 야당을 향한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데 달달 외운 걸 읽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여당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근데 김 대표는 그걸 못한다.


-본업이 변호사인데 당 대표 출마 이유가 뭔가?

▲문재인정부의 적폐를 보면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캠프에 들어가 돕게 된 것이다. 문 전 대통령도 할 말은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정권교체 적임자가 누구일까 했는데 아무리 봐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인물이 없었다.

그런 상태서 윤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이 시대에 필요로 하는 정치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후에 내가 직접 정치판에 들어가서 개혁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전당대회에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기득권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나를 잘랐다.

-당시 주변 반응은 어땠나?

▲나 같은 사람이 되기를 응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뒤에서는 호박씨를 까면서도 나를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 분이 있다. 당 대표 선거 본선에 올라갔다면 방송 등에 나가서 공약이나 정책을 알리고 그 과정서 나의 정치 지향점을 얘기하면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컷오프시키는 바람에 기회가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대통령실이 선거에 개입한 셈이다. 현재 대통령 체제를 어떻게 보고 있나?

▲정치의 목적은 생민이고, 정치의 방법은 소통이다. 임기 초반 윤 대통령이 도어스태핑할 때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국민과 언론을 대상으로 소통을 시도한 것인데 누게 막겠는가. 그랬던 대통령이 어느 사이에 확 바뀌었다.도어스테핑을 중단하면서 언론은 물론이고 야당과의 소통이 거의 막혀버렸다.


서로 대화가 안 되니까 대통령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가 나빠지거나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지면 고스란히 대통령의 부담이 된다. 지금으로서는 아무리 어려움이 있어도 변화를 줘야 한다.

-어떤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권력이 몽땅 대통령한테 집중되는 건 막아야 한다. 권력구조를 바꾸고 개헌도 필요하다. 기득권도 손봐야 한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정치권에는 기득권이 있기 마련이다. 오랫동안 정치해온 사람들의 어떤 자기들만의 스크럼이 있다. 친윤(친 윤석열), 반윤(반 윤석열)을 불문하고 계속해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려고 하는 이런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자기들끼리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자기들의 정권 연장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들은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에만 연연한다.

윤핵관 끝까지 업고 가면 개혁에 한계
“총선 전후 물갈이 필요” 당당한 요구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뭘 의미하는가? ‘대통령 누가 돼도 상관없다. 대통령 탄핵을 당해도 나만 국회의원 하면 된다’는 마인드다. 결국은 다 적폐라고 보는데 이런 세력들이 한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다 보니까 정치 발전이 없다.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개헌이 필요하다는 뜻인가?

▲총선 이후 바로잡지 않으면 평생 못한다. 정치가 후진적인 나라는 결국은 선진국으로 가지 못했다. 정치가 후진적이라 하더라도 경제 성장이든 사회문화 발전이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정치가 끝까지 발목을 잡으면 결국은 무너진다.

대통령 중임제, 중대선거구제로 체제를 바꿔 극단적인 당파 파벌을 지양해야 한다. 극단적인 파벌 정치, 후진적인 정치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결국은 성장이 멈추고 퇴보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내가 정치판에 뛰어들고 정치에 인생을 다시 건 이유기도 하다.

-총선에 나온다는 의미인지?

▲그렇다. 사람들이 나를 국민의힘 탈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니다. 아직 국민의힘 소속이다. 서초을을 1순위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험지라도 마다하지 않겠다.

-늘 강조하는 ‘정치진퇴론’에 관해 설명해달라.


▲정치에는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대선이 끝났으면 다시 나오지 않고 잠시 물러나야 하는 것이다. 누구를 특정한 게 아니라 양당 모두 그렇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죽는 것보다 국민에게 잊히는 게 더 무서운 사람들이다.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부분을 개혁하고 싶은지?

▲극단적인 정치 환경을 타파해야 한다. 의회는 지금 민주당이 잡고 있고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지배하고 있다. 법안 같은 경우도 한쪽이 강경하게 반대하면 통과하기가 어렵다. 만일 어떤 법안이 민생에 필요한 것이라고 했을 때 이걸 통과시켜주는 대신 다음에는 상대방이 원하는 안건을 들어주는 것, 이게 협치다. 당략적 입장서만 생각하니까 답이 안 나오는 것이다. 국민 입장서 시급한 민생 법안부터 통과를 시키면 된다.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중인데 가능할까?

▲이념이 깔리는 법안은 뒤로 미루고 시급한 민생 정책, 누가 생각해도 국민에게 필요한 것부터 통과시키면 된다. 공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려운 것부터 풀다 보면 쉬운 것도 못 푼다.

-법조 쪽에서 필요한 개혁은 무엇이 있는지?


▲지금 주장하는 게 법원개혁과 검찰개혁이다. 특히 대법관 변호사 개업 금지를 중점으로 보고 있다. 1년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는 한두 명밖에 안 나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개업하면 대법원 사건을 장악한다. 큰 사건의 결과를 바꿔버리는 일을 초래한다. 그게 권순일(전 대법관) 같은 경우에 나타났다. 전관예우를 완전히 철폐하기 위해서는 판검사 시험과 변호사 시험을 분리해야 한다. 검찰도 같다. 검찰의 전관예우 같은 것들을 철폐하고 개혁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서초을 출마” 자신감 넘쳐
‘V 전용’ 쓴소리 담당 자청

-최근 대통령 개각 인사에 대해서도 비판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는 원래 사람을 통해서 하는 거다. 천하의 인재를 두루 모은다고도 한다. 삼고초려가 왜 있겠나? 그래서 사람을 새로 뽑을 때는 많은 추천을 받고 직접 만나봐야 한다. 그런데 이번 정부는 그게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한테만 추천을 받아서 그렇다. 다양한 파이프 라인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신진 인사를 대거 등용하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

-최근 장·차관으로 개각, 지명된 인물을 보면 MB(이명박 전 대통령)맨 인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유가 뭐라고 보는가?

▲옛날에 유사한 일을 했던 사람 하면 대통령 본인이 편하다. 그게 첫 번째 이유라고 본다. 둘째는 좁은 추천 경로로 인한 인사 부족이다. 이명박계 사람이 이명박계를 추천받고, 그 사람이 또 같은 계열 사람을 추천하면서 특정한 무리가 형성된다. 인사를 정하는 원칙과 방법에 있어서 아쉬운 게 많다.

-‘쓴소리’ 담당으로도 유명하다. 지금 용산 내부에서는 이런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나?

▲없다. 명나라 때 영락제라는 황제가 있었다. 그에게는 방효유라는 충신이 있었는데 자신에게 충언을 하자 가족을 뜻하는 구족에 친구를 포함한 십족을 멸했다. 서슬 퍼런 황제 시절에도 옳은 말을 하는 신하들은 있었다. 근데 지금은 어떤가?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지금 윤 대통령이 올바른 정보를 받고 있는지 우려가 된다. 만약 내가 윤 대통령을 만난다면 시중에 들리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충언하겠다.

-지금 윤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재는 누구라고 보는지?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야당과 비교했을 때 소수당이다. 그러다 보니 총선 전까지 윤 대통령이 당을 꽉 쥐고 갈 수밖에 없다. 총선에 돌입하면 국회를 개혁할 수 있는, 자신이 원하는 사람 또는 신진 정치인을 대거 공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윤 대통령은 당 내부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득권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 공천을 통해 국회를 개혁하고 그다음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현재 자리 잡은 윤핵관은 어떻게 되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윤핵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끝까지 업고 가면 내칠 수가 없다. 그럼 결국 개혁에 한계가 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으로 유명하다. 팬클럽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처음에는 윤 대통령을 돕기 위해 시작했는데 김 여사까지 어려운 상황이었다. 과거 김 여사가 유흥주점서 일할 때 사용했던 가명이 ‘쥴리’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나는 김 여사가 무너지면 윤 대통령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 여사의 인권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와 김 여사가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는 들었는데 두 사람 사이를 내가 알 수는 없다. 친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설사 김 여사가 김 후보를 추천했다 하더라도 능력이 있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난 정치판 바꿀 수 있다”

-국회 현안에 대해서도 짚어보겠다. 법조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어떻게 보나?

▲페이스북에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적은 걸 봤다. 본인이 왕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검찰 소환 소식을 듣고 단식에 들어갔기 때문에 감방에 갈 바에는 차라리 굶어 죽는 게 좋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대선 떨어지고 감옥까지 가게 생겼는데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갈 리 없다.

마지막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어쨌든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면서 야권을 결집하는 데 성공했다. 설사 구속된다고 하더라도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다 쓸어버리겠다.” 이런 메시지도 전달됐다고 본다.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이후 양당이 본격적으로 체제를 갖출 전망인데 이번 총선 어떻게 예상하는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무조건 몰패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너무 극단적이다. 사실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현재로서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계획에 따라 공천을 주고 정책을 개편할 힘이 있다. 잘 활용한다면 적어도 국민의힘이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신업의 정치 이념에 관해 묻고 싶다.

▲강조해온 것처럼 정치개혁이 1순위다. 사실 개혁이라는 건 사람만 갖고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물러나면 그만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정말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바란다면 제도를 바꾸시라고 충언하고 싶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충언하는 자리에 내가 있으면 한다.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국회를 움직여야 한다. 그 다음 총선 승리까지 끌어내면 그때는 개혁 드라이브를 걸 준비가 끝났다. 그때는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이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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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