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창업 트렌드> 맛으로 승부하는 중저가 메뉴

국내 외식업 시장이 과당경쟁에 빠진 지는 이미 오래다. 기존 업종이든 새로운 업종이든, 반짝 유행하는 업종이든 특별한 차별화가 없다면 시장서 독점을 누릴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제 외식업은 디테일한 전략으로 고객의 끈끈한 믿음을 얻어야 그나마 생존할 수 있는 산업이 됐다. 외식업의 공급은 넘쳐나는데, 수요자인 고객의 니즈는 점점 더 까다롭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 시장이 어렵지만 고객의 외식 수요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한국은 더 이상 ‘집밥’ ‘엄마밥’이 미덕이라는 옛 관념서 벗어나고 있다. 다만 한 끼를 먹더라도 좀 더 맛있게 싸게 먹으려는 경향은 강해지고 있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소비자는 가성비가 높은 점포를 손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다. 

더 맛있게

대구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 치킨전문점 ‘덤브치킨(dumb chicken)’은 지난 6월7일 직영점인 대구 수성점을 오픈한 후 두 달 만에 두 개 점포를 더 오픈했다. 수성점의 인기를 보고 점포를 개설하려는 창업자가 몰려들고 있다. 이 점포는 메뉴의 맛과 양, 가격 만족도가 최상이다.

인테리어 분위기도 미국 빈티지 느낌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점포를 찾는 고객들이 인터넷 포털 방문자 리뷰를 통해 아낌없는 찬자를 보내고 있다.

메뉴 가격대는 9호닭 프라이드 치킨이 9900원이고, 양념치킨·갈릭소이치킨·스위트크림치킨·반반치킨 등이 1만1900원으로 국내서 제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가족 파티에 적합한 하프 세트는 치킨반마리, 허니딥치즈포테이토, 치즈롤, 콜라를 묶어 1만8000원에 판다.


그 밖에 고객 반응이 매우 좋은 고구마 토핑을 2000원에 추가할 수 있고, 독특하고 차별화된 맛을 내는 밀크셰이크 등 대여섯 가지의 특색 있는 사이드 메뉴도 인기기 많다. 

덤브치킨은 브랜드 네이밍의 뜻대로 ‘소비자에게 사장이 바보예요’ 같은 느낌, 약간 덜 떨어지고 세상물정 모르는 느낌을 가지면서, 소비자를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덤브치킨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최고의 가성비 치킨을 제공하고, 창업자 수익성도 매출의 20~25% 선에 맞추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점점 더 까다롭게 변하는 입맛
디테일한 전략으로 믿음 얻어야

커피전문점 ‘롤스커피’도 맛과 품질, 가격을 모두 만족시킨 중저가 전략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을 2500원으로 하면서 테이크아웃 주문 시 모든 음료를 1000원 할인해서 판매하는 전략으로 테이크아웃 판매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커피 및 음료뿐 아니라 크로플, 샌드위치, 토스트 등 다양한 먹을거리 메뉴도 있다. 

롤스커피 관계자는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하는 저가 커피 전문점은 매출은 높으나 마진율이 낮고, 노동력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며 “롤스커피는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메뉴의 차별화와 점포 디자인의 고급화로 고객 가치를 높였다. 점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합리적인 가격과 메뉴 다각화로 점주 만족도를 올린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디자인의 고급화로 홀 고객에게는 빅사이즈 아메리카노를 2500원에 판매하지만, 테이크아웃 고객에게는 1500원에 판매하는 이중 가격 전략으로 ‘홀 반, 테이크아웃 반’ 매출로 점포의 수익성을 높인 것이다.

이에 커피 전문점 창업 전문가들은 “롤스커피는 이미 포화가 된 커피 리테일 시장서 다양화된 고객의 니즈를 자세히 분석해 일대일 고객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가령 편안히 앉아서 커피를 즐기고자 하는 고객에게 롤스커피는 스타벅스 등 고가 커피전문점보다 가격이 더 저렴해 선호될 수 있다. 커피 맛과 향이 고가 커피에 뒤지지 않고 다양한 먹거리 메뉴를 구비하고 있다면 충분히 고객을 점포로 견인할 수 있다.

맛있지만, 저렴하게 음료와 다양한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특히 ‘크로플이 맛있는 집’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15가지 크로플 메뉴를 개발해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차별화를 위해 +α 시그니처 메뉴인 크로플로 경쟁력을 높였다. 고급 빵인 크로플뿐 아니라 크로피쉬는 독창적인 메뉴로 단팥크로피쉬, 크림치즈크로피쉬, 에멘탈치즈크로피쉬, 카야크로피쉬, 애플크로피쉬 등이 인기가 많다. 

이 밖에도 샌드위치, 토스트 등도 20여 가지의 다양한 먹을거리 메뉴가 경쟁력을 갖췄다. 간편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저트나 간단한 먹거리로 식사를 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점포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는데, 롤스커피 관계자는 “커피 및 음료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다양한 먹을거리 메뉴까지 맛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자 고객 반응이 좋은 것 같다”며 “먹을거리 메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롤스커피는 먹을거리 메뉴의 점포 매출 비중을 30%까지 높이는 차별화 포인트로 점포 수익성을 제고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더 싸게

이같이 국내 외식업 창업 시장에 점점 더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단순히 틈새시장을 발견한다고 해서 이제는 오랫동안 독점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 시시각각 정보가 노출되는 완정경쟁시장에 가깝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앞으로는 챗GPT 등을 활용한 음식 AI가 등장해 맛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점포만이 생존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