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힘 최전방 공격수 장예찬 최고위원

“강한 이재명? 까보면 약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청년재단에는 고용부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한 청년들로 북적거렸다. 문을 열고 사무실이 있는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면 장예찬 최고위원의 사무실인 이사장실이 있다. 그는 지난 3월에 열린 전당대회서 55.16%를 득표하며 최다 득표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방어를 담당하고, 역공까지 펼치는 국민의힘의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음악, 자동차 회사 홍보팀장 등 여러 경험을 해왔던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현재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맡고 있다.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다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만큼 인생의 경험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먼 미래에는 소박하게 맥주를 마시며 젊은 세대와 대화를 나누는 게 목표다. <일요시사>가 장 최고위원을 만나 정치 현안, 국민의힘 총선 전략, 총선 출마 여부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격받고 방어하는 역할이다. 요즘 말로 탱커인데?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방송을 많이 출연하는데, 안정적이고 어려운 이슈를 잘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청년에 속하는 최고위원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아무래도 체급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그래왔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최근 잼버리 사태가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한 지시를 내리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에 가서 화장실 청소까지 하자, 현장 상황이나 전 세계서 온 대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윤 대통령이 나서기 전에, 한 총리가 화장실 청소하기 전에 중앙부처와 지방 정부서 알아서 잘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점이다.


물론 지방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나도 지방 사람이기 때문에 지방 시대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방자치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때다. 지난 정부 때 단순히 예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권한을 너무 많이 지방 정부에 내려줬다.

-지난 정부의 권한 이행이 잼버리 사태까지 촉발시켰다고 보는 건가?

▲전북서 그동안 최초 지방 정부 주도의 국제적 행사라고 광고해왔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국제 행사를 컨트롤하고 핸들링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느냐에 관해 여론이 크다. 지방자치에 회의적이라고 해서 수도권 중심으로 가야 하고, 지방은 죽으라는 말이 아니다. 지방을 효율적으로 살리고 지방서 줄줄 새는 예산을 감시해서 정말 지방 시민을 위해 쓰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감독이나 지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당서도 이 사태와 관련해서 사과하긴 했다

▲네 탓 공방을 떠나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본의 아니게 기상 상황으로 잼버리 K팝 공연의 장소가 전주구장서 상암구장으로 변경됐다. FC서울의 홈구장이라 K리그 팬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국가적·국제적 규모의 행사이고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린 문제다. 피치 못할 측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나 이런 곳이 K리그 구단과 잘 협의하고 소통하는 모습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여당 지도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국민의힘 차원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

▲잼버리가 열린 첫째 주가 가장 심각했다. 국민의힘은 대책회의를 원내서 열고 현장도 내려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안전 문제로 수도권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올라왔는데 이후 여러 지자체나 수도권 각지로 오신 분에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전 세계 청소년이 한국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후에 책임 소재에 대해 따질 부분이 있다면 전 정부, 지차체, 나아가 현 정부 부처의 실수까지도 가리지 않고 가감없이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가 정쟁을 벌이고 있는 지점은 잼버리 사태만 있는 게 아니다. 불체포특권도 포함됐다

▲나는 말로 하는 약속을 믿지 않는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말이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당한’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장이면 언제든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2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서명했다.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도 서명해야 한다. 문서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국민과의 계약서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요청을 자꾸 거부하고 있다. 나중에 쌍방울 건이나 백현동으로 영장이 청구됐을 때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반대표를 다 던져버리면 이 대표가 ‘나는 포기했는데 우리 의원들이 그랬다’며 책임을 회피할 여지가 너무 많아진다. 불체포특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총선 공약으로 내놔야 한다. 

-불체포특권 포기가 총선 때 국민의힘의 무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확실하게 이 부분은 과거 민주당 같은 소위 진보 계열 정당이 도덕적 우위를 늘 점하고 있었다. 윤리나 도덕이 진보 정당의 주무기였다. 국민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좀 더 적어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정당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이 내용은 민주당서 외부에 공개한 자체 조사서도 한 번 거론됐던 내용이다.

“불체포특권 민주당 얼른 동의해야”
“총선 정책과 민심 챙기는 게 전략”

이 대표라는 아주 특이할 정도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대표가 민주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굵직한 부정부패 이슈는 대부분 민주당서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픈 상처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전망은 다르다. 총선서 야당이 180석 이상 차지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때도 천하람 후보가 2등을 한다고 예측했고, 천아용인 중에 일부는 당선된다는 말도 안 되는 전망을 했다. 전망이 맞지 않다는 게 전당대회서 증명된 것 아니냐? 고장 난 시계다. 어쩌다 몇 번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할 때마다 틀렸다. 그래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최근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수도권서 계속 이기고 있지만, 자만할 단계는 절대 아니다.

물을 계속 찾아서 발굴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다만 현재 추세로만 봤을 때 야당 180석론이 등장할 때는 아니다. 이 같은 예측은 끊임없이 위기설을 퍼뜨려 현 지도부 체제의 빈틈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문제는 전라도다. 지지율이 높지만은 않은데?


▲호남 정서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한 분들에 대해선 과감한 조치를 내렸다. 그게 시작이다.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 시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철학은 확고하다. 대선 때 공약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진척됐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도 호남 출신 당협위원장 같은 인물이 많다. 강성만 금천구 당협위원장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의힘이 호남 출신 인재를 잘 키워 호남서 지지를 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면 같이 영향을 받는데 오르면 함께 오르진 못한다

▲지금 체제에서는 정부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연동관계를 이루고는 있다. 다만 그게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당에 있는 분들도 여전히 정권 초이기 때문에 다음 총선까지는 윤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정부와 당은 운명공동체로 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 전략은 무엇인가?

▲여당 프리미엄을 노출시킬 필요성이 있다. 지금부터 남은 기간 국민의힘은 정책 위주로 당을 끌어가려고 한다. 민주당과 싸우고 정치적인 파이팅도 해야 하지만 여당답게 정책과 민생 관련 성과를 계속 내겠다. 앞서 청년정책 네트워크가 냈던 여러 가지 청년정책들이 꽤 있었다. 1000원 학식의 경우 반향이 좋아서 민주당도 뒤늦게 따라왔다. 이런 것처럼 정책과 민생 이슈를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대화도 빠르다. 야당에 비해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런 것이야말로 여당 프리미엄이다.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총선 전략이다. 


-인재 영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젊은 기업인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아직까지는 큰 틀의 기조가 있진 않다. 다만 특정 직군, 특정 연령대 사람만 대거 혜택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들 중에서 국가를 위한 소명감, 정무적 감각을 갖춘 분을 잘 선별해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상대적으로 볼 때는 586 용퇴가 하나의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진보 정당의 무기는 도덕과 윤리였는데 그걸 빼앗겼다. 진보 정당이 또 다른 무기를 갖고 있던 게 운동 청년이다. 그런데 더 이상 민주당을 보면서 청년 정당, 젊은 정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음 번 총선 때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젊은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586 용퇴는 최고위원 후보 시절부터 줄곧 외쳐오던 말이다

▲586보다 선배들이 물러나라고 하는 건 이상하다. 후배 세대인 30대와 40대가 주축이 돼 이제 집에 가라고 말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 돼야 한다. 이건 단순히 청년을 많이 공천하자는 게 아니다. 하나의 시대정신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무브먼트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부산 지역으로 출마 가닥
“단순한 정치인 되고 싶어”

이 아젠다 역시 총선의 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본다. 586세대를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아직 자신들 세대의 대통령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이다. 20년 동안 국회의원 했으면 충분하다. 특정 세력이 대거 유입되고 정치가 더 좋아졌느냐? 국민의 평가는 그렇지 않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5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말이 많았는데?

▲당의 리스크를 수습하고 매듭 짓는 게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우리는 시작하자마자 그걸 겪었는데 너무 컸다. 그러나 김 대표가 잘 정리했다. 김 대표의 경우는 안정적인 당정 관계가 기반이 돼 여러 리스크가 터져도 잘 수습하고 정리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리스크가 터졌을 때 반사이익을 전혀 보지 못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언 리스크 등 이 대표가 칼로 자르듯이 징계하거나 읍참마속 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 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본인도 늘 내려오라는 요구를 받고 있지 않은가? 사고 친 사람들에 대한 징계를 못하는 이유 아니겠느냐? 이 대표의 캐릭터가 강한 축에 속하지만 사실 까보면 허약한 리더십이라고 말하겠다. 

-당내서 이 대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를 시기는 9월 이후로 본다. 의도적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대표가 나를 굉장히 싫어한다는데 나보고 패륜이라고 직접 언급한 적도 있었다. 당내서 이미지 관리도 하고 고소·고발당하면 피곤하고 적당히 하라고들 이야기하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언제든지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윤 대통령을 도운 건 순전히 검찰총장 시절 보여준 모습에 반해서다. 나는 나름대로 방송서 파급력을 가진 사람이라 물불 가리지 않고 이 대표를 때리고 공격할 수 있다. 

-내년 총선 출마 결심은 한 건가?

▲개인적으로 고민 중이고 당에서도 여러 요청들이 있는데 나갈 확률이 높다. 다만 출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국회의원을 왜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단순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한다면 너무 저급하다. 내가 국회의원이 돼서 반드시 이거 하나만큼은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당선 자체가 목표면 누가 해도 상관없다. 또 이제 30대 후반인데 40대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내 인생서 중요한 숙제다. 

-어느 지역으로 나가라고 권유받았나?

▲부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다만 부산의 어느 지역이 될지 대해선 아직까지 세밀하게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부산은 중요한 도시다. 부산이 중심축이 돼 우리나라 2축 경제가 형성돼야 한다. 수도권 못지 않게 외국서 독자적으로 출장 올 수 있을 만한 곳이 필요한데 그런 지역이 바로 부산이다. 부산이 발전하면 부산만 잘사는 게 아니라 한국 전체에 숨통이 트인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두고 언론탄압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처음에는 아들 학교폭력 우려 때문에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보도된 사안을 보면 친구끼리 싸웠던 것이었다. 그 이후에 민주당이 제기하는 게 딱히 (큰 문제는)없다. 이 부분이 해소됐으면 이 후보자 정도 되는 인물이 와야만 망가진 방송 환경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매주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으로서 문제는 MBC나 KBS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출·퇴근을 담당하는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보도된 적이 있다. 이 후보자에게 바라는 건 윤정부 칭찬하는 방송을 만들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1대1 균형을 맞춰달라는 부분이다. 

-장예찬은 어떤 정치인인가?

▲단순한 정치인이고 싶다. 전당대회 때 슬로건이 최전방 공격수였다. 골을 넣고 화려한 스트라이커보다는 궂은일을 하는 다재다능한 만능 선봉장을 꿈꾼다. 길에 돌이 있으면 끄집어내고 치우는 그런 단순한 사람 말이다. 실제로도 그러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윤 대통령의 국정 방향 큰 틀을 다 동의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관철시키는 데도 앞장설 것이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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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