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국힘 최전방 공격수 장예찬 최고위원

“강한 이재명? 까보면 약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청년재단에는 고용부서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한 청년들로 북적거렸다. 문을 열고 사무실이 있는 제일 안쪽까지 들어가면 장예찬 최고위원의 사무실인 이사장실이 있다. 그는 지난 3월에 열린 전당대회서 55.16%를 득표하며 최다 득표로 청년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방어를 담당하고, 역공까지 펼치는 국민의힘의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음악, 자동차 회사 홍보팀장 등 여러 경험을 해왔던 국민의힘 장예찬 최고위원은 현재 집권여당의 지도부를 맡고 있다. 한 우물을 파는 것도 중요하다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다. 그만큼 인생의 경험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먼 미래에는 소박하게 맥주를 마시며 젊은 세대와 대화를 나누는 게 목표다. <일요시사>가 장 최고위원을 만나 정치 현안, 국민의힘 총선 전략, 총선 출마 여부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격받고 방어하는 역할이다. 요즘 말로 탱커인데?

▲김병민 최고위원 역시 방송을 많이 출연하는데, 안정적이고 어려운 이슈를 잘 풀어내는 스타일이다. 청년에 속하는 최고위원이라고 할 수 있는 김가람 최고위원, 김병민 최고위원과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아무래도 체급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그래왔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

-최근 잼버리 사태가 터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한 지시를 내리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현장에 가서 화장실 청소까지 하자, 현장 상황이나 전 세계서 온 대원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윤 대통령이 나서기 전에, 한 총리가 화장실 청소하기 전에 중앙부처와 지방 정부서 알아서 잘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점이다.


물론 지방은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나도 지방 사람이기 때문에 지방 시대가 필요한 것에는 동의하지만 지방자치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을 해볼 때다. 지난 정부 때 단순히 예산뿐만 아니라 지방자치 권한을 너무 많이 지방 정부에 내려줬다.

-지난 정부의 권한 이행이 잼버리 사태까지 촉발시켰다고 보는 건가?

▲전북서 그동안 최초 지방 정부 주도의 국제적 행사라고 광고해왔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이런 국제 행사를 컨트롤하고 핸들링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느냐에 관해 여론이 크다. 지방자치에 회의적이라고 해서 수도권 중심으로 가야 하고, 지방은 죽으라는 말이 아니다. 지방을 효율적으로 살리고 지방서 줄줄 새는 예산을 감시해서 정말 지방 시민을 위해 쓰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감독이나 지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여당서도 이 사태와 관련해서 사과하긴 했다

▲네 탓 공방을 떠나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본의 아니게 기상 상황으로 잼버리 K팝 공연의 장소가 전주구장서 상암구장으로 변경됐다. FC서울의 홈구장이라 K리그 팬에게 죄송하고 감사하다. 국가적·국제적 규모의 행사이고 대한민국의 국격이 달린 문제다. 피치 못할 측면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체육관광부나 이런 곳이 K리그 구단과 잘 협의하고 소통하는 모습이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여당 지도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 

-국민의힘 차원에서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

▲잼버리가 열린 첫째 주가 가장 심각했다. 국민의힘은 대책회의를 원내서 열고 현장도 내려가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 태풍까지 겹치면서 안전 문제로 수도권으로 잼버리 대원들이 올라왔는데 이후 여러 지자체나 수도권 각지로 오신 분에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전 세계 청소년이 한국서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돌아갔으면 좋겠다. 이후에 책임 소재에 대해 따질 부분이 있다면 전 정부, 지차체, 나아가 현 정부 부처의 실수까지도 가리지 않고 가감없이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가 정쟁을 벌이고 있는 지점은 잼버리 사태만 있는 게 아니다. 불체포특권도 포함됐다

▲나는 말로 하는 약속을 믿지 않는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말이라는 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정당한’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장이면 언제든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겠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은 2명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서명했다. 이재명 대표를 필두로 민주당도 서명해야 한다. 문서를 만든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의미다. 국민과의 계약서를 쓰는 것과 다름없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요청을 자꾸 거부하고 있다. 나중에 쌍방울 건이나 백현동으로 영장이 청구됐을 때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정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 대표를 지키겠다며 반대표를 다 던져버리면 이 대표가 ‘나는 포기했는데 우리 의원들이 그랬다’며 책임을 회피할 여지가 너무 많아진다. 불체포특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총선 공약으로 내놔야 한다. 

-불체포특권 포기가 총선 때 국민의힘의 무기로 작용할 수 있을까?

▲확실하게 이 부분은 과거 민주당 같은 소위 진보 계열 정당이 도덕적 우위를 늘 점하고 있었다. 윤리나 도덕이 진보 정당의 주무기였다. 국민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좀 더 적어도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정당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이 내용은 민주당서 외부에 공개한 자체 조사서도 한 번 거론됐던 내용이다.

“불체포특권 민주당 얼른 동의해야”
“총선 정책과 민심 챙기는 게 전략”

이 대표라는 아주 특이할 정도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대표가 민주당을 장악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굵직한 부정부패 이슈는 대부분 민주당서 나왔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 입장에서는 가장 뼈아픈 상처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전망은 다르다. 총선서 야당이 180석 이상 차지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때도 천하람 후보가 2등을 한다고 예측했고, 천아용인 중에 일부는 당선된다는 말도 안 되는 전망을 했다. 전망이 맞지 않다는 게 전당대회서 증명된 것 아니냐? 고장 난 시계다. 어쩌다 몇 번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할 때마다 틀렸다. 그래서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최근 정당 지지율을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수도권서 계속 이기고 있지만, 자만할 단계는 절대 아니다.

물을 계속 찾아서 발굴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총선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다만 현재 추세로만 봤을 때 야당 180석론이 등장할 때는 아니다. 이 같은 예측은 끊임없이 위기설을 퍼뜨려 현 지도부 체제의 빈틈을 만들기 위한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다. 

-문제는 전라도다. 지지율이 높지만은 않은데?


▲호남 정서와 맞지 않는 발언을 한 분들에 대해선 과감한 조치를 내렸다. 그게 시작이다.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 시대에 관한 윤 대통령의 철학은 확고하다. 대선 때 공약한 부분도 상당히 많이 진척됐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도 호남 출신 당협위원장 같은 인물이 많다. 강성만 금천구 당협위원장이 대표적인 예다. 국민의힘이 호남 출신 인재를 잘 키워 호남서 지지를 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면 같이 영향을 받는데 오르면 함께 오르진 못한다

▲지금 체제에서는 정부 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연동관계를 이루고는 있다. 다만 그게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당에 있는 분들도 여전히 정권 초이기 때문에 다음 총선까지는 윤정부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정부와 당은 운명공동체로 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 전략은 무엇인가?

▲여당 프리미엄을 노출시킬 필요성이 있다. 지금부터 남은 기간 국민의힘은 정책 위주로 당을 끌어가려고 한다. 민주당과 싸우고 정치적인 파이팅도 해야 하지만 여당답게 정책과 민생 관련 성과를 계속 내겠다. 앞서 청년정책 네트워크가 냈던 여러 가지 청년정책들이 꽤 있었다. 1000원 학식의 경우 반향이 좋아서 민주당도 뒤늦게 따라왔다. 이런 것처럼 정책과 민생 이슈를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이기 때문에 정부 부처와 대화도 빠르다. 야당에 비해 빨리 성과를 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런 것이야말로 여당 프리미엄이다. 민생을 챙기고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총선 전략이다. 


-인재 영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젊은 기업인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는데?

▲아직까지는 큰 틀의 기조가 있진 않다. 다만 특정 직군, 특정 연령대 사람만 대거 혜택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이들 중에서 국가를 위한 소명감, 정무적 감각을 갖춘 분을 잘 선별해 균형감을 갖춰야 한다. 상대적으로 볼 때는 586 용퇴가 하나의 시대정신이 될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하지만 진보 정당의 무기는 도덕과 윤리였는데 그걸 빼앗겼다. 진보 정당이 또 다른 무기를 갖고 있던 게 운동 청년이다. 그런데 더 이상 민주당을 보면서 청년 정당, 젊은 정당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다음 번 총선 때는 국민의힘이 오히려 젊은 정당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586 용퇴는 최고위원 후보 시절부터 줄곧 외쳐오던 말이다

▲586보다 선배들이 물러나라고 하는 건 이상하다. 후배 세대인 30대와 40대가 주축이 돼 이제 집에 가라고 말하는 게 하나의 흐름이 돼야 한다. 이건 단순히 청년을 많이 공천하자는 게 아니다. 하나의 시대정신을 만들 수 있는 정도의 무브먼트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부산 지역으로 출마 가닥
“단순한 정치인 되고 싶어”

이 아젠다 역시 총선의 한 전장이 될 것으로 본다. 586세대를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아직 자신들 세대의 대통령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건 그 사람들 생각이다. 20년 동안 국회의원 했으면 충분하다. 특정 세력이 대거 유입되고 정치가 더 좋아졌느냐? 국민의 평가는 그렇지 않다. 

-김기현 지도부 출범 5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평가하나? 말이 많았는데?

▲당의 리스크를 수습하고 매듭 짓는 게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우리는 시작하자마자 그걸 겪었는데 너무 컸다. 그러나 김 대표가 잘 정리했다. 김 대표의 경우는 안정적인 당정 관계가 기반이 돼 여러 리스크가 터져도 잘 수습하고 정리하는 능력이 있다는 걸 분명히 보여줬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평가는?

▲민주당은 국민의힘 리스크가 터졌을 때 반사이익을 전혀 보지 못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김은경 혁신위원장 발언 리스크 등 이 대표가 칼로 자르듯이 징계하거나 읍참마속 하지 않았는데 이는 이 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본인도 늘 내려오라는 요구를 받고 있지 않은가? 사고 친 사람들에 대한 징계를 못하는 이유 아니겠느냐? 이 대표의 캐릭터가 강한 축에 속하지만 사실 까보면 허약한 리더십이라고 말하겠다. 

-당내서 이 대표 공격수를 맡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를 시기는 9월 이후로 본다. 의도적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 대표가 나를 굉장히 싫어한다는데 나보고 패륜이라고 직접 언급한 적도 있었다. 당내서 이미지 관리도 하고 고소·고발당하면 피곤하고 적당히 하라고들 이야기하긴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언제든지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윤 대통령을 도운 건 순전히 검찰총장 시절 보여준 모습에 반해서다. 나는 나름대로 방송서 파급력을 가진 사람이라 물불 가리지 않고 이 대표를 때리고 공격할 수 있다. 

-내년 총선 출마 결심은 한 건가?

▲개인적으로 고민 중이고 당에서도 여러 요청들이 있는데 나갈 확률이 높다. 다만 출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국회의원을 왜 하고 싶냐’는 질문에 단순히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한다면 너무 저급하다. 내가 국회의원이 돼서 반드시 이거 하나만큼은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당선 자체가 목표면 누가 해도 상관없다. 또 이제 30대 후반인데 40대 1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내 인생서 중요한 숙제다. 

-어느 지역으로 나가라고 권유받았나?

▲부산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 다만 부산의 어느 지역이 될지 대해선 아직까지 세밀하게 이야기하고 있진 않다. 부산은 중요한 도시다. 부산이 중심축이 돼 우리나라 2축 경제가 형성돼야 한다. 수도권 못지 않게 외국서 독자적으로 출장 올 수 있을 만한 곳이 필요한데 그런 지역이 바로 부산이다. 부산이 발전하면 부산만 잘사는 게 아니라 한국 전체에 숨통이 트인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두고 언론탄압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처음에는 아들 학교폭력 우려 때문에 걱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보도된 사안을 보면 친구끼리 싸웠던 것이었다. 그 이후에 민주당이 제기하는 게 딱히 (큰 문제는)없다. 이 부분이 해소됐으면 이 후보자 정도 되는 인물이 와야만 망가진 방송 환경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매주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으로서 문제는 MBC나 KBS 등의 라디오 프로그램이다. 출·퇴근을 담당하는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이 얼마나 편향적인지 보도된 적이 있다. 이 후보자에게 바라는 건 윤정부 칭찬하는 방송을 만들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1대1 균형을 맞춰달라는 부분이다. 

-장예찬은 어떤 정치인인가?

▲단순한 정치인이고 싶다. 전당대회 때 슬로건이 최전방 공격수였다. 골을 넣고 화려한 스트라이커보다는 궂은일을 하는 다재다능한 만능 선봉장을 꿈꾼다. 길에 돌이 있으면 끄집어내고 치우는 그런 단순한 사람 말이다. 실제로도 그러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윤 대통령의 국정 방향 큰 틀을 다 동의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관철시키는 데도 앞장설 것이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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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