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초전도체’ 아카이브 등재…상용화 두고 갑론을박

서남 등 관련 주식 5일째 광풍…각종 밈 등장
“황우석에 또 속나?” 일부 부정적인 목소리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국내 연구진이 영하 200도 이하의 극초저온 등 특수한 조건서만 모든 전기적인 저항 성질을 상실하는 물질인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해당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주식시장에선 광풍마저 부는 등 과열 양상마저 보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950원(30.00%) 상승한 8450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무려 5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서남은 전날에 이어 개장하자마자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덕성(29.97%), 신성델타테크(29.75%)도 마찬가지로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및 연구진과 함께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 LK-99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게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는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 김현탁 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따르면 이전에도 초전도체가 개발돼있긴 하지만 영하 180도 이하라는 환경 조건상 일상서 활용될 수 없었다.

그러나 LK-99는 상온 30도서 초전도체의 성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일에는 노벨화학상, 물리학상 논문을 다수 배출해왔던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LK-99에 대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테스트한 결과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상온 초전도체’ 물질 개발은 꿈이 아닌 이미 현실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LK-99의 탄생은 구리(Cu)와 납(Pb)를 이용해 새로운 형태의 분자구조를 가진 물질로 지난 20년 동안 1000회 이상의 실험을 반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찬반 논란이 일자 한국초전도저온학회(학회장 최경달)는 검증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학회는 학회장 명의의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학회에선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국내‧외 연구기관의 검증 결과를 지켜보고자 했지만, 국내‧외 보고 결과에 진위 논란이 있는 데다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추가되는 상황”이라며 검증위 구성을 시사했다.

이어 “현재 발표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 물질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검증위는 김창영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참여 교수를 모집 중에 있으며 조만간 검증위가 꾸려지는 대로 서울대, 성균관대, 포항공대 시설서 검증 측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SLR클럽’ ‘보배드림’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상온상압 초전도체 발견 맞으면 학교명 바꿔야 됨”이라며 고려대학교를 초전도대학교라는 이미지가 첨부된 글이 게재됐다. 이 대표의 출신 학교가 고려대인 점을 감안해 학교명을 ‘초전도대학교’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후위기와 맞물려 상온 초전도체가 개발될 경우 인류의 최대 난제로 지적돼왔던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밈도 등장했다.


해당 밈은 3장의 사진으로 구성돼있으며 한국이 LK-99로 지구의 글로벌 온난화를 막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첫 번째 사진엔 KOREA가, 두 번째 사진에는 물이 가득 차 있지만 중간에 나 있는 구멍으로 누수 중인 장면, 마지막 세 번째엔 LK-99라는 초전도체 패치로 줄줄 새고 있던 물을 막는 모습이다.

과학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알려진 초전도체의 이용 사례는 초고속 양자 컴퓨터, 자기부상 열차, 에너지 손실이 없는 전력선 등이다.

다만, 아직 과학계의 철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밈 사진을 첨부했던 누리꾼은 “기초과학 수준이 거의 0에 가까운 나라에서 뜬금없이 초전도체 개발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노벨물리학상, 화학상 한 명도 없는 나라에서 갑자기 상온 초전도체? 진짜 한국이 개발해서 상용화되면 전 재산 다 기부하겠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해당 의견에 다른 누리꾼은 “이번 초전도체는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꼭 기초과학이 탄탄해야 발견되는 건 아니다”며 “초전도체 분야에 공이 컸던 과학자가 ‘주류에 퍼진 과학적‧물리적 지식을 버려야 이 분야는 전진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었다”고 반박했다.

다른 회원이 “우연은 아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가 20년째 해왔던 사람이라는 언론 보도를 봤다”고 응수하자 다른 회원은 “퀀텀 시드머니 11억 투자받은 스타트업이다. 그냥 딱 봐도 투자금 더 받아먹고 엑시트(도망)할 각인데 이것만 20년 했다?”며 해당 기업의 시드 상황을 첨부하며 맞받아쳤다.

또 “투자금 사냥꾼들의 작전” “누가 봐도 작전주지. 황우석 박사에 속고 또 속느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닉네임 ‘공대생85’은 “핵융합처럼 가능성만 확인한 수준일 듯하다. 상용화는 또 다른 얘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구인구직 업체 ‘사람인’에 따르면 서울 송파시 소재에 위치한 퀀텀에너지연구소는 2008년 7월9일 설립된 업력 16년차의 중소기업으로 의학 및 약학 연구개발업을 주로 하고 있다. 사원 수는 6명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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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