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악악’ 한국타이어 최악의 삼중고

심각한 오너 리스크 사면초가 MB 사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국타이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사위인 회장이 잡혀간 것만 해도 정신없는 마당에, 공장을 집어삼킨 거대 불길로 수백억대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화재가 예고된 인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신뢰도 추락도 불가피해졌다. 연달아 터진 초대형 사건 탓에 골치를 썩이던 노사 갈등 사안은 뒷전으로 밀린 모양새다.

지난 9일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하 한국타이어) 회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조 회장은 2019년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이래 3년4개월여 만에 재수감되는 처지로 전락했다. 

저지른 짓
또 한 번?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인 조 회장은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대표에 선임됐고, 지난해 회장 자리에 올랐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해 이 전 대통령의 사위가 됐다.

조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개인적인 친분을 내세워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진웍스(MKT)의 자금 130억원가량을 빌려준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회사에 일정 부분 손해를 끼쳤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조 회장은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타이어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사는 방식으로 계열사 MKT를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타이어몰드는 타이어의 패턴을 새기는 데 사용하는 틀을 말한다. 


MKT에 대한 부당 지원 혐의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삼았던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으로 한국타이어에 과징금 80억300만원을 부과하고 계열사와 함께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MKT를 인수한 직후부터 2013년까지 기존 단가 체계를 유지한 채 거래물량을 늘렸다. 그 결과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연평균 145억원이었던 MKT 매출은 2012년 50억원 이상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2010~2013년 연평균 13.8%에서 2014~2017년 32.5%로 높아졌고, 시장점유율은 2014년 43.1%에서 2017년 55.8%로 상승했다.

검찰 역시 한국타이어가 타이어몰드의 가격을 산정 과정에서 제조원가를 과다 반영해 MKT가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올리도록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 총수 일가가 배당을 통해 사익을 편취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평행선 긋는
노조 달래기

MKT 지분은 ▲한국타이어(50.1%) ▲조 회장(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20.0%) 등이 나눠 갖는 구조다. 당시 MKT는 배당금으로 조 회장과 조 고문에게 각각 65억원, 43억원 등 총 108억원을 지급했다. 이 외에도 조 회장은 회삿돈으로 집을 수리하고 외제차를 구입하는 등 회사 자금 약 200억원를 유용한 혐의도 있다. 

조 회장 구속으로 한국타이어는 당장 신사업 계획이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조 회장은 경영 전권을 잡은 이후 신사업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에 걸쳐 표출했던 전례가 있다. 

총수 구속이라는 대형 악재는 노조와의 줄다리기 싸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총수가 부재한 상태에서 노사 갈등 문제의 타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부터 한국노총 산하 노조와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이하 민주노총 지회)로 이뤄진 복수 노조 체제를 갖췄다.

당초 한노총 산하 노조가 대표 노조 역할을 맡았으나, 2021년부터 한노총 산하 노조에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지난해 금속노조 지회가 제1노조로 올라섰다. 현재 민주노총 지회는 2000여명의 조합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지회가 제1노조로 올라서면서 사측과 노조 사이에 갈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현재 사측과 제1노조 간 갈등은 메꾸기 힘들 정도로 깊어졌다. 한국타이어와 한국노총 산하 노조는 ▲기본금 5.0% 인상 ▲생산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의 내용에 합의하며 임단협을 타결한 반면, 민주노총 지회는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1년 못 채우고 구속된 회장
여기저기서 펑펑 ‘벼랑 끝’ 

양측의 갈등은 장기전 양상이다. 지회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에서 게릴라 파업을 벌이고 있다. 당장 내달로 다가온 올해 임단협은 더 복잡한 국면으로 치닫게 될 수 있다. 올해 임단협 임금 인상 기준이 되는 전년도 임금안이 아직까지 타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노총 지회는 지난해 11월 공정위의 과장금 부과 방침이 정해진 이후 비판적 목소리를 키워온 상황이다. 이 무렵 민주노총 지회는 성명을 발표하고 부당이익 환수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지회는 “한국타이어는 압도적인 국내 타이어업계 1위, 글로벌 6위의 기업으로 성장을 이뤄왔지만 그 과정에서 총수 일가는 매해 수십에서 수백억원을 자신들의 곳간에 채웠다”며 “직접 타이어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직업성 암, 뇌심혈관 질환 등을 비롯해 골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총수 구속과 노사 갈등이라는 겹악재에 신음하던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 화재 사건을 계기로 더욱 깊은 수렁에 내몰린 형국이다. 경제적 손해는 물론이고 신뢰도가 추락한 결정적 사태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지난 12일 오후 10시경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발생한 화재는 58시간이 지나서야 완전 진화됐다. 지난 15일 소방당국은 인력 26명과 소방장비 10대를 투입해 오전 8시 진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34만2000㎡ 면적에 하루 6만개가량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불로 대전공장 2공장의 대부분과 옆으로 이어진 3물류창고가 전소됐고, 보관된 타이어 약 21만개가 불에 탔다. 현재 대전공장은 가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대응 단계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무너진 공장 잔해 등을 전부 들춰 잔불을 정리하면서 완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는 2공장 가류공정 내 컨베이어벨트 아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류공정은 반고체 상태의 타이어 모양을 쪄내는 공정으로, 타이어 성형기 등이 설비돼있다.


얼마 됐다고
또 불이냐

소방당국은 벨트 아래에 쌓인 분진 때문에 불길이 더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전공장은 컨베이어벨트가 불이 난 2공장과 1공장, 3물류창고 등으로 이어진 구조여서 피해 확산이 컸다는 분석이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노동청 등 관계기관들은 지난 14일 오전 10시 40명을 투입해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화재 원인에 대한 합동감식에 착수했다. 다만 불이 시작된 2공장이 모두 불에 타 무너져 정확한 원인 규명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이번 화재 사고 여파로 수백억원대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회사 전체 생산량의 20%를 담당하는 주요 시설이다. 일평균 4만5000여본의 타이어를 생산하며 생산 물량의 65%가 해외로 수출된다. 

대전공장 생산중단에 따른 손실도 문제다. 대신증권은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의 가동중단에 따라 하루 1만6000본, 생산 및 매출액 12억원의 손실(2공장 기준)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1, 2공장으로 구성된 대전공장 전체가 가동 및 배분에 차질을 빚을 경우 일매출 손실이 최대 32억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이 화재 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장 자체가 노후화됐고, 화재로 인한 시설 재정비 작업을 단기간에 마무리하기 어려운 탓이다.


대전공장 화재가 예고된 인재였다는 점에서 한국타이어는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 양상이다. 대전공장에서는 9년 전인 2014년 9월30일에 화재 사고가 발생해 수십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했던 전례가 있다.

당시 화재로 대전 1공장 물류창고 4627㎡와 재고 18만본이 모두 불에 탔다. 당시 소방당국은 화재 사고로 인한 한국타이어 측의 피해 규모를 66억원으로 추산했다.

절체절명
위기 봉착

대전공장은 지난해 실시한 법적 의무 소방시설 점검에서 불량 사항이 240건 제기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타이어 소방시설 자체 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공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169건, 하반기 71건의 불량 사항이 드러났다.

대전공장은 2020년 소방점검에서도 284건을 지적받았고 2021년에도 382건의 개선사항이 적발됐다. 특히 이번 화재로 전소된 2공장은 최근 3년간 옥외 소화전, 스프링클러 설비, 경보설비 등에 문제가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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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