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3인 한가위 민심 잡을 '비장의 카드' 대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26 11: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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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밥상머리민심' 잡아야 '주도권' 잡는다"

[일요시사= 김명일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추석 민심은 이번 18대 대선의 분수령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12월 대선이 주요 화제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선거판세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여야 대선주자들이 추석 민심을 사로잡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

유력한 장외주자로 분류되던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 19일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함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함께 대권을 향한 치열한 3각 구도가 완성됐다. 이들 세 사람이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당장 추석 민심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서의 사례를 보더라도 추석 연휴기간 조성된 민심이 연말 대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끼쳐온 것을 알 수 있다. 

대선 분수령
명절의 중요성

한 여론조사기관에서도 명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민들의 일방적인 정보가 한자리에 모인 일가친척들 사이에서 상호작용을 일으켜 지역 간, 세대 간 융합을 이뤄내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여론의 큰 흐름을 조성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때문에 정치전문가들은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각자 추석연휴를 앞두고 민심을 사로잡을 비장의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선거의 여왕 박근혜, 13연승의 사나이 문재인, 타이밍 정치의 귀재 안철수가 내놓을 비장의 카드는 과연 무엇일까? 정치권 안팎의 국민적 관심사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3파전 구도 완성…"진짜 대선레이스는 이제부터!"
각 후보가 꺼낼 비장의 카드에 정치권 이목 집중


우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24일 최근 불거진 역사인식 논란에 대해 전격적으로 사과를 하며 추석민심잡기에 나섰다. 역사인식 논란은 박 후보가 후보당선 이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하는 등 파격행보를 보이며 추진해온 '국민대통합'을 무색케 만드는 것은 물론 중도층을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역사인식 논란 이후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7∼18일 여론조사(1500명·95% 신뢰수준에 ±2.5%p 오차)에 따르면 양자대결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7.1%)가 박 후보(44.0%)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추월한 것은 리얼미터가 지난 7월부터 양자대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역사인식논란은 박 후보에게는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박근혜의 전격 사과
문재인은 쇄신할까?

박 후보는 당초 과거사와 관련해 할 말은 다했다는 입장을 견지했었지만 정치전문가들은 물론 캠프 내에서도 역사인식에 관한 사과 없이는 대권을 잡는 것이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자 결국 추석을 앞두고 전향적 사과를 한 것이다.

박 후보가 내놓을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로는 당 지도부 교체 등의 쇄신방안도 거론된다. 공천헌금 사태와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측근인 홍사덕, 송영선 전 의원이 비리에 연루돼 새누리당이 큰 곤혹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 없이 추석을 맞이한다면 박 후보로서는 무척 불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장외에서 박 후보에게 꾸준히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 등 비박계 정치인들과의 극적인 대화합을 연출하는 것도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비박계 정치인들과의 극적인 화해는 표 확장은 물론이고 경선과정에서 박 후보가 얻게 된 '불통' 이미지를 상당부분 희석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평소 박 후보가 강조해온 '대통합' 정신과도 일치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의 전격적인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선진당은 현재 비록 4석을 가진 소수정당에 불과하지만 대선의 향방을 가를 충청권 토착정당임을 무시할 수 없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선진당의 이인제 대표가 최근 공공연히 제3세력을 운운하며 안 전 원장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밝힌 점은 박 후보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노선이 비슷한 만큼 보수대연합을 기치로 내걸고 박 후보가 먼저 손을 내민다면 이번 대선과정에서의 연대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음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파죽지세의 13연승을 차지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투표 논란 등 불공정 경선 의혹은 여전히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선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당원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다. 이대로라면 대선에서 같은 당원들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선과정에서 당원들 간에 벌어진 계란투척과 욕설, 몸싸움 등 막장행태는 중도층의 등까지 돌리게 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문 후보 측이 추석 전 파격적인 당 쇄신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 안팎의 인사들도 한결같이 파격적인 쇄신 없이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도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의 모든 권한을 대선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하는 등 문 후보가 중심이 돼서 당 쇄신에 나설 여건은 이미 만들어졌다. 이제 정치권의 이목은 문 후보가 과연 어떠한 쇄신책을 내놓을지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쇄신 드라이브의 성공 여부는 문 후보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후보가 과감한 쇄신에 성공한다면 대내외적으로 자신의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쇄신작업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경선과정에서 '친노 패권주의'가 드러났다며 관리부실과 소통부재를 이유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동반사퇴까지 거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단일화 변수
안철수의 행보는?
  

대선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급박한 상황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를 전격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당 운영에 커다란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당 지도부 역시 개혁의 주체여야 할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 상황에 대해 무척 곤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만약 문 후보가 기대에 못 미치는 쇄신책으로 국민들에게 또 한 번 실망감을 안긴다면 대권행보에 큰 걸림돌이 될 공산이 크다.

또 문 후보 진영에서는 당내 대선경선에 참여했었던 '비문 3인방(손학규·김두관·정세균)' 끌어안기도 추석민심을 사로잡을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비문 3인방은 지난 16일 최종 경선(서울지역)이 끝난 직후 일제히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경선과정에서의 갈등을 이유로 일부 후보가 안 원장 측에 가세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그만큼 이번 경선 과정에서 생긴 문 후보와 비문 3인방의 갈등이 깊은 것이다.

만약 당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비문 3인방이 문 후보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기는커녕 실제로 안 원장 측에 가세하게 된다면 단일화 과정에서 문 후보가 무척 불리해질 것이 틀림없다. 비문 3인방과의 진정성 있는 화해는 막장경선으로 굳어진 민주당의 구태정치 이미지를 씻는데도 주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 후보 측은 아직 선대위 인선을 마무리 짓지 않은 만큼 파격적 인사의 영입으로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19일 추석을 10여 일 앞두고 출마선언을 한 것 자체가 추석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포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 전 원장 측은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경선이 끝난 이후에 출마를 선언 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안 전 원장이 대선정국에서 추석이 가지는 의미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미 출마선언의 마지노선을 추석 전으로 정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추석 민심 따라 대권 판도 '출렁'
여야 대선주자 총력전 나설 듯…중간승자는 누구?

또 안 전 원장 측은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만큼 파격적인 캠프인선으로 다시 한 번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자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외에도 안 전 원장은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이제 막 대선판에 정식으로 뛰어든 만큼 구체적인 비전제시만으로도 국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안 원장과 문 후보에게는 야권단일화라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비장의 카드가 아직 남아 있다. 추석 전 양 후보가 야권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겠다는 선언만으로도 단숨에 이슈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세 후보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도 있다. 바로 상대후보에 대한 검증과 대형공약의 발표다. 전문가들은 만약 상대후보에 대한 결정적 네거티브 카드를 가지고 있다면 추석을 앞두고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미 이번 대선이 진흙탕 네거티브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여론은 고려해야 할 부담이다.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대형공약을 발표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야권이 '무상급식'이란 화두로 돌풍을 일으켰던 것이 좋은 예이다. 하지만 이 역시 최근 포퓰리즘 공약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높아진데다 여야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을 발표해 이미 공약의 차별성이 없어졌다는 평가가 많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본격적인 대선경쟁
검증·공약 대결 예상
 

한편 한 정치전문가는 "대선이 불과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고 안 전 원장의 출마선언으로 삼파전 구도가 완성된 만큼 이제는 본격적인 대선경쟁이 시작 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각 주자들은 추석연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추석연휴에 어떤 주자가 주도권을 잡는가는 향후 대선 판세를 엿볼 수 있는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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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