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목사’ 기부금 횡령 의혹

성착취에 대기업 돈 빼돌렸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해 부모가 없는 이들에게 따뜻한 존재가 되고 싶다던 인물이 있었다. 2020년 4월28일 KBS1 <인간극장> ‘그렇게 가족이 된다’에 출연했던 안모 목사다. 그는 두 아이를 입양해 법적보호자가 됐고 자신이 운영하는 아동보호센터 소속 아이들에게 선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상은 달랐다. 여성들을 향한 성폭력과 폭언은 기본이었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장학금까지 갈취한 정황도 있다. <일요시사>는 안 목사가 아이들에게 자행한 행태에 대해 알아봤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른바 ‘보호 종료 아동’으로 불린다.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사회로 냉정하게 던져진다. ‘키다리 아저씨’로 유명한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센터)’ 대표 안모 목사는 홀로서기에 내몰린 아이 여럿에게 선행을 베푸는 척 지옥을 선물했다. 부모가 없는 청년들에게 지원되는 국가지원금을 갈취하고 폭행한 데 이어 성폭력까지 저질렀다. 아이들에게 그는 이른바 ‘사탄’이었던 것이다.

“악마이자
금수였다”

센터는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다. 만 24세 이후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해야 하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좋은 재단으로 알려져 있었다. 지금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기업들이 안 목사의 행태에 대해 알지 못한 채 센터에 수억원이 넘는 거액을 기부해왔다.

안 목사는 백석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해 2018년까지 성령과 율법교회 목사로 활동했다. 직접 기독교 관련 책까지 썼고 자신이 만든 성경학습을 끝낸 아이에게는 센터 ‘리더’라며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2020년 4월 KBS1에서 방영된 <인간극장> ‘그렇게 가족이 된다’ 편에서 안 목사는 2016년 보육원에서 나와 갈 곳 없는 A씨의 법적 보호자가 됐다.

안 목사는 A씨에 대해 “한 달에 한 번 월차 때 같이 노니까 좋더라”며 “내가 축구를 좋아하는데 인원이 부족했다. 마침 지인이 축구를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말하며 데려온 게 A씨였다. 할 수 있겠냐고 그랬더니 축구부에 있었다고 하더라. 잘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게 인연이 돼서 축구를 하면서 몇 개월 알고 지내다가 A씨의 아픈 과거와 부족했던 면을 듣게 됐다. 그 얘기를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파 그렇게 지내 오다가 A씨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돼주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A씨는 안 목사에 대해 “자주 만나게 되고 ‘내 딸 할래?’라고 물어봐 줬는데, 남자 어른을 대하는 게 처음이었다. 시설 안에는 수녀님과 선생님이 여자다. 그래서 어려웠다”면서도 “자주 만나면서 많은 모습을 보게 되고 또 내 고민을 털어놓으며 많은 말을 듣게 되고 가까워지면서 ‘이분이면 내 인생이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회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A씨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안 목사를 믿고 있었다. 갈 데 없는 이들에게 희망인 줄 알았던 센터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지옥으로 변했다.

타락 아닌 거룩함이라고?
거부했는데 생일날 강간

<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영상에서 안 목사는 아이들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성추행도 마다하지 않았다. 안 목사는 “XX 가슴은 내 가슴과 같아” “XX랑 XX을 하고 싶었다”는 등의 성희롱 발언도 이어갔다.

센터 피해자 B씨는 “안 목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안 목사의 생일이 7월16일인데 그날 여자아이가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요구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배가 끝나면 항상 술을 마셨다. 안 목사가 벗어야지! 벗어야지! 라고 말할 때 저게 가족이라고 할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이 같은 성폭력을 성경에 비유하면서 본인이 하는 행동이 “세상이 바라볼 때 타락이겠지만 하늘이 볼 때는 거룩이다”고 자기 합리화를 했다고 한다. 안 목사의 비상식적 행태에 치를 떨던 일부 아이는 센터를 피했다. 안 목사는 센터를 피하거나 나오지 않는 아이들을 불러 쇠몽둥이로 폭행을 일삼기도 했다.


한 아이는 몸에 안 목사의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기까지 했다.

B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넌 나에게 복종해야 된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넌 내 말 안 들으면 뇌혈관 세포가 터질 거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안 목사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은 본인 영어 이름을 문신으로 새기는 거라고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실제 안 목사는 설교 예배 중 신도들에게 “내 말에 집중 안 하면 뇌혈관 세포를 터트려 버린다고 했다. 기절해봤어, 안 해봤어?”라고 겁을 줬다. 또 다른 피해자 C씨는 “센터에서는 처음부터 딸, 엄마, 아빠 이렇게 부르니까 처음에는 너무 행복했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빠라고 불리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고 토로했다.

희망 아닌
지옥이었다

C씨는 “딸의 가슴을 만지는 아빠는 없지 않나”라면서 “진짜 가족이 없어서 원래 가족이 이런 건지 모르겠다. 근친상간당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다리 아저씨’ 같은 존재가 돼야겠다고 한 건 센터를 홍보하기 위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목사가 성범죄와 관련된 물적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C씨는 “센터가 아닌 외부에서 움직일 때는 CCTV가 없는 곳에서 성폭력을 당한 이들도 있다”며 “하지 말라고 거부해 쫓겨나는 순간 갈 곳이 없이질까 불안해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목사는 언론을 통해 “아이들에게 폭행은 있었지만 훈육 차원이었고, 성추행과 성폭력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들이 먼저 나한테 와서 ‘대표님, 대표님’이랬다. 얘네가 막 만지고 이러니까 친해지고 싶은 그런 것들에서…”라며 자신은 친밀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안 목사의 만행은 성폭력으로 끝나지 않았다. 본인의 사진을 피해자를 포함한 센터 아이들에게 경매로 부쳐 사게 하기도 했다.

JTBC 단독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센터에 다니던 D씨의 통장에 국내 한 기업으로부터 들어온 특별 장학금 500만원이 3분 만에 센터 상임이사 계좌로 송금됐다. 한 달 후에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병원비 명목 후원금 1000만원이 들어왔는데 이중 700만원도 센터 상임이사에게 보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 목사가 기부금 일부를 고가 차량과 오토바이를 구입하는 데 쓴 정황도 포착됐다. 법조계에서는 안 목사에게 횡령과 갈취·사기죄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부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기부한 목적 이외에 금전을 유용했다면 횡령죄가 적용된다”며 “개인 후원자와 기업을 기만한 것이기에 사기죄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센터 간부·아이들 사실상 세뇌
자신의 이름 몸에 문신도 새겨

1년에 1000만원 이상의 기부금이 누적됐다면 행정안전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하지 않았다면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서초동 변호사는 “사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등 실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사정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횡령 금액이 커진다면 처벌은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과거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윤미향 의원의 후원금 횡령 사건이다. 앞서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은 2020년 9월14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옛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정대협) 회계 부정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윤 의원을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혐의는 총 6가지로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와 지방 보조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 ▲무등록 기부금품 모집 혐의 ▲개인계좌로 모금한 기부금과 단체 자금을 유용한 혐의 ▲치매 상태인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돈을 기부하게 한 행위 ▲위안부 할머니 쉼터로 사용할 주택을 비싸게 사들여 정대협에 손해를 끼친 혐의 ▲위안부 할머니 쉼터를 미신고 숙박업에 이용한 혐의 등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대협이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 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 등록하는 방법으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약 3억원을 부정하게 수령했다.

또 정대협 상임이사이자 정의연 이사와 함께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단체 계좌로 총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했다. 이 외에도 해외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나비기금’과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으로도 총 1억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윤 의원 개인계좌로 받았다.

특히 윤 의원이 단체 기부금 중 개인 용도로 쓴 돈은 1억여원에 달한다. 윤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개인 계좌를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해외여행, 나비기금, 조의금 등 명목으로 모집한 약 3억3000만원 중 5755만원을 개인적으로 썼다.

기업 기부금
사적 사용?


검찰은 윤 의원이 길원옥 할머니가 치매를 앓는 점을 악용, 길 할머니가 받은 상금 가운데 792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하게 만든 점도 ‘준사기’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당시 단체나 개인이 후원금을 받는 단체에 대해 제대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안 목사의 횡령 의혹에도 비슷한 질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안 목사가 운영하는 단체의 분위기와 좋은 곳이라는 풍문을 들을 순 있어도 외부에서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금융범죄수사대 소속 한 경찰은 “단체가 후원금을 받은 곳에 대해 돈의 사용처에 대한 감사를 정부기관에 요청할 수는 있다”면서도 “후원금을 받은 곳이 여러 통장을 만들어 받은 후원금을 나눠 관리하고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법인을 설립해 우회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면 수사기관이 나서기 전까지는 일반인 또는 단체가 범죄에 대해 자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센터에 약 1억원의 돈을 후원한 단체는 센터의 후원금 관리에 대해 전문가들과 분석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려왔다고 한다.

해당 단체의 관계자는 “돈이 제대로 입금이 됐는지와 수천만원의 돈을 어떤 용도로 썼는지는 사정기관이 아니기에 알 길이 없다”며 “돈이 아이들에게 입금된 후 안 목사의 손에 들어가 사적 용도로 쓰였다는 건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센터의 한 피해자는 안 목사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10일 경기북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접수했다. 경기북부청 관계자는 “수사 초기 단계고 2차 고소인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최종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피고소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원금 갈취 정황도
기부 목적 외 사용?

고소장에는 안 목사가 입소자들을 상대로 술자리 등에서 신체 접촉을 하며 추행하는 등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경찰은 아직 안 목사의 횡령 의혹과 사기죄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되지 않아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가 파악한 센터 피해자는 10명 가까이 된다. 이들은 언론과의 접촉을 줄인 채 외부에도 적극적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센터에서의 생활이 지옥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안 목사의 카카오톡 프로필 대화명에는 “지금은 내가 쓰레기다. 이제는 기대해라. 다 죽여주마, 하하하 맞아주니 좋았냐? 나의 시간이다”고 적혀 있었다. 센터 피해자들 입장에서 안 목사의 카카오톡 프로필 대화명은 협박이나 위협으로 다가오기 충분하다.

안 목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센터 간부는 피해자의 지인을 통해 “고소하지 마라” “얼마면 되냐”는 등의 회유를 시도하기도 했다. 센터 간부 대부분은 그동안 안 목사의 성폭력과 비상식적 행위를 지켜보기만 했다. 피해자가 아닌 안 목사의 편에 서서 피해자들을 회유하기만 한 것이다.

사실과 다른 왜곡된 발언들이 퍼지면서 2차 가해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센터 직원들은 지금까지 보도된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며 안 목사와 피해자들과의 관계가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주변에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센터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최근에 ‘사실이 아니고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라며 이제 와서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고 연락이 왔었다”며 “소름이 돋았던 것은 통화에서도 일부 센터 직원들이 안 목사에게 세뇌를 당했다는 게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센터 간부들이 안 목사에게 이른바 ‘그루밍(grooming)’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그루밍이란 단어 뜻 그대로 ‘길들이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은 가해자가 피해자와 친분을 쌓거나 호감을 얻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범죄를 말한다.

일반적인 협박이나 폭행 등에 의한 성폭행·성추행이 아닌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의지하도록 만든 뒤 관계성을 강조하며 성적 착취를 가하기에 입증하기가 매우 힘들다.

최근 일부 종교단체에서 성직자들이 신도들을 대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다가 그루밍 성폭력의 가해자로 돌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재록 만민성결교회 목사나 정명석 JMS 교주 등의 사례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그루밍 성폭력은 종교단체 외에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성인과 미성년자 등 주로 서열이 확실하며 예속될 수밖에 없는 관계에서 주로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성직자나 교사, 상사들과 어느 정도의 친밀한 관계가 이뤄지면 그들에 의한 성적 접근을 거부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고소 마라”
회유와 협박

그루밍 성폭력의 문제 중 하나는 가해자들이 조직 내에서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성적 도구로 착취한다. 믿고 따르는 성직자나 교사 등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배신감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센터 피해자들은 안 목사에게 세뇌를 당한 이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B씨는 “안 목사에게 피해를 입은 여자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는 나서지 않으려 하고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씨도 “여러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 센터 간부들 중 안 목사의 행동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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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