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다리 목사 ‘사탄 숭배’ 추적

아이들 성경책에 ‘666’ 인장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키다리 아저씨’라고 불린 안모 목사가 사면초가다. 성폭력, 후원금 횡령 의혹에 이어 이단 논란까지 겹쳤다. 안 목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제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자신을 “사탄”이라고 칭했다. 실제 안 목사가 아이들에게 직접 건넨 성경과 카카오톡 프로필 배경에도 목사라고 보기 힘든 정황들이 넘쳐났다.

‘보호 종료 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센터’(이하 센터)의 대표 안모 목사는 아이들의 심리를 이용한 ‘그루밍(grooming) 성폭력’을 행사했다. 성령과 율법 교회(이하 성율교회) 담임목사로 역임하면서 자신을 ‘사탄’이라고 신격화하기도 했다. 일부 피해자는 사실상 세뇌를 당했기에 안 목사의 범죄행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를 인식한 관계 당국은 최근 안 목사가 이단인지 아닌지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라이팅

안 목사는 백석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해 2018년까지 성율교회 목사로 활동했다. 직접 기독교 관련 책까지 썼고 자신이 만든 성경학습을 끝낸 아이에게는 센터 ‘리더’라며 임명장을 수여하기도 했다. 정상적인 기독교 교리와 성경을 공부하게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안 목사는 지난달 14일 갑작스레 안수를 받았던 강남노회를 자발적으로 탈퇴했다.

예장 백석대신총회 서울강남노회장인 설충환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안 목사는 평소 허리 통증이 심하다며 모임에 참석하지도 않고, 돈이 없다는 이유로 매달 1만~2만원 하는 노회비조차 내지 않아 2019년 제적 처리가 됐다”며 “이번 보도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스스로 퇴임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설씨는 “예전에 안 목사가 명품 정장을 입고 외제 (BMW)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돈이 없어 노회비를 못 낸다고 들었는데)4000만원가량의 오토바이를 보고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노회 측은 안 목사가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그가 진짜 ‘목사’인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노회 관계자는 “지난달에 ‘이단 대책위원회’를 꾸려 이단성을 검증하고, 징계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우선 노회 이단 대책위는 안 목사 본인이 사탄이라고 주장하거나 악마를 숭배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들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기독교 교리와 배치…목사직 파면 가능성
“내가 사탄이고 거룩한 행위” 성폭력 가해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안 목사의 설교 녹취에는 기독교 교리와 배치되는 내용이 언급된다. 안 목사는 설교 도중 “루시퍼가 나쁘지만은 않다. 일부 악마의 행위는 타락이 아닌 거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피해자 A씨도 “안 목사는 성폭행이 발생한 그 날(지난 7월16일) 술자리를 ‘거룩한 타락’으로 합리화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안 목사는 평소에 폭력을 가하거나 성희롱할 때 자신의 행동을 성경에 비유하면서 ‘세상이 바라볼 때 타락이겠지만 하늘이 볼 때는 거룩’이라는 말로 자신의 죄를 정당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안 목사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만들고, 그곳에서 왕처럼 군림하고 싶었던 셈”이라며 “새 율법이라는 자신만의 율법을 만들고 ‘영적 멘토’(안 목사 자신)를 하나님 다음으로, 하나님과 같이 섬겨라’라는 의미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에 근무하는 선생님과 보호아동들에게 각각 뜻이 있는 이름과 숫자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안 목사는 자신을 최초의 대제사장 아론을 의미하는 ‘코헨로쉬(Kohen Rosh)’라고 칭했다. 소속된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성경책에도 ‘코헨로쉬13-666’이라고 새겨진 인장을 찍기도 했다. 안 목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리얼네이쳐팜에서 판매하는 반려견 사료 제품명도 ‘코헨로쉬13’이다.

숫자 ‘666’은 기독교에서 짐승이나 악마를 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씨는 “안 목사는 자신을 성경에 등장하는 ‘루시퍼’고, ‘세상이 바라볼 때 루시퍼는 악마이지만, 성경적으로는 하나님의 사람이다’라는 말을 모두에게 설파했다”고 주장했다.


카톡 배경 넷플릭스 루시퍼 설정
“본인이 악마라 생각한다” 증언

또 “넷플릭스 드라마 <루시퍼(Lucifer)>에 나오는 주인공인 루시퍼(악마)를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로 설정하는 등 해당 캐릭터를 본인과 동일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안 목사의 악마 숭배 정황들을 들여다보고 증거 채택 여부를 논의 중이다. 대책위가 이단이라고 결론 내리면 안 목사는 목사직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크다.

안 목사처럼 이단 논란에 휩싸인 종교인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제명을 추진 중이다. 한기총 이단 대책위는 전 목사와 다른 목사 1명이 이단이라는 연구 결과에 따라 이들을 제명하기로 결의했다.

대책위 전문위원들은 전 목사 등의 주장과 교리가 비성경적이고 명백한 이단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고했고, 이에 대책위는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수용하기로 했다.

전 목사 제명은 오는 15일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이에 앞서 한기총은 전날 열린 임원회에서 전 목사에 대한 자격정지 3년의 징계를 의결했다. 또 전 목사의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및 소속 단체인 청교도영성훈련원과 한기총의 교류를 중단하는 조치인 행정 보류를 3년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징계 준비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인물로 극우 성향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표를 지낸 그는 21대 총선 사전 선거운동을 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이며 “대한민국 공산화를 시도한다”고 주장해 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2020년 기소됐다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2019년에는 청와대 앞 집회에서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발언해 개신교계 내에서도 이단성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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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