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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1일 15시13분

사건/사고


사회적 물의 일으킨 ‘국내 5대 사이비 종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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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섹스, 살인…잔인한 교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인해 ‘중국 혐오’가 ‘신천지 혐오’로 옮겨갔다. 코로나19 환자 절반 이상이 신천지와 연관돼있다고 파악되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보건당국은 이들에 대해 신천지 연관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비평가들 사이에선 신천지를 사이비 종교라 부르고 있는 가운데 <일요시사>는 이전부터 국내서 세를 떨쳤던 종교들에 대해 알아봤다.
 

▲ 영화 백백교 스틸 컷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으로 꼽히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외신들도 “예배 방식이 코로나19를 확산시켰다”며 신천지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각) ‘한국의 코로나19 발생의 중심은 교회 분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신천지 때문?

NPR은 신천지에 대해 “1984년 카리스마 넘치는 이만희 목사가 세운 교회로 전 세계적으로 24만명으로 추산되는 신도를 가졌다”며 “신천지는 ‘새로운 하늘과 땅’이라는 뜻으로, 비평가들은 이를 ‘사이비 종교’라 말한다”고 설명했다.

신천지라는 이름은 요한계시록 21장1절의 ‘새 하늘 새 땅’서 비롯됐으며 신천지는 교회의 교주가 예수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신천지 창립 이전 교주 이만희가 몸담았던 장막성전서 발생한 사건이 요한계시록 예언을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신천지 피해자들은 사이비 종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비 종교는 사이비 집단으로 낙인찍힌 종교단체를 의미하는데 국내에 100여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상희 전 연세대학교 신학과 교수의 저서인 <사이비 종교란 무엇인가?>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는 일반적으로 정치적 불안, 사회적 혼란, 경제적 파탄을 틈타 일어난다.

또 가치관의 몰락, 사상의 분열, 기성종교의 무력, 교주들의 광신적 영웅주의, 민중의 무지, 신앙 자유의 남용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또 기독교 주변서 사이비 종교가 일어나는 특수한 요인으로는 교회의 분열, 계층화 등이 작용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국내 사이비 및 이단 신흥종교의 발호는 멀리 일제 강점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의 강점에 삶의 좌표를 잃은 사람들이 정신적 위안을 찾으려 했고, 이를 이용한 사이비 종교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1930∼1940년대 백백교가 교주를 신격화하고 집단생활을 하는 신앙의 형태를 취하며 대표적인 사이비 종교로 부각됐다.

▲백백교 = 백도교 교주였던 전정운의 아들 전용해가 만든 종교다. 전정운은 “세상이 곧 멸망하니 자신을 따르라”며 사람들을 꾀어내고 신도들의 돈을 갈취했다. 신도들의 돈을 들고 도주한 전정운이 1919년에 죽자 뒤를 이어 아들 전용해가 이어 받으면서 백백교로 명칭을 바꿨다.

평안북도 영변서 태어난 교주 전용해는 1923년 가평서 백백교를 창시했다. 이 사이비 종교는 백도교와는 다르게 남자는 전 재산을 바쳐야 했으며 여성은 교주 전용해에게 성상납을 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가입 조건이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백백교에 가입했다. 

산에 데려가 살해 뒤 암매장
예수 상징 ‘아가야’로 바꿔

민심 교화와 광명 세계의 실현을 명분으로 포교를 시작한 전용해는 이후 신도들을 현혹해 금품을 갈취하거나 여신도를 속여 간음을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잔인한 교주였다. 자신에게 불만을 품거나 반기를 드는 신도들은 ‘벽력사’ 직책을 가진 심복을 시켜 무참하게 살해했다. 전용해가 선호하는 살해 수법은 일단 죽이고자 하는 대상이 된 사람을 지목해 기도해야 한다는 명목을 내세우며 산속 깊은 곳으로 끌고 가, 미리 준비한 몽둥이로 뒤통수를 내려 죽인 다음 시체를 암매장하는 방식이었다.
 

▲ ▲▲ 드라마 <구해줘> 스틸컷

행여 피살자가 지르는 비명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해 살해와 동시에 화약을 터뜨려 소리를 감췄다고 한다. 

백백교의 끔찍한 살인 행각은 언론을 통해 크게 보도됐고, 경찰은 8개월 동안 백백교 교단과 전용해가 은신해 있을 법한 별장들을 모두 수색했다.

경찰 수사 결과 강원 평강, 경기 연천 등에 이어 1937년 6월8일 양평 지역까지 시체 발굴작업이 계속됐는데 당시 발견된 유골만 무려 380구였다. 전용해는 수사망을 피해 도주하다가 1937년 4월7일 경기도 양평 용문산서 숨진 채 발견됐다. 동쪽을 향해 누운 채 칼이 목에 꽂힌 상태였고, 코 아랫부분이 산짐승에게 뜯겨 있는 등 흉한 모습이었다. 1941년 1월에 마무리된 백백교 사건의 선고 공판서 백백교 교단에 의해 살해된 사람이 무려 464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중 전용해는 간부 문봉조 등 18명과 함께 신도 314명을 죽였으며, 다른 간부인 김서진은 170명, 이경득은 167명, 문봉조는 127명의 살인에 직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모두 사형을 선고받았다. 

▲아가 동산 = 아가동산은 1982년 김기순이 만든 사이비 종교로, 1978년 전북 익산의 주현교회서 신앙생활을 했다. 당시 교회를 이끌었던 이교부가 ‘나체 댄스 사건’을 일으키며 감옥살이를 하게 되자 김기순은 1982년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대리리, 도리리 일대의 땅 4000평을 구매해 ‘아가농장’을 세우고 종교를 만들었다.

재산 바치고
성상납까지

김기순은 자신이 이교부의 영혼을 계승했다며 후계자를 자처했고, 주현교회 해산으로 갈 곳이 없어진 신도들을 유혹하며 ‘아가동산’의 규모를 키웠다. 교주 김기순이 이끈 아가동산은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였는데 얼핏 일반적인 개신교 종파로 보이지만 개신교서 ‘예수’ 자리에 ‘아가야’인 김기순을 대입했다.

찬송가에 나오는 예수의 상징을 ‘아가’ ‘아가야’라는 말로 바꿔 본인을 찬송하게 만들고, 기성 종교를 무차별하게 비난하며 ‘신’인 자신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가야는 3살짜리 아기이기 때문에 김기순이 하는 행동과 말은 무엇이든 죄가 되지 않는 ‘아가야법’을 만들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가동산은 플랜테이션 농장으로 노동착취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신도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2까지 일했으며, 낮에는 논밭서 농사를 짓고 밤에는 CD 및 테이프를 만들며 공장서 일했다. 아가동산 교주 김기순은 신도들의 사유재산을 교단의 공동 재산으로 귀속시켰고, 노동력을 착취해 6년 만에 아가동산의 4000평 땅을 13만평 규모로 확장했다.

피해자들은 노동착취와 더불어 폭행, 살인 및 암매장을 당한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했으며, 실제로 신도 3명을 살해한 것이 발각돼 아가동산의 핵심 간부 4명이 구속됐다. 반면 김기순의 살해는 무혐의로 밝혀졌으며, 조세포탈 및 횡령과 폭행 등 여섯 가지 죄목에 대해 유죄가 인정돼 징역 4년 및 벌금 56억원을 선고받았다. 
 

▲ ▲

출소 후 교주로서 권력을 잃었지만 ‘신나라레코드’라는 음반 판매 매장을 운영하며 현재까지도 잘 살아가고 있다.

▲영세교 =1970년대 초반 최태민이 창시한 종교다. ‘살아 영생’이라는 교리를 표방한 최태민은 자신을 미륵이나 단군으로 칭하면서 사람은 원래 신이었고 사람이 원래의 신체로 돌아가 신이 되면 불사의 영생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사람이 하느님이 돼야만 하늘나라에 들 수 있고, 구원받을 수 있다’며 신으로 태어난 인간이 살아생전 신체를 회복해 하느님이 돼야 한다는 것이 영세교의 주장이다.

말 안 듣는 
신도 살해

영세교는 불교, 기독교, 천도교 등의 종교를 종합했다. 일반적인 종교는 사람의 육신이 죽고 난 뒤의 세계인 ‘사후영생’ ‘사후극락’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에 반해 영세교는 ‘사람은 원래 신이었고, 현재의 사람이 원래의 신체로 돌아가 신이 되면 불사의 영생체가 된다’고 주장했다.

최태민은 처음에는 승려로, 나중에는 목사라 불렸다. 어떤 종교나 종파서 공식적으로 임명 받은 적이 없지만 본인 스스로 승려라 했고 목사라 칭했을 뿐이다.

최태민은 ‘영세교칙사관’이란 간판을 내걸고 ‘영혼합일법’을 창시했다. 이단·사이비 연구가였던 고 탁영환 소장에 따르면 최태민은 치병과 주술 행위에 탁월했다. 최태민은 탁 소장에게 자신을 원자경, 칙사마 등으로 소개했고 교인들에겐 태자마마로 부르도록 했다. 특히 그는 주술 행위에 몰입했는데 벽에 동그란 원을 그려놓고 ‘나무자비조화불’이란 주문을 연속적으로 외웠다고 전해진다. 

교인들이나 치병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색색의 원을 벽에 붙여 놓고 나무자비조화물이란 주문을 계속 외우게 했는데, 이런 둥근 원을 중시하는 종교 전통은 이후 영적 후계자 최순실에게로 이어진다.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 통해 청와대를 들락거리게 되면서 최태민은 갑자기 목사란 신분으로 탈바꿈한다.

▲영생교 = 조희성에 의해 1981년 경기도 부천서 영생교 하나님의 성회 승리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영생교 승리재단은 1989년 5월, 열성 신도였던 신진규 경북대 공법학과 교수가 영생교를 그만두자, 그를 납치해 20일 동안 감금하고 폭행하기도 했다. 

조희성은 “나는 유불선을 통합한 완성자 하나님으로서 마귀 세상을 뒤집어버리고 하나님인 나의 뜻을 이 세상에 이룩해 사람이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 않는 신서동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러 종교 표방 ‘살아 영상’ 교리
한국의 기독교인 위주로 포교 활동

조희성은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서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기독교의 세계관, 성경, 그리고 예수를 부정했고, 예수를 ‘마귀새끼’, 자신을 ‘천상천하의 하나님’이라고 주장했다. 영생교는 ‘근화실업’이라느 기업을 세우고 신도 200명을 고용했다. 그러나 근화실업은 사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영생교의 활동자금으로 빼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능신교 = 중국서 발생한 개신교 계열의 사이비 종교다. ‘전능신교’라고도 하며 국내에선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는 맥도날드 살인 사건’으로 인해 일반에 알려졌다. 중국 공안부서도 한국산 사이비 종교인 ‘JMS ’및 일본서 건너온 ‘옴진리교’와 함께 악질 사이비 종교로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비자 없이 입국 가능한 제주도로 입국 후 위장결혼 등을 통해 국내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종교의 동영상 온라인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 합창, 무용, 연주 등을 담은 (왠지 어색하지만)완성도 높은 고화질의 포교 동영상이 각국 언어들로 제공되고 있고, 심지어는 기독교 사이트로 철저히 위장된 곳들도 등장하고 있다. 
 

▲ 아가동산 ⓒMBC

전능신교의 한국 진출 의도는 처음에 중국을 대신할 본부 거점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분석됐지만, 최근 인터넷에 넘쳐나는 한국어 포교 동영상에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을 포교하려는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다. 서울 구로지역을 비롯, 강원도 횡성과 충북 보은, 괴산에도 근거지를 마련한 전능신교의 국내 침투는 점점 더 조직화될 조짐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이비 종교로는 300여명의 교도를 살해 또는 간음한 것으로 드러난 백백교(1940)를 비롯, 용화교(1962)·동방교(1974)·장막성전(1975)·만교통화교(1980년)가 있으며 일명 섹스교로 알려진 하나님의 자녀교(1981)·칠사교(1983)·다미선교회(1992) 등이 있다.

혼란할수록
사이비종교↑

사이비 종교들은 교주들의 사기, 간음 등 비윤리적 생활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여간해서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사이비 종교의 등장 이유에 대해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이 심해지면서 현세에 대한 위기의식의 고조 등이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신천지피해연대 이만희 고발장 보니…

신천지 피해자 모임이 코로나19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이 총회장을 고발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이들은 신천지가 집회장과 신도 숫자를 축소해 제출하는 등 정부의 역학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번진 집단 감염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신천지교회로부터 신도 21만여명의 명단을 제출 받아 지방자치단체별로 코로나19 감염 진단 검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전날 확보한 명단을 각 지자체에 전달했고, 예비 신도인 ‘교육생’ 명단도 제출하라고 신천지교회에 추가 요청했다. 

신천지피해자연대는 유튜브 채널인 ‘종말론사무소’의 자료 등을 근거로 신천지가 위장교회와 비밀센터(비밀리에 진행하는 포교 장소) 429곳, 선교센터를 수료한 입교 대기자 7만여명과 주요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을 통해 “신천지는 지역사회 감염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신천지의 보호와 신천지인이 밝혀지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조직적으로 역학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천지의 밀행성이 계속되는 한 코로나19의 확산은 계속될 것”이라며 신천지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정확한 전체 신도 명단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해자연대는 “이만희 총회장은 이단 사이비 교주 역할 이외에 별다르게 재산을 형성할 능력이 없는 자”라며 이 회장의 100억원대 부동산 취득 과정서의 횡령 의혹을 수사해달라고도 요청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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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대권 매치 계산서

국민의힘 당권-대권 매치 계산서

[일요시사 정치부] 설상미 기자 =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이준석 후보가 야당의 얼굴이 된다면, 대권 전략은 물론 그동안 논의돼온 야권 단일화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로 오른 이들의 민심잡기가 한창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구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권후보들의 복잡한 속내도 감지된다. 현재 후보로 오른 이는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다. 태풍의 눈 가시권 진입 단연 태풍의 눈은 이 후보다. 30대 ‘0선’인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선거전이 신구 세력의 대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준석 돌풍’은 “당심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선을 긋던 유력 당권주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계에서도 “갑작스러운 돌풍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후보의 기세는 여전히 거침없다.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주관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12%, 주 후보는 4%대가 나왔다. 나·주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의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피에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막판 변수는 ‘이준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의 치명적인 실수만 없다면 당 대표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의미다. 이 후보를 밀어주는 민심 역시 상당하다. 2030세대의 가려운 부분을 이 후보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구 세력의 대결로 볼거리가 생기자, 전당대회는 연일 흥행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신구 세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아 대선 관리 능력 역시 의문이 남는다. 어찌 됐든 큰 판은 중진 후보가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중진 후보들은 단일화 여부에 선을 긋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일화를 위한 마땅한 명분이 없다. 굵직한 정치 인생을 걸어온 선배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막는 그림이 그려지면, 이후 민심의 역풍이 불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중진 후보 중 한 명이 사퇴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이와 관련해 주 후보가 총대를 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 후보는 바로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돌풍’ 바른정당계 대약진 고민 많아지는 안철수 행보 주목 대권후보들의 손익 계산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물이다. 이 후보의 아버지 이씨와 유 전 의원은 학연으로 이어진다. 둘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이다. 이 인연으로 이 후보는 대학생 시절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국회 경험을 쌓았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 간 불거진 계파 논란으로 최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었다. 이대로 당의 쇄신 경쟁이 붙으면 유 전 의원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오히려 스스로 당 대표가 되면 “유승민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입장을 냈다. 경선 방식이 조금이라도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하면 대권 주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친(친 박근혜)박·친이(친 이명박) 계파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유 전 의원이 최대 세력의 수장으로 인식되면 당 안팎의 각종 견제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이 후보의 편파 지원이 드러난다면, 대권 유력 후보들의 주요 공세로 활용될 공산도 크다. 중진 후보들은 이 틈을 공략해 이 후보의 계파를 공격하고 있다. 특정 후보와 가까운 점을 들어 경선의 불공정을 문제삼는 것이다. 나 후보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나·주 후보가 이 후보의 계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남 민심을 자극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준석=유승민계’를 강조해 유 전 의원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을 이 후보에게 씌우겠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TK(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유 전 의원 세력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다. 당심이 70%를 차지하는 본선에서 강경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 민심을 자극해 이 후보를 견제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배신자 프레임이 이 후보에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유 뜨고 안 지고 이외에도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도 있다. 내년 대선은 중도·보수 야권 대통합 여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 통합론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는 배경이다. 이 후보는 당의 우클릭을 막고 중도확장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시절부터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했던 주 후보는 대통합위원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충청 대망론을 내세우며 중도세력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공화당까지 섭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가장 강력한 야권 대선후보다. 따라서 ‘누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고 공정하게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느냐’가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 후보는 야권 통합과 관련해 ‘정시출발론’과 당의 자강론을 주장한다. 일관된 원칙으로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며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해줄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의 계획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히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 전 의원과 같은 당내 후보만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다.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주 후보는 “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너지? 역효과?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윤 전 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연을 이어왔다. 주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즉각 윤 총장을 입당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은 별 다른 인연은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이준석’ 궁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쇄신이 선결 조건이라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은 없다. 이대로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 개혁의 상징이 된다. 입당을 고민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이 더 커지는 셈. 외연 확장도 자연스레 그려진다. 30대인 이 후보가 2030대 지지를 이끌어내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정계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는 상태다. 이 후보는 “소 값은 잘 쳐 드리겠다”며 합당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와 이 후보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건 정계 유명한 사실이다. 둘의 인연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이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안 대표와 맞붙으면서 패배했다. 유력 후보 윤석열 복심은? 홍준표 복당도 어려워지나 이후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에서 한 식구가 됐다. 하지만 같은 해 노원병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를 공천하려는 유승민계와 이를 막으려는 안철수계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 2019년 사석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비읍 시옷’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고위원직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직접 막말을 재연하며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었고, 문제가 될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도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부정적”이라고 말하며 안 대표에게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과 사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이 후보의 기득권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며 “안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공방이 있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고 야권 통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당권 후보 전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과 쇄신을 강조하며 당의 ‘낡은 보수’ 이미지와는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당에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사이 역시 좋지 않다. 이외에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체제에서는 기존 친박계의 몰락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며 파격 발언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꺼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탄핵의 강’을 건너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반면 나 후보는 같은 대구에서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대표 이후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11일 예정된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이는 사실상 중진 후보들에게 유리한 룰이다. 다만 이대로면 이 후보의 돌풍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합동 토론회와 방송사 TV 토론회 등을 하면 할수록 상대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야권통합 어디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합리적 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대선 주자군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 후보는 오 시장을 도운 바 있다. 원조 개혁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원 지사 역시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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