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운명

갈 길 먼데…노동자 없이 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윤석열정부의 노동개혁 복안이 출범 이후 공전을 거듭해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탈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윤정부가 내린 결단이 매번 악수로 작용하면서 노동계와의 관계가 계속 악화됐다. 분수령은 내년 초 예정된 한국노총 새 위원장 선거다. 이 결과에 정부 노동정책의 사활이 달렸다. 민주노총에 이어 한국노총마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선언한다면, 윤정부의 노동개혁 동력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굵직한 노동정책은 모두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를 거쳐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경사노위의 협의를 거친 노동정책은 대표성과 정당성을 보장받는다. 그 자체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정부 들어 경사노위가 유명무실화될 위기에 처했다.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한 윤정부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

경사노위는 근로자·사용자 등 경제·사회 주체와 정부가 고용 노동정책을 비롯해 이와 관련된 경제·사회정책 등을 협의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다. 논의 대상은 ▲주요 노동정책 및 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제도·의식·관행 개선 ▲노사정 협력 증진사업 지원 등이다.

경사노위는 1998년 ‘노사정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 당선인은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지도부와 이틀 간 회담을 나눈 끝에 노사정위원회 발족에 합의했다. 이들은 외환위기 사태 극복과 노사관계 개혁 등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이윽고 이들은 출범 20일 만에 헌정사상 최초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냈다. 공공·금융 구조조정의 원칙과 방향을 협의하며 체결한 사회협약은 그 항목이 90개에 달했다.


노사정위원회는 짧은 활동 기간에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냈다. 이윽고 물 흐르듯 법적 상설기구로 격상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 시작 직후 관련 대통령령 제정을 통해 노사정위원회의 법적 기반과 기능을 명시했다. 이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그 이름과 형식을 조금씩 바꿔오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경사노위는 사회적 합의 도출, 노사 갈등 중재 등에서 두각을 보였다. 이들은 2008년 경제위기 당시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합의를 도출했고, 현대자동차·철도 파업 사태 등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경사노위 중용은 진영을 가리지 않았다. 박근혜정부는 노동개혁을 경사노위의 틀 안에서 추진했다. 문재인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연착륙 방안·과로사방지법·근로자대표제 등 노동계 현안 20여가지를 경사노위에서 합의했다.

경사노위가 이 같은 ‘감초’ 활약을 펼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노동계와 재계의 꾸준한 참여가 있었다. 특히 한국노총은 정부의 사회적 대화 요청에 지속적으로 협조했다. 1999년 민주노총이 탈퇴한 이래로, 정부에게 한국노총은 사실상 노동계 유일한 ‘대화 창구’다.

반면, 민주노총은 탈퇴 후 중대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특별기구에 몇 번 참여한 것 외에, 공식 회의체에는 전면 불참 중이다. 한국노총 역시 이탈한 전적이 있지만 그 기간은 대부분 길지 않았다. 

이에 역대 정권들은 대부분 한국노총을 정책 파트너로 낙점했다. 한국노총은 제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제18~19대 대선 때는 문 전 대통령과 정책 연대를 맺은 바 있다.


한노-정부 사사건건 충돌 ‘이러다 이탈?’
노총 빼고 사회적 합의 사실상 불가한데… 

이번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당시 대선후보)와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노총은 국내 제1 노조로, 조합원 수가 2020년 기준 115만4000명에 달한다. 노동계 최고 대표성을 보유한 한국노총의 지원사격은 그동안 정권의 노동정책 개편안에 든든한 명분을 제공했다. 

윤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윤 대통령 역시 한국노총에 적극적인 구애를 보냈다.

그는 후보와 당선인 시절 한 번씩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월 한국노총을 찾아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평가하지 않는 국가·사회·기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어느 때보다 한국노총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정부 출범 이후로 한국노총의 적극적인 협조는 없었다. 오히려 한국노총은 윤정부와 노동 현안에서 사사건건 충돌했다. 한국노총은 윤정부의 노동개혁안에 공공연히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한국노총은 다음 달 5일 전국노동자대회 대규모 개최를 예고했다. 이들의 목표는 ‘윤정부의 노동개혁 저지’다. 한국노총은 윤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시간 유연화 ▲공공 부문 구조조정  ▲공적연금 개편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지난달부터 회원조합을 순회 방문하는 등 이미 투쟁 일정 조율에 한창이다.

김 위원장은 순회 일정에 앞서 “윤석열정부의 노동시장·공공 부문 개악과 연금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회원조합별 투쟁을 기조로 11월5일 전국노동자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하겠다”며 “불평등 양극화 해소와 노동 중심의 정의로운 사회 전환을 위한 한국노총 결의를 천명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 안팎에선 이 같은 맥락을 이유로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결단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당장 테이블을 박차고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김 위원장은 경사노위 운영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이는 차기 지도부의 협상 카드를 굳이 낭비하지 않는 한편, 정부를 압박하며 태도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참 결단?
유리한 고지

실제로 한국노총의 새 위원장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예정일은 내년 1월 중이다. 선거운동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오는 12월부터는 완연한 선거 국면에 접어든다고 봐야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국노총 출신인 점도 결정 유보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한다.


보수정권 입장에서 민주노총과의 전면적 협력 가능성은 희박하다. 협상 주도권이 한국노총 측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는 현재 충돌 중인 노동개혁안 외에도 추가적인 과제를 경사노위에서 만들어 내겠다는 방침이다.

더구나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정년 연장 논의’는 경사노위를 무조건 거쳐야 하는 과제로 분류된다. 이대로 한국노총이 이탈하면서 경사노위가 ‘(노)사정협의체’로 전락해버린다면, 정부가 각계 의견수렴조차 진행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2016년 한국노총은 정부의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해석 및 운용 지침의 양대 지침 강행처리에 강력 항의하며 위원회를 탈퇴했다. 2015년 극적으로 체결된 ‘노동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사회적 대타협’은 폐기됐고, 2018년 한국노총이 복귀할 때까지 위원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하지만 윤정부와 노동계의 관계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가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노-정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김 위원장의 인선 배경에 관해 “정치력과 행정력을 겸비했다”며 “노동현장 경험이 많아 정부·사용자·노동자 대표 간 원활한 협의와 의견 조율은 물론이고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등 윤석열정부 노동개혁 과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1970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뒤 운동권에 투신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된 뒤에는 청계천 피복공장에서 재단보조공으로 일했다. 전국금속노조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내며 노동운동을 주도하다가 서대문구치소에 수감된 이력이 있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다

하지만 정치 입문 이후의 발자취를 보면 위원장 인선에 의문부호가 따른다. 1996년 그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해 3선 의원·재선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극우 행보를 이어왔다. 박근혜정부 때 탄핵 반대 시위를 주도했고, 전광훈 목사와 함께 강경 우파 정당인 자유통일당을 창당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탄핵 재판소 탄핵’ ‘문 전 대통령 총살’ 등의 발언 등으로 막말 논란에 수차례 휩싸인 바 있다. 그가 경사노위 위원장으로 임명된 뒤에는 몇 달 전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불법 파업에 손배(손해배상청구) 폭탄이 특효약”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인선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노동계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4일 연이어 논평을 내고 김 위원장을 맹폭했다.

민주노총은 “윤석열정부의 노동 개악 추진에 들러리로 소임을 다해야 하는 경사노위 위원장에 그간 색깔론과 노조혐오에 가득한 시각과 발언으로 문제를 일으킨 김문수씨를 임명한 것은 그 속이 너무 뻔하다”며 “경사노위가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할 계획도 없어 인선에 대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고 설마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정부라면 해프닝에 그칠 인사라고 생각했다”며 “지금까지처럼 윤석열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 역시 우려를 표했다. 한국노총은 “김 위원장은 197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로 위장 취업했던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세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경기도지사를 역임할 당시 노동계와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몇 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구속에 반대하는 태극기부대에 합류하고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반노동 발언을 일삼는 행보 등으로 노동계가 환영할 만한 인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한국노총은 비판보다는 올바른 역할 수행 촉구에 주안점을 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위원장 낙점
극우·반 노동 행적에 노동계 반발

이들은 이어진 성명에서 “그동안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고민하고 노력해왔다.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은, 그렇게 어렵게 이룬 성과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김 위원장 스스로 노동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동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한국노총이 어렵게 이어온 사회적 대화의 끈을 놓지 않도록, 역할을 수행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지명 이후 유튜브 채널을 폐쇄하는 등 제기된 비판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일 취임식에선 “경사노위와 저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말씀, 잘 듣고 있다”면서 “특히 저 개인에 대한 불신에 대해서는 저 자신이 더욱 진지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리스크’는 여전히 노-정 갈등의 뇌관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이 이날 이어진 질의에서 과거 막말 논란과 극우 행적을 바로잡을 뜻이 없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은 총살감’ 등의 과거 발언에 대해 “집회하다 보면 흥분해서 그런 소리는 할 수 있는데”라며 “이제 와 갑자기 수정하는 것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관해서는 “헌법재판소도 문제가 많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도 깨끗하다고 소문나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저보다 훨씬 깨끗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이 같은 태도를 계속 견지한다면, 이를 비판한 노동계와의 협의 역시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점쳐진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이날 ‘노란봉투법(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제한)’ ‘중대재해처벌법’ 등 현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양대 노조와의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씨가 또 하나 남겨진 셈이다. 

경사노위 위원장은 장관급 인사로, 임기가 2년이다. 김 위원장으로 인해 정부와 노동계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진다면 윤정부는 임기가 반환점을 돌 때까지 노동정책 추진 동력을 사실상 상실한다. 

윤정부는 우선 대내외적으로 이번 인선의 적절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위원장을 통해 정부의 방향성에 맞는 사회적 합의가 도출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첫 번째 전제부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되레 “김 위원장의 강경 기조로 2016년 한국노총의 장기 이탈 사례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이 앞선다. 

그나마 정부가 기댈 곳은 한국노총의 차기 위원장 선거 구도가 아직 오리무중이라는 점이다. 지금으로서는 한국노총 내 여당 지지파와 반대파 중 어느 쪽이 실권을 잡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이탈 분수령
위원장 선거

현재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지지파에 속하는 산하 위원장 중 일부가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파에서는 김 위원장의 연임 도전이 거론된다. 이로써 다가오는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는 이례적으로 노동계를 넘어 정치권의 주목까지 한 몸에 받을 전망이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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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