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급 830원' 군무원 주말 당직 잔혹사

민간인도 아니고 군인도 아니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결국 군무원에게 군인 역할까지 시켜 인건비를 아끼려는 것이다.” 군대 내 공무원인 ‘군무원’들이 자신들의 처우를 높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무원들은 ‘부대마다 처우가 다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당직’ 시스템은 정말 잘못됐다고 주장하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그 목소리는 힘이 없다.

군무원은 군대라는 특정한 장소에서 복무하는 특정직 국가공무원으로 국군 조직에서 대한민국 행정 업무 및 기술 업무를 하며 군법을 적용받는다. 육군, 해군과 해병대, 공군 및 국직 부대에 배치돼있다. 국방 업무를 하는 데 기존의 장교, 부사관, 병의 체제에서 군인들만으로 효율적 수행을 할 수 없었다. 

명분 없는
국방 개혁

이에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군무원을 선발하게 됐고, 이들은 군대에서 전문성을 양성할 필요 없이 이미 전문성을 지닌 사람들로 발탁됐다.

이들의 임무는 병사들이 군 복무 중 그들의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비전투 임무를 소화하는 것이다. 군무원은 ▲행정직 ▲전산직 ▲환경직 ▲건축직 ▲수사직 ▲군수직 ▲토목직으로 나누며, 각 직렬에 따라 시험과목이 다르다.

문재인정부는 ‘국방개혁 2.0’을 정책을 통해 군무원의 채용을 역대 최대 규모로 늘렸다. 2020년 2월12일 국방부는 청·장년에게 지속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군무원 52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후 이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군무원 채용 확대를 위해 중증장애인이나 군 복무 중 신체 장애인이 된 군인, 전문자격 및 유경력자 등을 대상으로 경력 경쟁 채용 시 필기시험을 면제했다.

이런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군무원 경쟁률은 2020년까지 상승하다가 하락하는 실정이다. 2019년에는 34.8%, 2020년에는 43.5%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27.56%로 약 15% 가량 경쟁률이 하락했다.

공무원 중 면직률이 가장 높은 것도 군무원이다. 지난해 10월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임용 후 3년 이내 퇴직한 근무원 수는 339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28.4%를 차지했다. 지난 2018년 10.5%인 98명, 2019년 18.1%인 224명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군무원 정원 대비 현원 비율(운영률)도 매년 감소 추세다. 2018년 95.6%에서 2019년 92%, 2020년에는 91.8%로 매년 하락세를 보인다.

군별로는 국방부가 88.8%, 육군이 89.6%로 상대적으로 낮았고, 직급별로는 7급 이하가 84.7%, 전문경력관이 77.7%로 운영률이 저조했다.

24시간 풀 근무…식비·차비 빼면 땡
문정부 인원만 늘리고 처우는 나몰라

이런 상황에 신규 채용 미달 인원도 2018년 180명, 2019년 446명, 2020년 671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채용률은 하락세다. 

코로나19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 특정직 국가공무원인 군무원을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직 군무원들은 군무원들의 처우 개선은 신경 쓰지 않고 인원만 늘린 정책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 중에서도 당직 시스템은 모든 군무원이 입을 모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군무원 당직 근무가 의무화된 시점은 2020년 7월7일부터다.

기존 군무원 당직 근무는 ‘소속한 부대의 장이 정하는 바’에 따랐다면, 이날 이후 군무원은 “휴일 또는 근무시간 외의 화재·도난 또는 그 밖의 사고의 경계와 문서 처리 및 업무 연락을 하기 위해” “군무원은 모든 사고를 방지해야 하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위해” 당직 근무 의무화가 시행됐다. 

군대마다 1~2시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군무원들의 당직 근무 시스템은 아래와 같다. 평일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일반 근무를 소화한 뒤,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가 당직 근무 시간이다.

주말은 오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8시30분까지로 총 24시간을 근무한다. 근무 시스템대로라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길다고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아니다.

군무원 당직은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봐야 하며, 자리를 비울 수도 없고 소파나 간이침대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군대가 격오지에 있는 경우에는 멧돼지를 피해가며 순찰을 돌아야 해서 위험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근무 환경의 어려움보다 군무원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낮은 당직비다. 군무원들의 당직 근무비는 평일 1만원, 주말 2만원이다.

휴식도 없고
보상도 없어

정확하게 ‘시급’이 아닌 주말에 24시간 근무 때 2만원을 받는다. 여기에서 식사비 3500원이 공제되기 때문에 평일에 당직을 했을 때는 3000원이 남고, 주말에 3끼를 빼면 9500원이 남는다.

주말에 당직 근무한다고 평일에 대체 휴무를 주는 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다. 각 군대의 상황마다 실질적으론 ‘25시간’ 근무를 하는 곳도 있다.

당직 빈도는 군대의 규모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보통 소규모 군대는 당직을 월평균 5~6회 서게 된다. 규모가 있는 군대는 군무원의 수가 많아서 2달에 1회 정도로 당직이 찾아오지만, 일반적으로는 월평균 2~3회 정도다. 

여기서 다시 의아한 것은 군무원은 ‘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라 연봉을 정한다는 것이다. 지자체 상황마다 다르지만 공무원의 당직 근무비는 평균 평일 3만원이고, 휴일은 6만원이다.

경찰은 기본 당직 근무비에 초과근무수당과 별도로 추가 수당도 주어진다. 또 출동 시 건당 3000원의 출동 수당도 발생하고, 하루 최대 10건으로 한정해 야간수당 이외 최대 3만원까지 더 수령한다. 여기에 더해 주말에 당직 근무를 했을 시 평일에 대체 휴무를 준다. 

그렇다면 군무원의 당직 근무비는 왜 이렇게 낮게 측정된 것일까. 우선 군인의 당직 근무비는 군무원과 같다.

그러나 군인은 군무원과 비교해 받는 수당이 훨씬 많고, 군무원은 공무원 임금체계에 따라도 매우 낮은 임금인데 당직 근무까지 서야 하는 상황이다. 

임금을 떠나서도 당직 근무에 문제점이 많다는 의견이다. 우선 군무원이 당직을 설 때 군대 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사실상 병력 지휘권이 없는 군무원이 병사들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군무원은 민간인 신분인데,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는 책임까지 함께 져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된 것이다. 

5년씩 이사
관사 미지급

군무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군대와 국민청원 등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무원 A씨는 “민원을 넣을 때마다 군무원이 아닌 ‘군인’의 보수가 다른 공무원보다 높게 책정됐기 때문에 다른 공무원들과 같은 당직 근무비를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며 “공무원과 동일 임금을 받는 군무원인데 군인과 비교해서 공무원들과 같은 당직 근무비를 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다면 군인과 하는 업무가 같으면 군인과 같은 동일보수를 줄 것이냐”고 반문했다.

군무원 B씨는 “군대는 합당한 보상 하나 없이 군무원들의 인력을 착취하고 있다. 이는 결국 군무원 전체에 대한 사기를 깎아 먹고, 이로 인해 면직하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게 과연 공정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냐”며 “누가 봐도 군무원들의 인력을 착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무원들에게 관사 지급이 안 되는 것은 면직률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입사 시험에 합격하면, 합격생들을 모두 불러 불러놓고 1순위부터 10순위까지 원하는 근무지역을 작성하게 한 후 성적순으로 배치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는 곳과 가까운 곳에 근무지가 배정될 거란 보장이 없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배정돼도 군무원은 기본적으로 순환근무를 하기 때문에 최대 5년 동안 근무하면 무조건 다른 근무지로 이동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소한 5년에 한 번씩 이사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하지만 군인 관사는 ‘상시 대기, 도서벽지 근무 및 빈번한 이사 등 군 복무의 특수성을 고려해 ‘군인복지 기본법’에 따라 군인에게 제공되는 것’으로 목적이 정해져 있는 만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무원들이 관사를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볼 수 있다. 

반면 2년마다 전국 순환근무하는 국가직 공무원들은 지방의 경우 관사가 제공되는 편이다. 물론 시설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관사 대기 인원이 너무 많아서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어 자취를 선택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국내 인력 착취 논란
면직 인원 계속 늘어

그러나 국가직 공무원들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임대주택’이 있어 주거에 대한 부담이 훨씬 적다.

공무원 임대주택은 전국 49개 단지에 1만6251세대를 임대주택으로 운영하고 있고, 입주자 선정은 분기별 퇴거 예상 세대에 맞춰 공개모집한다. 공무원 임대주택은 기본 2년 거주할 수 있고, 재계약할 시 2년을 더 살 수 있다.

결국, 순환근무를 하는 상황에서 자력으로 거주지를 구해야 하는 직업은 군무원이 유일하다. 여기에 초임 군무원 월급은 100만원 중 후반대인 군무원들이 월·전세를 구해서 사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군무원들이 모두 관사 지급을 바라고 있는 건 아니다. 군무원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은 ‘군인’과 ‘군무원’의 경계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미 당직 근무가 실행되면서 근무원들은 군인과 업무가 겹친다.

군무원 B씨는 “우리는 군인이 아닌 군무원이다. 연금법에서도 군무원은 공무원연금법을 적용받고, 군인은 군인연금을 적용받고 있는데 현재 국방부에서는 군무원을 부족한 부사관 인력을 대체하는 존재로 여기는 것 같다”며 “현재 국방부에서는 군무원에게 전투복, 총기, 장구류 등의 지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군무원은 “이렇게 되면 군인과 군무원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결국 군무원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안 줘도 되니까, 인건비를 아끼면서 군인 역할까지 시키려고 하는 게 아닌가. 이것이 문재인정부가 시행한 국방개혁의 현 실태”라고 비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무원 당직에 관련해서는 현재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군무원들에게 전투복, 총기, 장구류 등을 지급하는 정책 역시 과정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국방 분야 대표 공약으로 건 ‘병사 월급 200만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까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보고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가성비 좋은
꿀보직 취급

이런 상황에 군무원들은 “병장 월급이 7급 군무원 월급보다 많아지는 게 정상이냐” “군무원 7급 1호봉 실수령액이 190만원 조금 넘는데 병장 월급이 200만원이라니” “사병 대우를 올려준다는 정치인들은 현직 군무원과 수혐생들이 보이콧 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군인·군무원 야간근무 제외 대상은?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군인·군무원은 앞으로 야간근무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국방부는 “모성 보호를 위한 야간근무 제한과 함께 보육여건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국방 양성평등 지원에 관한 훈령’이 시행에 들어갔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개정 훈령엔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군인·군무원에겐 지휘관이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야간근무를 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단 임산부 본인이 신청한 경우엔 야간근무가 가능하다.

임신 기간이 14주 미만인 경우 유·사산한 날로부터 3개월, 14주 이상 28주 미만은 6개월, 28주 이상은 1년이다.

그러나 인공 임신중절 수술에 따른 유산은 야간근무 제한 대상이 아니다.

또 난임 치료 시술을 받을 때마다 최대 4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개정 훈령에 반영됐다.

구체적으로 여성 군인·군무원이 난자를 채취해 체외수정 시술을 받을 땐 4일, 동결 보존된 배아를 이식하는 체외수정 시술을 받는 경우엔 3일, 인공수정 시술을 받을 땐 2일의 휴가를 부여하도록 했다.

남성은 정자채취일 당일 휴가를 쓸 수 있다.

국방부는 또 비상근무, 상황 발생 등으로 부대 일과 시간에 출퇴근해 양육에 공백이 생길 경우엔 지휘관이 부부 군인·군무원의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이번 개정 훈령에 담았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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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