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되면 안 되는 사람들 <입체해부>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7 09: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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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행보' 거꾸로 되짚어보면 끝에 '악연' 있다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대통합행보로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봉하마을과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는가 하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동까지 성사시켰다. 언론에서는 박 후보의 행보를 '파격'이라 평가하며 연일 대서특필했다. 박 후보의 행보가 파격이라 평가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박 후보와 그들 간의 지독한 악연 때문이다. 박 후보가 그들과의 만남을 고집한 진짜 이유를 추적해봤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은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율'이라 불린다. 박 후보의 지지자들은 새누리당을 덮친 초유의 공천헌금 사태와 역사관 논란, 야권의 수많은 네거티브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림 없이 박 후보를 지지해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후보가 지금 당장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해도 대선에서 40%의 지지는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콘크리트 지지율
콘크리트 반대율

하지만 박 후보에게는 콘크리트 지지율만큼이나 견고한 '콘크리트 반대율'도 있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즉 '박근혜 대통령'이 불편한 사람들이다.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이 콘크리트 반대율을 반드시 극복해야만 한다. 박 후보가 지난 8월20일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국민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가장 먼저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불편한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박 후보가 지금까지 펼쳐온 대통합행보를 되짚어 보면 박근혜 콘크리트 반대율을 형성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박근혜 콘크리트 반대율을 형성하는 가장 대표적인 세력은 바로 '친노무현계(이하 친노)'다. 박 후보가 대선후보 확정 다음 날 봉하마을로 직접 내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전격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 면담을 가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제1야당의 대표로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지난 2007년 1월 노 전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을 추진하자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을 정도다. 그 이전에는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앞장서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한 연극 <환생경제>를 보며 웃고 즐긴 것이 지금까지도 친노세력의 비판을 받고 있다.

단단한 '콘크리트 반대율' 깨야 대권 잡는다
아버지 대부터 수많은 악연 사회 각계 곳곳에

당시 한나라당 이혜훈, 박찬숙, 박순자, 주호영, 주성영, 나경원, 정병국 의원 등이 직접 출연해 공연한 <환생경제>라는 연극은 노 전 대통령을 빗댄 등장인물 '노가리'를 향해 각종 막말을 쏟아내는 장면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악연 때문에 박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다음 날인 지난 2009년 5월24일 조문을 하기 위해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가 문상객들에게 쫓겨나다시피 김해를 떠나야 했다. 봉하마을은 구경조차 하지 못한 채였다.

이외에도 박 후보는 유독 전직 대통령들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진보진영의 상징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박정희 전 대통령 간의 악연은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비록 아버지대의 이야기라고는 하나 박 후보의 지지율 근간이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의 후광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문제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난 7월11일 김문수 경기지사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박 후보를 '칠푼이'로 지칭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가 지난 4·11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를 공천에서 탈락시킨 것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가 악화된 것이 아니냐고 분석하고 있다. PK(부산·경남)정치를 상징하는 김 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는 박 후보에게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박 후보는 봉하마을을 방문한 다음 날인 지난 8월22일 오전엔 김 전 대통령을, 오후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각각 예방했다.

전직 대통령들과
불편한 관계 '독'

적군보다 더 지독한 아군도 있다. '친이명박계(이하 친이계)'를 일컫는 말이다. 친이계는 소수이지만 살아있는 권력인 만큼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이계는 표면적으로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박 후보와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친이계 내부에는 "박 후보와는 함께 갈 수 없다"는 강경파들이 다수 존재한다. 박 후보 진영 일각에서 현영희 의원 돈 공천 파문이 청와대의 작품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됐던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실제로는 박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몰래 지원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두 사람의 악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후보는 당시 대선경선에서 이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 진영은 이 대통령이 전과 14범이라는 주장을 하거나, 위장전입 문제까지 파헤쳤다. 이 대통령은 이 때문에 국민들에게 사과까지 해야 했다. 그러나 극에 달했던 두 사람의 갈등은 경선이 끝난 후 박 후보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면서 해소되는 듯했다.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틀어진 것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때였다. 박 후보는 당시 총선 공천에서 '친박근혜계(이하 친박계)'가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았고, 나도 속았다"며 직설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이 경선 직후 박 후보에게 공언했던 '동반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지난 5년간 주요 현안마다 사사건건 부딪쳤다.

대권 위해서라면
적도 아군도 없어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갈등이 정점에 이른 것은 세종시 문제를 놓고 맞섰던 2010년 2월이다. 이 대통령은 당시 충청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 하지만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 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다음 날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떡하느냐"라고 이 대통령을 강도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박 후보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관련한 촛불파동 때는 재협상을 요구했고, 용산참사 때는 경찰의 강경진압을 비판했으며, 한나라당에 의해 미디어법 개정이 추진될 당시에도 반대 입장을 밝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친이계와 오랜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 4·11총선 때에는 이른바 '친이계 학살'로 불리는 공천을 단행해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지난 2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박 후보와 이 대통령의 회동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회동의 배경에 대해 "박 후보는 대선승리를 위해 이 대통령을 비롯한 친이계의 지원이 절실하고, 이 대통령 또한 안정적인 퇴임을 위해서라도 박 후보와의 관계개선이 절실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지지율 상승 성공했지만 진정성은 의문
반성·사과 없는 끌어안기에 역풍도 '솔솔'

한편 박근혜 콘크리트 반대율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노동자 계층과 2030세대다. 이들은 정치적으로 친노세력이나 진보주의 등과 교집합을 이루고 있기도 하다. 특히 노동자 계층은 박 후보가 최근 경제민주화 이슈 등을 내놓으며 껴안기에 나섰음에도 박 후보에 대해 매우 격렬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월28일에는 전태일재단을 방문하려다 전태일 열사 유족은 물론 재단 관계자와 쌍용차 노동자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봉하마을 방문 등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고무되어 있던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는 이 일을 계기로 잠시 주춤하게 됐다. 

이날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를 막아선 김정우 쌍용차 지부장은 "노동현안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전태일재단에 간다는 것은 열사를 욕보이는 행위"라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2030세대 또한 만만치 않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라고 배워온 이들에게 박 후보의 역사관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다. 박 후보가 2030세대를 끌어안기 위해 젊은이들의 거리인 홍대를 방문하고 젊은층과 소통하기 위해서라면 찢어진 청바지도 입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5·16발언, 인혁당 발언 등에 대한 인식변화가 없다면 2030세대를 끌어안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분석이다. 또 2030세대들은 치열한 입시경쟁, 과도한 대학등록금, 낮은 취업률 등에 대한 책임을 현정권에 묻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 박 후보를 더욱 난감하게 하고 있다.

2030 끌어안기
역사관이 걸림돌

현재로선 콘크리트 반대율을 깨기 위한 박 후보의 대통합행보는 일단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그 진정성은 여전히 의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통합행보 이전 쌍용차 노조와 한국대학생연합 등 많은 단체들은 박 후보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입장표명을 촉구하는 집회와 기자회견을 수십 차례 해왔지만 이들과 박 후보와의 면담은 단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었고, 입장 역시 제대로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 정치전문가는 "박 후보가 파격적인 대통합행보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데 성공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진정한 사과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이 같은 행보는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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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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