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민주당 당권 전쟁 시나리오

누가 찰까 초상집 상주 완장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이재명은 건재했다. 차기 당권 경쟁의 바로미터라 불렸던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박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으로 민주당이 또다시 요동치게 됐다. 다가올 6월 지방선거와 8월 당권 경쟁에서 민주당 내의 권력 싸움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계에서는 야당보다 여당의 비주류 의원들을 더욱 안타깝게 바라본다. 야당 의원이라면 하나 하나가 여당 진영의 설득 대상이지만, 여당의 비주류 의원들은 거진 당의 거수기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여당의 비주류가 되는 순간, 정치인으로서의 입지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들은 다음 공천을 받기 위해 당의 뜻에 반기를 들지 못하고, ‘주류’ 의원들의 뜻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주류·비주류
엇갈린 운명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민주당내에선 ‘주류’와 ‘비주류’가 갈렸다. 주류는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을 적극적으로 도왔던 ‘이재명계’ 의원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 관계자들은 ‘이낙연계’와 ‘정세균계’ 외 다른 계열의 의원들은 당분간 민주당에서 크게 입김을 내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선 패배 후, 당 쇄신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민주당 총지도부는 전원 사퇴한 바 있다.

송영길 전 대표와 더불어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이동학·김주영 등 일곱명의 최고위원들은 자신의 자리를 당에게 되돌려주며 송 전 대표와 뜻을 같이했다. 


대선을 이끌어온 자신들이 이재명 후보의 대선 낙선이란 결과를 받아 들었으니 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내 의원들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이 고문에게 돌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사실상 패배가 정해진 대선에서 이 고문이 나름 ‘건투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부터다.

이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불과 0.7%를 보이며 초접전 승부를 펼쳤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형국에서 이정도의 싸움은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역대 최소 득표 차이로 대선에서 패배한 이 고문에게 민주당은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로 ‘리더다운 리더’가 전무한 민주당 내에 카리스마와 실력을 겸비한 이 고문만한 캐릭터가 등장하지 못했던 것이 그 이유다.

민주당은 이 고문에게 대선 패배의 책임보다는 당의 개혁을 맡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움직임의 일환이 이번 원내대표 선거였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원내대표였던 윤호중 의원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으며 민주당의 원내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공석인 상태였다.

지도부가 없는 조직은 위태롭기 마련이기에 민주당은 원내대표 선거를 앞당겨 24일에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방식은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차용했다. 


콘클라베 방식이란 민주당 국회의원 172명 전원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전방위적인 투표 방식이다. 이 방식 하에서는 별도의 입후보와 선거운동을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

민주당 측 인사는 “지금 민주당은 메마른 건초더미 위에 있다”며 “조그마한 불씨도 불이 붙으면 크게 붙을만한 위험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대선 패배 이후 어수선한 당의 분위기상 공식적인 선거운동을 진행하면, 그 과정에서 서로 공방을 주고받아 수면 밑에 있는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것이다.

차기 당권 경쟁 바로미터
원내대표 ‘친이계’ 승리

실제로 현재 민주당의 분위기는 폭풍전야다. 곧 있을 지방선거 공천 문제 해결과 8월에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물밑에서 알력싸움이 치열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또한 계파 간 밀어주기식의 치열한 선거전이 됐다. 선거전 유력 후보군으로 언론들은 박광온·박홍근·이원욱 의원 등을 꼽았다. 각각 이낙연계, 이재명계,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다.

민주당 3대 세력을 대표하는 이들은 모두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각 캠프에 소속돼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 사실상 세 명으로 압축된 후보군에서 어떤 계파가 승리할 것인지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관전 포인트였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선거 전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계파 색채가 뚜렷한 터라 그 누구도 압도적인 지지는 받지 못할 것”이라며 “선거가 계속 이어져 24일 늦은 오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지난 24일 민주당은 총 세 번의 선거를 진행한 후, 오후 6시가 다돼서야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1차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 172명은 원내대표가 될 만한 의원 누구에게나 투표할 수 있다. 1차 투표에서 의원 수의 3분의 2 이상 지지를 받는 후보는 곧바로 당선된다. 

3분의 2 이상 득표한 후보가 없을 시, 득표한 후보들 중 10% 포인트가 넘는 후보끼리 재투표를 실시한다.

유력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인 것이다. 10% 포인트가 넘는 후보들에게는 의원들 전원을 대상으로 자신의 비전을 말할 수 있는 정견발표할 기회가 주어진다.

정견발표 후, 2차 투표가 진행되고 여기서 과반표 이상이 나오면 비로소 새로운 원내대표가 정해진다. 그러나, 여기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 1~2등만 추려서 3차 투표를 진행한다. 원내대표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만큼 사표를 줄여보겠다는 것이 민주당 지도부 측의 설명이다.


지난 24일 1차 콘클라베 방식 투표에서 10% 포인트 이상 득표자는 박광온·박홍근·이원욱·최강욱 의원 총 네 명이었다.

여기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사람이 없었기에 민주당은 2차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2차 투표에 앞서 네 후보에게는 미리 정해놓은 룰에 따라 정견발표 기회가 주어졌다.

치열했던
계파 대리전

‘이재명계’ 박홍근 의원은 정견발표에서 “원내대표 자리는 독배를 든 채 십자가를 메고 개척항구를 서는 자리라 생각한다. 누군가 총칼을 맞아도 앞장서서 넘어가야 하는 자리인 것”이라며 “부당한 탄압을 막아내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 윤석열 당선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내대표로서의 막중함 책임감을 느낀다는 뜻과 동시에 곧 여당이 될 국민의힘에 맞서 싸울 의지를 보여주는 발표였다. 그는 민주당 진영의 인사들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또 다른 유력 후보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은 “민주당은 지금 불안한 반쪽이다. 단결해야 한다”며 “윤석열정권이 검찰 공화국으로 치닫고 정치 보복 수사로 민주당을 공격해올 때 당이 갈라져 있다면 제대로 대응할 수가 없다. 단결하면 지킬 수 있다. 내가 지켜내겠다”고 강한 어조로 의원들을 설득했다.


비록 지금은 민주당이 갈라질 위기에 처해 있지만, 본인이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민주당을 하나로 묶어 윤 당선인에 맞서 싸울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이는 박홍근 의원의 발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였다.

한편 ‘정세균계’ 이원욱 의원은 “국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해준 이유는 사랑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미워서였다”며 “유능한 정당으로 탈바꿈해 매력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조용하지만 뜨거운 전사다. 박근혜를 탄핵했고 공수처법을 완수했으며 구글갑질방지법을 통과시켰다”고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세 의원은 각각의 매력을 어필하고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등 원내대표 당선에 총력을 기울였다. 각 계파를 대표하는 만큼 발표하는 이들의 어깨 또한 매우 무거워보였다. 

이날 1차 투표를 깜짝 통과한 최강욱 의원은 “정계 입문한지 2년이 된 제게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시다니 이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민주당이 앞장서서 대민 정치구조를 바꾸고 국민께 희망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멋진 정치로 보답해야 한다”고 1차 통과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진땀승
미미한 표차

2차 투표에서는 박광온, 박홍근 후보가 1, 2등을 기록했고, 역시 여기서도 과반 이상 득표자는 없었다. 정견발표에서 네 후보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투표에서는 하나가 되지 못했다. 곧 이어진 결선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근소한 차이가 두 후보의 승패를 판가름 냈다. 이는 지금 민주당 계파들이 얼마나 극심하게 대립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지금 민주당의 분위기는 아슬아슬한 형국이다.

박홍근 의원은 정견발표를 시작하자마자 “선거를 앞두고 문자 폭탄에 시달렸을 동료 의원분들에게 사죄의 말씀부터 올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본인이 지지하는 계파의 후보를 뽑으라는 문자 폭탄을 돌렸던 것이다.

이제 이 분열을 끝내야 하고, 이 중책을 박홍근 의원이 맡게 됐다. 원내대표란 말 그대로 모든 의원들의 대표를 뜻한다.

명목상은 당의 2인자격의 자리지만 당헌당규와 상황에 따라서 당 대표를 능가하는 힘을 갖기도 한다. 특히 지금 같이 당 대표가 공석인 상황에서 원내대표는 당을 대표하는 권한을 행사하기도 한다. 당의 리더 역할을 해 당의 기초적인 기조를 잡고, 원내정당 간의 갈등이 심할 때는 원내대표끼리 협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민주당이 국가라고 치면 원내대표는 국무총리 정도 되는 자리인 것이다.

국민 통합의 책무가 대통령에게 있듯이, 민주당의 통합의 책무는 8월 당 대표를 선출하기 전까지 원내대표에게 있다. 박홍근 의원은 이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내대표로 선출된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 출신이긴 하다만, 이 고문과 어떤 상의도 없이 선출됐다”며 “그동안 특정 계파에 얽매이지 않았고, 모든 의원과 원만하게 소통해왔다. 지금 민주당이 처해있는 위기는 실력과 소통으로 혁파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이재명계’로 분류됐을까. 지난 대선에서 복심들만 수행한다는 ‘비서실장’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박홍근 의원과 이 고문의 관계를 “짧고 굵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두 사람의 인연은 불과 2년 전에 시작됐다. 2020년 11월 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일하고 있던 박홍근 의원은 당시 경기도지사로 일하고 있던 이 고문과 예산 협의 때문에 처음 만났다.

6월 지선 8월 전대 경쟁
힘 받는 이재명 역할 주목

박홍근 의원은 예산 협의 과정에서 이 고문과 여러 차례 회동한 후 그의 정치관과 비전에 감복해 대선운동을 도울 것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 시대에는 불공정과 불의를 깨뜨릴 사람이 필요하고 이 고문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또, 기득권과 낡은 질서 관행을 깰 수 있는 ‘비주류’ 인사인 점도 한몫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에 뛰어든 그는 이후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을 대리로 할 만큼 이 고문과의 관계를 깊게 진척시켜 나갔다.

여의도 정치권과 연이 없던 이 고문 입장에서 박홍근 의원은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고 이 고문도 점점 더 박 의원에 의지했다.

경선 승리 후, 이 고문이 선대위를 쇄신할 때, 박홍근 의원은 비서실장 직을 내려놨다. 그전까지 박 의원은 이 고문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일해왔다고 한다. 비록 대선에서 패배하기는 했지만 이 둘의 인연은 아직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런 배경이 오히려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당선 후 박홍근 의원이 인터뷰에서 한 말과는 달리, 그를 계파 색채가 매우 뚜렷하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강한 색채는 다른 색채를 배척하기 마련이다. ‘반 이재명계’ 인사들은 그런 그가 민주당 통합하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우려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이 아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낙연계’ ‘친문(친 문재인)’ 의원들과 그 외 ‘정세균계’ ‘이해찬계’ 의원들까지 포용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는 민주당 인사들이 적지 않다.

반면, 다른 시각을 가진 민주당 인사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패한 정권’이라는 꼬리표를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떼어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민주당의 최대 고민거리는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확인했듯이, 국민들은 문정부 국정 전반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았다.

이를 그대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갈 경우 민주당은 또 다시 불리한 형국에서 선거전을 시작해야 한다. 민주당 몇몇 인사는 국민이 이제부터는 다르게 봐주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 ‘비주류’였던 이재명계 의원들의 급부상으로 ‘개혁한’ 정당이라는 모양새를 취하기 때문이다.

과거 실패한 정권의 인사들과는 거리를 두고 ‘유능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지금 민주당 인사들은 원하고 있다. 이들은 이 고문이 과거 유능하게 일처리해온 이력이 민주당의 이미지 쇄신을 하게 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쪼개진 당
통합 관건

민주당은 내부 싸움을 끝내고 이제 외부와의 싸움을 준비 중이다. 그 선봉장에 박홍근 의원이 서게 됐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문자 테러를 행하면서까지 그의 당선을 도왔다. 이제 역량을 보여줄 차례다. 쪼개진 당을 얼마나 ‘잘’통합하느냐에 따라서 원내대표의 능력은 평가될 것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선후보 비서실장은 어떤 자리?

그동안 대권후보의 비서실장은 복심중의 복심들만 맡아왔다. 후보 곁에서 후보의 뜻을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비서실장은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를 점검하고 확정해서 보고하는 일을 수행한다. 후보의 귀와 입이 되는 자리인 것이다.

매일 가깝게 연락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비서실장은 종종 선대위의 ‘꽃’이라 불린다.

박홍근 의원과 이재명 상임고문의 최측근 정진상 전 정책실장이 이 요직을 맡은 이유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권성동 의원이나 장제원 의원이 이 역할을 수행했다. 둘 모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하는 이들이다.

장 의원은 윤 당선인의 당선이 확정된 후에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함께 정부 구성을 논의 중이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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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