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먼' 장애인 고용 장려금 부정수급 실상

나랏돈 먼저 찜하면 임자?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장애인 고용 장려금. 장애인 의무 고용률(민간기업 3.1%, 공기업 3.4%)을 넘겨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이다. 장애인 근로자 고용 촉진이 목적이다. 하지만 ‘부정수급’ 논란이 계속 불거지면서 제도의 좋은 취지를 행정력이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감시망이 느슨해지자, 부정수급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A씨의 업무용 핸드폰으로 걸려온 수상한 전화. 수화기 너머 상대방은 알 수 없는 소리만 늘어놨다. 대표가 쓰던 핸드폰이니 대표의 지인인 듯했다. “잘못 걸었다”며 전화를 끊은 A씨는 석연치 않은 기분에 수신 목록을 살폈다.

곳간 도둑

이전에 주고받았던 문자에는 송금 내역 사진이 빼곡했다. 대표는 근무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월급을 주고 있었다. 더구나 그 돈들은 곧바로 한 계좌로 다시 옮겨졌다. ‘유령 직원’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수수료를 주고 명의를 빌린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모두 장애인이었다. 대표가 요양보호사 지인과 짜고 장애인 고용 장려금을 빼돌리고 있었던 것.

A씨가 파악한 장애인 고용 장려금 수령 인원은 9명. 하지만 이 회사에 실제 재직 중인 장애인은 단 3명뿐이었다. 최소한 6명분의 돈을 부정수급한 셈이다. 


또 남아 있는 송금 내역 중 가장 오래된 것은 2017년 4월. 이 행태가 아무리 적어도 5년간은 반복돼온 것을 알게 된 A씨는 경악했다.

A씨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지역에서 나름 유명한 ‘사회적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활동하겠다는 회사가 장애인 고용 지원금을 빼먹고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었다.

결국 A씨는 관련 증거를 모아 지자체에 신고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알아보고 연락주겠다”던 담당자에게서는 어떤 연락도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에 A씨가 본 것이라고는 신고 당일 회사를 방문한 지자체 차량과 대표와 몇 마디 짧은 대화를 나누는 한 지자체 직원뿐이었다.

A씨는 “지자체에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는데, 결국 묵살됐다”며 “적절한 대응을 해줄 만한 신고처를 다시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령 직원’ 만들어 장려금 편취
5년간 빼돌려도 아무도 몰랐다

이는 비단 A씨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고용 장려금 부정수급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해서 늘어왔다. 건수와 액수 모두 오름세다.

우선 고용 장려금 지급 연인원과 지급액의 절대적인 규모가 늘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장려금을 지급받은 사업체는 6930곳으로 지급 연인원은 55만3000여명, 지급액은 2106억원이다. 지급 연인원 43만6000여명, 지급액 1482억원 수준을 기록한 2015년부터 수치가 꾸준히 늘었다.

본격적인 코로나 유행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규모는 더욱 커졌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6월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면서 최근 고용 장려금 신청과 지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에 따른 부정수급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전염 우려를 이유로 수급처 현장 감독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것 또한 부정수급 증가에 기여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정수급 적발 건수(액수)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8년 292건(24억원)에서 유행 이후인 2020년 978건(122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4월까지만 해도 665건(98억원)이 집계됐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에 관련 입장을 문의했다. 공단 관계자는 “국회입법조사처가 공개한 자료가 일부 오해의 소지를 야기한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 지원하는 고용장려금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며 “해당 보고서에 명시된 통계는 고용 장려금 전체에 대한 것이고, 같은 기간 장애인 고용장려금 부정수급은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보조금 매년 증액되는데…
코로나로 감시 느슨해져

부정수급 근절 필요성은 명확한 것에 비해서 그 해결 방안은 여의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에서 “부정수급이 야기하는 근본적 문제점은 재정 운용의 비효율성 증가뿐만 아니라 수급자 간 형평성 저해‧재정에 대한 국민 신뢰 상실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이라며 “부정수급이 근절되지 않을 경우, 국가사업의 도덕적 해이를 조장해 기금 낭비를 초래함은 물론 정작 정당한 기업이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관련 기관들은 부정수급 색출을 위한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공단도 부정수급 적발이 어렵다는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공단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시스템, 고용보험 및 국세청 데이터와 연계가 이뤄지면서 이전보다 부정수급이 많이 줄어든 것은 명백하다”며 “다만 장애인과 공모해 고용보험 가입·근로자성 확보 등이 담보된 부정수급은 잡아내기 매우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A씨 회사의 사례도 이 같은 경우에 포함돼 다년간 포위망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원래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특별점검과 상시 점검 등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으로, 능동적 대응 중 그나마 효과가 좋은 방안”이라며 “코로나19 유행 이후로 감염을 우려해 상시 점검 수가 줄어들었다. 현장 감시가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조금은 느슨해진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감사 외에도 공단에서는 예방 교육, 신고센터 운영, 자진신고 기간 홍보 등의 다양한 부정수급 방지책을 활용하고 있다. 

해결책은?

하지만 부정수급을 잡는 결정적 ‘한 방’은 현장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코로나 유행이 진정될 때까지, 날로 교묘해지는 부정수급 수법을 따라갈 ‘차선책’조차 꺼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곳간이 커지면서 도둑도 늘어나는 형국이다. ‘두 손 꽁꽁 묶인’ 관계 기관들의 고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기업 장애인 고용은?


대기업 장애인 고용 관련 지표가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장 전반의 장애인 고용률이 상승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 사업체의 장애인 고용률은 3.08%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0.16% 증가한 수치로 근로자 수는 26만 826명으로, 같은 기간 1만 5494명이 증가했다.

민간기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2.91%로 집계됐다.

이 역시 전년 대비 0.12% 상승한 수치지만, 법정 의무 고용률인 3.1%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대기업집단(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의 장애인 고용률이 2.38%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들이 장애인 고용률 상승을 막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2020년 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장애인 고용에 무관심한 459개소 기관‧기업 공표’에도 대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이들은 전년 대비 3개소가 늘어난 15개 그룹 29개소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린 곳도 15개소에 달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예컨대 공공기관들은 비율만 정해주면 알아서 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1:1 접근을 하지 않는 이상 (의무 고용률을) 잘 이행하지 않는다”며 “담당자들이 이행 지도를 통해 고용을 독려·컨설팅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명단을 공개하고 부담금을 부과해도 요지부동”이라고 토로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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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