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휘감은 '안철수 거품론' 실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2.09.11 0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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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훼방꾼 "동냥은 못 줄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지!"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흥행에 실패했다.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원인은 민주당 내부의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에 쏠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 원장은 대선이 불과 100여 일 남은 지금까지도 출마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야권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각종 논란도 점점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야권의 공멸은 필연적이다. 한 때는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 원장이 야권의 '훼방꾼'으로 전락한 사연은 과연 무엇일까?

"안철수 거품이 민주통합당까지 망조 들게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 4일 18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본경선의 선거인단이 최종 108만 500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당초 "150만명은 무난히 넘고 200만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것과 비교하면 참담한 결과다. 사실상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그냥 실패도 아니고 참패에 가깝다.

준준결승 전락한
민주당 경선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연승으로 인한 경선의 박진감 저하, 모바일투표 불공정성 논란으로 인한 경선파행 등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선 난데없는 '안철수 거품론'이 제기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사이에는 과연 어떤 관계가 있다는 걸까?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안철수 거품론의 첫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과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곧 거품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경선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안 원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민주당의 경선은 안 원장의 존재로 인해 준결승이 아닌 준준결승으로 전락해버렸다"며 "처음부터 국민들의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경선이 끝난 후에도 민주당의 대권행보는 험로가 예상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으면 단일화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에는 안 원장이 무소속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민주당은 대선 후보조차 배출하지 못하는 '불임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와 후보를 내지 못하면 152억원에 달하는 정당 국고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절박감도 깔려있다.

민주당 경선 흥행 참패 원인은 안철수?
야권단일화 방식 놓고 '치킨게임' 예상

지난 3일에는 안 원장이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독자출마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민주당을 긴장시켰다. 안 원장 측은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박원순 서울시장 등 안 원장을 지지하는 인사들은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입당을 극구 반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야권에서 두 명의 후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안 원장이 출마결정을 계속 미루면서 극에 달한 국민들의 인내심도 야권으로선 부담이다. 한 네티즌은 "안 원장이 '국민의 뜻'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국민들이 그동안 꾸준한 지지율을 통해 '뜻'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는가? 아직도 출마를 망설이고 있는 것은 정말 검증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야권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업적이 없다며 '묻지마 지지'라고 비판하는데 안 원장이야 말로 정치권에서의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심지어 기자들이 뭔가 물어보면 항상 '모른다'거나 '나중에'라고 대답하는 안 원장을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묻지마 지지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야권단일화 
불가능한 꿈?

한 정치부 기자는 "박근혜 후보를 향해 '불통'이라고 하는데 기자들 입장에서 안 원장은 '불통'을 넘어 '무통'이다. 일부 기자들은 안 원장이 워낙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으니 지난 7월19일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을 경전 해석하듯 하며 안 원장의 생각을 읽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식이 올바른 소통방식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치전문가들도 "일부 중도층에서는 안 원장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우리들이 출마를 구걸해야 되느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안 원장이 결국엔 출마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0월까지도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안 원장에 대한 반발심이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져 야권 전체의 지지율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안 원장의 등장으로 내심 시너지효과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번 대선의 '구세주'인줄 알았던 안 원장이 오히려 야권의 발목을 잡는 '훼방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안철수 거품론의 두 번째 근거는 안 원장이 국정운영에 있어 뛰어난 혜안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계속 미루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서둘러 공약을 급조 중이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있다.

시너지는커녕
역효과 우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대선 공약은 한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각 지역별, 세대별 공약은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국방, 외교 등 각 분야별 공약을 마련해야 하는데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 등도 일일이 따져봐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과연 마땅한 정치세력도 없는 안 원장이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각 지역별 정책의 경우 그 지역 현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기존 정당들의 경우 지역구별로 관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정당기반이 없는 안 원장의 공약은 부실하거나 지역현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야권의 한 관계자도 "안 원장이 펴낸 <안철수의 생각>이 사실상의 대선공약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실제 다른 대선후보들의 공약들과는 그 깊이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정책자문단도 없이 단기간에 완성될 안 원장의 공약은 필연적으로 부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야권의 단일화 과정에서는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와 안 원장이 내세운 공약들의 타당성을 제대로 따져볼 시간도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된다면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 승부에서는 이긴다 해도 막상 본선에 올라가서는 지난 5년간 착실히 준비해온 박 후보와 비교해 공약 경쟁력에서 속수무책으로 밀릴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는 안 원장이 야권의 대권판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거품론의 마지막 근거는 안 원장이 야권의 승리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거품이라는 주장이다. 안 원장의 행보는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유시민 전 국민참여당 대표의 행보와 무척 닮아있어 눈길을 끈다. 유 전 대표는 당시 민주당을 나와 국민참여당을 새롭게 창당해 지방선거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선출마 고민 중? 대선공약 급조 중!
제2의 유시민 될까? 다시 떠오르는 악몽

혈혈단신으로 민주당이라는 거대정당과의 단일화 승부에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를 거뒀고 선거를 단 하루 앞두고는 마지막으로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와의 단일화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결국에는 표확장성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대부분의 정치전문가들은 만약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했다면 야권이 충분히 김 지사를 이길 수 있었던 선거라고 분석했다. 선거과정에서 국민참여당이 조직동원 등에서 신생정당의 한계를 분명히 노출한 데다 유 대표가 단일화에서 승리했음에도 민주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담한 정치적 시험을 감행했지만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유 전 대표는 결과적으로 야권의 훼방꾼이었다.

안 원장 역시 마찬가지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안 원장이 야권단일화에 성공한다 해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는다면 당 지지세력을 충분히 끌어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역으로 민주당에 입당하게 되면 보수층과 새로운 정치를 열망하던 중도층의 표를 잃게 될 위험이 있다.

현재의 안 원장과 당시 유 전 대표의 공통점은 또 있다. 유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야권단일화에만 매달리다 정작 경기도민과의 스킨십을 소홀히 했었다. 김 지사는 연설이 끝나면 지역을 돌며 일일이 도민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유 전 대표는 연설이 끝나자마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식이었다. 선거 하루 전까지 이어진 단일화 작업 때문에 정작 도민들과 스킨십을 나눌 시간이 처음부터 부족했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렇다. 벌써 박 후보는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해 파격적인 대통합행보를 펼치는가 하면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과연 '선거의 여왕'이라 불릴만 하다.

유시민 닮은 꼴
대선판 훼방꾼

반면 민주당은 이미 흥행에 참패해 지루해진 경선을 오는 9월16일까지 이어 나가야한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이 길어진다면 야권은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오는 11월까지도 단일화 작업에만 매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정치권에서 안 원장이 제2의 유시민이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이유다.

야권의 한 지지자는 "이번 대선정국에서 야권은 안철수라는 큰 나무에 햇빛이 가려 제대로 커보지도 못하고 있는 형세다. 그렇다고 안 원장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박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야권의 구세주로 추앙받던 안철수의 실체는 결국 거품이다. 야권이 거품에 속아 대권 전체를 망치는 양상이다. 이대로라면 정권교체의 꿈은 안철수와 함께 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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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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