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영혼의 여행' 김영배

평화롭고 풍요로운 기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진그룹 산하 일우재단에서 운영하는 일우스페이스가 김영배 작가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김영배의 60년간 작업 궤적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작 2점도 함께 선보인다. 

김영배는 선과 면, 마티에르를 조화롭게 구성해 편안한 추상 언어로 관람객에게 접근해왔다. 그의 작품은 통제된 색상과 절제된 조형으로 인해 한편의 ‘조형시’ 같은 대작을 만들어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초현실주의

그는 1960년대 국전 스타일의 아카데믹한 자연주의 회화나 전위 미술의 명분을 상실하고 추상 미술의 흐름으로 뛰어들기 시작한 형식주의 회화의 시대에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회화 미학을 다져왔다. 심상용 미술사학 박사(서울대 교수)는 김영배의 회화가 ‘부침이 심했던 우리 화단’의 여러 상황들 안에서 크게 과소평가 돼왔다고 전했다.

심 박사는 “그의 회화는 감각적으로 절제되고 조형적으로 흐트러짐이 없다”며 “전체를 조율하는 감각은 섬세하고 막힘없이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채색과 유채색의 조정된 충돌, 큰 면과 작은 면의 교차 사이로 막혔던 감정선이 리듬을 타고 시적으로 흐른다”고 덧붙였다. 

60년 작품세계 조명
신작도 2점 선보여


김영배는 국전과 창작미술가협회전을 통해 초현실주의적인 경향을 안은 추상화의 맥락을 개척해왔다. 국내 화단에서 초현실주의의 독보적인 맥락을 보여주면서 부분적으로 대상을 연상시키고, 형태를 만들어 아득한 창공과 자유로운 자연물을 연상케 하는 화사한 내면을 가득 채워냈다. 

심 박사는 “김영배의 회화에선 시점과 차원이 즐거이 뒤섞인다. 꿈과 현실이, 경험과 상상이, 시적 도양과 산문적 흐름이 공존한다”며 “꿈과 기억, 물질과 비물질은 서로에게 조금도 적대적이지 않다. 이 세계의 어떤 것들은 꿈과 환상으로부터 공수해온 것이고, 또 다른 어떤 것들은 실존으로부터 인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은 기억이라 할지라도 어떤 것은 또렷하고 어떤 것들은 망각 뒤꼍으로 사라지는 중이다. 시간의 이편과 저편이, 사물과 사물의 해체가 이 세계에서만큼은 격의 없이 혼합된다”며 “김영배가 조율하는 이 세계는 열려 있고, 여기서는 모든 시간에 속한 것들과 모든 공간에서 온 것들이 각각 자신에게 할당된 자리를 제공받는다. 이 세계에선 누구도 위협받지 않으며, 무엇도 추방될 염려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브제와 내용의 따스한 조화
심상·내면 풍경 신선함 전해

추상화는 대체로 대상을 해체‧재조합해나가는 구성의 과정을 거쳐 색과 형태를 자립시킨다. 김영배의 작업은 이러한 과정을 거침에도 불구하고, 그 오브제들과 내용이 따스한 조화를 이루며 심상의 풍경 혹은 내면의 풍경이라 할 수 있는 신선함을 전해준다. 

심 박사는 “김영배의 회화가 구상과 비구상을 넘나들고 추상과 초현실주의 풍을 오갔던 기록을 20세기 회화사의 어느 지점에 위치시킬 것인가는 오히려 그리 시급한 일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영혼의 여행’에 더 가까이 다가서서 깊이 음미하는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화사한 내면


일우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당대의 시대적 화풍과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 화가의 신념을 다져온 김영배만의 회화 미학과 그의 ‘영혼의 여행’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평화롭고 풍요로운 자유의 기억, 그 한 장면으로 관람객을 초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다음달 26일까지.


<jsjang@ilyosisa.co.kr>

 

[김영배는?]

▲출생
1942년 강원도 횡성

▲학력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 졸업(1982)

▲개인전
국립공보관화랑 제3실(1963)
국립공보관화랑 제1실(1966)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1979)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현대미술관(1986)
무역센터 현대백화점 현대미술관(1991)
신세계본점 신세계 갤러리(1994)
인사아트센터(2003)
조선화랑(2009)
인사아트센터(2016)

▲수상
국전 14·17회 특선(1965·1968), 연속 14회 입선(1962~1980)
현대작가전 입선(1961·1962·1963)
한국미술대상전 입선(1970·1971·1976·1978)
동아미술대전 입선(1978)
중앙미술대전 입선(1978·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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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