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콤비’ 윤석열-김종인 궁합 보니…

용과 호랑이 봉황 사냥 나설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의도 ‘킹메이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야권 1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회동이 계속되고 있다. 두 인물이 ‘정상’에서 만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 다만 이들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킹메이커’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거리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김종인계’ 인물들이 윤캠프에 합류한 것이 기점이 됐다. 윤 전 총장은 ‘김종인 비대위’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이들을 대거 영입했다. 김 전 위원장의 물밑 작업이 작용했다는 게 정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킹메이커
야권 1강

김 전 위원장의 ‘낙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21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을 지키려면 2번을 찍고, 조국을 지지하려면 1번을 찍어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치권에 없는 윤 전 총장을 선거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21대 총선은 국민의힘의 완패로 돌아갔다. 김 전 위원장은 제1야당의 소생을 위해 비대위에 합류했고, 윤 전 총장은 ‘추-윤 갈등’속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윤 전 총장을 조심스레 관망했다. 윤 전 총장에 관한 질문이 들어올 때면 애정이 묻어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치는 정도였다. “현 정부에서 그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이 없다” “소신을 갖고 유일하게 얘기하는 사람” 등과 같은 식이었다.


다만 관계자들은 가탈스럽기로 유명한 김 전 위원장이 상당한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계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적중률 높은 예언자로 통한다. 여러 차례 양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나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런 그가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라며 ‘대망론’을 공식 거론했다.

지난 3월 윤 전 총장이 지지율 30%를 웃돌자,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예견된 ‘낙점’ 김 예언대로 윤 대권행?
자존심 구긴 김, 그래도 ‘원픽’은 윤?

김 전 위원장이 베팅했던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총장직을 던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역시 한 달 뒤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후 여의도를 떠났다. 유력 대권주자와 ‘킹메이커’가 제3지대에서 세력 결집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았다.

자연인이 된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에 적극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을 포함한 정치 원로들이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는 말도 무성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잠행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수개월간 ‘대권 공부’에 매진했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두 사람 간 추진되던 ‘4월 회동’ 역시 윤 전 총장의 일방적 통보로 취소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구애가 통하지 않았다는 혹평이 계속됐고, ‘김종인 패싱론’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킹메이커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180도 태도를 바꿨다. 그간 호감을 표했던 윤 전 총장에게 야박한 평가로 일관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이 없다”거나 “초창기에 나타나는 지지도 하나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밀당 김
기세 윤

이외에 제3의 후보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표적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를 두고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있다”면서 “(게임 체인저)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호평했다.

다만 이는 김 전 위원장의 ‘밀당 정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의 평가는 여의도를 움직인다. 제 아무리 유력 대권주자여도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이는 청와대행 운전대를 직접 잡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기세도 보통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생을 ‘칼잡이’로 살며 검찰의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명하복식 수직 문화에 길들여진 인물도 아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과거 행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박근혜정부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검사 인생이 끝났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후 좌천되면서다. 당시 그가 남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강골 기질은 최근에도 드러났다. 지난 2일에 입당 예정이었던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다. 입당 예정일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자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준석 전 대표는 호남을 찾은 날이었고,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휴가 중이었다. ‘지도부 패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연일 자책골
가시밭길로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몰랐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걸 모를 수는 없다.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후 당과 윤 전 총장의 기싸움은 진행형이다.

지난 2일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의 상견례에서 일이다. 최고위원회의 시간이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종료되면서, 윤 전 총장은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아울러 인지도 면에서 훨씬 떨어지는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식을 먼저 진행한 점 역시 ‘군기 잡기’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을 겨냥한 당의 의도적 ‘홀대’였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압박을 한다고 내가 따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보란 듯이 응수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의 주도권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감정의 골로 이어져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열 정리를 위해 결국 킹메이커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권의 ‘판’을 만든 건 김 전 위원장이다. 이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스승으로 모시며 대선 승리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이 대표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이 곧 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이 정상에서 다시 만날 것이란 데엔 이견이 없다. 정계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원픽’은 결국 윤 전 총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을 윤캠프에 보내는 등 직간접적으로 그를 지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캠프에 합류한 인사에게는 “우리 쪽에서 (대통령이)될 사람이 지금 보면 그 사람밖에 없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정책 접점? 노동 철학 같고 개헌론 달라
‘공부 안 된’ 윤, 잇단 실언으로 도마에


실제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11월에 야권단일화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 당내 주자들과의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역시 김 전 위원장과 수 차례 회동을 가지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이후에도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정치적 궁합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둘의 접점을 아직까지 찾기 어려워서다. 이들의 만남이 가진 상징성을 감안하면 대권 플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김 전 위원장의 작품이었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청년 정책 등을 매개로 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청년실업 해결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로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 전 위원장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그간 공정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과 함께 노사관계와 노동법도 개편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는 노동관을 두고 서로 공감할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이는 국민의힘 개혁 방향과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반면 개헌론은 변수다.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구체적으로는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해왔다. 그는 “개헌을 하면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로 내각제로 개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제헌절 입장문에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제헌절의 헌법 수호 메시지를 대신하겠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을 강조하며 개헌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꼬인다 꼬여
김 풀어줄까

이외에도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 전 총장의 ‘실언’이다. 윤 전 총장은 노동 개혁, 청년 등의 어젠다로 중도층 확장에 힘을 쓰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 비전이 없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120시간 노동, 젠더(성)와 부정식품, 등 위태로운 발언으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일 1망언’이라는 혹평과 함께 “아직은 대권 공부가 덜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후 당내 혹독한 경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실력이 여과 없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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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