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콤비’ 윤석열-김종인 궁합 보니…

용과 호랑이 봉황 사냥 나설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여의도 ‘킹메이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야권 1강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회동이 계속되고 있다. 두 인물이 ‘정상’에서 만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 다만 이들이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킹메이커’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거리가 좁혀지는 분위기다. ‘김종인계’ 인물들이 윤캠프에 합류한 것이 기점이 됐다. 윤 전 총장은 ‘김종인 비대위’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이들을 대거 영입했다. 김 전 위원장의 물밑 작업이 작용했다는 게 정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킹메이커
야권 1강

김 전 위원장의 ‘낙점’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21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을 지키려면 2번을 찍고, 조국을 지지하려면 1번을 찍어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치권에 없는 윤 전 총장을 선거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21대 총선은 국민의힘의 완패로 돌아갔다. 김 전 위원장은 제1야당의 소생을 위해 비대위에 합류했고, 윤 전 총장은 ‘추-윤 갈등’속 반문(반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런 윤 전 총장을 조심스레 관망했다. 윤 전 총장에 관한 질문이 들어올 때면 애정이 묻어난 답변을 내놓는 데 그치는 정도였다. “현 정부에서 그 사람만큼 용감한 사람이 없다” “소신을 갖고 유일하게 얘기하는 사람” 등과 같은 식이었다.

다만 관계자들은 가탈스럽기로 유명한 김 전 위원장이 상당한 호감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했다.

정계에서 김 전 위원장은 적중률 높은 예언자로 통한다. 여러 차례 양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나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런 그가 윤 전 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라며 ‘대망론’을 공식 거론했다.

지난 3월 윤 전 총장이 지지율 30%를 웃돌자,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예견된 ‘낙점’ 김 예언대로 윤 대권행?
자존심 구긴 김, 그래도 ‘원픽’은 윤?

김 전 위원장이 베팅했던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총장직을 던졌다. 김 전 위원장은 역시 한 달 뒤 4·7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후 여의도를 떠났다. 유력 대권주자와 ‘킹메이커’가 제3지대에서 세력 결집을 도모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았다.

자연인이 된 김 전 위원장 역시 윤 전 총장에 대한 러브콜에 적극적이었다. 김 전 위원장을 포함한 정치 원로들이 윤 전 총장을 돕고 있다는 말도 무성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잠행은 예상보다 길어졌다. 수개월간 ‘대권 공부’에 매진했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두 사람 간 추진되던 ‘4월 회동’ 역시 윤 전 총장의 일방적 통보로 취소됐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구애가 통하지 않았다는 혹평이 계속됐고, ‘김종인 패싱론’이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킹메이커로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후 김 전 위원장은 180도 태도를 바꿨다. 그간 호감을 표했던 윤 전 총장에게 야박한 평가로 일관했다.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이 없다”거나 “초창기에 나타나는 지지도 하나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고 직격했다.

밀당 김
기세 윤

이외에 제3의 후보를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표적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를 두고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있다”면서 “(게임 체인저)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호평했다.

다만 이는 김 전 위원장의 ‘밀당 정치’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김 전 위원장의 평가는 여의도를 움직인다. 제 아무리 유력 대권주자여도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 이는 청와대행 운전대를 직접 잡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문제는 윤 전 총장의 기세도 보통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생을 ‘칼잡이’로 살며 검찰의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까라면 까라’는 식의 상명하복식 수직 문화에 길들여진 인물도 아니다.

이는 윤 전 총장의 과거 행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박근혜정부 때까지만 해도 그에게는 ‘검사 인생이 끝났다’는 평가가 따라다녔다. 지난 2013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수사 외압을 폭로한 후 좌천되면서다. 당시 그가 남긴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어록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의 강골 기질은 최근에도 드러났다. 지난 2일에 입당 예정이었던 윤 전 총장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다. 입당 예정일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자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준석 전 대표는 호남을 찾은 날이었고,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휴가 중이었다. ‘지도부 패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연일 자책골
가시밭길로

이와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몰랐다”고 했지만, 이 대표는 “그걸 모를 수는 없다.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후 당과 윤 전 총장의 기싸움은 진행형이다.

지난 2일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의 상견례에서 일이다. 최고위원회의 시간이 예정 시간보다 15분가량 늦게 종료되면서, 윤 전 총장은 밖에서 대기해야 했다. 아울러 인지도 면에서 훨씬 떨어지는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식을 먼저 진행한 점 역시 ‘군기 잡기’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윤 총장을 겨냥한 당의 의도적 ‘홀대’였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윤 전 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압박을 한다고 내가 따를 사람이 아니다”라고 보란 듯이 응수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과 당 지도부의 주도권 싸움이 장기화될 경우 감정의 골로 이어져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열 정리를 위해 결국 킹메이커가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권의 ‘판’을 만든 건 김 전 위원장이다. 이 대표 역시 김 전 위원장을 정치적 스승으로 모시며 대선 승리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이 대표의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이 곧 선대위원장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결국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이 정상에서 다시 만날 것이란 데엔 이견이 없다. 정계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원픽’은 결국 윤 전 총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범야권 지지율 1위인 윤 전 총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측근을 윤캠프에 보내는 등 직간접적으로 그를 지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캠프에 합류한 인사에게는 “우리 쪽에서 (대통령이)될 사람이 지금 보면 그 사람밖에 없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정책 접점? 노동 철학 같고 개헌론 달라
‘공부 안 된’ 윤, 잇단 실언으로 도마에

실제 그는 윤 전 총장에게 “지지율이 유지된다면 11월에 야권단일화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한 후 당내 주자들과의 불필요한 잡음이 생기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역시 김 전 위원장과 수 차례 회동을 가지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한 이후에도 광화문에 있는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을 찾아가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정치적 궁합은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둘의 접점을 아직까지 찾기 어려워서다. 이들의 만남이 가진 상징성을 감안하면 대권 플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김 전 위원장의 작품이었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노동시장 구조 개혁과 청년 정책 등을 매개로 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청년실업 해결은 국가의 최우선 과제” “노동시장 유연성 확보로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는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김 전 위원장의 철학과도 연결되는 지점이다.

김 전 위원장은 그간 공정경제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과 함께 노사관계와 노동법도 개편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는 노동관을 두고 서로 공감할 부분이 있다는 평가다. 이는 국민의힘 개혁 방향과도 맞아 떨어지는 대목이다.

반면 개헌론은 변수다. 김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구체적으로는 내각제로의 개헌을 주장해왔다. 그는 “개헌을 하면 권력을 분점하는 형태로 내각제로 개헌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개헌에는 반대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제헌절 입장문에서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을 피로써 지킨 열사들에 대한 참배로 제헌절의 헌법 수호 메시지를 대신하겠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을 강조하며 개헌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꼬인다 꼬여
김 풀어줄까

이외에도 변수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윤 전 총장의 ‘실언’이다. 윤 전 총장은 노동 개혁, 청년 등의 어젠다로 중도층 확장에 힘을 쓰고 있지만, 구체적 정책 비전이 없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120시간 노동, 젠더(성)와 부정식품, 등 위태로운 발언으로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1일 1망언’이라는 혹평과 함께 “아직은 대권 공부가 덜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차후 당내 혹독한 경쟁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실력이 여과 없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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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