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황선우 등 '스포테이너' 찜한 도쿄 스타들

아이돌·걸그룹 뺨치는 태극 남매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언제나 신선한 얼굴이 필요한 예능계에서 출연진 저변은 꾸준히 확대돼왔다. 코미디언이 주축이었던 예능계는 공개 코미디의 축소와 함께 개그맨 인재풀이 줄어들면서, 가수와 배우는 물론 유명 셀럽에 이어 스포츠 선수들까지 섭외했다. 최근 스포츠 예능의 전성기라 할 정도로 스포츠 선수들이 미디어에 진출했으며, 관찰 예능도 스포츠 전설의 일상을 소개한다. ‘2020 도쿄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예능계에서 탐낼 만한 스포츠 스타들이 쏟아지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을 TV에서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다. 스포츠 선수는 기본적으로 대중이 잘 알고 있고, 각종 유수의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는 경우에는 호감도가 매우 높다. 

연예인급
펜싱 4총사

기본적으로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 위치에 있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훈련돼있으며, 때로는 예능인 못지않은 끼를 가진 이도 있다. 스포테이너의 조상 격인 강호동을 비롯해 안정환, 허재, 김동현, 현주엽, 박세리, 박찬호, 이동국, 이영표, 최용수 등 이름만 들어도 전설로 통용되는 스타들이 대중과 소통 중이다. 

스포테이너 전성시대의 시초는 JTBC <뭉쳐야 찬다>다. 안정환 감독을 중심으로 여러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을 한데 모아 전국의 축구 동호회 회원들과 승부를 벌인 이 프로그램은 수많은 스포츠 스타를 조명했다. 

축구 실력이 뛰어나면 뛰어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또는 입담이 좋거나 아니면 슬랩스틱 코미디와 같은 장면을 만들거나, 어떤 방면으로든 출연한 선수를 재밌게 소개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호탕한 웃음에 재밌는 장면을 워낙 많이 만들어낸 허재가 예능계를 흔드는 방송인으로 급부상했다.


이 외에도 김병현, 여홍철, 이형택, 윤동식, 김요한, 이대훈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스포츠 선수들도 대중에 인식되는 기회가 됐다.

<뭉쳐야 찬다>의 출연진은 각종 프로그램으로 뻗어나갔다. 관찰 예능이나 토크쇼, 또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들의 출연을 원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검증된 만큼 주요 대회에서의 해설위원도 도맡았다.

다른 채널도 곧바로 반응했다. E채널에서는 여성 스포츠 스타를 중심으로 한 <노는 언니>를 론칭했다. 박세리를 주축으로 한유미와 남현희, 곽민정, 정유인이 고정패널로 나와 매주 게임을 벌였다. 다소 웃음기 섞인 게임이었음에도, 스포츠 선수 특유의 승부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여성 선수가 겪은 고충을 털어내는 대화도 진솔함이 있었다. <노는 언니>에서 박세리를 제외한 모두가 ‘2020 도쿄올림픽’의 해설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어 여자 축구를 전면으로 내세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을 비롯해 OTT 웨이브와 MBC에서 방영되는 야구 예능 <마녀들>도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화제성을 높이고 있고, <마녀들> 역시 준수한 관심을 받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MBC <라디오스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tvN <유퀴즈 온더 블록> 등 토크쇼를 비롯해 MBC <나 혼자 산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 TV조선 <와카남> JTBC <해방타운> 등 관찰 예능에도 자주 얼굴을 비춘다. 

인기 스포츠 스타들의 ‘인생 2모작’으로 예능만한 먹거리가 없다.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예능계에서도 호감도와 끼 많은 선수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두 집단의 니즈가 시너지를 일으키는 중이다. 


예능계 픽한 올림픽 선수 누가 있을까?
김제덕·신유빈·황선우 화려한 10대들

그런 가운데 현재 2020 도쿄올림픽이 진행 중이다. 인물도 훤칠할뿐더러 다양한 서사를 가진 스포츠 선수가 적지 않다. 메달을 딴 선수가 화제를 모으는 건 자연스러운데, 꼭 메달을 따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경우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토크쇼나 관찰예능, 버라이어티 제작진이 원할만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핫한 관심을 받는 선수는 남자 양궁의 김제덕이다. 그는 혼성팀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2관왕에 올랐다. 김제덕은 역대 한국 양궁 역사상 독보적으로 시끄러운 캐릭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찰나의 순간, 매우 강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양궁은 어떤 경기를 막론하고 정적이며 조용한데, 그 고요를 사정없이 깨는 게 김제덕이다. ‘코리아 팀 파이팅’ ‘김우진 파이팅’ ‘오진혁 파이팅’을 활을 쏠 때마다 외친다. 덕분에 ‘파이팅좌’라는 별명도 생겼다.

특히 1981년생인 오진혁은 김제덕보다 무려 23살이나 많은 형이다. 아버지뻘에 가까운 동료 이름을 마구 외치는 장면은 유교문화에 익숙한 한국 내에서, 그리고 더욱 보수적인 스포츠계에서는 파격에 가깝다.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김제덕의 파이팅을 불편해한다는 볼멘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9점과 10점만 쏘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파이팅 자체가 자연스러워 국내 팬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누가 봐도 끼가 넘치는 그는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에서 맹활약할 인재로 보인다. 어느 곳에 가도 재밌는 그림을 그려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감돈다. 

아쉽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현역 선수임에도 도쿄올림픽 해설을 맡은 장혜진 MBC 양궁 해설위원은 선수들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뛰어난 미모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친 그는 솔직하면서도 시원시원한 해설로 눈길을 끈다. 

특히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남자 양궁 단체전 중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까”라는 말에 “그래서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라는 자학성 멘트는 그의 순발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파이팅좌’
‘할수있다좌’

2016 리우 올림픽의 2관왕이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인 그이기에, 위트가 더욱 세련되게 전달됐다.

이외에도 “입이 바짝 마르기 때문에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는 멘트 역시 유쾌하면서 예능감이 좋다는 평가다. 정적인 양궁 경기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텐션도 방송에 적합하며, 메달의 색이 바뀌는 결정적인 순간 떨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은 매우 귀엽다.


장 위원의 멘트만을 모은 유튜브 영상에는 1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그의 매력에 대중이 반응하고 있다. 해설위원 중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유도 73kg급의 한국 대표 안창림의 서사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없다. 제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에서 유도를 배웠다. 워낙 뛰어난 실력으로 일본에서 귀화를 요구받았지만, 학창 시절 일본인들의 지속된 텃세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겠다며 거부했다. 

이후 2014년 11월 한국에 온 지 아홉달 만에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된 후 7년 동안 줄곧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세계랭킹 1위였던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16강에서 의외의 절반패를 당하고 절치부심한 뒤 다시 도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2강전부터 골든스코어에 가는 등 매 경기마다 연장 승부 끝에 상대를 누르고 4강에 올랐지만,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끝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딘가 귀여우면서도 남자다운 인상, 다부진 체격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서사가 맞물리면서 만화 주인공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리한 뒤 꼭 오른손 검지를 들며 미소를 짓는 모습은 영화 속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안창림을 지켜본 팬들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유퀴즈 온더 블록>에서 섭외해야 할 1순위라며 예능 출연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걸스데이 출신 혜리 팬으로 알려진 부분을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잘 공략한다면 색다른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탁구계 신동
뉴 마린보이

‘탁구 신동’ 신유빈은 올림픽 초반 양궁 못지 않게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이제 겨우 17세인 그는 과거 SBS <스타킹>과 MBC <무한도전>에 나올 정도로 탁구계 스타였다. 

2020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해 탁구에 매진 중인 그는 “종일 탁구를 칠 수 있어서 좋다”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드러냈다.

17세인 그가 이번 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만난 룩셈부르크 니시아이난과 나이 차는 무려 41세였다. 58세인 니시아이난은 움직임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신유빈을 상대했다. 경험과 관록이 풍부한 니시아이난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신유빈은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장기를 내보이며 4-3으로 승리했다.

비록 16강에서는 탈락했지만, 세계랭킹 77위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적이다.

BTS 뷔의 팬으로 알려진 그가 뷔의 댓글을 실시간으로 본 것에 매우 기뻤다고 한 인터뷰는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모습이 천진난만하고 어린아이 같아 많은 삼촌팬을 흐뭇하게 했다. “먹는 것을 가리지 않아 걱정”이라는 아버지와 탁구 조직위원의 메시지도 회자되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꾸밈없이 솔직한 신유빈은 어떤 예능에서도 관심갈만한 재목이다. 

박태환에 이어 ‘뉴 마린보이’로 떠오른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6위, 자유형 100m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서양권 선수가 유독 강세를 보이는 수영 단거리에서 보여준 그의 기록은 한국 수영계의 쾌거다. 

특히 200m에서는 150m까지 세계신기록을 기록해 시청자들을 숨 가쁘게 했다. 비록 오버페이스로 인해 마지막 50m에서 추월당했지만, 그의 파이팅 넘치는 영법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비록 18세인 그 역시 소탈한 말솜씨로 인터뷰를 이어나가고 있다. 엄청난 쾌거를 보인 그 역시 도쿄올림픽이 낳은 새로운 스타다. 혈기왕성한 나이인 황선우는 육체적인 활동을 자주 하는 <아는 형님>이나 <런닝맨>에 어울려 보인다.

안창림·김정환·박상영 굴곡진 인생 스토리
‘얼굴로 뽑나요?’ 선남선녀 가득 펜싱 주목

한 점을 낼 때마다 남자고 여자고 짐승같이 포효하는 펜싱은 관찰 예능이 가장 주목해야 할 스포츠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국내 사브르 펜싱 선수들은 물론 에페 선수들도 선남선녀다. 

혹시나 외모를 보고 선수를 선발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하나같이 잘생겼고 예쁘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을 본 시청자들은 “영화 <국가대표3>의 시나리오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한 인물을 주목하는 관찰 예능에서 펜싱 선수들의 훤칠한 외형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펜싱 자체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점에서 펜싱을 널리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남자 사브르의 맏형 김정환은 은퇴를 두 번이나 번복하고도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등 굴곡진 스토리를 갖고 있다. 또 ‘할수있다좌’라고 불리고 있는 에페 박상영 역시 이번 대회 개인전에선 비록 8강에서 떨어졌지만, 워낙 강인한 멘탈과 집중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일으킨다. 

야구선수 출신이자 한화 이글스 윤학길 코치의 딸인 에페 윤지수는 ‘황태자의 딸’로 불리고 있으며, 뛰어난 미모를 갖춰 많은 남성이 주목하고 있다. 아버지와도 매우 이상적인 소통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토크쇼에서도 제법 잘 어울린다.

또 펜싱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에서 은메달을 딴 남현희가 <노는 언니>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터를 잘 닦아놓고 있어, 예능 진출이 비교적 손쉬워 보인다. 여자 선수인 경우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가 제격이다.

황태자의 딸
<국가대표3>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주목받고 있다. 태권도 메달리스트 장준과 이다빈, 인교돈도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 남자 축구의 이강인을 비롯해 이동경, 이동준, 원두재 등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멤버들과 골프 선수들, 배드민턴의 주역들도 이번 도쿄올림픽이 낳은 스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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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