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황선우 등 '스포테이너' 찜한 도쿄 스타들

아이돌·걸그룹 뺨치는 태극 남매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언제나 신선한 얼굴이 필요한 예능계에서 출연진 저변은 꾸준히 확대돼왔다. 코미디언이 주축이었던 예능계는 공개 코미디의 축소와 함께 개그맨 인재풀이 줄어들면서, 가수와 배우는 물론 유명 셀럽에 이어 스포츠 선수들까지 섭외했다. 최근 스포츠 예능의 전성기라 할 정도로 스포츠 선수들이 미디어에 진출했으며, 관찰 예능도 스포츠 전설의 일상을 소개한다. ‘2020 도쿄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예능계에서 탐낼 만한 스포츠 스타들이 쏟아지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을 TV에서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다. 스포츠 선수는 기본적으로 대중이 잘 알고 있고, 각종 유수의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전적이 있는 경우에는 호감도가 매우 높다. 

연예인급
펜싱 4총사

기본적으로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는 위치에 있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훈련돼있으며, 때로는 예능인 못지않은 끼를 가진 이도 있다. 스포테이너의 조상 격인 강호동을 비롯해 안정환, 허재, 김동현, 현주엽, 박세리, 박찬호, 이동국, 이영표, 최용수 등 이름만 들어도 전설로 통용되는 스타들이 대중과 소통 중이다. 

스포테이너 전성시대의 시초는 JTBC <뭉쳐야 찬다>다. 안정환 감독을 중심으로 여러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을 한데 모아 전국의 축구 동호회 회원들과 승부를 벌인 이 프로그램은 수많은 스포츠 스타를 조명했다. 

축구 실력이 뛰어나면 뛰어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또는 입담이 좋거나 아니면 슬랩스틱 코미디와 같은 장면을 만들거나, 어떤 방면으로든 출연한 선수를 재밌게 소개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호탕한 웃음에 재밌는 장면을 워낙 많이 만들어낸 허재가 예능계를 흔드는 방송인으로 급부상했다.


이 외에도 김병현, 여홍철, 이형택, 윤동식, 김요한, 이대훈 등 비교적 덜 알려진 스포츠 선수들도 대중에 인식되는 기회가 됐다.

<뭉쳐야 찬다>의 출연진은 각종 프로그램으로 뻗어나갔다. 관찰 예능이나 토크쇼, 또는 유튜브 채널에서도 이들의 출연을 원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검증된 만큼 주요 대회에서의 해설위원도 도맡았다.

다른 채널도 곧바로 반응했다. E채널에서는 여성 스포츠 스타를 중심으로 한 <노는 언니>를 론칭했다. 박세리를 주축으로 한유미와 남현희, 곽민정, 정유인이 고정패널로 나와 매주 게임을 벌였다. 다소 웃음기 섞인 게임이었음에도, 스포츠 선수 특유의 승부욕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울러 여성 선수가 겪은 고충을 털어내는 대화도 진솔함이 있었다. <노는 언니>에서 박세리를 제외한 모두가 ‘2020 도쿄올림픽’의 해설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이어 여자 축구를 전면으로 내세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을 비롯해 OTT 웨이브와 MBC에서 방영되는 야구 예능 <마녀들>도 있다.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엄청난 인기를 끌며 화제성을 높이고 있고, <마녀들> 역시 준수한 관심을 받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MBC <라디오스타> MBC에브리원 <비디오스타>, tvN <유퀴즈 온더 블록> 등 토크쇼를 비롯해 MBC <나 혼자 산다> <안 싸우면 다행이야> TV조선 <와카남> JTBC <해방타운> 등 관찰 예능에도 자주 얼굴을 비춘다. 

인기 스포츠 스타들의 ‘인생 2모작’으로 예능만한 먹거리가 없다.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예능계에서도 호감도와 끼 많은 선수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두 집단의 니즈가 시너지를 일으키는 중이다. 


예능계 픽한 올림픽 선수 누가 있을까?
김제덕·신유빈·황선우 화려한 10대들

그런 가운데 현재 2020 도쿄올림픽이 진행 중이다. 인물도 훤칠할뿐더러 다양한 서사를 가진 스포츠 선수가 적지 않다. 메달을 딴 선수가 화제를 모으는 건 자연스러운데, 꼭 메달을 따지 않더라도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경우에도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토크쇼나 관찰예능, 버라이어티 제작진이 원할만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핫한 관심을 받는 선수는 남자 양궁의 김제덕이다. 그는 혼성팀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2관왕에 올랐다. 김제덕은 역대 한국 양궁 역사상 독보적으로 시끄러운 캐릭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찰나의 순간, 매우 강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양궁은 어떤 경기를 막론하고 정적이며 조용한데, 그 고요를 사정없이 깨는 게 김제덕이다. ‘코리아 팀 파이팅’ ‘김우진 파이팅’ ‘오진혁 파이팅’을 활을 쏠 때마다 외친다. 덕분에 ‘파이팅좌’라는 별명도 생겼다.

특히 1981년생인 오진혁은 김제덕보다 무려 23살이나 많은 형이다. 아버지뻘에 가까운 동료 이름을 마구 외치는 장면은 유교문화에 익숙한 한국 내에서, 그리고 더욱 보수적인 스포츠계에서는 파격에 가깝다.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김제덕의 파이팅을 불편해한다는 볼멘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9점과 10점만 쏘는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줄 뿐 아니라 파이팅 자체가 자연스러워 국내 팬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누가 봐도 끼가 넘치는 그는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에서 맹활약할 인재로 보인다. 어느 곳에 가도 재밌는 그림을 그려내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감돈다. 

아쉽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현역 선수임에도 도쿄올림픽 해설을 맡은 장혜진 MBC 양궁 해설위원은 선수들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선수 시절부터 뛰어난 미모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훔친 그는 솔직하면서도 시원시원한 해설로 눈길을 끈다. 

특히 환하게 웃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각종 커뮤니티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남자 양궁 단체전 중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까”라는 말에 “그래서 제가 여기 있지 않습니까”라는 자학성 멘트는 그의 순발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파이팅좌’
‘할수있다좌’

2016 리우 올림픽의 2관왕이자,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인 그이기에, 위트가 더욱 세련되게 전달됐다.

이외에도 “입이 바짝 마르기 때문에 삼겹살을 먹어야 한다”는 멘트 역시 유쾌하면서 예능감이 좋다는 평가다. 정적인 양궁 경기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텐션도 방송에 적합하며, 메달의 색이 바뀌는 결정적인 순간 떨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은 매우 귀엽다.


장 위원의 멘트만을 모은 유튜브 영상에는 13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등 그의 매력에 대중이 반응하고 있다. 해설위원 중 가장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인생에 사연 없는 사람 없다지만, 유도 73kg급의 한국 대표 안창림의 서사는 영화로 만들어져도 손색없다. 제일교포 3세인 안창림은 일본에서 유도를 배웠다. 워낙 뛰어난 실력으로 일본에서 귀화를 요구받았지만, 학창 시절 일본인들의 지속된 텃세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겠다며 거부했다. 

이후 2014년 11월 한국에 온 지 아홉달 만에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된 후 7년 동안 줄곧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있다.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세계랭킹 1위였던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 16강에서 의외의 절반패를 당하고 절치부심한 뒤 다시 도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32강전부터 골든스코어에 가는 등 매 경기마다 연장 승부 끝에 상대를 누르고 4강에 올랐지만, 아쉽게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끝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메달을 목에 걸었다. 

어딘가 귀여우면서도 남자다운 인상, 다부진 체격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겪어온 서사가 맞물리면서 만화 주인공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승리한 뒤 꼭 오른손 검지를 들며 미소를 짓는 모습은 영화 속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안창림을 지켜본 팬들은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유퀴즈 온더 블록>에서 섭외해야 할 1순위라며 예능 출연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걸스데이 출신 혜리 팬으로 알려진 부분을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잘 공략한다면 색다른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탁구계 신동
뉴 마린보이

‘탁구 신동’ 신유빈은 올림픽 초반 양궁 못지 않게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이제 겨우 17세인 그는 과거 SBS <스타킹>과 MBC <무한도전>에 나올 정도로 탁구계 스타였다. 

2020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곧바로 실업팀에 입단해 탁구에 매진 중인 그는 “종일 탁구를 칠 수 있어서 좋다”며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없음을 드러냈다.

17세인 그가 이번 올림픽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만난 룩셈부르크 니시아이난과 나이 차는 무려 41세였다. 58세인 니시아이난은 움직임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신유빈을 상대했다. 경험과 관록이 풍부한 니시아이난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신유빈은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의 장기를 내보이며 4-3으로 승리했다.

비록 16강에서는 탈락했지만, 세계랭킹 77위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적이다.

BTS 뷔의 팬으로 알려진 그가 뷔의 댓글을 실시간으로 본 것에 매우 기뻤다고 한 인터뷰는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모습이 천진난만하고 어린아이 같아 많은 삼촌팬을 흐뭇하게 했다. “먹는 것을 가리지 않아 걱정”이라는 아버지와 탁구 조직위원의 메시지도 회자되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꾸밈없이 솔직한 신유빈은 어떤 예능에서도 관심갈만한 재목이다. 

박태환에 이어 ‘뉴 마린보이’로 떠오른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6위, 자유형 100m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서양권 선수가 유독 강세를 보이는 수영 단거리에서 보여준 그의 기록은 한국 수영계의 쾌거다. 

특히 200m에서는 150m까지 세계신기록을 기록해 시청자들을 숨 가쁘게 했다. 비록 오버페이스로 인해 마지막 50m에서 추월당했지만, 그의 파이팅 넘치는 영법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비록 18세인 그 역시 소탈한 말솜씨로 인터뷰를 이어나가고 있다. 엄청난 쾌거를 보인 그 역시 도쿄올림픽이 낳은 새로운 스타다. 혈기왕성한 나이인 황선우는 육체적인 활동을 자주 하는 <아는 형님>이나 <런닝맨>에 어울려 보인다.

안창림·김정환·박상영 굴곡진 인생 스토리
‘얼굴로 뽑나요?’ 선남선녀 가득 펜싱 주목

한 점을 낼 때마다 남자고 여자고 짐승같이 포효하는 펜싱은 관찰 예능이 가장 주목해야 할 스포츠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국내 사브르 펜싱 선수들은 물론 에페 선수들도 선남선녀다. 

혹시나 외모를 보고 선수를 선발하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하나같이 잘생겼고 예쁘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전을 본 시청자들은 “영화 <국가대표3>의 시나리오가 나왔다”는 반응이다. 

한 인물을 주목하는 관찰 예능에서 펜싱 선수들의 훤칠한 외형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아울러 펜싱 자체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점에서 펜싱을 널리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남자 사브르의 맏형 김정환은 은퇴를 두 번이나 번복하고도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단체전 금메달을 따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등 굴곡진 스토리를 갖고 있다. 또 ‘할수있다좌’라고 불리고 있는 에페 박상영 역시 이번 대회 개인전에선 비록 8강에서 떨어졌지만, 워낙 강인한 멘탈과 집중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일으킨다. 

야구선수 출신이자 한화 이글스 윤학길 코치의 딸인 에페 윤지수는 ‘황태자의 딸’로 불리고 있으며, 뛰어난 미모를 갖춰 많은 남성이 주목하고 있다. 아버지와도 매우 이상적인 소통을 나누는 것으로 알려져 토크쇼에서도 제법 잘 어울린다.

또 펜싱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펜싱 여자 플뢰레에서 은메달을 딴 남현희가 <노는 언니>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터를 잘 닦아놓고 있어, 예능 진출이 비교적 손쉬워 보인다. 여자 선수인 경우 MBC <안 싸우면 다행이야>가 제격이다.

황태자의 딸
<국가대표3>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주목받고 있다. 태권도 메달리스트 장준과 이다빈, 인교돈도 주목받고 있으며, 한국 남자 축구의 이강인을 비롯해 이동경, 이동준, 원두재 등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의 멤버들과 골프 선수들, 배드민턴의 주역들도 이번 도쿄올림픽이 낳은 스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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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