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트랙' 국민의힘 대권 암투 내막

‘친윤 vs 반윤’ 내홍 속으로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인한 국민의힘의 내홍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친윤계’가 윤 전 총장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는 반면 ‘반윤계’는 윤 전 총장의 행보마다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상황. 양측의 신경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을 선언하면서 ‘친윤(친 윤석열)계’와 ‘반윤(반 윤석열)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을 앞두고 과거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처럼 새로운 계파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입당하면
끝? 시작?

지난달 26일 친윤계는 국회에서 윤 전 총장 입당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권교체를 위해 윤 전 총장의 입당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정진석·장제원·유상범 의원 등 현역 의원 41명이 뜻을 모았다. 국민의힘 의원(103명) 절반가량이 입당 촉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이들은 “문재인정권의 폭정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확실한 길을 가라는 것이 국민의 의사”라며 “특히 이 정권의 탄압에 맞서 싸웠고, 국민의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윤석열의 국민의힘 입당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친윤계의
결집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친윤계는 계파설을 부인했다. 친윤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통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것일 뿐, 어떤 친분 관계 때문에 지지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계파 논란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일축에도 불구하고 당내 인사들이 윤캠프행을 택하면서 당내 갈등은 고조됐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전직 의원과 현역 당협위원장을 캠프에 대거 영입했다. 과거 친박계로 분류됐던 이학재 전 의원은 캠프 상근 정무특보로, 박민식 전 의원은 캠프 기획실장을 맡았다.

정치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장예찬 시사평론가와 이두아 전 의원도 있다. 이외에 ‘김종인계’로 꼽히는 국민의힘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 등도 합류했다.

이 때문에 당은 윤캠프에 합류한 이들에 대한 징계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윤캠프에 합류한 국민의힘 인사들을 두고 “(당 대선 경선)후보 등록이 끝났는데 윤 전 총장이 없다면(이들은) 제명”이라고 못 박았다. 사실상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했던 셈이다.

윤캠프행 두고 내홍 터진 제1야당
최재형계 선봉으로 신경전 본격화

친윤파는 당장 옹호에 나섰다. “윤 전 총장이 곧 입당하고 한 식구가 될 텐데 징계할 필요가 있느냐” “(징계 문제는)입당과 동시에 그냥 해소될 문제”라는 주장 등을 내세우는 식이다.

반면 반윤파는 당협위원장들의 자진사퇴를 거론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비호하는 반윤파가 대표적이다. 현재 조해진·박대출·김용판 의원 등은 최 전 원장을 공개 지지하고 있다.

특히 과거 국정원 댓글 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김 의원은 수사를 지휘했던 윤 전 총장에게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최 전 원장의 입당을 두고 “열렬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전 원장 측의 김영우 전 의원은 “정치에는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이라는 게 있다”면서 “입당은 환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최 전 원장은 윤 전 총장에게 공개 회동을 전격 제안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은 “당장은 때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최 전 원장은 최근 불거진 당내 계파 논란과 관련해 “언론에서(친윤·반윤) 계파 정치라는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윤 전 총장과 만나고자 하는 의사를 드러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최 전 원장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양자대결 구도’ 형성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심산으로 읽힌다. 야권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최 전 원장의 제안이 탐탁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좋아?
싫어?

다만 두 사람의 세 대결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이 심상찮다. 입당 이후 당내 주자들을 제치면서 여야 전체 4위에 올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발표한 결과, 최 전 원장은 전주 대비 2.5%포인트 상승한 8.1%를 기록했다. 이는 당내 주자인 홍준표 의원(4.7%), 유승민 전 의원(2.8%)보다 앞선 수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최 전 원장에게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전 원장의 빠른 입당으로 인한 컨벤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둘의 경쟁구도가 선명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외에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윤석열 원죄론’을 두고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드루킹 수사를 방관했다는 게 핵심이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되자 재특검을 주장했다.

반윤계는 문재인정부 탄생에 공로가 있는 윤 전 총장이 이 같은 주장을 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홍준표 의원은 당장 윤 전 총장을 저격하고 나섰다. 홍 의원은 “당시 사건의 은폐자로 지목됐던 분까지 나서서 자기가 몸담았던 문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경찰에서 김경수의 휴대전화 추적과 계좌 추적을 하고자 했으나 영장을 기각한 것이 당시 중앙지검장이었던 윤석열 아니었나”라면서 “그 좋던 투쟁의 시기를 놓치고 이제 와서 재특검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고도 했다.

눈도장
줄서기


반면 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은 드루킹 주범을 잡기 위한 릴레이 시위를 제안했다. 사실상 친윤 결집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드루킹 주범을 법정에 세우자’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의원들의 시위 동참을 독려했다.

문정부에 항의하는 모양새지만, 윤석열 원죄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반윤계로 꼽히는 김용판 의원은 “특정 후보가 어젠다를 던진 후 우리 당 의원들이 하명을 받아 실행하는 듯한 모습은 국민들 눈에 그리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친윤-반윤계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도 경계하고 있다.

‘킹메이커’마저 윤 전 총장에게 힘을 실어줄 경우 윤 전 총장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의 측근들은 윤캠프에 합류했다.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윤희석 전 대변인, 함경우 전 조직부총장은 ‘김종인 사람’으로 꼽힌다. 김 전 위원장의 ‘허락’ 없이 이들이 윤캠프에 합류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최근 김 전 위원장의 말을 듣고 윤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대변인에게 “우리가 윤석열을 도울 수밖에 없다. 네가 (윤석열 캠프에) 가라. 윤석열밖에 (대통령) 될 사람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드루킹 사건 ‘윤 원죄론’까지 소환
김종인마저 친윤? 다시 킹메이커로?


김종인계의 윤캠프행 덕에 윤 전 총장과 김 전 위원장의 거리는 좁혀지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위원장이 휴가를 다녀온 후에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고, 김 전 위원장은 “안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간 김 전 위원장은 선거 정국에서 킹메이커로 활약해왔다. 윤 전 총장을 두고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라며 ‘윤석열 대망론’에 불을 붙인 이도 김 전 위원장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김 전 위원장은 점차 윤 전 총장과 거리를 둬왔다.

최근 김 전 위원장은 “초창기 지지도 하나만 갖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된다”며 “그런데(윤 전 총장은) 그걸 전혀 하질 못했다. 그러는 동안 시간을 많이 소비해버리고 말았다”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야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결국 윤 전 총장을 도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밑에서 윤 전 총장을 돕다가 대선후보로 최종 확정되면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것.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의 총괄선대위 위원장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두 사람은 협력관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당의 공식후보가 되면 김 전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윤 전 총장은 8월에 입당할 것이라는 세간의 관측과 달리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을 선언했다. 내홍이 계속되는 상황에 당 밖에 머물다간 역풍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캠프 대다수가 국민의힘 인사로 구성되면서 입당이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 

자살골
우려도

최근 윤 전 총장은 장모 구속 등 처가 문제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아내 김씨의 과거와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제1야당이 윤 전 총장을 향한 잇단 검증 공세를 막아줄 ‘뒷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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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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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