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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29일 10시29분


<아트&아트인> 장애 가진 22명의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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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왜 다 구불거려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시립미술관이 발달장애 작가 16명과 정신장애 작가 6명 등 총 22명의 작품 737점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순수한 자기 몰입의 창작과 그 존재 방식을 향한 사회의 관습적인 시선에 던지는 질문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의 2021년 기관 의제는 ‘배움’이다. 미술관에서, 미술관에 대해, 미술관을 통해서 배우며 나누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에 작가들이 준비한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는 이 같은 배움의 의제를 반영한 전시다. 

너무나 긴 길

이번 전시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작가가 참여했다. 기존 미술제도와 무관하게 오직 자신의 내면에 몰입해 독창적인 창작을 지속해온 발달장애 작가 16인, 정신장애 작가 6인 등 총 22명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오랫동안 발달장애 작가들과 함께 작업하고 전시를 기획해온 ‘밝은방’의 김효나를 초청 기획자로, 김인경과 이지혜를 협력 기획자로 해서 서울을 비롯한 광주, 보령,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작가를 찾아 그들과 소통하며 전시를 기획했다.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에’라는 전시명은 작가 김동현의 답변에서 시작됐다. 누군가 세밀하게 묘사된 구불거리는 길이 가득한 커다란 지도 그림을 보고 김동현에게 물었다. “길이 왜 다 구불거려요?” 그러자 김동현은 “길은 너무나 길고 종이는 조그맣기 때문이에요”라고 답했다. 

발달장애 16인과 정신장애 6인
지도 그림에 대한 질문과 답변

너무나 긴 ‘길’은 전시에 참여하는 발달장애, 정신장애 작가들의 삶과 일상을 의미한다. 조그만 ‘종이’는 이들의 작고 소박한, 그러면서도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독창적 창작을 상징한다. 

이들의 작품은 ‘장애 예술’ ‘아웃사이더 아트’ 등의 미술사적‧사회적 수식에서 벗어나 ‘자기 몰입의 창작활동’으로 기능한다. 전시는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한 작가들의 세계를 그 내용과 속성에 따라 ▲일상성 ▲가상세계의 연구 ▲기원과 바람 ▲대중문화의 반영 ▲노트 작업 등으로 구성됐다. 

작가들은 산책, 그림자, 지하철 노선도 등 누구나 알고 있는 일상적 소재를 통해 놀라운 독창성을 끌어내 창작의 풍경을 표현했다. 또 가상의 생명체나 캐릭터를 창조하고 그들이 활동하는 세계 구현에 몰입하는 창작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기원과 바람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고, 그 자체가 창작이기도 한 작가들은 자신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이미지와 텍스트를 세밀하게 변주해 무한히 반복하는 특성을 보였다. TV프로그램이나 인터넷 등 대중문화의 요소를 흥미롭게 해석하고 적극적으로 차용하는 창작세계 역시 전시장에서 볼 수 있다. 

‘얼굴과 기억’ ‘색면추상’ ‘픽셀’이라는 좀 더 세부적인 주제로 연결되는 작품에 이어 이 모든 창작세계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노트 작업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길에서 나눠주는 공짜 노트나 값싼 연습장, 이면지는 작가들의 독창적인 세계가 처음 시작된 공간이자 그 세계가 무한히 변주되며 지속되는 주요한 창작 공간이다. 

이면지 등 소박한 노트에
한계를 초월한 독창적 창작

노트 섹션에서는 비싸고 고급스러운 미술 재료가 아닌 작고 소박한 이면지, 공책 등 종이 위에 자유롭고 솔직하게 펼쳐진 낙서와 메모, 스케치, 그림까지 작가들의 다양한 노트를 만나볼 수 있다. 

노트는 창작물로 인식되기 전에는 의미 없고 쓸모없는 낙서, 병이나 장애의 증상으로 여겨져 정기적으로 버려지거나 방치되곤 했다. 연약하고 허름해 때론 버려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끈질기게 이어지는 노트 작업 속엔 작가들이 몰두한 기나긴 시간, 즉 이들의 삶이 들어 있다. 

김효나 기획자는 “이번 전시는 순수한 자기 몰두의 창작과 그 존재 방식에 관한 사회의 관습적인 시선에 질문을 던지며 ‘자신 안에 갇혀 외부세계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향해 끊임없이 열려 있는’ 상태로 시선의 방향을 달리 해볼 것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조그만 종이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물리적인 한계를 넘나드는 창작자들의 몰입 세계를 느끼고 나눌 수 있길 바란다”며 “서울시립미술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않고 사용자, 생산자, 매개자의 다양한 주체로 환대하며, 미술관을 통해 모두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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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불십년' 지워지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그림자

'권불십년' 지워지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들은 보통 정부의 성향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특히 검찰은 문재인정부 들어 크고 작은 일로 굴곡진 시간을 보냈다. 누군가는 영전을, 누군가는 좌천을, 인사 시기마다 검사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그때마다 뚜렷한 존재감을 뽐낸 이가 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이다. 검찰은 문재인정부에서 ‘역대급’ 관심을 받았다. 검찰 인사,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대립 등 검찰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나라가 들썩일 정도였다. 역대 정부를 통틀어 검찰이 이 정도로 화두에 오른 적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꽃길에서 가시밭길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그중에서도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가장 심한 부침을 겪은 검사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 중 세 자리를 거칠 정도로 꽃길을 걷다 검찰총장 후보에서 탈락하면서 내리막을 향했다. 이 고검장은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1994년 사법연수원 23기로 수료했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재직하면서 문 대통령(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했다. 2014년 1월 차장검사로 승진, 광주지검 목포지청장으로 재임하면서 세월호 참사 검경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박근혜정부 시절 한직으로 밀려났던 이 고검장은 이번 정부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으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 6월 전국 검찰청의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 부장이 된 그는 이어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 자리에 올랐다. 2019년 7월 법무부 검찰국장에 오른 이후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기까지 그의 검사 인생은 문정부 들어 말 그대로 꽃을 피웠다. 검찰 요직 빅4로 불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대검 공공형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중 세 자리를 불과 2~3년 사이에 두루 거쳤다. 이 고검장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한 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부터다. 추 전 장관은 취임과 동시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당시 검찰총장)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사사건건 부딪쳤다. 두 사람은 지난해 법조계는 물론 사회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추·윤 대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 내 요직 두루 거쳐 검찰총장 목전에서 낙마 추 전 장관과 윤 후보의 갈등에서 이 고검장은 추 전 장관의 ‘칼’ 역할을 맡아 윤 후보와 대립했다.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두고 추 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윤 후보를 강하게 압박할 때도 수사의 중심에 있던 건 이 고검장의 서울중앙지검이었다. 추·윤 대전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이 고검장은 차기 검찰총장 1순위로 꼽혔다. ‘차기 검찰총장은 이성윤이냐, 아니냐’로 갈린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무마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논의 결과 이 고검장은 최종 후보 4인에 포함되지 못했다. LH 사태 이후 4·7 재보선에서 여권이 참패를 당한 점, 김 전 차관 사건에서 이 고검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 이 고검장은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 당초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법무연수원장 등 좌천성 승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주요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서울고검장으로 올라선 것.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검사가 오히려 더 높은 자리로 영전하자 야권은 일제히 ‘보은성 인사’라고 비판했다. 법조계에서도 반발이 컸다. 당시 대한변호사협회는 “통상 현직 검사가 형사사건에 연루돼 기소되면 해당 검사를 수사 직무에서 배제해 영향력 행사를 제한하거나 피고인이 된 검사는 스스로 사퇴했고, 고위직 검사의 경우 더욱 그래야 마땅하다는 게 법조, 국민 전반의 정서”라고 지적했다. 이 고검장은 떠들썩했던 영전 초기와는 달리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검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과 관련된 사건에 이 고검장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어디에도 없는 듯 했지만 어디에나 있는’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고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과 비교해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추·윤 대전 친정부 성향 최근 서울고검 감찰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의 ‘사모펀드 편향 수사’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감찰은 2019년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을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사모펀트 의혹을 조사하면서 조 전 장관 관련 부분만 수사하고, 사모펀드 배후로 지목된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 등에 대한 수사는 소홀했다는 진정에서 시작됐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대검 감찰부로부터 진정을 넘겨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조국 수사팀은 서울고검의 감찰에 대해 “표적 감찰”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3일 서울고검 감찰부는 ‘혐의 없음’ 처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조국 수사팀은 반대로 당시 ‘이성윤 지휘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조국 수사팀은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공판 수행과 병행해(익성에 대한)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검, 법무부 등에 수회에 걸쳐 인력 지원 요청 등을 했으나 합리적 설명 없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검 감찰부가 조국 수사팀 감찰에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지만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감찰은 시작부터 조국 수사팀에 대한 ‘흠집내기용’으로 진행된 감찰이었다는 주장이다. 실제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 부장이었던 한동훈 검사장은 “당연한 결론이지만 이미 이 감찰은 불순한 목적을 달성했다”며 “살아 있는 권력 비리를 수사하면 끝까지 스토킹할 거라는 본보기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팀 감찰 흠집 내기용? 공수처 수사와 관련해서도 이 고검장의 존재감은 두드러진다. 앞서 이 고검장은 공수처 조사 과정에서 김진욱 공수처장의 관용차를 이용해 ‘황제 조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황제 조사 논란은 공수처의 정치적 편향성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언급될 만큼 큰 파급력을 보였다. 공수처의 ‘흑역사’인 셈이다. 공수처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고검장의 공소장을 불법으로 유출했다며 당시 수사팀에 대한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공수처는 수원지검 수사팀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예고한 상태다. 수사팀이 이 고검장의 공소장을 유출한 것이 아닌지 검찰 내부 메신저를 확인한다는 취지다. 수사팀은 지난 24일 “공소장 유출과 관련해 5월14일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대검찰청에서 진상조사한 결과 수사팀은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고 있고, 감찰 조사도 받은 적 없다”면서 “공소장은 기소되면 즉시 자동으로 검찰 시스템에 업로드 돼 검찰 구성원 누구나 열람할 수 있었던 것인데 유독 수사팀 검사들만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은 표적수사”라고 반발했다. 이 고검장 수사 당시 수원지검 공보관이었던 강수산나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검사는 시장에서 물건 고르듯 마음에 드는 사건을 골라 수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특정 수사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뿐 아니라 감찰, 수사로 이어지는 괴롭힘을 당한다면 사명감과 소신을 갖고 일하는 검사들이 얼마나 남아 있을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피의자 신분인데도 깜짝 영전 재판 전 “정의와 진실” 언급 공수처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 검사뿐만 아니라 관련자들에 대해 모두 수사 중이라는 입장으로 표적수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보복 수사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여기에 압수수색 예정 내용이 사전에 언론에 공개된 데 대해서도 당혹감을 드러냈다. 공수처는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에서 빠졌던 검사 2명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해 논란이 일었다. 공소장 유출 논란이 벌어진 지난 3월, 파견을 끝내고 원 소속 검찰청으로 복귀한 임세진 부산지검 공판부 부장검사와 김경목 부산지검 검사의 메신저도 대상에 포함시킨 것. 임 부장검사는 이프로스에 자신과 김경목 검사가 수원지검 수사팀에 속해 있다는 내용의 수사기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면 이는 법원을 기망해 받은 것으로 위법한 압수수색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대상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티끌 하나만큼도 잘못한 점이 없다고 생각해 개의치 않았고 압수수색을 해봤자 증거라는 것이 나올 수가 없어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가려 했다”며 “그런데 앞으로 권력자들이 싫어하는 사건이나 공수처 관계자들에 대한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에 대해 피의사실 공표나 비밀누설이라는 고발장만으로 압수수색이 계속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수사 잣대가 다른 피의자들과 비교해 이 고검장에게 관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는 공수처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며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공수처 유독 관대 조국 수사팀에 대한 감찰, 공수처의 공소장 유출 의혹 강제수사 등 주요 사건에 이 고검장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고검장은 지난 10월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수사 무마 혐의로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이 고검장은 “정의와 진실이 온전히 밝혀질 수 있도록 재판에 임하겠다”고 취재진의 질문에 짤막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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