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본-검찰 불안한 동거 내막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4.12 11:14:00
  • 호수 1318호
  • 댓글 0개

손은 잡지만…살얼음판 투샷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출범한 이래 큰 임무가 주어졌다. 사안이 사안인지라 국수본은 검찰과 업무분장을 두고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일각에서 경찰보다 검찰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상황이 바뀌자 검경이 함께 힘을 합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 국가수사본부처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출범 이래 중요한 임무가 생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 관련해 국수본이 제 역할을 할 때가 온 것이다. 국수본은 부동산 투기 관련 대대적 수사에 나서면서 주목받고 있다. 권력기관 구조 개편 이후 경찰의 수사 역량이 사실상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사 역량
첫 시험대

경찰청은 올해 국수본 출범을 계기로 경찰의 수사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경찰대·간부후보 임용자들을 경제범죄수사팀 등 일선 수사부서에 우선 배치하기로 했다. 기존 경찰대·간부 후보 임용자들은 임용 후 일선 지구대(또는 파출소)에서 6개월 근무 후 2년간 경찰서 경제팀에 근무했다. 올해 임용자부터는 경찰수사연수원에서 4주간의 수사과정 교육을 이수한 뒤 3년간 필수적으로 수사부서에 근무할 전망이다.

부동산 범죄 혐의 수사는 비교적 입증이 쉽지 않은 분야라는 점에서 체계 개편 전후 비교가 이뤄질 여지가 상당하다. 현재도 검찰 주도로 이뤄진 과거 신도시 관련 수사가 언급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경찰이 수사권 구조조정 국면에서 자신했던 역량을 입증할 환경이 마련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수본부장도 “사명감을 가지고 수사 역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수본의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를 두고 거는 기대가 큰 것을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수본의 수사 역량을 검증받는 첫 번째 시험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 경찰대학에서 열린 ‘2021년 신임 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 참석해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수본이 올해 처음 출범한 것을 격려하고 책임 있는 수사를 당부했다.

그는 “올해는 경찰 역사 중 가장 획기적인 개혁이 실현되는 원년”이라며 “경찰 수사의 독립성이 높아지는 만큼 책임성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국수본의 역할에 대해 “국가 수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 정치적 중립의 확고한 원칙을 바탕으로 책임 수사 체계를 확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LH 투기 수사 합심? 힘 합치는 모양새
국민중심 책임수사 표방…실적은 따로?

국수본은 최근 제기된 LH 공사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최승렬 수사국장을 단장으로 해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 국수본에서는 반부패수사과, 중대범죄수사과, 범죄정보과가 포함됐고 경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예정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인천경찰청 등 3개 시·도 경찰청의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도 특별수사단에 편성됐다.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공직자 등의 내부정보 이용 행위, 명의신탁·농지법 위반 등 부동산 부정 취득 여부, 조직적이고 기업화된 불법 거래 등 부동산 투기 행위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번 의혹 수사를 검찰이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 “경찰은 그동안 부동산 특별단속 등 역량을 축적해왔다.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부분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사실상 ‘불쾌감’을 표현한 셈이다. 

부동산 문제는 민생 직결 사안이라는 면에서 ‘국민 중심 책임수사’를 표방하는 초대 국수본의 방향성과 부합한다. 실제 경찰은 신도시 관련 의혹 외 부동산 시장교란 행위 전반에 대한 단속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 LH서울지역본부 ⓒ박성원 기자

부동산 대응 관련, 수사 외 국가·자치 분야에 대한 경찰의 역할 또한 관심받을 전망이다. 투기·개발·건축·임대 등 관련 범죄, 분쟁 상황에 대한 적절한 예방, 조율 가능성에 대한 기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더욱이 부동산 시장교란 행위 관련 대응은 김창룡 경찰청장 취임 후 첫 치안 대책이기도 했다. 예방적 활동을 강조하고 있는 경찰이, 일회성 대응이 아닌 지속성 있는 조치를 추진할지 여부 등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수사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곳곳에 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형사사법 규제가 느슨한 상황에서 수사를 통해 나올 수 있는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점이다.

지속성?
미지수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에 검찰이 직접 투입되는 것과 관련해 남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검찰은 검찰이 할 영역이 따로 있다고 본다”며 “검찰과 충분히 협의해가면서 경찰은 경찰대로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각자의 업무분장만 충실히 하면 불협화음이 없을 것이라는 의중을 나타낸 것이다.

남 본부장은 이날 경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투기 수사 초기부터 검찰과 협조해왔고 영장 집행 등의 과정에서 검찰과 교감하면서 진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본부장은 국수본이 주도하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560명으로 확대하고 시·도청 수사책임자를 경무관급으로 격상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수사 범위는 내부정보를 활용한 투기와 차명거래뿐 아니라 기획부동산까지로 확대된다. 범정부 총력 대응체계를 주문한 정세균 국무총리 지시에 따른 것이다.

국수본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아닌 범죄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수사해 나가면서 영장 신청 등 공소 유지에 필요한 부분을 검찰과 협조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부동산 투기 수사는 검찰의 직접 수사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최 수사국장은 “검찰도 부동산 부패사범에 대해서 전혀 수사 못할 근거는 없다”며 “검사가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에 해당하는 고위공직자나 기존에 검찰로 송치된 사건 중에 관련성 있는 범죄를 새로 인지할 땐 독자적으로 수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국가수사본부가 LH 투기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국수본은 검경이 상호 엇박자를 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최 국장은 “검경 간에 상호 협의가 잘되고 있고 형사 사법체계가 바뀌면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같은 사건이라도 압수수색 영장을 먼저 신청했다고 하던지 등 검경이 크게 부딪혀서 트러블 생길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총리가 “특수본이 명운을 걸고 수사하고 있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흡해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 지붕 
두 가족

정부가 특수본 규모를 2배로 확대하고 500명 규모의 검찰 수사팀을 꾸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권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기조에서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수사 이후 처음으로 LH 직원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강제수사와 검찰 송치가 가까워지면서 경찰은 검찰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보이는며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청 국수본에 따르면 국수본은 이번 사태를 촉발한 LH 직원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지난 2일, 부패방지법 위반(업무상 비밀이용) 혐의로 LH 현직 직원인 A씨를 포함한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달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LH 전·현직의 광명·신도시 투기 의혹을 제기한 이후 LH 직원에 대한 신병 처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전북경찰청도 다른 LH 직원 1명에 대한 구속영장과 몰수보전을 함께 신청했다.


지난 6일 기준 특수본이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내사·수사 중인 사건은 152건이고 수사 대상자는 639명에 이른다. 지난달 30일 기준 125건·576명과 비교하면 수사 중인 사건 27건이 늘어나고 대상자는 63명 늘었다.

구속영장을 신청한 대상은 5명이다. 1명은 구속, 4명은 신청 단계를 밟고 있다. 이 중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된 업무를 했던 전 경기도청 간부 공무원에 대해서는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요구에 따라 현재 보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LH 관련 수사 초기, 검찰의 수사 필요성 지적을 놓고 불편한 기색을 보이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 본부장은 부동산 투기 수사에 나선 지 4일 뒤인 지난달 8일 “과거 1, 2기 신도시 수사 성과의 상당수가 경찰에서 나왔다”며 검찰이 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특수본 규모 두 배 수준 늘려
수사에서 판결까지 검경 협조

이후 LH 임직원 관련 수사가 속도가 붙지 않자 정 총리는 지난달 27일 “국민 기대에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수본 규모는 2배로 확대되고 500명 규모의 검찰 수사팀까지 꾸려졌다.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LH 수사에서 제 역할을 보여줄 기회라고 보고 있다.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구속영장 신청, 기소 등 검찰과 협력해 ‘성과’를 보여줄 때가 오면서 검·경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최 수사국장은 전날 “경기남부청에서 크게 2개 그룹으로 총 64명을 수사 중이고 일부 신병처리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소 유지로 유죄판결까지 이어지고 땅을 몰수 추징해야 하기 때문에 면밀하게 검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는 우리 책임이고 기소와 공소유지는 검찰 책임”이라며 “수사부터 판결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검경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창룡 경찰청장

한편 국수본은 수사의 공정성과 국수본 조직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수사 경찰의 직무 관련 비위를 별도로 감찰하는 기능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난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수본과 전국 시·도 경찰청은 지난주부터 수사감찰관 선발 절차에 돌입했다. 경찰은 이달 중으로 선발과 교육, 현장 배치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선발 예정 인원은 전국 64명으로 ▲국수본 6명 ▲서울 8명 ▲경기남부 6명 ▲부산·대구·경기북부·전북·경북·경남 각 4명 ▲그 외 지역은 각 2명이다.

경찰청은 지역별 사정에 따라 인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수사감찰관들은 국수본부장의 지휘를 받는 수사 담당 경찰 공무원들의 ‘직무 관련 비위’를 감찰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독직폭행, 직권남용, 금품·향응수수, 사건 개입 등이다. 직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음주운전, 성폭력, 도박 등의 비위는 경찰 내 기존 감찰부서가 계속 담당한다.

각자 
할 일만?

수사감찰 기능 신설은 국수본의 경찰 조직 내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경찰의 공정성과 국수본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감찰을 중첩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직무 관련 비위는 수사감찰이 일차적으로 살피고 원래 있던 감찰 부서에서도 감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