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나는 곳에 돈을 묻어라!

봄 성수기를 맞아 분양시장에서 교통호재를 품은 수도권 아파트, 오피스텔과 수익형 부동산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안산선, 지하철 연장사업, 서울 경전철 등 서울 접근성 향상을 통한 상승세가 전망된다.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기준 아파트 누적 매매가 상승률 상위 3곳은 양주(9.26%), 의왕(9.03%), 남양주(7.94%)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모두 교통개발을 통해 서울 접근성 향상이 기대되는 곳들이다. 

서울 접근성
상승세 전망

경기 남양주는 지하철 6·9호선 연장과 GTX-B, 양주는 7호선 연장선 옥정역과 수도권 1호선 회정역, GTX-C노선이 예고돼 있다. 의왕은 월곶-판교 복선전철·GTX-C 노선으로 부동산에 활기를 띄고 있다. 

이러한 교통호재는 수도권 청약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29.7대 1로, 지방(4.4대 1)보다 약 7배 높았다. 경기(60대 1)와 인천(16.9대 1)의 경우 인터넷 접수가 의무화된 2007년 이래 1월 기준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교통호재가 예고된 지역들의 청약 경쟁률도 눈에 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중흥토건이 경기 안산에서 분양한 ‘안산 중흥S-클래스 더퍼스트’는 465세대(특공 제외) 모집에 총 3674명이 청약에 나서 평균 7.9대 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2024년 신안산선의 개통이 예정돼 있다. 


같은달 GS건설이 경기도 가평군 대곡리에 분양한 ‘가평자이’는  365가구(특공 제외) 모집에 4176명이 몰려 평균 11.4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곳은 GTX-B·C노선, 도시철도 면목선 등 교통호재를 품고 있다.

오피스텔 청약시장에서도 GT X-B노선 호재로 흥행몰이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여의도 파인루체’는 청약접수 결과 평균 18.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6일 만에 완판 됐다. 

봄 성수기 맞은 분양시장 화두는?
교통호재 품은 아파트·오피스텔

지난해 10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에서 선보인 ‘별내자이 더스타’오피스텔 역시 정당 계약 이틀 만에 완판 됐다. 앞서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분양한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오피스텔은 평균 4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엔 지난해 12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일대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이 평균 6.5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1·2호선 신도림역과 1호선 구로역의 더블역세권 단지로 신도림역과 구로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서 지선, 간선, 광역 등 20여개에 달하는 버스노선이 지난다. 신도림역은 GTX-B노선이 정차예정으로, GTX-B노선 개통 시 서울역까지 3정거장, 인천 송도까지 4정거장이면 이동할 수 있다.

비슷한 시기 서울 중구에서 분양을 마친 ‘힐스테이트 청계 센트럴’또한 총 552실 모집에 6640명이 몰려 1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지 인근 지하철역인 동묘앞역에서 3정거장 거리인 반경 3㎞ 내에 청량리역이 위치해 GTX-B노선 이용이 용이하다.

GTX-B노선 착공이 내년으로 가시화 되면서 통과 지역 내 오피스텔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의하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오피스텔 ‘여의도자이’(2008년 4월 입주) 전용면적 83㎡는 앞서 2018년 6억8000만원(15층)에 거래됐으나 2020년 9억원(18층)에 매매돼 2년 만에 2억2000만원 상승했다.


높은 경쟁률
완판 릴레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테라스’(2020년 10월 입주) 전용 84㎡F-2는 지난해 11월 현재 호가가 5억9300만원(3층)까지 오른 상황으로, 분양가가 3억3000만원대였음을 감안하면 2억5000만원 넘게 올랐다. 이외 신분당선 연장이 되는 용산, 서울 경전철 신림선이 내년 개통되는 동작구·관악구 분양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길나는 곳에 투자하라는 부동산 격언이 있다”며 “GTX나 신안산선처럼 일반 전철보다 2~3배 빠른 쾌속 교통망은 수혜지역 부동산에 큰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쾌속 교통망
호재로 작용

다음은 교통호재를 품고 봄 성수기에 분양되는 수도권 단지들.
 

▲덕소 강변 라온프라이빗(아파트)=  라온건설은 경기 남양주에서 ‘덕소 강변 라온프라이빗’을 분양한다. 이 단지가 들어서는 덕소뉴타운은 약 7700여 가구에 달하는 주거단지가 조성되는 미니신도시급으로 탄생될 예정이다. 

경의중앙선 덕소역을 통해 청량리·용산·홍대입구·디지털미디어시티역으로의 이동이 쉽다. 오는 2023년 예정인 암사역에서 남양주 별내를 연결하는 지하철 8호선 연장사업이 완료되면 잠실 및 석촌까지 약 30분대면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GTX-B노선 계획으로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망우역 환승을 통해 서울역까지 약 20분대에 도달 가능할 전망이다.

▲양주 옥정 린 파밀리에(아파트)= 신동아건설과 우미건설이 경기 양주 옥정신도시에서 ‘양주 옥정 린 파밀리에’를 공급한다. 옥정 일대는 구리~포천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등을 통한 서울 이동이 쉽고, 지하철 7호선 옥정역(2024년 예정), GTX-C(2026년 예정) 등 교통 호재를 품고 있다. 양주 옥정신도시 A-1블록에 위치하며, 전용 74·84㎡ 총 2049가구로 구성된다.

▲포레나 안산고잔(아파트)= 한화건설은 경기 안산시에서 ‘포레나 안산고잔’을 분양한다. 안산IC, 과천봉담도시화고속도로 및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으로의 진출입이 편리해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며, 신안산선 성포역(예정)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전용 45~84㎡ 449가구로 구성된다.

▲운정신도시 제일풍경채 그랑퍼스트 2차(아파트)= 제일건설은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운정신도시 제일풍경채 그랑퍼스트 2차’59~104㎡ 660가구를 분양한다. 작년 11월 개통된 서울~문산고속도로를 통해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데다 자유로, 제2자유로 등 광역도로망을 통해 서울, 김포, 일산 등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또 GTX-A(2023년 예정) 노선과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2026년)가 예정돼 있다.

뜨거운 수도권 청약시장
곳곳 수혜지역 흥행몰이

▲여의도 리브하임(오피스텔)= 건화종합건설은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을 분양한다. 지하철 1·5호선 신길역과 영등포시장역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더블 역세권 오피스텔이다. 단지 인근 여의도·영등포역에서 경기 안산·시흥을 연결하는 신안산선 복선 철도 사업이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여의도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GTX B노선 사업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용산 센트럴포레(오피스텔)=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3-12번지 일대에 ‘용산 센트럴포레’전세대 투룸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가 분양 중이다. 지하철 효창공원앞역(6호선, 경의중앙선), 삼각지역(4·6호선)과 남영역(1호선)을 도보로 3~10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용산역과 신사역간 신분당선(2027년 완공 예정)연장, GTX A노선(2026년 개통예정)·B노선(2029년 개통예정)신설,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등 굵직한 사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한강대로, 마포대교, 올림픽대교, 원효대교를 통해 도심 및 수도권 어디든 빠르게 진·출입이 가능하다.

가깝게
빠르게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상가)= 롯데건설이 책임시공을 맡은 ‘송도 형지 글로벌패션복합센터’ 내 1층과 2층 판매시설을 임대분양(임대 후 분양 전환)한다. 인천지하철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초역세권에 있다. 여기에 GTX-B노선(예정, 인천 송도~남양주 마석)으로 향후 서울 도심권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될 예정이다. 

인천발 KTX(예정, 수인선 송도역~어천(화성) 연장)도 착공 예정돼 있다. 이 밖에도 제2경인고속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신 국제여객터미널과 골든하버, 인천국제공항 등 멀티 교통망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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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면서 서로를 향해 날을 겨누는 형국이다.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될 시한부 운명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필두로 이참에 검찰의 뿌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을 등에 업고 버티기에 나선 검찰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당분간 양측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시한을 넘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다. 꺾이거나 되치거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국고 환수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화살은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데, 이미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만큼 항소 포기로 인해 추가로 다툴 여지를 차단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항소 포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재명 면죄부’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대변인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법제처장, 국정원 기조실장까지 모두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며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사건 주요 피고인 정진상, 김용, 이화영 등을 특별 면회하면서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회유를 시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역시 “국가의 유례없는 사법 정의 포기 사태는 이재명정부의 책임”이라며 “공소 사실의 핵심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한 노만석 검찰총장을 겨냥해서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 시한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일동에 대해 일부 무죄가 선고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1심 판결에 대해 “관행대로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를 전해 들은 대검 수뇌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노 대행은 지난 9일 “대장동 사건은 일선 검찰청의 보고를 받고 통상의 중요 사건의 경우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대장동 일동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만큼 항소 포기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 포기 지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화약고에 불붙인 ‘항소 포기’ 후폭풍 이재명·노만석·정성호 몽땅 도마 위로 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으로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질문에 “노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지휘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니 항소를 알아서 포기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 장관은 총 3번 정도 대장동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언급하며 “(두 번째인) 11월6일 목요일에는 국회에서 예결위 종합질의가 있어 국회에 왔는데, 예결위 끝나고 대검에서 항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 의견을 들었다”며 “당시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 않는가’란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인 11월7일에도 마찬가지”라며 “저녁에 예결위가 잠시 휴정돼 검찰에서 항소할 것 같다는 구두 보고를 식사 중에 받았고, 그날 저녁 예결위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항고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대목을 놓고 국민의힘은 “신중한 검토(판단)가 곧 항소 포기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무부가 사실상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이 8글자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며 검찰에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일선 검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김영석 대검찰청 감찰1과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엄청난 금액의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한 전례가 있었나”라며 이번 결정으로 대장동 일당 등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돌아간 점을 꼬집었다. 대장동 사건의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항소 포기로 남욱·정영학을 상대로는 범죄수익을 단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고, 김만배를 상대로는 당초 예상 금액의 1/10에 불과한 금액만 추징 선고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묵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막힌 타이밍 검찰 안팎에서 책임론이 확산하자 결국 노 대행은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일선 검사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한 상세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해당 입장문은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등 검사장 18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장은 명백히 항소 의견이었지만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존중해 최종적으로 공판팀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책임지고 사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어제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항소 의견을 보고받고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뒤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책임 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하담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최행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신동원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등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집단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그간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입장문, 법무부 장관의 설명만으로는 항소를 포기한 구체적 경위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 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하겠다”며 검찰의 집단 반발을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현재 일반 공무원은 6단계 징계 처분(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이 가능하지만, 검사는 파면에 해당하는 징계 규정이 없다. 검사에 대한 징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를 ‘검사 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폐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 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 법무부 장관께 강력히 요청한다.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 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하지 못하게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며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과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가 검사징계법 폐지 법률안·검찰청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검찰 징계는 당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박재억 수원지검장에 이어 송강 광주고검장이 연달아 사의를 표명했지만 민주당은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퇴로를 막았다. 항명? 투쟁? 법무부 내부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일부 검사장을 대상으로 평검사 보직이동을 하거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측에서는 “보복용 강등”이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지만 법무부는 “검사장은 직급이 아닌 보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등·징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사장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며 징계의 타당성을 주장했지만, 일선 검사들은 항소 포기 판단 경위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한 것이 어떻게 항명이냐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일선 검사장을 향해 “빨리 나가라”고 윽박지르던 것과 달리 최근 지도부는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정부와 대장동을 엮어 공격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17일부터 이틀간 공개 석상에서 검사 항명, 징계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등 일부 최고위원이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을 주장했으나 당은 “지도부 차원의 의견은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정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 징계 검토 관련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위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택했다. 낮은 볼륨을 유지하는 지도부와 달리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정 법무부 장관의 ‘검찰조직 안정’ 발언에 대한 질문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넘어가는 것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정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와 검찰 전체를 총괄하는 수장이기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내세우는 원칙은 항명 검사에 대한 징계로,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몰아붙이던 지도부 잠시 숨 고르기 이제는 각개전투…검사들도 ‘부글’ 민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집단 항명 검사장 18인’ 전원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검사장 18명을 겨냥해 “헌정 질서의 근본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조직의 지휘 감독체계를 정면으로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검찰의 집단 항명은 정치적 집단행동으로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었으며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의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피고발인 18명은 모두 각 검찰청을 대표하는 검사장급 고위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서로 합의해 공동성명을 작성하고 이를 동시에 내부망과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다수가 결집해 실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집단적 압력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검사들이 반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검사의 태도 역시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만일 보수 세력에게 정권이 넘어갈 경우 검사의 날이 다시 이 대통령을 향할 것이란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10월 해체 예정인 검찰청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니던 시절의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 검찰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집단이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에 있다”며 이번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통령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대통령실 외압’은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의 프레임”이라며 “만약 5년 뒤에 검찰이 반기를 들면 그때는 (이 대통령의 거취를) 국민 여론에 맡기면 된다. 지난 몇 년간 수십번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전부 국민이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피바람 과도기 이 모든 과정을 놓고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일요시사>를 통해 “검찰이 하나의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그 대상을 개혁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이정부는 그걸 시스템으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혁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혁명은 싹을 자르면 되지만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며 “검사 징계, 검찰개혁을 놓고 같은 진보라 하더라도 결이 다르지 않나. 다양한 논의와 의견을 두들겨 맞춰서 하나의 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혁안은 보수도 일정 정도 동의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 개혁이라는 건 단칼에 두부처럼 잘리는 게 아닐뿐더러 이정부가 끝날 때까지 (개혁을) 시도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