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딱 맞는 집은?

해마다 급증하는 1인 가구와 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되는 재택근무에 복층, 1.5룸 오피스텔과 크로스오버(Cross-over) 아파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기능이 강화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주거공간과 근무공간이 나뉜 복층 평면과 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1.5룸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개 원룸 형태인 오피스텔에서 복층과 분리형 구조는 그동안 보기 드물었다. 독립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복층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좁은 평형 안에서도 침실과 근무실 등의 독립공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좁은 평형
독립공간

오피스텔에서 복층 공간은 침대나 서재 등 독립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계절성 짐을 수납하는 알파룸 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또 천장이 높기 때문에 개방감도 우수하다.

복층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층 공간이 대개 서비스 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같은 평형에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개‘방+주방+화장실’로 대표되는 원룸 평면을 쓰기 때문에 공간 구성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많은 반면, 복층형의 경우 실내를 2개 층으로 나눠 쓸 수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 늘어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홈피스(홈+오피스)’가 각광받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와 대학생의 경우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고,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며 생활과 일을 겸할 수 있는 1.5룸 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홈피스의 대표적 유형인 1.5룸 오피스텔은 사무 공간에 침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창업을 택한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동시에 업무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축 오피스텔은 1.5룸형 홈피스를 늘리는 추세다. 수도권의 새 오피스텔에서 1.5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대의 30~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초저금리 시대로 자금 유동성이 커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아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홈피스’ 인기
복층·1.5룸·크로스오버 아파트 부각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 청약홈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7대 1에 달했다. 총 1만6513실 모집에 29만2881명이 몰린 것이다. 이는 오피스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8년 하반기(6.5대 1)는 물론 2019년 상반기(2.6대 1)와 하반기(3.1대 1)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록이다. 

1.5룸의 청약 경쟁률은 아파트에 버금간다.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오피스텔 ‘쌍용 더플래티넘 서울역’은 576호실 모집에 2388명이 몰려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5룸인 전용면적 32㎡ 타입은 9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6·17 대책 발표 전날인 6월16일 현대건설이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1.5룸형은 원룸형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경쟁률인 9.54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최근 급증한 1인 가구와 관련성이 많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가구의 27.9%(540만 가구)에 해당하던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30.2%(614만7516가구)로 3년 만에 2.3%p가 높아졌다. 1인 가구 증가로 전체 가구 수도 2016년 1937만 가구에서 2019년 2034만가구로 늘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세대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세대 중 1인 세대가 3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인 세대 비율은 전체의 23.1%, 3인 세대 17.6%, 4인 세대 15.8%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선호하던 수도권 소형 아파트의 공급 부족으로 매매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그 대체제로 방과 거실이 분리된 복층형 원룸과 1.5룸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위한 사무실로 쓰기 위해 복층 원룸형이나 1.5룸 등 소형 오피스텔을 알아보는 수요자도 생겨나고 있다. 

다음으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독주택, 오피스의 경계를 허물고 장점을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피스텔의 장점인 임대를 접목한 ‘부분임대형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아파트’, 사무공간을 갖춘 ‘홈오피스형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1인 가구 증가, 다주택자 규제 등 많은 요소들이 주택 시장의 변화에 바람을 일으키자 공급업체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특화평면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경쟁률
선호도 높아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로 불리는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아파트의 편리함과 오피스텔의 수익성을 접목한 특화 평면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맞춰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처럼 분리된 가구에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어 인기다. 최근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수익을 내는 게 가능하면서도 1주택으로 인정받는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라스형 아파트는 널찍한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단독주택처럼 쾌적성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카페’‘홈가드닝’‘홈파티’ 등을 키워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의 가치가 높아졌다.

다양한 
특화평면

오피스형 아파트는 오피스처럼 사무공간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보편화로 별도의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되면서 서재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 베타룸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틈새 상품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분양단지.
 

▲여의도 리브하임(복층 원룸형)=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 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 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여의도 리브하임은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건설사 측은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일러실을 외부에 설치하고 세대별 창고도 따로 설치한다. 내부엔 신발장, 수납장, 붙박이장, 냉장·냉동고, 세탁기, 전기 쿡톱(2구)을 설치하고,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 본사와 KBS 방송국, 국회의사당 등이 모여 있는 여의도 업무지구와 가까워 1인 가구 수요가 풍부하다”며 “아직 무주택자라면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강남 등 타 지역 대비 투자 금액도 적은 등 장점이 있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웨스턴힐(복층 원룸형)=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104-5번지(국회대로52길 3-1) 외 3필지에서 ‘여의도 웨스턴힐’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전 세대는 2030 사이에서 실수요가 높은 복층구조의 총 118실로 구성된다. 전용률 60%에 서비스면적을 추가하면 실사용 면적률이 90%에 육박한다. 

분양 관계자는 “2030 플랜에 따라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육성되고 있는 영등포구에는 지식산업센터의 준공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영등포 로터리에서 여의도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철거작업의 공사가 연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국제금융도시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영등포구의 고수익 1인 주거수요 증가는 오피스텔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붕 두가족 ‘부분임대형’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사무공간 갖춘 ‘홈오피스형’

▲용산 센트럴포레(1.5룸형)=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3-12번지 일대에 ‘용산 센트럴포레’1.5룸, 2룸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가 분양된다. 지하 1층~지상 14층, 총 2개동, 총 100세대 규모로 오피스텔 72실과 소형 아파트 28세대로 모두 전매가 가능하다. 

101동은 오피스텔이 3~11층이며 소형 아파트는 12~14층, 102동은 오피스텔이 2~10층이다. 소형 아파트는 11~14층으로, 2룸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닮은 3베이 아파텔 구조로 주차는 총 78대가 가능하다. 

용산지역은 최근 대형 용산개발로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 등 2룸 오피스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행과 신탁은 ㈜우리자산신탁이, 시공은 은일종합건설(주)이 맡을 예정이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선유도 더채움 2차(1.5룸형)= 서울 선유도 역세권 오피스텔인 ‘선유도 더채움 2차’가 분양된다. 영등포구 양평동6가 2-3, 4번지에 있으며 총 3개동이 들어선다. 각 동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4층까지 규모로 건축된다. 주차는 기계식 52대, 자주식 30대로 총 82대가 계획돼 있다. 자전거 거치대도 27대까지 설치된다. 

내부 호실은 1.5룸과 2룸, 3룸 등으로 다양한 타입이 제공된다. 8.5평, 10.9평, 6.6평, 16.4평 등의 4가지 타입이 제공되므로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를 받고 있는데, 선유도 더채움 2차는 청약통장 1순위 가능 상품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시티오씨엘 3단지(테라스형 아파트)=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포스코건설(시행사 아시아신탁, 위탁사 DCRE)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업무복합1블록에 공급하는 ‘시티오씨엘 3단지’를 분양한다. 이번 분양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시에 진행된다. 

지하 1~2층에는 6개관 730여석 규모(7420㎡ 규모)의 영화관이, 지하 1층~지상 3층에는 단지 내 상업시설(3만3882㎡)이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46층 8개 동에 아파트 전용면적 75~136㎡, 977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 27~84㎡, 902가구가 들어선다.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용 136㎡에는 독립된 대형 커뮤니티공간(테라스+거실+주방·식당)이 마련되고, 총 5개의 테라스가 제공된다. 

무주택 유지
가격도 낮아

시티오씨엘 3단지는 시티오씨엘 내에서도 입지여건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다양한 테마가 있는 공원 및 휴게공간이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 최대 약 160m 길이의 잔디가 펼쳐진 ‘그린파크’를 비롯해 아름다운 수공간과 케노피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 ‘블루파크’, 반려동물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펫가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가든’등이 조성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단지 상업시설인 스트리트몰로 분리될 예정이다. 오피스텔 판매시설 옥상부에는 휴게시설을 갖춘 ‘스카이가든’이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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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