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딱 맞는 집은?

해마다 급증하는 1인 가구와 코로나19 여파로 확산되는 재택근무에 복층, 1.5룸 오피스텔과 크로스오버(Cross-over) 아파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기능이 강화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주거공간과 근무공간이 나뉜 복층 평면과 방과 거실을 분리하는 1.5룸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개 원룸 형태인 오피스텔에서 복층과 분리형 구조는 그동안 보기 드물었다. 독립공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복층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좁은 평형 안에서도 침실과 근무실 등의 독립공간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좁은 평형
독립공간

오피스텔에서 복층 공간은 침대나 서재 등 독립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계절성 짐을 수납하는 알파룸 등으로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또 천장이 높기 때문에 개방감도 우수하다.

복층 오피스텔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복층 공간이 대개 서비스 면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같은 평형에서도 공간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대개‘방+주방+화장실’로 대표되는 원룸 평면을 쓰기 때문에 공간 구성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많은 반면, 복층형의 경우 실내를 2개 층으로 나눠 쓸 수 있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확 늘어난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홈피스(홈+오피스)’가 각광받고 있다. 직장인의 경우 재택근무와 대학생의 경우 온라인 수업이 활발해지고,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며 생활과 일을 겸할 수 있는 1.5룸 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홈피스의 대표적 유형인 1.5룸 오피스텔은 사무 공간에 침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창업을 택한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동시에 업무 효과를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축 오피스텔은 1.5룸형 홈피스를 늘리는 추세다. 수도권의 새 오피스텔에서 1.5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 세대의 30~5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규제가 한층 강화되고 초저금리 시대로 자금 유동성이 커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아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홈피스’ 인기
복층·1.5룸·크로스오버 아파트 부각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 청약홈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7대 1에 달했다. 총 1만6513실 모집에 29만2881명이 몰린 것이다. 이는 오피스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18년 하반기(6.5대 1)는 물론 2019년 상반기(2.6대 1)와 하반기(3.1대 1)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기록이다. 

1.5룸의 청약 경쟁률은 아파트에 버금간다. 지난해 2월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청약 신청을 받은 오피스텔 ‘쌍용 더플래티넘 서울역’은 576호실 모집에 2388명이 몰려 평균 4.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5룸인 전용면적 32㎡ 타입은 91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6·17 대책 발표 전날인 6월16일 현대건설이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역’1.5룸형은 원룸형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경쟁률인 9.54대 1을 기록했다.

이처럼 1.5룸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최근 급증한 1인 가구와 관련성이 많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가구의 27.9%(540만 가구)에 해당하던 1인 가구 비중은 2019년 30.2%(614만7516가구)로 3년 만에 2.3%p가 높아졌다. 1인 가구 증가로 전체 가구 수도 2016년 1937만 가구에서 2019년 2034만가구로 늘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세대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세대 중 1인 세대가 38.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인 세대 비율은 전체의 23.1%, 3인 세대 17.6%, 4인 세대 15.8%로 나타났다.


1인 가구가 선호하던 수도권 소형 아파트의 공급 부족으로 매매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그 대체제로 방과 거실이 분리된 복층형 원룸과 1.5룸 오피스텔을 선호하는 흐름이 생겨났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위한 사무실로 쓰기 위해 복층 원룸형이나 1.5룸 등 소형 오피스텔을 알아보는 수요자도 생겨나고 있다. 

다음으로 최근 분양시장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단독주택, 오피스의 경계를 허물고 장점을 결합한 이른바 ‘크로스오버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오피스텔의 장점인 임대를 접목한 ‘부분임대형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아파트’, 사무공간을 갖춘 ‘홈오피스형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와 1인 가구 증가, 다주택자 규제 등 많은 요소들이 주택 시장의 변화에 바람을 일으키자 공급업체들도 이에 맞춰 다양한 특화평면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높은 경쟁률
선호도 높아

‘한 지붕 두 가족 아파트’로 불리는 부분임대형 아파트는 아파트의 편리함과 오피스텔의 수익성을 접목한 특화 평면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시대에 맞춰 원룸이나 소형 아파트처럼 분리된 가구에 전세나 월세를 놓을 수 있어 인기다. 최근 다주택자를 겨냥한 세금·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수익을 내는 게 가능하면서도 1주택으로 인정받는 부분임대형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라스형 아파트는 널찍한 테라스 공간이 마련돼 단독주택처럼 쾌적성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홈카페’‘홈가드닝’‘홈파티’ 등을 키워드로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확산하면서 복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스의 가치가 높아졌다.

다양한 
특화평면

오피스형 아파트는 오피스처럼 사무공간을 갖춘 특화평면이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의 보편화로 별도의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되면서 서재로 활용할 수 있는 알파룸, 베타룸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는 이제 일상이 되어 버렸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트렌드를 반영한 틈새 상품이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분양단지.
 

▲여의도 리브하임(복층 원룸형)= 건화종합건설이 서울 영등포에서 복층형 평면으로 설계를 특화한 오피스텔 ‘여의도 리브하임’ 을 분양한다. 지하 1층~지상 15 층, 전용면적 19㎡ 154실 규모다. 여의도 리브하임은 시가표준액이 1억원이 되지 않아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고, 취득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돼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일부 호실은 ‘한강뷰’가 가능하다. 복층 구조를 도입해 침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했다. 

건설사 측은 “지금까지 영등포 일대에서 복층형 오피스텔 공급이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일러실을 외부에 설치하고 세대별 창고도 따로 설치한다. 내부엔 신발장, 수납장, 붙박이장, 냉장·냉동고, 세탁기, 전기 쿡톱(2구)을 설치하고, 오피스텔 입주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각 금융기관 본사와 KBS 방송국, 국회의사당 등이 모여 있는 여의도 업무지구와 가까워 1인 가구 수요가 풍부하다”며 “아직 무주택자라면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강남 등 타 지역 대비 투자 금액도 적은 등 장점이 있어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여의도 웨스턴힐(복층 원룸형)=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 104-5번지(국회대로52길 3-1) 외 3필지에서 ‘여의도 웨스턴힐’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으로 전 세대는 2030 사이에서 실수요가 높은 복층구조의 총 118실로 구성된다. 전용률 60%에 서비스면적을 추가하면 실사용 면적률이 90%에 육박한다. 

분양 관계자는 “2030 플랜에 따라 국제적인 금융중심지로 육성되고 있는 영등포구에는 지식산업센터의 준공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영등포 로터리에서 여의도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철거작업의 공사가 연내 마무리되면서 글로벌 국제금융도시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영등포구의 고수익 1인 주거수요 증가는 오피스텔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붕 두가족 ‘부분임대형’
단독주택을 닮은 ‘테라스형’
사무공간 갖춘 ‘홈오피스형’

▲용산 센트럴포레(1.5룸형)= 서울 용산구 원효로2가 3-12번지 일대에 ‘용산 센트럴포레’1.5룸, 2룸 오피스텔 및 소형 아파트가 분양된다. 지하 1층~지상 14층, 총 2개동, 총 100세대 규모로 오피스텔 72실과 소형 아파트 28세대로 모두 전매가 가능하다. 

101동은 오피스텔이 3~11층이며 소형 아파트는 12~14층, 102동은 오피스텔이 2~10층이다. 소형 아파트는 11~14층으로, 2룸 오피스텔은 아파트를 닮은 3베이 아파텔 구조로 주차는 총 78대가 가능하다. 

용산지역은 최근 대형 용산개발로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 등 2룸 오피스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시행과 신탁은 ㈜우리자산신탁이, 시공은 은일종합건설(주)이 맡을 예정이다. 계약금 10%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선유도 더채움 2차(1.5룸형)= 서울 선유도 역세권 오피스텔인 ‘선유도 더채움 2차’가 분양된다. 영등포구 양평동6가 2-3, 4번지에 있으며 총 3개동이 들어선다. 각 동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4층까지 규모로 건축된다. 주차는 기계식 52대, 자주식 30대로 총 82대가 계획돼 있다. 자전거 거치대도 27대까지 설치된다. 

내부 호실은 1.5룸과 2룸, 3룸 등으로 다양한 타입이 제공된다. 8.5평, 10.9평, 6.6평, 16.4평 등의 4가지 타입이 제공되므로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면 된다.

분양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를 받고 있는데, 선유도 더채움 2차는 청약통장 1순위 가능 상품이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시티오씨엘 3단지(테라스형 아파트)= HDC현대산업개발·현대건설·포스코건설(시행사 아시아신탁, 위탁사 DCRE)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시티오씨엘 업무복합1블록에 공급하는 ‘시티오씨엘 3단지’를 분양한다. 이번 분양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동시에 진행된다. 

지하 1~2층에는 6개관 730여석 규모(7420㎡ 규모)의 영화관이, 지하 1층~지상 3층에는 단지 내 상업시설(3만3882㎡)이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46층 8개 동에 아파트 전용면적 75~136㎡, 977가구,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 27~84㎡, 902가구가 들어선다. 펜트하우스 형태의 전용 136㎡에는 독립된 대형 커뮤니티공간(테라스+거실+주방·식당)이 마련되고, 총 5개의 테라스가 제공된다. 

무주택 유지
가격도 낮아

시티오씨엘 3단지는 시티오씨엘 내에서도 입지여건이 우수한 단지로 꼽힌다. 다양한 테마가 있는 공원 및 휴게공간이 조성된다. 단지 중앙에 최대 약 160m 길이의 잔디가 펼쳐진 ‘그린파크’를 비롯해 아름다운 수공간과 케노피 조형물이 조화를 이룬 ‘블루파크’, 반려동물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펫가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캠핑가든’등이 조성된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단지 상업시설인 스트리트몰로 분리될 예정이다. 오피스텔 판매시설 옥상부에는 휴게시설을 갖춘 ‘스카이가든’이 꾸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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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