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코로나와 2021 국운 대예측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1.02.08 09:59:33
  • 호수 13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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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 구국의 새 인물 나온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올해 국운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백 원장은 “코로나로 안 좋은 기운만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는 등 좋은 부분도 있으니 기대할만하다”고 말했다. 
 

▲ 백운비 원장 ⓒ박성원 기자

백운비 원장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들었다. 국운이 너무 안 좋았다는 이야기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어지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올해에도 백 원장은 대한민국의 운은 형식이 없어 매우 어지러운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힘들까

백 원장은 “지어지앙(池魚之殃)이란 말이 있다. 이 말은 연못에 사는 물고기의 재앙이란 뜻이다.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도 재앙이 온다는 뜻으로,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여파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이후 지난 1년간 피해를 입은 기업이 10곳 중 8곳에 이르고 이 가운데 4곳은 비상경영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업체 30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가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 기업의 75.8%는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생존까지 위협받았다’고 응답한 기업도 8.3%에 달했다.


반면 사업에 ‘다소 도움이 됐다’는 응답 기업은 14.6%, ‘좋은 기회였다’는 기업은 1.3%에 불과했다. 또 생존 위협이나 피해를 입은 기업 10곳 중 4곳은 비상경영을 시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경영에 들어간 이유로는 ‘매출 급감’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취한 조치로는 ‘임금감축 등 경비 절감’, ‘휴직·휴업’이 많았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국내 업체들에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의학계에서는 코로나19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는 3~4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직 3차 유행조차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하루 확진자 200~500명대의 휴지기를 거친 뒤 4차 유행 때에는 많게는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 교수는 “1차, 2차 유행 이후 휴지기의 하루 확진자 수는 각각 10명, 30명 수준이었다”면서 “3차 유행 이후에는 해당 수치가 더 높아진 만큼, 그 선에서 다시 시작되는 4차 유행에서는 더 많은 확진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정부도 이와 비슷한 관측을 바탕으로 방역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방역당국이 최근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점, 설 연휴 인구이동이 늘어나는 점 등을 고려해 방역당국이 섣불리 거리두기 단계를 하향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 여파 올해도 이어져”
“잘하려 해도 위기에 빠진다”


특히 이달 백신 접종을 시작하더라도 백신 공급업체의 상황 등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게 될 경우 닥쳐올 혼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백신을 당장 많은 국민들에게 접종할 수 없고, 두 차례에 걸쳐 접종해야 하므로 집단면역이 생기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이 뚝 떨어질 수 있다”면서 “다른 국가들의 백신 접종 상황 등을 고려할 때, 3~4월에 백신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기간은 백신접종과 방역의 ‘보릿고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백 원장은 올해도 혼잡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백 원장은 “인심이 흉흉해지고 제정신이 아니게 된다. 서로를 헐뜯고 존경이 무너지다 보니 파벌이 생기면서 같은 팀끼리도 싸우게 된다. 그렇다 보니 하나가 둘로 나뉘고 둘이 셋으로 나뉘는 등 단합이 안 되는 상황이다. 아군이 배신하게 되면서 적군이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에도 자주 마음이 바뀌고 혼란이 오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니 시행착오도 많아질 것이며 불안정하고 복잡한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론에 대한 이야기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그 이유는 ‘정책 실패’가 아닌 ‘유동성과 1인 가구 증가’라고 주장했다.

마음도 바뀌고
시행착오 많아

이번 기자회견에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 첫 번째 질문으로 나왔다. 사면론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첫날부터 꺼냈고,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 강한 반발을 사면서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또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법원에서 총 22년형으로 형이 확정되면서, 사면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야당에서는 국민 통합을 이유로 두 전직 대통령이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고민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기로 했다”며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유 중 하나는 기자회견 불과 나흘 전인 14일에 박 전 대통령 형의 형이 확정됐다는 것. 문 대통령은 “선고가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했다.

다른 이유는 두 전직 대통령이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하물며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또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차원에서 사면을 요구하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향후 사면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러나 ‘국민 공감대’를 조건으로 제시해, 사실상 사면에 부정적인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사면을 통해 국민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들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전제는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면론을 제기했던 이 대표는 문 대통령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방역 성과로 70%선을 웃돌았다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8월 40% 이하로 급락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 억제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의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 ⓒpixabay

다만 그 이유로는 야당에서 지적하는 정책 실패가 아닌, 시중 유동성과 1인 가구 증가를 들었다.

문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시중 유동성이 아주 풍부해지고, 저금리로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게 돼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이어 “작년 한 해 인구가 감소했는데, (세대 수는) 무려 61만세대 늘었다. 예년에 없던 세대 수 증가”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정책 수장이 김현미 전 장관에서 변창흠 장관으로 바뀌었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향 잃고
초점 잃어

문 대통령은 변 장관이 설(2월12일) 전에 새로운 부동산 공급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기 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에 대한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자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공급 대책 방향으로는 역세권 개발과 신규 택지 과감한 개발 등을 언급했다. 이처럼 부동산 정책이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 민들이 매우 불안해했다. 


백 원장은 “올해 국운은 방향을 잃었다. 신축년의 운은 도탄지고(塗炭之苦)다. 정신을 차리려 해도 방향을 잃고 초점도 맞출 수가 없어 헤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도탄지고란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이라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로 말미암아 백성이 심한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백 원장은 “올해 대한민국에 희망적인 부분이 있다. 2021년에 군계일학(群鷄一鶴)의 해가 될 것이다. 힘들었던 지난해와 올해를 짊어질 인물이 올해 튀어나올 것이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올해 수면 위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군계일학은 무리 지어 있는 닭 가운데 있는 한 마리의 학이라는 뜻으로, 여러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있는 뛰어난 한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단독 1위를 굳혀가고 있다. 한때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에서 맞수가 없다고 평가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제친 것은 물론,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도 여유 있게 우위를 점했다.

차기 대선을 1년 앞둔 시점의 지지율은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 속에서 오는 4월 치러질 보궐선거 이후 판도가 중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지사의 지지율은 최근 조사에서 최고치를 경신했다. 거의 모든 계층에서 고루 상승했지만 특히 민주당 지지층과 호남 유권자들의 지지율 쏠림 현상이 눈에 띈다. 이 대표를 지지하던 상당수가 이 지사에게 쏠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서로 헐뜯고 싸우기 바빠”
“배신하면서 단합도 안 돼”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살펴보면, 이 지사가 독주하는 흐름이 더 뚜렷해진다.

백 원장은 “낭중지추(囊中之錐)란 말이 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 가만히 있어도 유독 튀는 인물이 나올 것이다. 내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인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대의멸친(大義滅親) 유형의 훌륭한 지도자는 보국안민(輔國安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낭중지추란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이란 뜻으로, 재능이 아주 빼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남의 눈에 드러난다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대의멸친이란 큰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부모와 형제도 돌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 ⓒ박성원 기자

2021년 정치권은 내년 3월9일(대선 투표일)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출발선은 오는 4월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다. 이 선거가 끝나면 차기 대권 주자들은 바로 대선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은 보궐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대선을 관리해야 할 각 당의 지도부다. 대선주자들로서는 당내 경선을 돌파해야 하는 만큼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대선후보 선출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

민주당 당헌에 따르면, 대선 선거일 전 180일까지 대통령후보자를 선출해야 한다. 역산하면 9월 초까지는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 하지만 9월 초에 후보를 선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당헌에 따라 대선 선거일 전 120일까지 후보자를 선출하게 돼있다. 국민의힘보다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이 두 달 더 일찍 대선 후보를 선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굳이 대선후보를 미리 선출해 자질 검증의 집중 공격을 혼자 받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론이 나온다. 

여름엔 폭우
겨울엔 화재?

백 원장은 “신축년은 흰 소의 해라고 알려져 있다. 병들고 힘없는 소가 아니라 당당하고 힘이 센 암소이기 때문에 좋은 기운이 괄목할만 하리라 믿는다. 그 기운이 국민들에게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희망을 전달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호전적으로 변하기엔 아직 이르다. 내년까지 이북의 기운이 좋아 남한이 감당하기는 벅찬 상태다. 후년을 도모해야 한다. 또 올해는 고저가 심해 여름에는 폭우, 태풍 등으로 인해 피해가 있을 것이고 겨울에는 화재 등 대형 사고가 많이 나올 것이니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불혹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에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으로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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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