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올해가 기회다” ‘시총 1조’ 재계 다크호스 총집합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상장 신인들

[일요시사 취재1팀]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했다. 지난 1년동안 급등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로 인해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덩달아 올랐다. 그중 눈에 띄는 상장 신인 기업들이 있다. 특히 작년 코로나19를 발판 삼아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올해 주식시장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 빅히트 본사 ⓒ카카오맵

연말연초에 이어진 기록적 강세장에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코스피는 38%, 코스닥은 42%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월15일 2230.98에서 올해 1월15일 3085.90으로 뛰었고,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679.16에서 964.44로 점프했다.

주가 급등
시가총액도↑

주가가 뛰면서 상장 기업들의 몸집(시가총액)도 훌쩍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은 233곳이었다. 지난해 1월15일엔 183곳이었다. 1년 동안 50곳이 늘어난 셈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코스닥 시장에서 증가세가 더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에선 1년 전 25개에서 올해 54개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코스피에선 158개에서 179개로 21개가 증가했다.

시가총액 1조원 클럽에 합류한 기업 중 규모 면에서 두드러지는 곳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열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새로 등장한 기업 중 몸집이 가장 큰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작년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3조원대로 가치를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약 12조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다. 이 회사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냈다.
 

▲ 씨젠 본사 ⓒ카카오맵

이후 지난해 6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하고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리는 등 상장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자금이 많이 몰리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상장 초기 오버슈팅(단기 급등)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최근에는 시장 유동성이 너무 풍부하다 보니 상당한 오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라며 “주가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183개서 233개로 대폭 증가
신규 상장·바이오기업 뚜렷한 성장세

빅히트는 5조5929억원으로 큰 덩치를 뽐냈다. 빅히트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 직후 과대 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보호예수가 풀린 기관 매물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중 14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공모가(13만5000원)를 위협하기도 했다.

부진했던 빅히트 주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관은 올 들어 전날까지 빅히트 주식 102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연기금이 빅히트 주식(1062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인 점도 주목된다. 빅히트 주가는 올 들어서만 47.2%나 껑충 뛰었다.

최근 빅히트가 YG,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는 소식이 주가 반등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맵

빅히트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비엔엑스(beNX)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 PLUS에 총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네이버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비엔엑스에 약 354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팬 경험 확장을 위한 플랫폼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분야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도 3조4204억원 규모로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장 시작과 동시에 공모가의 2.6배까지 급등하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을 기록했다.

방탄 효과?
‘따상’ 성공

이날 장시작과 동시에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6만 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인 2만4000원의 2배인 4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단숨에 하루 최대 상승폭인 30% 급등해 공모가의 2.6배까지 올랐다.

이에따라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160%의 수익률을 기록하게됐다.

동시에 이날 따상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상장한 항암 면역치료제 전문 기업인 박셀바이오도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넘겼다. 소외 받았던 공모주에서 대박으로 바뀌었던 박셀바이오는 약 2주만에 고점 대비 50% 급락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무섭게 치솟았던 주가의 차익 실현과 무상증자로 인해 많아진 주식수가 쏟아진 영향이다. 특히 기관의 매도세가 강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 박셀바이오 ⓒ카카오맵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 결정 발표 후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하다가 신주 상장 후에는 하락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모습”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가치에 맞는 올바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주목받았던 바이오업종이 특히 선전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되는 ‘피라맥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풍제약의 3677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년만에 6조원을 넘겼다. 코스피 시가총액 49위에 해당한다. 

코로나 효과
바이오 선전

신풍제약은 지난해 3월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해 증상이 개선된 사례가 나오면서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기대감에 신풍제약 시가총액은 20배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씨젠도 1년 전 83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4조700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코스닥에서 4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씨젠은 2018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순위가 43위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산 진단키트의 국내외 수요 급증에 주가가 폭등하면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특히 씨젠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문가는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매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이런 실적은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셀리버리 본사 ⓒ카카오맵

셀리버리도 시가총액 1조5363억원을 기록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2018년11월9일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패혈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iCP-NI’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셀리버리는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TSDT플랫폼의 기술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
시총 5조 돌파 기업 12곳 증가


셀리버리는 2018년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코스닥 종목 가운데 하나다. 상장 당시 셀리버리의 공모가는 2만5000원에 불과했다.

삼천당제약도 1조5095억원으로 시총1조원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삼천당제약은 1943년 12월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다. 2000년 10월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3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업체인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인수 해 안과용 치료제 전문 업체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해외 백신 전문회사가 주사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알약으로 전환한 ‘경구용 백신 후보물질(SCD-101V)’을 도출해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삼천당제약 ⓒ카카오맵

주요 대기업의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했다. SK그룹의 화학·의약품 업체인 SK케미칼(4조2974억원), 두산그룹의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두산퓨얼셀(3조3795억원), 현대차그룹의 IT서비스업체 현대오토에버(2조5935억원), 효성그룹의 섬유·무역업체인 효성티앤씨(1조1144억원), LG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실리콘웍스(1조393억원)가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가총액 5조원을 넘긴 기업도 60곳으로 1년 전(48곳)보다 12곳이 늘었다. SK바이오팜(11조9819억원), 한화솔루션(8조8564억원), 포스코케미칼(7조7838억원), 셀트리온제약(6조6710억원) 등이 추가됐다.

버그 가고
아이스 시대

한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국내 실물 경제를 할퀴었지만 역설적으로 주식 시장에서는 바이오·배터리, 언택트(비대면), 식품 업종을 중심으로 한 버그(BUG) 종목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며 “올해에는 미래차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자동차·화학, 전자 업종 등과 연관된 아이스(ICE) 주식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