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올해가 기회다” ‘시총 1조’ 재계 다크호스 총집합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상장 신인들

[일요시사 취재1팀]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했다. 지난 1년동안 급등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로 인해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덩달아 올랐다. 그중 눈에 띄는 상장 신인 기업들이 있다. 특히 작년 코로나19를 발판 삼아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업종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올해 주식시장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 빅히트 본사 ⓒ카카오맵

연말연초에 이어진 기록적 강세장에 ‘시가총액 1조 클럽’이 1년 만에 50곳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코스피는 38%, 코스닥은 42% 급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1월15일 2230.98에서 올해 1월15일 3085.90으로 뛰었고,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679.16에서 964.44로 점프했다.

주가 급등
시가총액도↑

주가가 뛰면서 상장 기업들의 몸집(시가총액)도 훌쩍 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긴 기업은 233곳이었다. 지난해 1월15일엔 183곳이었다. 1년 동안 50곳이 늘어난 셈이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은 코스닥 시장에서 증가세가 더 두드러졌다. 이들 기업은 코스닥에선 1년 전 25개에서 올해 54개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코스피에선 158개에서 179개로 21개가 증가했다.

시가총액 1조원 클럽에 합류한 기업 중 규모 면에서 두드러지는 곳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열풍을 일으킨 주역들이다. 새로 등장한 기업 중 몸집이 가장 큰 곳은 SK바이오팜이다. 작년 코스피에 상장한 SK바이오팜은 3조원대로 가치를 평가받았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약 12조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의 생활과학(라이프 사이언스) 사업 부문이 단순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중추신경 관련 신약 개발업체다. 이 회사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얻어냈다.
 

▲ 씨젠 본사 ⓒ카카오맵

이후 지난해 6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하고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1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이 몰리는 등 상장 이전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의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자금이 많이 몰리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상장 초기 오버슈팅(단기 급등)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최근에는 시장 유동성이 너무 풍부하다 보니 상당한 오버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형성될 수 있는 분위기”라며 “주가 변동성이 매우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만에 183개서 233개로 대폭 증가
신규 상장·바이오기업 뚜렷한 성장세

빅히트는 5조5929억원으로 큰 덩치를 뽐냈다. 빅히트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상장 직후 과대 평가 논란에 휩싸이고 보호예수가 풀린 기관 매물 등의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중 14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공모가(13만5000원)를 위협하기도 했다.

부진했던 빅히트 주가는 지난달 중순부터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관은 올 들어 전날까지 빅히트 주식 1020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는 연기금이 빅히트 주식(1062억원)을 가장 많이 사들인 점도 주목된다. 빅히트 주가는 올 들어서만 47.2%나 껑충 뛰었다.

최근 빅히트가 YG, 네이버 등과 협업한다는 소식이 주가 반등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맵

빅히트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비엔엑스(beNX)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YG PLUS에 총 7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네이버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비엔엑스에 약 3548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로 팬 경험 확장을 위한 플랫폼 사업과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분야 등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도 3조4204억원 규모로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9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장 시작과 동시에 공모가의 2.6배까지 급등하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첫날 상한가)을 기록했다.

방탄 효과?
‘따상’ 성공

이날 장시작과 동시에 카카오게임즈 주식은 6만 2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인 2만4000원의 2배인 4만8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단숨에 하루 최대 상승폭인 30% 급등해 공모가의 2.6배까지 올랐다.

이에따라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을 통해 주식을 배정받은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160%의 수익률을 기록하게됐다.

동시에 이날 따상을 기록하며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5680억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 상장한 항암 면역치료제 전문 기업인 박셀바이오도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을 넘겼다. 소외 받았던 공모주에서 대박으로 바뀌었던 박셀바이오는 약 2주만에 고점 대비 50% 급락하면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무섭게 치솟았던 주가의 차익 실현과 무상증자로 인해 많아진 주식수가 쏟아진 영향이다. 특히 기관의 매도세가 강해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 박셀바이오 ⓒ카카오맵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 결정 발표 후 유동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상승하다가 신주 상장 후에는 하락하는 모습이 일상적인 모습”이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가치에 맞는 올바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주목받았던 바이오업종이 특히 선전했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이용되는 ‘피라맥스’를 기반으로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풍제약의 3677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1년만에 6조원을 넘겼다. 코스피 시가총액 49위에 해당한다. 

코로나 효과
바이오 선전

신풍제약은 지난해 3월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일본에서 코로나19 감염자에게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투여해 증상이 개선된 사례가 나오면서 신풍제약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이런 기대감에 신풍제약 시가총액은 20배 가까이 뛰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만드는 씨젠도 1년 전 8300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이 4조7000억원으로 급성장하며 코스닥에서 4번째로 큰 종목이 됐다. 씨젠은 2018년 말까지만 해도 시총 순위가 43위에 불과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산 진단키트의 국내외 수요 급증에 주가가 폭등하면서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특히 씨젠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급등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문가는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매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이런 실적은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 셀리버리 본사 ⓒ카카오맵

셀리버리도 시가총액 1조5363억원을 기록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2018년11월9일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을 기반으로 여러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증패혈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iCP-NI’를 코로나19 치료제로 활용하는 임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셀리버리는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TSDT플랫폼의 기술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기업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
시총 5조 돌파 기업 12곳 증가


셀리버리는 2018년 상장 이후 주가가 꾸준히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코스닥 종목 가운데 하나다. 상장 당시 셀리버리의 공모가는 2만5000원에 불과했다.

삼천당제약도 1조5095억원으로 시총1조원 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삼천당제약은 1943년 12월 설립된 의약품 제조업체다. 2000년 10월 한국거래소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2013년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업체인 디에이치피코리아를 인수 해 안과용 치료제 전문 업체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해외 백신 전문회사가 주사제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를 알약으로 전환한 ‘경구용 백신 후보물질(SCD-101V)’을 도출해 개발한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 삼천당제약 ⓒ카카오맵

주요 대기업의 계열사들도 새롭게 등장했다. SK그룹의 화학·의약품 업체인 SK케미칼(4조2974억원), 두산그룹의 수소연료전지 기업인 두산퓨얼셀(3조3795억원), 현대차그룹의 IT서비스업체 현대오토에버(2조5935억원), 효성그룹의 섬유·무역업체인 효성티앤씨(1조1144억원), LG그룹의 반도체 계열사인 실리콘웍스(1조393억원)가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시가총액 5조원을 넘긴 기업도 60곳으로 1년 전(48곳)보다 12곳이 늘었다. SK바이오팜(11조9819억원), 한화솔루션(8조8564억원), 포스코케미칼(7조7838억원), 셀트리온제약(6조6710억원) 등이 추가됐다.

버그 가고
아이스 시대

한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국내 실물 경제를 할퀴었지만 역설적으로 주식 시장에서는 바이오·배터리, 언택트(비대면), 식품 업종을 중심으로 한 버그(BUG) 종목들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며 “올해에는 미래차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자동차·화학, 전자 업종 등과 연관된 아이스(ICE) 주식종목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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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