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화제작 <우리 이혼했어요> 관음증이냐 리얼리티냐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결혼한 네 쌍 중 한 쌍이 이혼하는 시대다. 한때는 마녀사냥의 소재였지만, 이제는 흠으로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은 당사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최근 론칭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으로 아픈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초반부터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이혼한 사람들의 속사정을 들춰보는 이 프로그램은 최고조에 이른 미디어 관음증일까, 시대를 반영한 리얼리티일까?
 

▲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 ⓒTV조선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스트레스 중 가장 높은 원인은 배우자와의 사별이고, 두 번째는 이혼이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했던 사람과의 완전한 이별은 정신적 고통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도의 영역

당사자가 겪는 아픔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아무리 이혼하는 남녀가 늘어났다고 해도, 이혼에 대한 이야기는 긴밀한 관계에서나 할 수 있는 소재에 가깝다. 방송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혼을 경험한 출연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농담의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그러한 자학이 오롯이 진심이었을까. 방송 소재로 쓰이기에 이혼은 여전히 ‘금도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TV조선이 파격적인 설정의 예능을 내놨다. <우리 이혼했어요>다. 

예로부터 유교 질서와 체면을 중시해온 한국사회에서 이혼한 남녀가 2박3일 동안 여행하며 속 얘기를 털어놓는다는 설정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제작이 무산될 것이라는 예견도 많았다. 


신동엽과 김원희도 이 방송의 제의를 받고 ‘여기는 할리우드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하고, 출연자인 최고기는 채널명을 ‘TV LA’로 바꿔야 한다고 넌지시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섭외가 너무 어려워 제작이 무산될 위기를 거쳤으나, <우리 이혼했어요>는 마침내 지난 11월20일 첫 방송됐다. 시청률은 무려 8.995%(닐슨코리아). 3%만 넘겨도 중박이라고 불리는 요즘의 시청률을 감안하면 첫 회 시청률은 역대급이다.

출연자는 80년대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이영하와 선우은숙, 부부 유튜버로 알려져 있던 최고기와 유깻잎이다. 세대가 다른 두 커플은 이혼 후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혼 13년차 이영하·선우은숙은 가슴에 진 응어리가 절절했고, 7개월 차인 최고기·유깻잎은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소탈한 모습이었다. 

이혼한 사람들의 대화는 시청자들을 급속도로 몰입시켰다. “자기야, 나 궁금한 게 있어”라며 그간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선우은숙에게,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회피하는 이영하의 얼굴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여전히 부부 사이인 듯 서로에게 안마를 해주는 최고기와 유깻잎의 모습이나, <우리 이혼했어요> 촬영 도중 유튜버인 전 남편이 유튜브 방송을 위해 부른 이혼한 여자(배수진)의 아들을 케어하는 유깻잎의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면이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이혼을 만남의 실패로 정의하는 데서 벗어나, 성숙한 관계를 설정하고 인생에 대한 이해와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 보고자 했던 제작진에 기획 의도에 부합한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이혼을 얘기해?’ 시청률 10% 목전
시작된 마녀사냥…2차 상처 우려 


아직 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이영하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감정을 쏟아내는 선우은숙이나, 전 아내의 아픔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영하의 언행은 두 사람이 진실한 대화를 나누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그뿐만 아니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러 나온 자리에 친구를 불러 진탕 술을 먹으며 선우은숙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모자라 조수석에서 뻗어버리는 이영하의 행동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될 희망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시청자는 갸우뚱하게 된다. 

비록 이영하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와 함께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한다는 속내를 털어놓긴 했지만, 마지막날 저녁까지 친구들을 불러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두 사람 사이엔 건널 수 없는 평행선이 그어져 있는 듯했다. 

둘 사이는 둘만 아는 것이라 하지만, 이영하의 행동이 시청자들도 속상함을 느끼는 건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2박 3일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13년 만에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 
 

▲ ⓒTV조선

결혼 기간 중 아버지와 아내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밝힌 최고기가 굳이 유깻잎에게 “우리 아빠는 네 욕 계속 하던데”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보이는 대목이다. 또 어린 아이 앞에서 엄마인 유깻잎을 험담하는 최고기 아버지의 행동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신동엽과 김원희를 비롯해 정가은, 김새롬 등 MC진이 이혼 당사자들의 진솔한 언행에 속 깊은 리액션을 보이면서 자극적인 면을 중화하고 있지만, 시청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모두 감싸기엔 역부족이다.

워낙 예민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우리 이혼했어요>는 출연자의 작은 행동 하나로 인해, 의미가 퇴색될 확률이 높다. 출연자의 태도가 진솔하지 않다는 게 느껴질 때는 관음증적인 프로그램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으로 출연자에게 2차 상처만 남길 가능성도 농후하다. 편집할 때 컷 하나까지 유독 더 세심하게 선택해야 하는 제작진의 노고가 불가피하다. 

비록 문제점이 보이긴 하지만, <우리 이혼했어요>가 국내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경험한 사람들만 알고 있는 등 음지의 영역이었던 이혼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주제로 끌어올린 점, 이혼으로 인해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상처의 깊이를 비교적 선명하게 알린 점, 이혼을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하던 통념과는 다르게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인식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 등은 제작진의 용기있는 도전이 낳은 산물이다. 

특히 이혼한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 오해와 앙금을 털어놓을 수 유일한 기회라는 점은 장수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여지를 주며, 비록 아쉬움이 묻어나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출연자들의 표정과 눈빛, 말 한마디에는 진심이 가득 묻어있었다는 점도 희망적인 부분이다.

오해와 앙금

이제 첫걸음을 뗀 <우리 이혼했어요>가 과연 시대를 앞서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진과 MC진, 출연진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다는 전제가 성립돼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각자의 결핍을 채우기보다 상대의 일상을 응원하는 마음가짐이 뒷받침된다면, 자극적인 소재를 넘어 국내 예능 역사의 새로운 한 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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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