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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11일 15시13분


문제적 화제작 <우리 이혼했어요> 관음증이냐 리얼리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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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결혼한 네 쌍 중 한 쌍이 이혼하는 시대다. 한때는 마녀사냥의 소재였지만, 이제는 흠으로 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은 당사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최근 론칭한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이혼으로 아픈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초반부터 엄청난 파급력을 보였다. 이혼한 사람들의 속사정을 들춰보는 이 프로그램은 최고조에 이른 미디어 관음증일까, 시대를 반영한 리얼리티일까?
 

▲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 ⓒTV조선

한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스트레스 중 가장 높은 원인은 배우자와의 사별이고, 두 번째는 이혼이다. 인간에게 있어 사랑했던 사람과의 완전한 이별은 정신적 고통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도의 영역

당사자가 겪는 아픔이 너무 크기 때문에 아무리 이혼하는 남녀가 늘어났다고 해도, 이혼에 대한 이야기는 긴밀한 관계에서나 할 수 있는 소재에 가깝다. 방송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여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혼을 경험한 출연자가 아무렇지 않은 듯 농담의 소재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그러한 자학이 오롯이 진심이었을까. 방송 소재로 쓰이기에 이혼은 여전히 ‘금도의 영역’으로 받아들여지는 가운데, TV조선이 파격적인 설정의 예능을 내놨다. <우리 이혼했어요>다. 

예로부터 유교 질서와 체면을 중시해온 한국사회에서 이혼한 남녀가 2박3일 동안 여행하며 속 얘기를 털어놓는다는 설정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은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제작이 무산될 것이라는 예견도 많았다. 

신동엽과 김원희도 이 방송의 제의를 받고 ‘여기는 할리우드인가’라고 생각했다고 하고, 출연자인 최고기는 채널명을 ‘TV LA’로 바꿔야 한다고 넌지시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섭외가 너무 어려워 제작이 무산될 위기를 거쳤으나, <우리 이혼했어요>는 마침내 지난 11월20일 첫 방송됐다. 시청률은 무려 8.995%(닐슨코리아). 3%만 넘겨도 중박이라고 불리는 요즘의 시청률을 감안하면 첫 회 시청률은 역대급이다.

출연자는 80년대 최고의 인기스타였던 이영하와 선우은숙, 부부 유튜버로 알려져 있던 최고기와 유깻잎이다. 세대가 다른 두 커플은 이혼 후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혼 13년차 이영하·선우은숙은 가슴에 진 응어리가 절절했고, 7개월 차인 최고기·유깻잎은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소탈한 모습이었다. 

이혼한 사람들의 대화는 시청자들을 급속도로 몰입시켰다. “자기야, 나 궁금한 게 있어”라며 그간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질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선우은숙에게, 눈을 마주치지도 못하고 회피하는 이영하의 얼굴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치 여전히 부부 사이인 듯 서로에게 안마를 해주는 최고기와 유깻잎의 모습이나, <우리 이혼했어요> 촬영 도중 유튜버인 전 남편이 유튜브 방송을 위해 부른 이혼한 여자(배수진)의 아들을 케어하는 유깻잎의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지는 광경이었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면이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이혼을 만남의 실패로 정의하는 데서 벗어나, 성숙한 관계를 설정하고 인생에 대한 이해와 힐링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해 보고자 했던 제작진에 기획 의도에 부합한 프로그램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이혼을 얘기해?’ 시청률 10% 목전
시작된 마녀사냥…2차 상처 우려 

아직 심정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이영하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감정을 쏟아내는 선우은숙이나, 전 아내의 아픔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이영하의 언행은 두 사람이 진실한 대화를 나누길 바랐던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긴다. 

그뿐만 아니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러 나온 자리에 친구를 불러 진탕 술을 먹으며 선우은숙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모자라 조수석에서 뻗어버리는 이영하의 행동을 보면, 두 사람의 관계가 개선될 희망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시청자는 갸우뚱하게 된다. 

비록 이영하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와 함께 남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못한다는 속내를 털어놓긴 했지만, 마지막날 저녁까지 친구들을 불러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두 사람 사이엔 건널 수 없는 평행선이 그어져 있는 듯했다. 

둘 사이는 둘만 아는 것이라 하지만, 이영하의 행동이 시청자들도 속상함을 느끼는 건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이영하와 선우은숙의 2박 3일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13년 만에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 
 

▲ ⓒTV조선

결혼 기간 중 아버지와 아내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밝힌 최고기가 굳이 유깻잎에게 “우리 아빠는 네 욕 계속 하던데”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도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해보이는 대목이다. 또 어린 아이 앞에서 엄마인 유깻잎을 험담하는 최고기 아버지의 행동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신동엽과 김원희를 비롯해 정가은, 김새롬 등 MC진이 이혼 당사자들의 진솔한 언행에 속 깊은 리액션을 보이면서 자극적인 면을 중화하고 있지만, 시청자가 느끼는 불편함을 모두 감싸기엔 역부족이다.

워낙 예민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보니 <우리 이혼했어요>는 출연자의 작은 행동 하나로 인해, 의미가 퇴색될 확률이 높다. 출연자의 태도가 진솔하지 않다는 게 느껴질 때는 관음증적인 프로그램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며, 시청자들의 과몰입으로 출연자에게 2차 상처만 남길 가능성도 농후하다. 편집할 때 컷 하나까지 유독 더 세심하게 선택해야 하는 제작진의 노고가 불가피하다. 

비록 문제점이 보이긴 하지만, <우리 이혼했어요>가 국내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경험한 사람들만 알고 있는 등 음지의 영역이었던 이혼을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주제로 끌어올린 점, 이혼으로 인해 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상처의 깊이를 비교적 선명하게 알린 점, 이혼을 부끄러운 것으로 인식하던 통념과는 다르게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인식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 등은 제작진의 용기있는 도전이 낳은 산물이다. 

특히 이혼한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 오해와 앙금을 털어놓을 수 유일한 기회라는 점은 장수 프로그램으로 이어질 여지를 주며, 비록 아쉬움이 묻어나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출연자들의 표정과 눈빛, 말 한마디에는 진심이 가득 묻어있었다는 점도 희망적인 부분이다.

오해와 앙금

이제 첫걸음을 뗀 <우리 이혼했어요>가 과연 시대를 앞서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진과 MC진, 출연진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는다는 전제가 성립돼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각자의 결핍을 채우기보다 상대의 일상을 응원하는 마음가짐이 뒷받침된다면, 자극적인 소재를 넘어 국내 예능 역사의 새로운 한 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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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부] 설상미 기자 = ‘이준석 돌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이 기세를 몰아 이준석 후보가 야당의 얼굴이 된다면, 대권 전략은 물론 그동안 논의돼온 야권 단일화에도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권 후보로 오른 이들의 민심잡기가 한창이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구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권후보들의 복잡한 속내도 감지된다. 현재 후보로 오른 이는 조경태·주호영·홍문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다. 태풍의 눈 가시권 진입 단연 태풍의 눈은 이 후보다. 30대 ‘0선’인 이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선거전이 신구 세력의 대결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준석 돌풍’은 “당심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고 선을 긋던 유력 당권주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계에서도 “갑작스러운 돌풍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후보의 기세는 여전히 거침없다. 그는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주관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6%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12%, 주 후보는 4%대가 나왔다. 나·주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의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피에지 참조). 정치권에서도 막판 변수는 ‘이준석’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 후보의 치명적인 실수만 없다면 당 대표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의미다. 이 후보를 밀어주는 민심 역시 상당하다. 2030세대의 가려운 부분을 이 후보가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는 평가다. 신구 세력의 대결로 볼거리가 생기자, 전당대회는 연일 흥행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신구 세력이 사사건건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아 대선 관리 능력 역시 의문이 남는다. 어찌 됐든 큰 판은 중진 후보가 이끌어야 한다는 논리다. 다만 중진 후보들은 단일화 여부에 선을 긋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단일화를 위한 마땅한 명분이 없다. 굵직한 정치 인생을 걸어온 선배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혁신을 막는 그림이 그려지면, 이후 민심의 역풍이 불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중진 후보 중 한 명이 사퇴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자연스레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면서 후보직을 던지는 형태다. 이와 관련해 주 후보가 총대를 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주 후보는 바로 직전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돌풍’ 바른정당계 대약진 고민 많아지는 안철수 행보 주목 대권후보들의 손익 계산도 빨라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유승민 전 의원의 대선행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대표적인 ‘유승민계’ 인물이다. 이 후보의 아버지 이씨와 유 전 의원은 학연으로 이어진다. 둘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동창이다. 이 인연으로 이 후보는 대학생 시절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국회 경험을 쌓았다.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 간 불거진 계파 논란으로 최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었다. 이대로 당의 쇄신 경쟁이 붙으면 유 전 의원이 반사효과를 얻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후보는 오히려 스스로 당 대표가 되면 “유승민이 최대 피해자가 된다”는 입장을 냈다. 경선 방식이 조금이라도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하면 대권 주자들이 공정성 문제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 친(친 박근혜)박·친이(친 이명박) 계파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에서 유 전 의원이 최대 세력의 수장으로 인식되면 당 안팎의 각종 견제에 시달릴 수 있다. 만약 이 후보의 편파 지원이 드러난다면, 대권 유력 후보들의 주요 공세로 활용될 공산도 크다. 중진 후보들은 이 틈을 공략해 이 후보의 계파를 공격하고 있다. 특정 후보와 가까운 점을 들어 경선의 불공정을 문제삼는 것이다. 나 후보는 “특정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하는 생각을 가진 분은 통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나·주 후보가 이 후보의 계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영남 민심을 자극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준석=유승민계’를 강조해 유 전 의원을 향한 ‘배신자 프레임’을 이 후보에게 씌우겠다는 것이다. 유 전 의원은 탄핵에 찬성한 뒤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TK(대구·경북)에서는 여전히 유 전 의원 세력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다. 당심이 70%를 차지하는 본선에서 강경보수 성향이 짙은 영남 민심을 자극해 이 후보를 견제하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배신자 프레임이 이 후보에게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계의 분석이다. 유 뜨고 안 지고 이외에도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도 있다. 내년 대선은 중도·보수 야권 대통합 여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당 대표 후보들이 통합론을 두고 설전을 주고 받는 배경이다. 이 후보는 당의 우클릭을 막고 중도확장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원내대표 시절부터 국민의당과 통합을 추진했던 주 후보는 대통합위원회 출범을 계획 중이다. 나 후보는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 후보는 충청 대망론을 내세우며 중도세력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조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상 우리공화당까지 섭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가장 강력한 야권 대선후보다. 따라서 ‘누가 윤 전 총장을 입당시키고 공정하게 대선 관리를 할 수 있느냐’가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이다. 이 후보는 야권 통합과 관련해 ‘정시출발론’과 당의 자강론을 주장한다. 일관된 원칙으로 경선을 추진해야 당 안팎의 대선 주자를 불러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버스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선다”며 “절대 버스는 특정인을 위해 기다리거나 원하는 노선으로 다녀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해줄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나·주 후보는 이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저해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의 계획이 윤 전 총장의 입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히려 원희룡 제주도지사, 유 전 의원과 같은 당내 후보만 이득을 본다는 주장이다.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에 있는 대선주자들의 입당 시기를 고려하자는 입장이다. 윤 전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주 후보는 “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시너지? 역효과? 나·주 후보는 윤 전 총장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윤 전 총장과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연을 이어왔다. 주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즉각 윤 총장을 입당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 후보와 윤 전 총장은 별 다른 인연은 없다. 그럼에도 ‘윤석열-이준석’ 궁합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실제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서는 국민의힘 쇄신이 선결 조건이라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은 없다. 이대로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당 개혁의 상징이 된다. 입당을 고민하던 윤 전 총장 입장에선 국민의힘에 들어올 명분이 더 커지는 셈. 외연 확장도 자연스레 그려진다. 30대인 이 후보가 2030대 지지를 이끌어내고,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보수층이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정계에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요구하는 상태다. 이 후보는 “소 값은 잘 쳐 드리겠다”며 합당에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대표와 이 후보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건 정계 유명한 사실이다. 둘의 인연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시작된다. 이 후보는 서울 노원병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한 안 대표와 맞붙으면서 패배했다. 유력 후보 윤석열 복심은? 홍준표 복당도 어려워지나 이후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바른미래당에서 한 식구가 됐다. 하지만 같은 해 노원병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를 공천하려는 유승민계와 이를 막으려는 안철수계 사이에서 힘겨루기가 벌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 후보는 지난 2019년 사석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비읍 시옷’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최고위원직과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직접 막말을 재연하며 “사석에서 했던 발언이었고, 문제가 될 발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도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 부정적”이라고 말하며 안 대표에게 야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공과 사를 분명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당에서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이 후보의 기득권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기득권 정신으로는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야권통합을 이뤄내는 걸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나 후보는 당 대표 토론회에서 권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며 “안 대표와 이 후보 사이에 사적인 감정을 넘어선 여러 공방이 있으면서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고 야권 통합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복당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당권 후보 전원은 홍 의원의 복당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이 후보는 세대교체론과 쇄신을 강조하며 당의 ‘낡은 보수’ 이미지와는 선을 긋고 있다. 아울러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당에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홍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사이 역시 좋지 않다. 이외에도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체제에서는 기존 친박계의 몰락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며 파격 발언을 내놨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꺼낼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사실상 ‘탄핵의 강’을 건너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반면 나 후보는 같은 대구에서 이에 맞서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약속했다. 그는 “우리가 전직 대통령들을 잘 모시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겠나”라면서 당대표 이후 즉각 석방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는 11일 예정된 전당대회 본경선은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결정된다. 이는 사실상 중진 후보들에게 유리한 룰이다. 다만 이대로면 이 후보의 돌풍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전국 합동 토론회와 방송사 TV 토론회 등을 하면 할수록 상대 후보와의 격차가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야권통합 어디로?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합리적 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대선 주자군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이 후보는 오 시장을 도운 바 있다. 원조 개혁보수 세력으로 꼽히는 원 지사 역시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언급하며 사실상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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